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임여성 중 초경 이후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 생리가 불규칙하거나, 특별한 원인이 없이 살이 찌거나, 체모가 과도하게 나는 듯 하다면 ‘다낭성 난소증후군’(Poly Cystic Ovarian Syndrome)을 의심해볼 수 있다. 난소의 크기가 약간 커지면서 작은 난포들이 염주 알처럼 박힌 모양을 띠며 배란장애를 일으킨다. 발병률이 꽤 높아 젊은 가임 여성의 8~10%에서 발견된다. 정상 생리를 하는 여성은 생리주기마다 8~10개 난포 중 한 개만 성숙한 난자로 성장하는데,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는 여러 개의 난포가 동시 다발적으로 자라나 미성숙 난포 상태를 유지한다. 이로 인해 불규칙한 생리, 여드름, 불임 및 비만과 남성호르몬의 증가로 인해 드물게는 남성형 체모증 등의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난다. 신용덕 호산여성병원 산부인과 원장은 “원인은 ‘증후군’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처럼 명확하지 않다”며 “난소의 호르몬 불균형이나 조절장애, 유전 및 환경적 인자 등이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질환은 초음파검사 등 정밀검사 없이는 발견하기 어렵다. 대개 증상 자체를 의심하지 않고 산부인과 정기검진 등을 받다 우연히 발견하게 된다. 이 질환의 가장 흔한 증상이 ‘배란장애’다. 환자의 60~85%에서 관찰되며 희발배란, 무배란으로 인한 희발 월경·무월경이 흔하다. 약 30%에서는 기능성 자궁출혈을 보이며, 간혹 월경주기가 규칙적이긴 하지만 25일 이내로 비정상적으로 빠른 ‘빈발월경’이 나타난다. 이같은 증상은 사춘기 때 시작돼 평생 지속될 수 있다. 고안드로겐혈증으로 인해 다모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고안드로겐혈증은 남성호르몬 ‘안드로겐’이 과도한 상태로 다모증, 여드름, 남성형 탈모 등을 동반한다. 다모증은 여성에게 남자처럼 굵고 뻣뻣한 털이 자라는 것으로 인종에 따라 발생률 차이가 있다. 신 원장은 “동양인은 백인에 비해 이같은 현상이 적게 나타난다”며 “미국인 환자의 경우 70%에서 다모증이 관찰되지만, 일본 지역에서는 10~20% 정도에서만 다모증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여드름이 심하다고 무조건 다낭성 난소증후군을 의심할 수는 없다. 보통 △피부과 치료를 받는데도 불구하고 호전이 없는 경우 △만 9세 이전에 여드름이 발생한 경우 △10대 초기에 심한 낭포성 여드름이 생기는 경우 △10대 후반~20대 이후에도 여드름이 지속되는 경우 호르몬검사를 고려해볼 수 있다. 비만도 특징적 소견 중 하나다. 환자의 50%에서 비만이 관찰되지만 비만 발생률은 인종에 따라 차이가 크고, 동양인의 경우 비만 빈도가 높지 않다. 다낭성 난소증후군은 배란장애를 유발해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에게 독이 될 수 있어 6개월 이상 무월경이 발생하면 반드시 치료받는 게 좋다. 이뿐만 아니라 의외로 많은 질환들과 연관이 깊어 임신 계획이 없더라도 관리해줄 필요가 있다. 신용덕 원장은 “다낭성 난소증후군 여성에서 제2형 당뇨병이 발생할 위험성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3~7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특히 다낭성 난소이면서 무배란인 여성과 제2형 당뇨병 가족력이 있는 비만한 여성은 위험성이 더욱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는 대사증후군의 발생 빈도가 정상인에 비해 11배나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많은 연구자들은 다낭성 난소증후군을 대사증후군의 전단계로 보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대사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상은 인슐린 저항성, 이상지질 혈증, 비만 등으로 다낭성 난소증후군에서 흔히 나타나는 것들이다. 여성암의 위험도 높아진다. 만성 무배란 및 무월경 상태가 지속되면 자궁내막증식증 및 자궁내막암의 발생 위험도가 증가할 수 있다. 자궁내막암 발생률은 3배 정도 증가하며, 폐경 후 유방암 발생률도 3~4배 높아진다. 조기진단을 위한 자궁내막검사를 고려하는데 환자의 나이, 무배란 기간 등을 참고해 결정한다. 신용덕 원장은 “다낭성 난소증후군 치료는 ‘완치의 개념’이 아니고, 질환의 발생 자체를 예방하는 방법은 아직 없다”며 “꾸준히 관리해줘야 하며 환자의 상태 등에 따라 비수술적 치료 및 수술적 치료를 선택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만한 사람은 무엇보다도 체중 감량에 나서야 한다”며 “체중의 2~5%만 줄여도 대사와 생식기능이 크게 호전된다”고 조언했다. 과체중이 문제가 아니거나, 살을 뺐는데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내과적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흔히 처방되는 게 ‘경구피임약’이다. 약물이 혈중 호르몬 이상을 교정하고 여드름을 치유하는 효과가 있어 처방시 약 50~70% 정도에서 호전된다. 또 자궁내막암을 예방하는 부수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2016-12-23 10:13:14
출산 시 자연분만이 아기와 산모에게 좋다지만 어쩔 수 없이 제왕절개를 선택하는 산모도 적잖다. 지난 1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조사 결과 2013년 한국 제왕절개 분만율은 36.0%로 세계 5위를 차지했다. 국내 만혼 경향이 고령임신으로 이어진 탓이 크다. 지난해 기준 여성의 평균 초혼 연령은 30세, 남성의 평균 초혼 연령이 32.6세로 크게 증가했다. 고령산모는 만 35세 이상 출산하는 여성을 통칭한다. 11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1985년부터 제왕절개 분만율을 10~15%를 유지할 것을 권고해왔지만 지난 30년간 전세계 제왕절개 분만율은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을 가리지 않고 급증하는 추세다. 하지만 산모가 일부러 제왕절개를 택하는 것은 아니다. 35세 이상 고령산모 중 태아의 건강을 위해 자연분만을 간절하게 바라는 대다수이나 ‘여건상’ 제왕절개를 받게 된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도 제왕절개 증가 이유로 ‘노산’을 지목한 바 있다. 내심 자연분만을 기대했던 산모들은 실망하기 마련이다. 자연분만에 대한 공포보다 두려운 게 제왕절개 후 아기에게 해가 될까 우려돼서다. 첫 출산을 앞둔 양모 씨(38)는 지난해 결혼 후 임신에 성공했지만 주치의로부터 안전한 출산을 위해 제왕절개 수술을 권유받았다. 양 씨는 “아이에게 문제가 없다면 다행이지만 내심 자연분만을 기대했는데 아쉽다”며 “수술 후 배에 남을 흉터 자국도 스트레스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신용덕 호산여성병원 원장은 “자연분만이 가장 좋은 출산 형태인 것은 맞지만 무조건 시행하다가 산모와 아기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며 “고령임신의 경우 고혈압성 질환, 당뇨병, 조기진통, 태반병변 등 출산에 위험성이 뒤따르기 때문에 상황에 맞는 분만법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태아의 체중이 너무 크거나, 태아가 선천적으로 기형을 갖고 있다면 어쩔 수 없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제왕절개 분만이 늘어나는 다른 요인 중 하나는 ‘쌍둥이 임신’이다. 다태아 임신은 태아의 위치 이상과 높은 조산율 등을 이유로 제왕절개 분만율이 높은 편이다. 최근 난임을 겪으며 체외수정을 통해 임신을 시도하는 하는 부부가 크게 늘며 쌍둥이 출생이 빠르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신용덕 원장은 “자연임신으로 쌍둥이가 태어날 확률은 1% 정도로 희박한 데 비해 시험관아기 시술을 받을 경우 쌍둥이 이상 다태아를 임신할 확률은 25~30%로 자연임신보다 30배 가까이 높다”고 설명했다. 2014년 기준 다태아는 총 1만5180명으로 전체 출생아의 3.49%를 차지했다. 10년 전 9880명으로 전체 출생아 중 2.11%를 차지하던 것에 비해 눈에 띄게 늘어난 셈이다. 2014년 체외수정을 통해 태어난 신생아(1만1597명) 중 쌍둥이 비율은 41%에 달했다. WHO가 자연분만을 권고하는 것은 제왕절개 분만이 자연분만에 비해 회복이 더디고 합병증 발생 위험도 높기 때문이다. 특히 산모가 당뇨병이나 비만, 흡연경력 등이 있으면 발병 확률은 더 높아진다. 실제로 제왕절개 산모는 일반 산모에 비해 평균 입원일수가 길고, 시술 과정도 까다로우며, 치료비용도 높다. 최소한 수술 8시간 전부터 금식해야 하며, 금식하는 동안 수액제를 맞고 수술직전 도뇨관(소변배출을 위해 요도를 통해 넣는 관)을 삽입한다. 복부절개, 자궁절개, 태아 및 태반분만, 자궁절개선 봉합, 복부봉합 순으로 수술이 이뤄지며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수술 후 60분 이내에 항생제를 투여한다. 일반적으로 수술 다음날 도뇨관을, 수술 5일~7일째 봉합한 실을 제거한다. 수술 중 합병증으로는 자궁열상, 방광손상, 장손상, 감염 등을 들 수 있다. 수술 후 합병증으로는 자궁내막염, 상처감염, 골반혈전정맥염, 요로감염, 위장관계합병증, 심부정맥혈전증 등에 노출될 우려가 있어 신뢰할 수 있는 의료진을 찾아야 한다. 신용덕 원장은 “자궁 등 내부생식기가 임신 전 상태로 돌아가는 데는 약 6주가 걸리지만 수술 부위의 감각이상 등은 수개월까지 지속된다”며 “제왕절개 후 되도록 빨리 걸어야 회복이 빠르며, 모유수유는 자궁수축에 유리해 특별한 금기사항이 없으면 적극적으로 시행할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고령임신으로 제왕절개 산모가 증가하며 보건복지부는 기존 임신·출산 진료비에 추가 지원 내용을 포함한 개정안을 내놨다. 지난 7월부터 제왕절개 분만 시 본인부담금은 총 진료비의 5%로 인하됐다. 작년까지만 해도 임신 및 출산과 관련된 본인부담 진료비가 57%에 달해 의료비 부담이 과한 측면이 있었다. 제왕절개 분만 비율이 늘며 새로운 분만법이 시도되고 있다. 자연분만과 제왕절개를 합친 방식이다. 아기가 스스로 절개한 곳을 빠져나와 배 위에서 엄마와 첫 대면하게 된다. 최근 영국의 한 클리닉은 자연스러운 제왕절개 분만이 산모와 아기 모두에 이익이 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시행했다. 시험 결과 아기가 절개 부위를 통해 스스로 자궁을 빠져나오는 데에는 최장 4분 정도 걸리며 산모는 이 사이에 아기의 성별을 확인한 뒤 배 위에서 아기와 첫 만남을 가진다. 전통적인 제왕절개 분만은 아기를 자궁에서 너무 빨리 빼내기 때문에 아기가 정상적인 공기 호흡에 적응하기가 어려워 숨 쉬는 데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었다. 반면 아기가 스스로 천천히 기어 나오면 이같은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의료진의 주장이다. 이 방법은 약 10년 전 영국 런던 퀸샬러트-첼시 병원의 수석 조산 간호사인 제니 스미스가 처음 창안했으며 현재 일부 개인 클리닉에서만 시행되고 있다. 앞으로 임상시험에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면 새로운 제왕절개 분만법이 보급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산부인과학회의 패트릭 오브라이언 산부인과 박사는 “자연스러운 제왕절개법은 아무런 불이익이 없고 특별한 훈련이 필요하거나 출산경비가 더 드는 게 아니어서 향후 제왕절개 분만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6-11-16 12:50:49
