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과 흑색종 항암제 내성을 줄일 수 있는 타깃 유전자 단백질이 확인됐다. 김민환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와 유원지 연세대 의대 박사, 김상겸 병리학교실 교수, 김준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교수, 박상현 가천대 길병원 피부과 교수팀은 MAP3K3 단백질을 억제하면 항암제에 내성을 유발하는 단백질 YAP의 발현이 감소하는 것은 물론 유방암과 흑색종 항암제 내성도 줄어든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9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실험분자의학’(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 IF 12.8) 최신호에 실렸다. 여러 암종에 존재하는 YAP 단백질은 항암제에 내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YAP 단백질을 억제할 방법을 찾기 위해 ‘체계적 RNA 간섭 스크리닝’으로 사람 세포 속에 존재하는 607개의 모든 인산화 단백질을 한 번씩 억제해 보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신규 항암제 타깃인 MAP3K3(Mitogen-activated protein kinase kinase kinase 3) 단백질을 억제하면 YAP 단백질 분해가 촉진되며 활성도가 낮아지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어 연구팀은 MAP3K3가 세포 소기관인 리소좀(lysosome)을 통한 YAP 단백질 분해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규명했다. 이런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YAP 단백질이 증가함에 따라 내성이 발생하는 대표 암종인 유방암과 흑색종 치료 항암제의 내성 억제 방안을 찾는 실험을 이어갔다. 유방암 표적항암제인 CDK4/6 저해제와 흑색종 항암제인 BRAF 저해제에 내성을 보이는 암세포를 관찰했다. 이때 두 암종의 세포에서 YAP 활성도가 증가 상태에 있어 약물 내성 발생 시 MAP3K3 단백질과의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표적항암제에 내성을 보이는 유방암 세포주와 흑색종 세포주에서 약물과 RNA 간섭법을 이용해 MAP3K3 단백질을 억제했고, YAP 단백질의 활성도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항암제 내성이 효과적으로 감소됨을 확인했다. 김민환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유방암 항암제에 내성을 보이는 암세포에 MAP3K3 단백질을 억제하는 약물을 투여하니 암세포 내 YAP 단백질이 분해되며 내성이 감소하는 원리”라고 말했다. 유원지 박사는 “MAP3K3 단백질 억제를 활용한 항암제 신약의 개발 가능성을 확인했다”라고 덧붙였다. 박상현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BRAF 억제제 사용 시 내성 발생으로 효과가 떨어지는 BRAF 돌연변이 흑색종 환자 치료제 개발에 효과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4-04-19 11:46:00
자폐스펙트럼장애(자폐증)는 사회적 의사소통과 상호작용이 어렵고, 반복 행동 및 소화기계 증상까지 다양한 양상을 동반하는 복합적인 질환이다. 흔히 임신 중기 뇌 발달과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일부 아동의 경우 환경적 요소가 중증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효원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 249명을 포함해 총 456명을 분석,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구성하는 균종이 자폐스펙트럼의 중증도를 가르고 임상 양상을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체내에 존재하는 미생물 군집인 마이크로바이옴은 95% 이상이 장에 존재해 식이 등 환경적 요소와 관련이 있으며,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은 면역·신경계 발달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이크로바이옴과 자폐스펙트럼장애 간 상관관계가 있다는 가설은 기존 연구에서 제시된 바 있지만 아직 연구 간 이견이 존재한다. 인종과 거주지에 따라서도 마이크로바이옴 양상이 다를 수 있어 국내 환자 대상 연구가 필요했다. 