2018-06-28 09:35:50
과거엔 타투를 새길 때 검정 먹물만 사용했는데 최근 컬러가 다양해지면서 색소에 따른 피부 알르레기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직장인 윤모 씨(31)는 대학생 시절부터 소문난 패션 리더였다. 호감형 외모에 언제나 최신 헤어스타일, 옷, 구두, 가방을 뽐내고 다녀 주변에 따르는 친구들이 많았다. 특히 목에서 쇄골로 이어지는 라인과 골반에 살짝 보일 정도로 새긴 문신은 그녀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처음 문신을 했을 땐 부모님에게 크게 혼나기도 했지만 나중에 지우면 된다는 생각에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30대가 되면서 철이 들고 결혼을 생각하게 되자 자랑거리였던 문신은 애물단지가 됐다. 금방 지울 수 있다는 예상과 달리 완벽하게 지우기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들 것이라는 말에 고민만 점차 커지고 있다.
문신과 타투는 같은 말이지만 문신이란 단어에 담긴 선입견 탓에 주로 타투라는 표현이 애용된다. 문지르면 지워지는 ‘헤나’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타투 수요자는 300만명가량이며, 눈썹미용 등 반영구 문신까지 포함하면 16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문신 수요가 늘면서 젊은 시절 호기심으로 몸에 문신(타투)을 했다가 결혼 등을 앞두고 제거술을 받는 사람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목구비를 뚜렷하게 하기 위해 눈썹문신, 아이라인문신, 입술문신 등을 받았다가 후회하는 경우도 적잖다.
문신은 색소를 피부 표면에 도포한 후 바늘로 피부를 관통시켜 개인이 원하는 형태의 이미지나 문자를 새겨 넣는 행위다. 피부에 상처를 내고 색소물질을 침투시켜 영구·반영구적으로 색소를 남기므로 피부 진피층까지 색소가 들어가 영구적으로 남게 된다. 이로 인해 차후 문신을 제거하고 싶어도 완벽한 제거가 어렵고, 통증이 심하며,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게다가 이전엔 검정 먹물만을 사용했는데 최근 컬러가 다양해지면서 색소에 따른 피부 알르레기 발생 위험도 높아졌다. 또 정교한 문신이라도 나이가 들면서 피부 내 조직이나 체형이 변화될 경우 문신 모양이 변해 외관상 보기 흉해질 수 있다.
임이석 임이석테마피부과 원장은 “문신한 사람 중 상당수가 결혼 전이나 자녀가 생긴 뒤 후회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한국사회에선 여전히 문신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은 데다 완전히 제거하기 어려워 처음부터 문신을 하지 않는 게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문신 제거는 레이저가 유일한 방법이다. 레이저가 피부를 통과해 색소를 띄고 있는 염료의 입자를 미세하게 쪼개는 원리다. 분해된 입자는 면역세포가 림프관을 통해 배출시킨다. 피코레이저는 시술 시간이 짧고 통증이 없으며 정상피부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
아무리 좋은 레이저라도 문신을 한 번에 제거하는 것은 어려워 반복치료가 필요하다. 보통 1~2주 간격으로 10회가량 레이저치료를 받으면 문신을 제거할 수 있다. 시술 후 해당 부위가 약간 붉어질 수 있지만 금방 가라앉는다. 햇빛에 장시간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SPF30 이상의 자외선차단제를 수시로 발라줘야 한다.
임이석 원장은 “문신을 무리하게 제거하기 위해 강한 출력의 레이저를 사용하면 화상을 입을 수 있어 의료진의 경험과 판단이 중요하다”며 “저렴한 시술 비용에 현혹돼 비 전문가에게 제거시술을 받으면 물집, 표피상처, 변색, 번짐, 비후성 반흔 같은 부작용이 동반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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