내년에 결혼을 앞두고 있는 직장인 안모 씨(여·33)는 최근 자궁근종이 발견돼 마음이 심란하다. 검진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혹시나 치료받다가 아기를 낳는 데 지장이 생길까봐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30~40대 여성에게서 흔하게 나타나는 질병 중 하나인 자궁근종은 최근 20대 여성에서도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20~30대 가임여성이 산부인과를 꺼리는 것도 원인의 하나로 지적된다.자궁근종은 자궁을 이루고 있는 평활근(smooth muscle)에 생기는 종양으로 양성질환의 하나다. 자궁 내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장막하, 점막하, 근층내 근종으로 분류한다. 발병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성호르몬 분비가 왕성한 임신 가능 연령대 여성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주 증상은 생리가 금방 끝나지 않고 오랜 기간 조금씩 나오는 현상이다. 심한 경우 생리혈이 과도하게 쏟아져 나온다. 성관계를 가질 때 통증이 심하며 출혈이 나타나고, 복통이 느껴지기도 한다. 근종이 방광이나 대장을 누르는 상태라면 빈뇨, 급박뇨, 변비, 대변폐색 등이 유발될 수 있다. 골반 내 신경을 누르면 하지, 허리, 둔부 신경통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장기간 출혈로 빈혈이 심해지면 손발톱이 얇아지거나 잘 부러지는 조갑건열이 나타나기도 한다. 호르몬 문제로 나타나는 기미·탈모,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는 근종심장, 아랫배가 나오는 현상, 밑이 빠지게 아픈 항문추창통, 평소보다 피로나 짜증을 더욱 쉽게 느끼는 감정기복 등을 겪고 있다면 자궁근종을 의심해 보는 게 좋다.김태준 호산여성병원 산부인과 원장은 “자궁근종은 위치에 따라 임신에 영향을 받는 측면이 있다”며 “근종이 내막 쪽에 붙은 경우 치료에 특히 신경을 써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자궁질환치료를 위해 자궁을 적출했지만 최근엔 자궁질환의 위험성에 대한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자궁을 보존하고 미혼여성의 경우 임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치료법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자궁근종 치료법으로는 약물요법, 개복수술, 하이푸수술, 복강경수술 등이 대표적이다. 근종이 심한 경우 수술로 제거해야 하는데 최근엔 복강경수술의 선호도가 높다. 복강경수술은 외과적 수술을 요하는 복강 내 질환을 개복하지 않고 복강경으로 치료하는 최신 수술법이다. 전신마취, 경막외마취, 척수마취 등을 활용하고 하복부를 0.5~1㎝ 가량 절개해 2~3개의 작은 구멍을 낸 뒤 연결된 모니터를 보면서 레이저·전기소작기 등으로 제거한다.근종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출혈 및 자궁조직 약화로 자궁손상을 최소화해 염증·혈종·장기 유착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불임·유산·조산 등의 위험을 줄인다. 김태준 원장은 “자궁 밖으로 줄기를 형성한 유경성 자궁근종은 하이푸 시술보다 복강경 수술로 치료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복강경수술은 개복수술에 비해 간단하지만 불필요한 출혈을 예방하면서 근종이 제거된 부분의 근육이 얇아지지 않도록 치료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점에서 산부인과 전문의의 수준 높은 기술을 요구한다. 이 수술법은 자궁근종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궁질환에 적용할 수 있다. 자궁외 임신, 난소 종양 등 일반적 부인과 질환은 물론 나팔관이 붓고 물이 찬 경우, 나팔관 주위 및 골반강 내 유착 등에 의한 불임(난임) 또는 자궁내막증에도 활용할 수 있다.김태준 원장은 “자궁은 여성에게 중요한 부위로 치료법을 선택할 때 최대한 자궁을 보존하고 임신 가능성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며 “자궁질환의 경우 적재적소에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그 자체로 불임이나 난임을 유발할 수 있고, 자궁적출술 등 부담이 큰 치료법을 선택해야 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관심을 갖고 정기적으로 검진받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2016-11-16 12:46:28
20~30대 젊은 자궁경부암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30대 여성에서 가장 발병률이 높은 암종으로 경고등이 켜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5월 30대 여성 7명 중 1명은 자궁경부암을 앓고 있다고 발표했다. 30대 환자는 전체의 19.9%로 40~50대보다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지만 이 연령대 모든 암 환자수 대비 자궁경부암 환자수의 비율은 14.9%로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자궁경부암은 대부분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만약 병에 걸렸고 빠르게 확산되는 중이라도 발병 후 6개월~1년 사이에 발견하면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다. 자궁경부암은 30세 이후부터 발병률이 증가하지만 30세 미만에서도 꾸준히 발생하는 추세다. 20대 젊은 여성이라도 반드시 산부인과 검진을 받아야 하는 이유다.자궁경부암은 대개 성관계로 감염되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주원인으로 꼽힌다. 미국 질병관리본부(CDC)는 현재까지 150여 종 이상의 HPV 중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고위험군 바이러스는 약 15종이며 이 중 16·18형은 자궁경부암에서 약 70%가 발견돼 대표적인 발암 원인이라고 정의했다. 하지만 이들 바이러스에 노출됐다고 무조건 자궁경부암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HPV 중 고위험군 바이러스가 감염상태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자궁경부암 전단계인 자궁경부이형성증으로 이어지며, 시간이 흐른 뒤에야 자궁경부암으로 악화된다”고 설명했다.바이러스는 미리 차단하는 게 유리하다. 이를 위해 자궁경부암 백신과 정기검진을 권고하는 것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20세 이상 여성은 누구든지 자궁경부암 검진을 무상 혹은 10%만 내고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작년까지는 30세 이상부터 적용했지만 2016년에는 20세 이상으로 확대했다.대표적인 자궁경부암 백신으로 GSK의 ‘서바릭스’와 MSD의 ‘가다실’을 꼽을 수 있다. 이들 백신은 모두 16·18형을 예방해 HPV로부터 여성을 보호한다. 가다실의 경우 생식기 사마귀의 주요 원인인 6형과 11형까지 90% 이상 막아 곤지름을 예방하는 효과가 추가돼 서바릭스보다 조금 비싸다. 두 제품은 각각 경쟁 제품 대비 강점을 모두 갖고 있다. 2가 백신인 서바릭스는 HPV 16·18형을 막아 자궁경부암만을, 4가 백신인 가다실은 HPV 6·11·16·18형에 대한 예방효과로 곤지름(성기사마귀)까지 예방한다. 자궁경부암의 원인인 발암성 HPV 13종(16·18·31·33·35·39·45·51·52·56·58·59·66) 중 16·18형이 자궁경부암 발병의 70%를 차지하는 만큼 이들 바이러스 차단이 가장 중요하다.현재까지 나온 연구결과를 종합해보면 두 백신 모두 16·18형과 관련된 병변에서 탁월한 유효성을 입증했다. 하지만 비용·효과를 분석한 결과 자궁경부암 관련 사망 예방면에서는 2가 백신이 조금 더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궁경부암 예방 측면에서는 서바릭스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하다는 의미다.연구는 2015년 한국 12세 여아 25만3000명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백신 2회 접종의 비용효과를 분석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서바릭스는 가다실과 비교해 추가적으로 CIN1 증례 2776건, CIN2/3 증례 718건, 자궁경부암 증례 244건 및 사망 99건을 예방했다. 특히 서바릭스는 ‘자궁경부암’ 예방 하나에만 집중하고 있다. 4가 백신인 가다실보다 예방 범위가 좁지만 항체를 생성시키는 면역반응과 면역기억을 오래도록 유지하는 항원보강제(adjuvant)인 ASO4를 첨가해 높은 항체가와 지속성을 보인다.김태준 호산여성병원 원장(산부인과 전문의)은 “HPV는 인체자연면역체계를 빠져나가는 까다로운 바이러스로 자궁경부암 백신은 적절한 항체를 높은 상태로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예방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면서, “기존 항원보강제(알루미늄염)과 차이를 둔 ASO4 면역보조제는 항원-항체 반응이 더 수월히 이뤄지도록 돕는다. 이때 유도되는 T세포 반응이 달라지고 항체역가도 더 상승시킨다. 이는 항체가가 높을수록 예방 효과가 강하고 오래 유지된다는 의미다”라고 설명했다
2016-11-16 12:44:09