김 교수팀은 국내 자폐스펙트럼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중 가장 큰 규모인 456명을 모집해 연구 참여자들의 마이크로바이옴을 구성하는 장내 미생물 균종을 분류하고, 머신러닝으로 학습시켜 미생물 종류에 따른 자폐스펙트럼의 중증도 차이를 비교했다. 이 중 249명은 평균 나이가 76.9개월인 자폐스펙트럼장애 진단 환아였고, 106명은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아의 형제자매였으며, 101명은 일반 대조군이었다 연구 결과, 자폐스펙트럼장애군과 비교군 사이에 유의미한 장내 미생물 균종 차이가 발견됐다. 자폐스펙트럼장애군 내에서도 장내 미생물 균종에 따라 크게 두 그룹으로 나눠지고 이에 따라 자폐스펙트럼 양상에도 차이가 있음이 밝혀졌다. 자폐스펙트럼장애군에서 메가모나스(Megamonas), 인테스티니박터 바틀레티(Intestinibacter bartlettii) 등이 더 풍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비피도박테리움 롱검(Bifidobacterium longum)이 풍부할수록 자폐스펙트럼 중증도가 낮았다. 비피도박테리움 롱검은 신경전달물질에 작용해 자폐스펙트럼 증상을 완화한다고 동물연구에서 보고된 바 있는 미생물이다. 또 장내 미생물 균종에 따라 두 그룹으로 나뉘어진 자폐스펙트럼장애군의 중증도를 비교해보니 장내 미생물의 성숙이 느린 그룹은 사회성과 자조능력이 더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특히 사회성과 자조능력이 낮은 그룹에서 연쇄상구균의 한 종류인 스트렙토코커스 살리바리우스(Streptococcus Salivarus)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내 자폐스펙트럼 환자의 마이크로바이옴 구성을 분석해 장내 미생물 균종에 따라 환자의 자폐스펙트럼 임상 양상이나 경과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자폐스펙트럼은 개인별로 임상 양상이 다양해 특정 환자의 경과 발달을 예측하기가 어려운데,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장내미생물 군집을 조절해 자폐스펙트럼 환자의 경과를 예측하고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추가 연구의 진행 근거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CJ바이오사이언스 천종식 대표와 공동연구로 진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정신의학연구 저널’(Psychiatry Research, 인용지수 11.3)에 최근 게재됐다.
2024-04-17 17:39:05
치료가 까다로운 ‘호중구성 중증 천식’에서 생체 표지자 ‘Otulin’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박해심 아주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와 박용환 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팀은 4월 국제 학술지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IF=14.2)’에 호중구성 중증 천식의 새로운 발생 기전을 발표했다. 논문 제목은 ‘Downregulation of otulin induces inflammasome activation in neutrophilic asthma’(호중구성 천식에서 otulin 발현 감소에 따른 인플라마좀의 활성화)다.천식은 전 세계적으로 약 3억5000만명의 사람들이 고통받는 만성 염증성 폐질환으로, 코 또는 입으로 들이 마신 공기가 폐로 들어가는 통로인 기도의 협착과 부종, 점액 생성으로 인해 호흡곤란이 생긴다.천식 환자의 5~10%는 고용량의 흡입 스테로이드를 사용해도 증상이 완화되지 않는 중증 천식이다. 이러한 중증 천식은 호산구성 천식과 호중구성 천식으로 구분한다.호중구성 천식은 사용 가능한 치료 제제가 한정적이며, 스테로이드 포함 일반적인 천식 치료제에 잘 반응하지 않고, 중증 천식 및 입원 위험이 높다.그동안 많은 연구를 통해 주요 원인인 기도에 생긴 호중구 세포 침윤과 관련된 사이토카인이 대식세포에 의해 생성된다는 보고가 있지만, 아직 정확한 병인이 알려지지 않았다.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전기영동검사(Western Blotting)와 유세포분석(Flow cytometry)의 일종인 FACS(Fluorescence Activated Cell Sorting) 분석을 통해 호중구성 천식에서 Otulin 발현의 감소가 NLRP3 인플라마좀의 활성화를 촉진해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를 증가시키는 것을 처음 확인했다고 밝혔다. Otulin은 선형 유비퀴틴 사슬(linear ubiquitin chain)을 분해해 세포 내 염증반응을 조절하고 항상성을 유지시켜 주는 효소다. 