# 여고생 이모 양(17)은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부터 생리통이 심각해져 일상에 지장을 받고 있을 정도다. 배가 찢어지는 듯 아프고, 하체가 차가워지며 아리는 증상까지 나타나 꼼짝없이 누워만 있는다. 지난 학기 기말고사 때에는 압박감이 심해서인지 시험을 보는 것조차 어려워 아예 마지막 날 과목은 포기해야 했다. # 중학생 박모 양(14)은 들쭉날쭉한 생리주기에 신경이 곤두선다. 어떤 때에는 한달에 두 번 생리하더니 몇 달 간 건너뛰는 등 언제 갑자기 생리가 터질지 몰라 매일 생리대를 가지고 다닌다. 박 양은 “하도 신경쓰여서 생리주기를 관리해주는 스마트폰 앱을 쓰고 있지만 그리 믿을만하진 못하다”고 말했다.청소년기에 생리주기가 정확하지 않거나, 생리통이 심한 것은 의외로 흔하다. 초경 후 2~3년간은 생리주기가 확실히 정립되지 않아서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2012년 서울시 여고생 2043명을 대상으로 ‘성건강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절반 정도가 생리통 때문에 생활에 지장을 받을 만큼 불편을 겪고 있었다. 김태준 호산여성병원 산부인과 원장은 “생리 중에는 호르몬, 신경, 혈액 등 다양한 신체변화가 일어나 심신이 불편한 증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사춘기 이후 성숙기의 10대 여성은 생리적으로 난소·자궁이 발육 과정에 놓여 있고 생식기능이 미숙한 단계여서 생리통을 일으키고 주기가 불규칙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계적으로도 생리통은 초경 이후부터 18세 전후에 빈번하고, 이후 점차 가벼워지며, 임신·분만을 겪으면서 크게 완화된다”고 덧붙였다.이밖에 생리통과 생리불순의 원인으로 뇌하수체 기능 저하가 꼽힌다. 생리는 성선자극호르몬 작용으로 일어나는데, 이 호르몬 분비에 관여하는 시상하부와 뇌하수체 기능이 저하되면 생리불순으로 유발된다. 김 원장은 “스트레스, 무리한 다이어트 등 체중증감, 뇌화수체 종양 등이 시상하부-뇌하수체 기능을 떨어뜨려 생리통이 심해지거나 월경주기가 불규칙해지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생리통은 크게 ‘원발성’과 ‘속발성’ 통증으로 나뉜다. 원발성은 골반 장기에 이상 소견이 없이 나타나는 생리통으로 하복부의 골반뼈 바로 위 부위에서 쥐어짜는 느낌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생리 시작 몇 시간 전 또는 직후부터 발생, 2~3일간 지속된 뒤 완화된다. 대체로 초경 후 1~2년 내에 발생하기 때문에 어린 여학생들에게서 흔하지만, 40대 미만의 젊은 여성들에서도 많이 나타난다.속발성 생리통은 골반 내 장기에 이상이 있을 때 나타나는 주기적 통증이다. 생리 시작 1~2주 전부터 발생, 생리가 끝난 후 수일까지 지속되는 게 특징이다. 김태준 원장은 “원발성 생리통은 생리 전 통증이 심하다가 점점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는 반면 속발성 생리통은 생리가 시작되면서 더욱 심한 경련성 통증을 나타내므로 자신의 통증 양상을 잘 살피고 필요한 경우 산부인과 상담을 받아보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또 생리가 불규칙할 뿐만 아니라 출혈량이 너무 많거나 혹은 적거나, 월경 지속기간이 정상보다 짧거나 긴 것 모두 생리불순 증상이다. 세계산부인과학회(FIGO)는 정상적인 생리는 24~38일 주기로 4.5~8일간 지속되며, 5~80㎖의 출혈량을 보인다고 설명한다. 이 범주에서 벗어나는 생리가 반복되는 모든 현상이 생리불순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지속되면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게 생리불순을 막고 생리통을 경감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현대인들에게 이같은 핵심 요소를 지키는 것이야말로 어려운 일이다. 따뜻한 차를 마셔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고 평소 골반 주위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요가 자세를 해주는 게 도움이 된다. 대표적인 골반통증 완화 요가 자세는 ‘박쥐 자세’다. 우선 다리를 양 옆으로 넓게 벌리고 앉아 다리 뒷부분 전체가 바닥에 닿도록 하고 발끝을 몸쪽으로 당긴다. 서서히 숨을 내쉬며 상체를 아래로 숙여 팔을 쭉 뻗어 바닥에 댄다. 편안한 호흡으로 자세를 유지하고 다시 천천히 상체를 세운다. 이 자세는 고관절 유연성을 향상시키고 골반 부위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 생리통을 완화시켜준다. 다만 허벅지 안쪽으로 자극이 많이 가므로 상체를 숙일 때 무리하지 말고 자신이 할 수 있을 만큼만 시행하는 게 중요하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생리주기 기록 및 배란일 예측 스마트폰 앱은 기록된 이용자의 생리 주기의 평균을 토대로 다음 생리날짜를 예측하고, 그 날짜에서 2주(14일)를 제하는 방식으로 배란일을 측정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이용자의 생리 주기가 불규칙하거나 건강에 이상이 생겨 생리 주기가 바뀌는 경우에는 정확한 배란을 예측하기 어려운 게 단점이다.생리불순을 방치하면 다양한 건강 상 문제를 겪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가령 시상하부-뇌하수체 기능 저하로 여성호르몬 저하 상태가 지속되면 골감소증으로 인한 골다공증 등이 유발될 수 있다. 다낭성난소증후군으로 만성적인 무배란 상태가 지속되면 부정출혈, 자궁내막증식증, 당뇨병 등이 초래될 수 있다. 김태준 원장은 “생리통은 대부분 참고 넘기지만 자칫 통증이 만성화돼 나중에 치료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며 “약을 먹어도 낫지 않는 심한 생리통은 자궁내막증이나 골반염 같은 질환이 원인이 되고 불임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증상이 심하면 산부인과 상담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016-11-11 11:42:53
“솔직히 말하자면 개인적으로 임신은 내 생애 최악의 경험이었다.” 최근 둘째 아들을 출산한 할리우드 이슈메이커 킴 카다시안은 “아기를 낳고도 두 달 간은 기저귀를 쓰고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아무도 나에게 그런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는 의외의 고백으로 엄마들의 공감을 샀다. 그는 “아이를 낳는 것은 어떤 것보다 값진 일이었지만 임신한 순간을 즐긴 적은 없었다”며 “사람들은 임신한 뒤 어떤 견디기 힘든 일들이 일어날 거란 사실을 알려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성에게 임신은 ‘아름답고 숭고한 일’이라고만 말할 뿐, 정작 엄마들의 고군분투는 다루지 않는다. 학창시절 성교육 시간에는 아기가 생기는 과학적인 과정을 가볍게 언급하고, 갓 태어난 아이와 어머니가 껴안고 있는 등 모성을 강조하는 장면만 다룰 뿐 정작 임신으로 여성이 겪어야 하는 일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 하는 현실이다. 미처 알지 못했던, 불편할 수도 있는 임신 후 겪을 수 있는 일들을 알아본다. 한두 달 아기와 함께 기저귀를 차야 한다 최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사는 아만다 베이컨은 출산 뒤의 리얼한 모습을 SNS에 공개하며 관심의 중심에 섰다. 병원에서 대형 기저귀를 차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올리며 “출산 후 엄마들의 삶이 알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산모에게 기저귀는 필수품이다. 출산 후에는 자궁 안에 남은 자궁내막, 태반, 혈액 등이 섞인 ‘오로’가 배출되기 시작한다. 오로는 태반이 부착된 부위에서 발생하는 출혈, 자궁 내부가 깨끗해지는 과정의 산물이 혼합된 것이다. 선홍색을 띄다가 시간이 갈수록 갈색, 노란색으로 변한다. 출산 직후부터 혈액과 점액이 섞인 분비물이 배출되며 완전히 멎기까지 4~6주 정도 소요된다. 음모와 엉겨붙어 악취를 유발하는 등 이래저래 스트레스 거리로 작용한다. 임신하면 방광을 비롯한 배뇨기관도 압력을 받아 수축하는데, 출산 후에는 방광이 다시 급속도로 커진다. 이 과정을 ‘산욕기’라고 한다. 방광이 갑자기 늘어나다보니 임산부는 압력에 둔해져 불완전한 배뇨, 과도한 잔뇨가 일상처럼 따라와 기저귀를 찰 수밖에 없다. 거동 불편하게 만드는 회음부 절개 회음부 절개는 골반이 작은 동양인 산모가 서양인보다 머리가 큰 아기를 안전하게 낳기 위한 과정이다. 홍수정 호산여성병원 산부인과 원장은 “분만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조직손상을 막기 위해 회음부절개가 필요하다”며 “태아의 머리가 나오기 직전 회음부에 큰 저항이 생기는데 이때 회음부 조직 일부를 절개해 분만을 쉽게 하고 조직이 찢어지는 것을 막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절개 후 꿰맬 때에는 큰 고통을 느끼지 못하지만 마취가 풀리며 거동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진다”고 덧붙였다. 만약 남성이 고통을 이해하기 어렵다면 ‘고래잡이’ 후 어기적거리며 걸었던 경험을 떠올려보라. 모든 여성들이 겪는 것은 아니지만 회음부 절개 후엔 ‘직장질루’에 노출될 우려도 있다. 직장질루는 질과 직장 사이에 통로가 생겨 항문으로 나와야 하는 대변이 질을 통해 나오는 질환이다. 주로 분만 시행되는 회음부 절개가 원인이 돼 발병한다. 절개 부위의 상처가 곪거나, 절개 부위에 과도한 힘이 가해져 질과 항문 사이의 근육이 파열될 경우 염증이 생기면서 유발된다. 초기 증상은 직장과 질 사이에서 느껴지는 통증이며, 이후 질을 통해 방귀가 나온다. 심한 경우 대변이 항문이 아닌 질을 통해 나오기도 한다. 직장질루는 수술로만 치료할 수 있다. 이후 항생제 복용과 온열요법을 병행해 치료한다. 수술 후에는 3~4일 정도 입원해야 하며 완전히 회복되기까지 열흘가량 소요된다. 홍수정 원장은 “병원에서 분만할 경우 대부분의 조직손상을 즉시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발병 가능성이 낮다”며 “하지만 분만한 여성이라면 한 번쯤 병원에서 자신의 상태를 진료받아 보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화장실 가는 게 한편의 ‘미션 임파서블’ 아기를 낳은 뒤 처음 대변을 보는 경험은 ‘지옥에 다녀온 느낌’이었다고 회상하는 산모가 적잖다. 마치 ‘유리를 싸는 듯한’ 통증에 슬프고 분노가 치민다고 한다. 분만 과정에서는 항문에 상처가 생길 우려가 다분히 높다. 이렇다보니 당연히 배변에 어려움이 따르기 십상이다. 홍 원장은 분만 후 1주일이 지나도 아프다면 창피하다는 생각을 버리고 의사를 만나 적절한 처방을 받으라고 조언한다. 평소 물을 충분히 섭취하고, 변을 딱딱하게 만드는 음식을 피하며, 변비에 좋은 음식을 골라 먹는 게 좋다. 섬유소가 풍부한 과일과 채소가 추천되며, 산후조리로 많이 먹는 미역국도 좋은 친구가 된다. 정도가 심하면 대변연화제, 진통제 등 쓸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할 필요가 있다.
2016-10-17 16:53:17
‘여드름을 개선하기 위해 피임약을 복용한다’는 여성이 적잖다. 실제로 다른 피부과 치료 없이 피임약을 복용한 것만으로 증상이 개선됐다고 ‘간증’을 올리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다. 여드름 치료 목적으로 피임약을 복용중이라는 여대생 이모(23)씨는 “몇 달 동안 유난히 생리 직전에 여드름이 올라와 고생했는데 피임약을 두 달간 복용하는 동안 이같은 현상이 사라졌다”며 “나처럼 평소엔 별 문제 없다가 생리 직전 트러블이 올라오는 경우 피임약을 여드름 치료 목적으로 복용하는 케이스가 적잖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여드름은 남성호르몬 작용이 활발해지며 유발되는 일종의 난치성 피부질환이다. 여성에게도 남성호르몬이 소량 분비돼 피임약을 복용해 호르몬 균형을 맞춤으로써 여드름을 가라앉히는 원리로 이를 치료한다는 것이다. 김태준 호산여성병원 산부인과 원장은 “생리 직전기는 트러블을 유발하는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이 최고조에 이르러 피부 상태가 ‘최악’”이라며 “피지 분비가 왕성해지고 각종 트러블이 유발된 탓에 피부는 저항력이 떨어져 작은 접촉에도 염증과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학적으로 피임약을 여드름 치료를 위한 처방으로 내는 경우도 적잖다. 김 원장은 “여드름은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 수치가 증가하며 발생하기 때문에 피임약의 항남성호르몬 성분이 여드름을 호전시킬 수 있다”며 “여성호르몬이 남성호르몬 안드로겐을 억제해 피지선을 줄여주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다만 모든 피임약이 이같은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고 성분 중 ‘에치닐에스트라디올’(estradiol)과 주로 전문약에 들어 있는 ‘드로스피레논’(drospirenone)이 들어간 약물에서 나타난다. 김태준 원장은 “평소 여드름을 달고 사는 여성보다 월경 주기에 따라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거나, 난소에서 비정상적으로 남성호르몬을 만들어내며 여드름에 시달리는 다낭난소증후군 환자에게 매우 유용한 치료가 된다”고 말했다. 에스트로겐을 오래 복용하면 혈전이 생길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으나 피임약에 들어있는 정도는 그리 많은 양이 아니므로 너무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흡연하거나 고도비만인 여성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피임약을 복용한 뒤 부작용으로 여드름이 났다는 경우도 있다. 약 성분이 호르몬을 조절하는 만큼 사람에 따라 여드름을 유발할 수 있다. 이는 약 성분에 체질에 맞지 않을 경우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약을 중단하면 원상태로 돌아온다. 김태준 원장은 “피임약에 대한 지식 없이 임의적으로 피부 개선 목적을 위해 장기간 오남용하면 부작용이 나타날 우려가 있다”며 “사람마다 피부와 건강상태가 달라 피임약이 끼치는 영향이 상이하기 때문에 먼저 의사와 상담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령 여성호르몬이 영향을 미치는 유방암, 간부전, 혈전증 등 기저질환을 가진 사람은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2016-08-26 14:58:32
‘임신의 끝은 분만이 아닌 산후조리’라는 말이 있다. 아기를 낳았다고 끝난 게 아니라 완벽한 회복을 위해 건강한 산후조리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미다. 일부에서는 ‘서양 사람들은 산후조리 없이도 회복이 빠른데 너무 유난한 것 아니냐’고 비난하지만 산후조리를 잘못할 경우 배변장애, 골다공증, 산후우울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종 간 유전적 특성 문제도 배제할 수 없다. 산후조리원에 입소하는 것은 어쩌면 육아에서 고군분투하기 위해 체력을 비축하고 장기적으로 나이 들어 여기저기 통증이 오는 것을 막으려는 일환이다. 여성은 임신하면 호르몬 변화로 몸이 예민해지고 분만 시 발생하는 과도한 체력소모, 출혈, 출산 후 자궁에 남아있는 불순물 등으로 혈액순환이 원활치 못해 몸이 상하기 쉽다. 이상적인 산후조리 기간은 100일 정도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9~2013년 ‘임신·출산·산후기에 합병된 산모질환’을 겪은 진료인원 수를 분석한 결과 2009년에 약 5만1000명에서 약 5만9000명으로 3년간 16.1% 늘었다. 연평균 5.1%씩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으며 이는 최근 고령산모가 늘어난 현상과 관련이 깊다. 아기를 건강하게 돌보고 싶다면 엄마도 10개월간의 고된 임신기간을 보상받을 필요가 있다. 홍수정 호산여성병원 산부인과 원장으로부터 임신 전 컨디션으로 한발 다가가기 위한 산후조리 생활습관을 알아본다. 산후 1주일, ‘남편 전적 도움’ 받으세요 산후 1주일은 산모에게 절대적으로 안정이 필요하다. 수유 외에 다른 활동은 하지 않는 게 좋고 이때 남편의 도움을 많이 받도록 한다. 허리와 관절이 약해져 있어 청소, 손빨래, 무거운 물건 들기, 다림질, 요리와 같은 일은 당분간 멀리해야 한다. 특히 걸레질, 빨래짜기 등은 손목에 무리를 줘 나중에 관절이 쑤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모유수유 한다면 고단백·고지방식 적정량 섭취 모유수유를 원한다면 아이에게 충분한 열량을 공급하기 위해 임신 때보다 더 많은 열량을 공급받아야 한다. 고단백, 고지방 음식을 적당히 챙겨먹되 과잉 섭취할 경우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한다. 튀기거나 정제된 음식보다 양질의 식품을 선택하는 게 좋다. 홍수정 원장은 “식단은 미역국이 아니더라도 다양하고 맛있게 챙기는 게 좋다”며 “하루 세 끼 미역국만 먹으면 지겹고 영양상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간혹 출산 후 생긴 부기를 빼겠다며 처음부터 무리하는 산모가 있는데 2주 후부터 서서히 제거해도 충분하다. 홍 원장은 “분만 2~3일 후부터 소변의 양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1~2주 안에 부기가 많이 빠진다”며 “이후 호박즙이나 옥수수차 등 이뇨작용을 돕는 음식을 먹는 게 도움이 되지만 체액이 한꺼번에 많이 배출되면 구토나 현기증, 두통 등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출산 후에는 과도하게 빠져나간 칼슘을 보충할 필요가 있다. 자칫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이 높으므로 우유, 칼슘제 등으로 뼈를 튼튼히 하는 게 중요하다. 홍 원장은 “에스트로겐이 뼈 손실을 막아주는데 수유 시에는 호르몬 농도가 감소하기에 칼슘을 적정량 챙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분만 시 생긴 출혈로 손실된 철분도 챙겨야 한다. 산후 한 달 동안 철분제를 꾸준히 복용한다. 시금치, 육류, 생선 등 철분이 풍부한 식품을 챙겨 먹는다. 철분 흡수를 방해하는 카페인 음료는 삼가고, 흡수를 돕는 비타민C를 함께 섭취한다. 출산 3~4일 후 ‘샤워 OK’ 전통적인 한국식 산후조리법은 목욕, 머리감기 등을 하지 않는 게 관행이다. 과거엔 주로 쪼그리고 앉은 자세로 씻기 때문에 골반관절과 인대에 무리를 주고, 회음부 통증을 유발하며, 복압을 높여 태반 부위 출혈을 초래할 가능성이 존재했다. 그러나 요즘엔 서서 샤워하고 난방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굳이 과거의 금기사항을 지킬 필요가 없다. 오히려 산모는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매일 샤워하는 게 청결 유지에 도움이 된다. 단 욕조에 몸을 담그는 것은 출산 6주 후부터 가능하다. 무조건 누워서 쉬어라? 출산으로 엄청난 에너지가 소진된 게 사실이지만 과거처럼 삼칠일(3주)을 누워있을 필요는 없다. 전통사회에선 영양상태가 양호하지 않아 긴 휴식을 권했지만 요즘엔 오히려 비만을 초래하고 체력을 떨어뜨릴 수 있어 적정한 활동을 추천한다. 산모가 한 달 동안 누워만 있으면 회복이 더디어지기 쉽다. 홍수정 원장은 “움직이지 않으면 근육이 약해지고 대사량까지 최악으로 떨어져 이후 육아 시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다”며 “출산 직후에는 충분히 쉬어야 하지만 1주일 정도 지나면 젖병 소독 등 간단한 일은 시작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산후조리 특효약 ‘걷기’ 방에 누워만 있으면 자궁 수축이 늦어지고 살도 빠지지 않는다. 어느 정도 체력이 회복된 뒤에는 가벼운 운동을 시작한다. 출산 후 산부인과 의사들이 적극 권하는 운동이 ‘걷기’다. 오로 배출을 돕고, 자궁을 수축시켜주며, 장운동을 활발하게 만들고, 산후 근육통을 줄여준다. 임신성 혈전증까지 예방해주므로 ‘만능 운동’으로 통한다. 출산 후 3개월까지는 인대가 느슨하기 때문에 과도한 운동은 삼가고 가벼운 산책이 적당하다. 출산 후 한 달 이내에 케켈운동을 병행하면 부어 있는 회음부의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요실금까지 예방할 수 있다.