아울러 연구팀은 호중구성 천식에서 TNF-a와 RIPK1/3가 NLRP3 인플라마좀의 활성을 유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천식 동물모델에서 NLRP3의 억제제인 MCC-950을 투여한 결과, 천식 증상이 유의하게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 이에 연구팀은 “지속적인 NLRP3 인플라마좀의 활성이 대식세포가 분비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인 IL-1β 분비를 증가시켜 호중구성 천식을 일으키는 기전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박해심 교수는 “Otulin이 호중구성 천식에서 염증을 일으키는 NLRP3 인플라마좀 활성화의 초기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밝혔다”며 “이번 연구는 Otulin을 생체 표지자로 처음 제시하고, 발병 기전에서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IL-1β를 표적으로 하는 혁신적인 치료법 개발의 기초를 제공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2024-04-17 12:48:17
고관절 골절 환자의 재골절 위험을 간편하게 예측할 방법이 제시됐다. 김영곤 서울대병원 융합의학과교수·김이삭 의생명연구원 연구원, 공성혜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팀은 고관절 골절 환자 1480명의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기반으로 단기 재골절 위험 예측 모델을 개발하고, 정확도를 검증한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딥러닝 예측 모델이 5년 이내의 단기 고관절 재골절 위험을 우수한 정확도로 예측해냈다. 고관절 골절의 맞춤형 관리 및 치료전략 수립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고관절 골절 환자는 재골절 위험이 높고, 특히 첫 골절 후 평균 2~4.3년 사이 재골절이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따라서 단기적 재골절 위험을 예측하고 고위험군을 모니터링하는 게 중요하다. 기존 골절 예측 도구(FRAX 등)는 단기 예측에 한계가 있어 새로운 예측 방법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연구팀은 단기 재골절 위험도 예측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근육과 뼈의 조성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고관절 CT 영상’에 주목했다. 2004년 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골절로 내원한 1012명의 고관절 CT 영상을 재구성하여 정면·측면·횡단면 영상을 생성했다. 이후 각 영상의 특징을 추출한 뒤, 이를 조합해 산출한 재골절 위험 자유도(재골절이 발생하지 않을 확률)를 생존곡선 형태로 표현하는 앙상블 딥러닝 모델을 설계했다. 전체 환자를 분석하여 CT 촬영 후 경과한 시점별로 ‘기준값’을 설정했다. 이 기준값보다 위험 자유도가 낮아지면 재골절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기준값 곡선과 환자의 생존곡선을 비교하여 생존곡선이 기준값 곡선보다 낮아지는 시점을 재골절 발생 시점으로 예측할 수 있다.추가로 고관절 골절 환자 468명을 대상으로 성능을 테스트한 결과, 단기 재골절을 예측하는 앙상블 딥러닝 모델의 예측 정확도(AUROC)는 약 0.74로 높았다. 2년·3년·5년내 재골절 예측 정확도 각각 0.74, 0.74, 0.73였다. AUROC는 1에 가까울수록 우수한 예측 성능을 나타낸다. 이는 임상정보 및 골밀도에 기반한 기존 FRAX 예측 도구보다 뛰어난 성능이었다. FRAX의 2년·3년·5년내 재골절 예측 정확도는 각각 0.58, 0.64, 0.70였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CT 기반 딥러닝 예측 모델이 5년 미만의 단기 재골절 위험도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며 “고관절 골절을 경험한 환자들의 관리 및 치료전략 수립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곤 교수(제1저자)는 “연구팀이 개발한 딥러닝 모델을 활용하면 재골절 고위험군을 적극적으로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런 고위험군에게는 골다공증약 처방, 지속적 모니터링, 조기 재활 등을 실시하여 고관절 골절로 인한 낙상 위험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영상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라디올로지’(Radiology, IF=19.7)에 지난 1월 게재됐다.