2016-08-26 14:50:32
임신도 하나의 프로젝트다. 주변 어른들이 ‘애만 들어서면 알아서 잘 큰다’는 것도 옛말이다. 과거와 상황이 달라졌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0년 29.3세였던 남성 초혼 연령은 2014년 32.4세로 높아졌고, 같은 기간 여성 초혼 연령은 26.5세에서 29.8세가 됐다. 2000년 27.7세였던 평균 초산 연령은 지난해 31.2세까지 높아졌다. 30대 이상의 출산율은 증가하는 반면 20대 이하의 출산율은 감소하는 추세다. 요즘엔 양호한 영양상태 및 꾸준한 건강관리로 여성의 건강상태가 좋아졌지만 나이들수록 난임 확률이 높아지는 건 막을 수 없다.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신혼부부 3쌍 중 1쌍이 난임인 현실을 감안하면 결혼 전 건강검진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임신계획을 세우기 직전보다 결혼 2~6개월 전에 진행하는 게 보통이다. 김태준 호산여성병원 산부인과 원장은 “웨딩검진은 성별에 관계없이 성병에서부터 임신 및 출산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질환들의 유무를 체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남녀 불문하고 기본적으로 이뤄지는 검사는 일반혈액검사, 갑상선기능검사, 간기능검사, 신장기능검사, 각종 간염관련검사, 소변검사, 매독 및 에이즈검사, 성병 검사(STD) 등이다. 아기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자궁 환경 만들기여성은 출산연령이 높아지면서 자궁질환에 노출될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시험관 아기시술 같은 난임치료가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아직도 기 수정된 아가 자궁에 착상되는 과정은 기전을 뚜렷이 설명하지 못할 만큼 복잡하다. 원인을 모르는 난임은 실제적인 치료방법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규칙적인 자궁검진이 도움이 되는 이유다. 여성은 일반검사 외에 자궁·질 초음파를 기본적으로 시행한다. 특히 심한 골반통증이 있다면 반드시 골반초음파 검사를 고려해봐야 한다. 골반초음파는 자궁·골반·난소의 모양이나 기능 등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는 검사로 자궁근종·난소종양 등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 빠뜨리지 않는 게 좋다. 평소 생리통이 극심하거나 생리 양이 너무 많으면 자궁이나 난소에 혹이 있을 수 있어 놓치지 말고 살펴보자. 아기에게 영향 줄 수 있는 풍진·간염 … 항체 없다면 예방접종 필수아기를 생각한다면 예방접종도 미리 끝내는 게 좋다. 풍진항체검사와 간염검사가 대표적이다. 임신 초기의 산모가 풍진에 걸릴 경우 태아에게 선천성 기형, 백내장, 심장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항체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오면 예방백신을 접종한다. 단 예방백신 접종 직후 임신하면 아기에게 감염될 위험이 있으므로 최소 3개월 이상 피임하는 게 좋다. 늦어도 임신계획 3개월 전까지 접종을 완료해야 하며, 필요한 경우 3개월 정도 피임약을 복용하기도 한다. 또 임신부에게 간염이 있으면 태어날 아기에게 물려줄 수 있어 마찬가지로 항체가 없다면 예방주사를 맞아야 한다. 예비아빠는 ‘정액검사’ 관건 … 성병 여부도 체크해야남성 웨딩검진에선 일반혈액검사 외에도 전립선검사, 남성호르몬 검사, 정액검사 등이 이뤄진다. 특히 성병검사는 필수다. 보균자의 경우 치료를 미루면 상태가 악화되거나 불임의 원인이 될 수도 있고, 임신한 경우라면 태아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미리 체크해야 한다. 특히 성생활을 같이 하는 부부는 핑퐁감염으로 같은 성병에 노출됐을 확률이 높다. 한쪽이 성병에 노출됐다면 배우자도 함께 검진받고 치료받는 게 기본이다. 정액검사는 불임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다. 현대 남성은 과거보다 정자 수가 적고, 정자의 활동성이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전체 정자활동성이 50% 이하로 떨어진 불임 남성이 급증하고 있다. 정액검사 결과 정자 수와 정자 활동성 등에서 불임 조건에 해당하면 전문의와 상의해 치료받아야 한다. 검사 자체 못잖게 생활습관을 건강하게 되돌리는 것이 중요하다. 부부가 수면을 충분히 취하고 영양소가 골고루 함유된 식품을 섭취하도록 노력한다. 식생활과 생식 기능 및 자궁 건강에 대한 관련성은 여러 가지 의견이 분분하고 반론의 여지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불포화지방산, 비타민B12, 비타민 E, 유산균, 항산화제 등이 생리통 등 자궁 건강에 유익한 효과를 주고 면역기능을 높여준다. 운동을 꾸준히 해서 기초체력을 다져놓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여성의 경우 만삭이 되면 최소 10㎏의 무게를 감당해야 하므로 근력운동을 해두는 게 좋다. 예비엄마가 비만하거나, 저체중이거나, 과도한 다이어트에 나서는 경우라면 자궁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줄 수 있다. 당분간 미용보다 적정체중을 유지하는 게 도움이 된다. 특히 임신에 앞서 살찔 것을 두려워해 미리 살을 빼놓겠다는 산모는 무리한 다이어트로 저체중에 이르러도 호르몬에 불균형이 생길 수 있으며 배란과 생리주기가 불규칙해져 난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로 인해 임신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호르몬 분비와 면역기능을 떨어뜨려 조산, 저체중아출산 등 임신합병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스트레스와 최대한 멀어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지나치게 업무강도가 높거나 신경쓰이게 하는 요소가 있다면 아예 제거해버리는 것도 좋다. 여의치 않다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취미생활을 가져본다.
2016-07-28 12:28:54
남성 불임환자가 급속도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조사 결과 2011년 3만9933명이었던 남성 불임환자는 지난해 1.5배 증가한 5만2902명으로 집계됐다. 흡연, 음주, 스트레스, 과도한 업무, 환경호르몬과 컴퓨터 등 IT 기기로 인한 전자파 노출이 늘어난 게 원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병원을 찾는 난임부부 대다수는 남편 측의 문제를 물어보거나 드러내기 꺼리는 경향이 있다. 이런 경우 실제로 정자 상태가 좋지 않았을 때 도움받기 어려워진다. 또 남성 생식력을 둘러싼 오래된 오해도 남성불임을 진단하고 해결하는 방해요소로 꼽힌다. 남성 불임과 관련된 대표적인 세가지 오해에 대해 홍수정 호산여성병원 산부인과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불임의 원인은 대개 여성에게 있다? 통념과 달리 불임 원인의 50%는 남성에 요인이 있는 경우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검사 항목이 많고, 배란 체크·인공수정·체외수정 등 불임을 치료하는 시술이 주로 여성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이같은 오해가 생긴 것이다. 남성의 생식력은 50세가 넘어서도 떨어지지 않는다? 일반 정액검사 항목에는 정자수, 운동성, 형태 등이 포함된다. 이들 항목 중에서 하나라도 문제가 있으면 분명히 임신율이 떨어지겠지만 이 검사만이 전부는 아니다. 홍 원장은 “이에 못잖게 중요한 것은 정자의 질, 즉 ‘정자 내 DNA의 질’인데 일반 정액검사는 이를 반영하지 못한다”며 “정자의 질은 빠르면 35세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45세가 되면 생식력이 현저하게 감소한다”고 지적했다. 생식력이 저하되는 것은 나이가 들수록 △DNA 절단 △DNA 돌연변이 △기타 염색체 이상이 나타나는 빈도 등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자의 DNA가 쪼개지는 절편화 현상은 45세가 되면 30세의 2배로 증가한다. 산모는 나이가 많을수록 유산을 겪거나, 다운증후군 같은 이상을 가진 아이를 출산할 확률이 높다고 당연시하지만 남성의 나이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홍 원장은 “남자가 40세가 넘으면 심각한 선천성 기형아를 임신할 가능성이 여성보다 20% 더 높다”며 “50세가 넘으면 노화로 인한 DNA 이상 때문에 29세 이하 남성에 비해 자폐아를 임신할 가능성이 2배로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DNA 손상이 심할수록 유산의 위험성도 높아진다”며 “정자의 운동성도 35세에 떨어지기 시작해 정자수나 모양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다만 질적 변화를 생활습관교정, 항산화요법 등으로 어느 정도 방지하거나 회복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 지나치게 낙심할 필요는 없다. 홍수정 원장은 “나이가 많아도 건강한 식사와 적절한 영양제를 섭취하면 젊은 남성에 못잖은 정자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자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정자 상태는 개선될 수 있고 정자 내 DNA 질도 향상시킬 수 있다. 정자의 질이 향상되면 임신 성공율이 높아지고 유산과 기형아 발생의 위험성이 저하된다. 이를 방지하려면 정자의 손상 과정을 먼저 알아두는 게 유용하다. 정자의 생성주기는 두 달이 조금 넘고 이 기간에 여러 가지 환경적 요인과 라이프스타일이 생성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홍 원장은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는 산화반응이 가장 악영향이 크다”고 강조했다. 정자가 생성될 때 생물학적 과정의 산물로 정상적인 산화반응이 일어난다. 인체는 산화반응이 과하지 않게 방어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대표적으로 비타민C·E 같은 항산화물질과 산화반응으로 인한 정자손상을 방지하는 특수 효소들이 존재한다. 더욱이 정액에는 비타민C 농도가 매우 높다. 균형이 깨진 식사습관에 따른 비타민결핍도 과도한 산화반응을 초래한다. 산화반응이 지나치면 정자의 DNA가 손상된다. 실제로 남성불임의 원인 중 8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정자 수, 운동성, 모양에도 영향을 미친다. 홍수정 원장은 “남성불임을 치료하려면 의학적 치료 외에도 정자 상태를 더욱 끌어올릴 수 있는 생활습관과 영양학적인 관리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최근에 산화반응에 의한 정자 손상이 점차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평소 비타민C를 복용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앤디 와이로벡 미국 버클리대 국립연구소 박사 연구팀은 22~80세의 건강한 남성 80명을 대상으로 이들의 비타민C 섭취량과 정자 활동성 간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평소 많이 복용하는 남성이 적게 복용하는 남성보다 정자의 DNA 손상이 20% 가량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6-07-28 12:22:07
여성들이 걱정하는 질환 중 하나가 ‘자궁근종’이다. 자궁근종은 근육세포로 만들어지는 혹으로 자궁근층에 생기며, 가장 흔한 여성 골반 내 종양으로 가임기 여성의 12~25%에서 발견된다. 폐경 전 이뤄지는 자궁적출술의 40~50%는 자궁근종으로 인한 것이다. 최근엔 결혼연령이 늦어지며 자궁을 오래 지키려는 추세다. 실제로 정기검진 등으로 보존율이 높아졌다.김태준 호산여성병원 산부인과 원장은 “자궁근종은 여성호르몬이 분비되며 2차성징이 나타나는 사춘기부터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자란다”며 “40대에 접어들어서야 초음파검사 등에서 덩어리로 발견되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50대 이상으로 접어들면 자궁근종 치료 빈도가 상대적으로 줄어든다”며 “폐경이 되고 난 후에는 대부분 근종의 크기가 변하지 않고 유지되거나 작아지며 치료의 필요성이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근종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자궁에 나타나는 위치에 따라 판이하며, 가장 흔한 증상은 ‘월경과다’이다. 점막 아래에 생긴 근종은 1㎝ 정도의 작은 크기로도 과다생리를 유발할 수 있다. 이밖에 생리통, 빈뇨, 불임, 조기진통, 산후출혈 등을 꼽을 수 있다. 김태준 원장은 “특별한 증상이 없다면 자궁근종을 치료하지 않고 정기적으로 관찰만 해도 충분하다”며 “이런 경우 근종의 70~80%는 1년 안에 이렇다 할 변화가 관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근종이 있어도 증상이 없다면 막연한 불안감에 떨 필요는 없으며 정기적으로 초음파검사를 받는 게 추천된다”고 조언했다.실제로 자궁근종은 양성종양이기 때문에 반드시 제거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위치나 크기, 증상 등에 따라 치료 여부가 달라진다. 환자들은 자신에게 자궁근종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수술적 치료부터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최근엔 경구치료제가 개발돼 수술 없이도 성공적으로 자궁근종에 의한 증상을 치료할 수 있다.가임기 여성, 월경과다 조절하는 프로게스틴 제제부터 활용자궁근종은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발생했다고 여겨지는 만큼 치료 시 다양한 호르몬제제들이 쓰인다. 대표적으로 경구용 피임약 등 프로게스틴(난소·태반에서 합성돼 수정란의 착상·임신 유지 등 프로게스테론의 작용을 하는 여성스테로이드호르몬 총칭) 제제가 쓰이며 이는 월경과다를 조절할 수 있는 약제이다. 간혹 위장관계 부작용 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젊은 가임기 여성이 가장 먼저 시도해 볼 수 있는 치료법이다.폐경 앞두고 수술 부담스럽다면 GnRH주사 쓰기도근종의 크기를 줄이고 증상을 호전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유일하게 승인한 약물은 ‘GnRH(생식샘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 gonado-tropin releasing hormone) 주사’다. 이를 주사하면 일시적으로 폐경과 유사한 상태를 만들어 근종의 크기가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폐경과 유사한 상태를 만들기 때문에 갱년기에 흔히 나타나는 안면홍조, 발한, 불면증, 골밀도 감소 등을 야기할 수 있어 6개월 이상 활용하지 않는다.김태준 원장은 “GnRH치료를 중단한 뒤에는 이같은 부작용이 사라지지만 감소했던 근종 크기도 원래대로 돌아간다”며 “따라서 자궁근종수술 전 빈혈을 교정하거나, 다른 내과적 질환으로 근종 치료를 미루거나, 폐경이 가까운 여성이 수술을 피하려고 할 때 일시적으로 유용하다”고 소개했다. 이어 “개복수술을 피하고 싶거나 질식·복강경 수술을 원하는 경우에도 쓰인다”고 덧붙였다.SPRM계열 ‘이니시아 정’ 간편한 복용, 복용중단 후에도 작아진 근종크기 유지김 원장은 “최근에는 프랑스 HRA파마가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신풍제약이 판매하는 SPRM(선택적 프로게스테론수용체 조절제, Selective Progesterone Receptor Modulator) 계열의 자궁근종 치료제인 ‘이니시아정’(성분명 울리프리스탈아세테이트, Ulipristal acetate)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소개했다.이 약물은 1일 1회 1정 복용으로 자궁근종으로 인한 출혈을 신속하게 억제하고, 근종세포 증식을 억제할뿐만 아니라 사멸을 유도해 근종 크기를 줄여준다. 3개월 간 복용 종료 후에도 줄어든 근종 크기가 최대 6개월까지 유지돼 효과를 인정받았다. 최근 18~50세, 451명의 자궁근종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연구에서 이니시아정을 3개월씩 4주기 투여하면(중간에 휴약기 가짐) 지속적으로 근종 부피가 감소해 최대 71%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니시아는 지난해 8월 자궁근종 환자의 간헐적 치료에 대한 추가 적응증을 획득했다. 간헐적 치료는 3개월 약물 복용 후 2개월 생리유도(휴약기)를 하는 사이클(주기)을 반복하는 것을 의미한다.본래 중등도-중증 자궁근종 환자의 수술전 치료로만 처방이 이뤄졌지만, 적응증이 추가되며 장기적인 약물치료를 원하는 환자의 진료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연구 결과 62%의 환자가 무월경에 도달했고, 73% 환자의 출혈이 조절됐으며, 통증도 대부분 정상 범위로 개선됐다. 약물을 지속적으로 반복 투여해도 부작용이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원장은 “현재까지 수술치료에 의존했던 자궁근종 환자들도 앞으로는 장기적 약물 치료요법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자궁근종을 진단받은 환자는 수술하거나 참고 살거나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지만 또하나의 신뢰뢰할 만한 치료옵션이 생겼다”고 말했다.그는 “과거 자궁근종을 완전히 제거하려면 수술이 불가피하지만 높은 근종 재발률 때문에 출산 계획이 없는 여성에게는 아예 자궁절제술을 권할 수밖에 없었다”며 “최근엔 자궁동맥색전술, 하이푸(HIFU), 약물치료 등이 널리 사용되면서 치료법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설명했다.다만 출산 계획, 나이, 기타 질병 유무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치료법이 제한될 수 있다. 모든 치료에는 그에 따른 부작용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의한 뒤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2016-06-15 00:36:54
초등학교 교사 안모 씨(32·여)는 최근 갑작스럽게, 자주 소변이 마려워 곤란해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업 중 갑작스러운 요의를 느껴 밖으로 뛰쳐나가 학생들이 걱정했던 기억도 있다. 학생들과 함께하는 줄넘기도 지금은 엄두를 내지 못한다. 난생 처음 겪는 일에 놀란 나머지 병원을 찾았고, ‘과민성방광’으로 진단받았다. 과민성방광은 요로에 세균이 감염된 것도 아니고, 다른 명백한 질환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강하고 갑작스러운 요의를 느끼면서 소변을 참을 수 없는 증상이다. 대개 빈뇨와 야간뇨가 동반되기도 한다. 국내 18세 이상 인구의 12.2%에서 발생, 수백만명이 앓는 질환이다. 주로 여성에서 흔하다. 유병률은 높지만 환자들은 ‘참으면 될 일’이라고 여겨 방치하는 경우가 적잖다. 과민성방광증후군을 갖고 있어도 ‘내가 원래 방광이 약해서’ 같은 말로 넘기기 마련이다. 과민성방광은 방광의 소변을 저장하는 기능에 문제가 생기며 유발된다. 방광에 소변이 조금만 차도 ‘소변이 마렵다’며 대뇌에 신호를 보내고, 그것도 모자라 마구 수축을 일으켜 심한 경우 소변이 찔끔 새게 만들어 버린다. 신용덕 호산여성병원 산부인과 원장은 “과민성방광의 전형적인 증상은 하루 8번 이상으로 배뇨 횟수가 증가하고 강하고 갑작스런 요의가 느껴지는 것”이라며 “주로 요(尿)저장기인 방광의 배뇨근이 과도하게 불수의적으로 수축하며 발생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변을 못참는 ‘절박성’이 가장 큰 특징이며 대개 빈뇨와 야간빈뇨를 동반한다”고 덧붙였다. 원인이 명확하게 규명되지는 못했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장기의 노화로 방광이 탄력을 잃고 딱딱해져서 용적이 작아지고 방광으로 가는 신경 자체에도 문제가 발생해 조그만 자극에도 수축이 일어나며 소변을 참을 수 없게 된다. 과도한 수분섭취 및 배뇨량, 요로감염, 정신상태의 변화 ,변비, 비만, 호르몬결핍, 약물부작용, 방광출구폐색, 당뇨병, 질탈출증 등도 과민성방광 증상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과민성방광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탄산음료나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를 줄이는 게 좋다. 이들 음료는 방광을 자극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또 지나치게 많이 물을 마시는 것도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므로 양을 적절히 조절한다. 신 원장은 “과민성방광은 단순히 불편한 증상이 아닌 배뇨장애로 봐야 한다”며 “실제로 과민성방광 환자 10명 중 3명 이상은 우울증까지 겪는 것으로 알려져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직장생활을 곤란하게 만들고 잦은 야간뇨가 숙면을 방해해 환자의 기력을 떨어뜨리는 등 만성피로를 유발함으로써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덧붙였다. 최근 20~30대 환자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30대 이하의 젊은층에선 스트레스, 우울증 같은 정신적인 문제를 주원인으로 보는데, 정신적인 문제가 뇌의 배뇨중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방광이 비정상적으로 예민해지고 이 때문에 소변이 조금만 차도 요의를 느끼게 된다. 증상을 완화하려면 방광기능 개선, 생활습관 교정이 뒤따라야 한다. 스스로 참으며 빠른 시일 내에 상태가 호전되길 기대하기보다 3~6개월간 꾸준히 노력할 필요가 있다. 병원에서는 행동치료와 약물요법 등으로 과민성방광을 교정한다. 행동치료로는 배뇨일지를 기록해 시간표에 따라 배뇨하도록 유도해 올바른 배뇨습관을 기르는 ‘주기적 배뇨법’이 주로 쓰인다. 이와 함께 ‘골반근육 운동’, 카페인 함유식품과 자극적인 음식의 제한 등 ‘생활습관 개선’ 등이 있다. 신 원장은 “약물치료로는 방광근육의 과도한 활동을 조절해주는 약물인 항무스카린제제를 처방한다”며 “이밖에 말초전기자극치료, 척추신경조절술 등으로 치료하며, 최근엔 방광 내에 보톡스를 주입하는 시술이 시도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과민성방광 자가진단 리스트(아래 항목 중 다수가 해당되면 병원을 찾도록 한다) △하루 8회 이상 소변을 본다.△소변이 마려운 느낌이 들면 참지 못한다.△어느 장소에 가든지 화장실 위치부터 확인하며 화장실이 없을 것 같은 장소를 피한다.△화장실에서 옷을 내리기 전 소변이 나와서 옷을 버리는 경우가 있다.△소변문제로 물이나 음료를 마시는 것을 자제한다.△화장실을 너무 자주 다녀서 업무에 방해가 된다.△잠자는 도중 2회 이상 화장실에 간다.△소변 문제가 걱정되어 패드와 기저귀를 착용한다.
2016-06-13 09:35:49
여성들이 가장 피하고 싶은 순간 중 하나가 ‘생리 기간’이다. 며칠 동안 피를 보는 데다가 단순히 패드만 쓴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 게다가 생리 전부터 불쾌한 느낌에 시달리는 등 월경전증후군(PMS)을 매달 겪다보니 지치기 십상이다. PMS는 단순히 짜증, 통증만을 유발하지는 않는다. 여성은 이 기간에 굉장히 과학적이고 복잡한 변화를 겪는다. 정확한 메커니즘은 확실하지 않지만 몸에 수분을 축척하는 프로게스테론의 양이 줄고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과 엔도르핀 분비가 저하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신체적·심리적 변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PMS는 보통 생리시작 5일 전부터 더욱 심해지고 3개월 연속 비슷한 시기에 나타나는데 이는 생리가 시작됨과 동시에 증상이 완화되거나 사라지는 게 특징이다. 홍수정 호산여성병원 산부인과 원장의 도움말로 PMS에서 겪을 수 있는 신체 변화를 알아본다. 체온이 오른다 생리 기간을 앞두고 미묘하게 열이 오르거나, 심한 경우 몸살이 날 정도로 컨디션이 나빠진다고 호소하는 여성이 적잖다. 이는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내려가고 에스트로겐 수치가 급락했다가 다시 올라가면서 시상하부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생리 전뿐만 아니라 배란할 때도 체온이 높아진다. 다양한 통증 프로게스테론은 여성의 신체 전반에 걸친 다양한 반응을 촉발한다.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떨어지면 가슴이 아프고 부풀거나, 몸이 평소보다 무거운 느낌 등을 모두 포함한다. 연구 결과 여성의 3분의 2 정도는 생리 기간에 가슴통증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다. 에스트로겐 수치가 떨어지며 편두통과 불면을 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식욕 작렬 생리 직전 평소 군것질을 하지 않던 사람도 과자, 빵, 초콜릿 등이 ‘마구 당기는’ 경우가 적잖다. 이는 생리 직전 뇌에서 분비되는 행복호르몬인 세로토닌의 수치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심리적인 불안이나 우울 등을 해소하기 위해 단 음식이 생각나는 것이다. 이 때 과도하게 달콤한 음식, 고열량식을 찾으면 몸매관리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생리 직전에는 황체호르몬이 지방분해효소 작용을 억제해 지방축적을 유도하므로 비만해지기 쉽다. 음식이 당기는 것은 신체적인 변화보다 심리적인 문제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다고 알려져 있다. 생리 전 식욕이 늘어나면 무조건 먹지 않거나 식이조절을 포기하기보다는 대체할 방법이나 음식을 찾아야 한다. 식욕을 누르기 힘들다면 적정량만 섭취하도록 자제해야 한다. 피부트러블에 여드름까지 생리 직전기는 여러 모로 미용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식욕 폭발에 이어 트러블까지 만들어낸다. 홍수정 원장은 “이 시기는 피부트러블을 유발하는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이 최고조에 이르러 피부 상태가 ‘최악’”이라며 “피지분비가 왕성해지고 각종 트러블이 유발된 탓에 피부는 저항력이 떨어져 작은 접촉에도 염증과 트러블, 여드름을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평소 피부가 나쁜 것도 아닌데, 유난히 이 시기에만 피부상태가 최악으로 치닫는 경우가 적잖다. 혈액순환 등 전반적인 피부 컨디션이 떨어진 만큼 얼굴이 잘 붓기 때문에 피부마사지 등을 시행하고, 수면시간을 규칙적으로 관리하는 게 도움이 된다. 건성 피부인 사람들은 유분이 많은 화장품은 가능하면 쓰지 않는 게 좋다. 이 시기는 피부저항성이 약해진 만큼 자극주는 것을 삼가야 한다. ‘저자극’ 화장품이나 세안제 등을 쓰도록 한다. 구취 여성 중에는 생리 전후 유난히 구취가 나는 경우도 있다. 몸에는 정상 세균과 나쁜 혐기성 세균이 공존하는데, 피곤하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체내 저항력이 떨어지며 혐기성 세균이 번식한다. 입속도 마찬가지여서 입냄새가 심해지기도 한다. 생리전증후군 등으로 몸이 피곤해진 상태에서는 정상 세균보다 나쁜 세균이 더 많이 번식해 구취를 유발할 수 있다. 배변습관의 변화 생리 기간에 변비나 설사가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홍 원장은 “생리 전에는 근육의 운동성이 약해지기 때문에 장의 연동운동도 저하돼 변비가 나타나기 마련”이라며 “반대로 생리 중에는 자궁근육의 수축을 촉진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이 많이 분비돼 장 근육도 영향을 받아 설사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이 예민한 사람은 생리 기간 중에 맵고 차가운 음식 등 자극적인 것은 피한다”고 조언했다. 떡진 머리 생리 직전에 유난히 머리가 기름져 스타일링에 앞서 난처해 하는 여성이 적잖다. 이는 ‘황체호르몬(프로게스테론)’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배란하면 자궁내벽을 두껍고 부드럽게 만들어 착상을 돕는 황체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한다. 황체호르몬은 남성호르몬과 유사한 구조로 유분 분비를 촉진, 피부와 두피가 일시적으로 지성으로 변하게 된다. 따라서 생리 전에는 모발이 쉽게 기름지고 축 처지기 마련이다. 이 시기에는 지성용 샴푸를 써서 딥클렌징해주는 게 상책이다. 유분이 지나치면 모발의 기름기를 흡착, 볼륨을 살려주는 드라이샴푸를 상비해 뿌려주는 게 도움이 된다. 문제는 생리 과다 여성은 탈모 현상까지 겪을 수 있다는 점이다. 과도한 양의 피가 배출되면 철분 부족으로 머리가 빠질 우려가 있다. 초기엔 탈모가 서서히 진행돼 스스로 느끼기 어렵지만 몇 년 후엔 두피 전반으로 악화될 수 있다. 이를 예방하려면 알약이나 액상 형태의 철분보충제를 복용하는 게 도움이 된다. 빨리 치료받는 게 좋은 이유 아픈 건 참는 게 아니고 고쳐야 한다. 무엇보다 일상에서 평화를 얻을 수 있다. 매달 생리 직전, 몸과 마음의 변화에 예민해지는 스스로로부터 한결 자유로워질 수 있다.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해 자신의 상황에 맞는 호르몬제를 처방받거나, PMS를 줄여주는 일반약을 복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PMS를 빨리 개선할수록 만성질환의 위험에서도 멀어진다. 미국 매사추세츠대 연구팀은 최근 생리전증후군이 심한 여성일수록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고혈압 발생 위험이 3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이 지난 20년간 25세 이상 여성 3500명을 대상으로 건강상태 등을 조사한 결과 생리전증후군을 경험한 여성 중 40%가 향후 20년 내에 고혈압이 생길 위험이 매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심한 생리전 증후군을 겪고 있음에도 제대로 치료받지 않으면 고혈압으로 인한 심장질환, 뇌졸중, 간 손상, 시력 손상, 치매 등 각종 질병에 걸릴 확률이 그만큼 높아진다. 연구팀은 이때 나타나는 고혈압은 20~30대에 유발돼 질병으로 고통받는 기간이 상당히 길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 원장은 “PMS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 중 하나가 ‘비타민B’”라며 “무엇보다 PMS로 인한 복통, 체중증가, 피로 등의 증상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2016-05-31 09:54:48
아이를 낳고 싶어도 낳지 못하는 난임부부는 약 21만명으로, 부부 10쌍 중 1쌍이 고통받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보건복지부는 2017년부터 난임시술비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난임휴가제’를 도입한다는 방침을 밝혔다.난임은 건강한 남녀가 피임 없이 정상적인 성생활을 하는 상황에서 1년이 지나도 임신이 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정상적인 경우 피임 없이 부부생활을 하면 1년 이내에 70∼80% 정도 임신에 성공한다. 결혼 후 특별한 이유 없이 한두 해가 지나도록 임신이 어렵다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홍수정 호산여성병원 산부인과 원장은 “최근 난임의 원인은 남녀 구분 없이 환경적 요인에 의해 양쪽에서 발생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여성은 배란장애, 스트레스, 비만, 무리한 다이어트 등으로 임신에 적신호가 켜진다. 난자가 배란되고 수정이 이뤄지는 난관이 막혀 있거나 이상이 있어도 문제가 된다. 수정란이 착상하고 임신을 유지하는 자궁내막에 문제가 있는 경우 수정란이 살 집을 찾지 못하게 돼 임신이 어려워진다.남성은 정자에 이상이 있거나 정자가 이동하는 ‘통로’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자 이상은 정자가 만들어지지 않거나 정자의 수, 모양, 운동성에 문제가 있는 상황을 통틀어 말한다. 흡연, 극심한 스트레스 등 환경적 요인도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홍 원장은 “적잖은 부부들은 불임인 것에 죄책감을 느껴 잘못된 정보를 접하고 자가치료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며 “불임은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병으로 부부가 함께 하루 빨리 병원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무엇보다 부부가 모두 난임검사를 받아야 순조로운 출발을 기대할 수 있다. 홍수정 원장은 “아직도 난임을 여성만의 문제로 치부하는 남성이 적잖다”며 “전체 난임의 20~30%를 차지하는 ’원인 불명 난임‘을 제외하면 여성 원인이 40~50%, 남성이 30%를 차지해 남성 요인도 의외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어 “평소 술·담배를 하지 않고 운동도 많이 해 자신에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과신하지만 실제로는 무정자증으로 판명되는 사례가 꽤 많다”며 “이런 경우 아내가 수 없이 검사를 받더라도 허사가 되는 만큼 초기에는 부부가 동시에 검사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난임 부부가 고려할 수 있는 치료로는 ‘인공수정’과 ‘체외수정’ 등이 있다. 인공수정은 남편의 정액을 받아 정자를 농축시킨 뒤 자궁으로 직접 주입하는 방식이다. 성공률은 1회 14~18% 수준으로 사실상 자연임신을 돕는 방식이기 때문에 자연임신과 확률이 비슷하다. 정자량이 적거나, 정자가 1차로 통과해야 하는 관문인 자궁경관 점액질의 점도가 지나치게 높거나, 난임 원인을 모를 때 주로 시행한다.체외수정은 속칭 ‘시험관아기 시술’이라고도 한다. 난자와 정자를 시험관에 같이 넣어 시험관 내에서 수정을 일으킨 뒤 수정 후 시험관 내에서 2∼5일 간 수정란을 배양, 이를 자궁에 넣어 착상을 유도한다. 이미 시험관에서 수정됐으므로 자궁내막에 착상되면 임신하게 된다. 체외 수정에서 여성의 난관을 대신하는 게 시험관이다.평소 난임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조기검진이다. 특히 생리불순이 생기는 경우 더욱 고려할 만하다. 홍수정 원장은 “초경 1~2년에는 생리불순이 생길 수 있지만 이후 3개월 이상 생리불순이 이어지면 꼭 산부인과를 찾아 검사를 받는 게 좋다”며 “최근 만혼이 늘며 고령 산모가 증가하는 만큼 난소기능이 소실돼 폐경이 오면 어떤 수단을 써도 2세를 가질 수 없는 만큼 산부인과와 친하게 지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여성들의 과도한 다이어트는 비만 못잖게 해롭다. 홍 원장은 “짧은 기간에 극심하게 체력을 소모하는 운동선수 중 폐경이 빨리 찾아오는 사례가 있듯 임신을 계획하는 여성은 지나친 다이어트는 지양해야 한다”며 “체중의 10~20%를 짧은 기간에 빼면 조기 폐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평소 균형 잡힌 식단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계획임신 시 적어도 1개월 전에 엽산과 산모용 영양제를 복용해야 한다는 보편적 규칙만 지켜도 난임을 예방할 수 있다.
2016-05-03 13:31:28
흔히 모유는 아기를 위한 완전한 영양식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최근 모유에서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는 소식에 엄마들은 말 그대로 ‘멘붕’에 빠졌다. 작년 3월 방송된 EBS ‘하나뿐인 지구’의 ‘모유잔혹사’ 편에서 제작진은 수유 중인 엄마 5명의 라이프패턴을 취재하고 그들의 모유를 채취, 전문기관에 분석을 의뢰했다. 이들은 모두 아이에게 나은 모유를 주기 위해 커피도 끊고, 음식을 가려먹는 모범적인 엄마였다.하지만 뜻밖에 모유에서 생각지도 못한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 검출된 호르몬은 뇌 기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진 비스페놀A, 카드뮴, 수은 등 중금속이었다. 아기에게 분유가 더 좋다는 것인지, 수유를 지속해야 하는지 헷갈린다는 주부들의 원성에 제작진이 사과하기에 이르렀다.하지만 모유 속 환경호르몬 문제는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모유 중 유해물질 검출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여러 논문과 보고를 통해 알려져 왔던 사실이다. 화장품, 각종 캔, 육가공식품, 코팅 프라이팬 등을 통해 일상에서 너무나 많은 환경호르몬에 노출돼 있기에 이를 피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당연히 모유에서도 환경유해물질이 나올 수밖에 없다. 특히 여성의 가슴은 지방이 밀집된 신체 부위인데, 지방은 환경유해물질과 친하기 때문에 유독 가슴에 환경유해물질이 축적될 수밖에 없다.김태준 호산여성병원 산부인과 원장은 “환경호르몬은 모유수유 하는 엄마뿐만 아니라 임산부,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문제”라며 “수년 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체 내 PBDEs(환경호르몬)의 수치를 조사한 결과 환경호르몬은 산모의 혈액, 탯줄, 모유 등에서 모두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유 속에 환경호르몬이 들어있는 게 사실이지만 영양학적으로나 면역학적으로 완벽한 식품이며, 무엇보다 엄마와 아이의 애착형성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에 단편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김 원장은 “세계보건기구(WHO)도 모유 속에 유해물질이 미량 포함돼 있더라도 모유의 우수성이 뛰어나고, 수유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장점이 훨씬 많기 때문에 24개월 동안 모유수유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건강한 모유를 공급하려면 내분비교란물질인 환경호르몬을 내뿜는 화학물질을 최대한 멀리하는 게 우선이다. 플라스틱 장난감, 인조가죽 의류, 바닥재 등 생활 속에서 접하는 환경호르몬 물질이 적잖아 이를 골라내는 게 첫 번째 단계다.가령 화장품이나 샴푸 등에 ‘프탈레이트’가 함유된 제품은 사용을 자제한다. 비닐·플라스틱으로 포장된 식품, 캔·통조림 식품도 피한다. 가능한 피하는 게 좋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환경호르몬 물질을 골라내는 데에만 몰두하면 삶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오히려 현대인은 이미 상당량의 환경호르몬 물질이 인체에 쌓여 있는 만큼 이를 배출시키는 데 주력하는 게 낫다.우선 산모는 수유 기간 다이어트는 잠시 미뤄둘 필요가 있다. 우리 몸은 체내로 들어온 환경호르몬을 아주 서서히 배출시킨다. 이들 물질이 들어오면 배출되기 전까지 주로 ‘지방조직’에 머문다. 인체로 들어온 환경호르몬은 지방층에 축적돼 있다가 지속적으로 혈중으로 흘러나온다. 어떻게 보면 지방조직이 다른 주요 장기를 보호하는 셈이다. 따라서 다이어트로 갑작스레 지방량이 줄어들면 그나마 안전하게 자리잡고 있던 환경호르몬이 혈중으로 흘러나오고 인체의 주요 장기로 전달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출산 직후의 급격한 다이어트는 모유 속 환경호르몬 수치를 높일 우려가 있다. 지방조직에서 흘러나온 화학물질이 모유에도 녹아들게 된다.김태준 원장은 “임신 때 주의하지 않고 살을 찌우다 출산 후 급격하게 살을 빼는 게 산모나 아기에겐 최악”이라며 “임신 기간 갑자기 살이 찌면 외부에서 들어온 화학물질이 상대적으로 더 쉽게 지방조직에 축적되므로 출산 후 급격한 다이어트는 치명적”이라고 지적했다.동물성 식품을 먹을 때는 되도록 기름 없는 부위를 택하고 내장은 피한다. 조금 번거롭더라도 뜨거운 물에 한 번 데쳐 요리하고, 튀기거나 볶는 것보다 찌고 삶는 조리법이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을 조금이라도 줄여 환경호르몬과 멀어지는 길이다. 규칙적인 운동은 디톡스 과정에 필수적이다. 약간 빠르게 걷는 워킹은 체내 화학물질을 배출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햇빛 아래서 가볍게 걷는 운동만으로도 기분이 전환되고 환경호르몬을 배출시킬 수 있다. 외출이 여의치 않다면 집에서 잠시 짬을 내어 스트레칭하거나 요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2016-05-03 13:25: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