2024-04-17 12:27:36
김현구 고려대 구로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와 최학수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가 공동연구를 통해 ‘이중 형광영상을 활용한 폐암 정밀 수술법’을 개발했다.최근 폐암 수술은 암 조직은 확실히 절제하면서도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존해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미국, 일본에서 대규모 임상연구를 통해 발표된 결과에 따르면 2cm 이하 초기 폐암의 경우 제한적 절제술인 폐구역 절제술은 폐엽 절제술과 비교해 비슷한 5년 생존율을 보이고, 많은 정상 폐조직 보존이 가능하다. 그러나 폐구역절제술을 시행함에 있어서 폐암과 폐구역 경계면을 동시에 정밀하게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현재로서는 이에 대한 연구가 미흡한 상황이다.이에 연구팀은 두 가지 근적외선 형광조영제(800nm파장의 cRGD-ZW800-PEG, 700nm파장의 ZW700-1C)를 개발하고 수술 중에 폐암과 폐구역 경계면을 이중 형광영상으로 동시에 영상화하여 탐색할 수 있는 기법을 창안했다. 이를 중형동물 폐암 모델과 대형동물 모델에 적용해 폐암 정밀 탐색과 폐구역 경계면 탐색 효능을 평가했다.이같은 전임상연구(동물실험)에서 암 표적 형광조영제(cRGD-ZW800-PEG)와 암 주변 혈류 분포를 확인할 수 있는 조영제(ZW700-1C와 ZW800-PEG)의 주입을 통해 폐암과 폐구역 경계면을 동시에 정확하게 30분까지 정확히 탐색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이 개발한 형광조영제와 기법을 활용해 폐암과 폐구역 경계면을 최장 30분까지 정확하게 탐색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나아가 수술 중 효용성이 높음도 확인했다.더불어 두 형광조영제는 물리화학적으로 안정적이며 정맥주입 후 4시간 내에 85% 이상이 신장을 통해 체외로 배출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체내 안전성이 뛰어난 형광조영제임을 전임상연구를 통해 증명했다. 이번 연구논문 교신저자인 김현구 교수는 “그동안 정밀 암 수술에서 폐암과 폐구역 경계면을 동시에 탐색하기 어려운 부분을 체내 안전성이 확보된 암 표적 형광조영제(cRGD-ZW800-PEG)와 ZW700-1C를 투여해 폐암과 더불어 폐구역 경계면을 이중 형광영상으로 동시에 탐색 가능토록 함으로써 영상유도 암 수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논문은 고려대 구로병원과 하버드대 의대의 5년에 걸친 지속적인 연구결과물로 추후 연구중심병원 연구를 통해 암표적 형광조영제의 임상 적용에 초점을 두고 개발을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학수 교수는 “개발된 형광조영제와 이중 형광영상 기술을 향후 폐암뿐만 아니라 다른 암에도 적용해 암 부위만 정밀하게 절제함으로써 불필요한 정상조직의 절제를 최소화하고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번 연구결과는 SCIE급 ‘국제외과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 1월호에 게재됐다. 아울러 김 교수는 피인용 지수가 10 이상인 학술지나 그룹별로 상위 3%에 속하는 세계적인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과 저자를 소개하기 위해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가 선정하는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에 선정됐다.
2024-04-16 11:52:54
비만 → 지방조직·근육·간 2-AG 누적량↑ → 2중-양성 단핵구 침투↑ → 염증인자 리지스틴 분비 → 조직 미토콘드리아 손상↑ → 인슐린 저항성↑ → 당뇨병 발생 염증 유발물질 ‘리지스틴’(Resistin)이 동물뿐만 아니라 인간에서도 당뇨병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특정 단핵구가 비만 상태의 지방조직에 침투해 리지스틴을 분비함으로써 인슐린저항성을 높이는 당뇨병 기전을 국내 연구진이 최초로 규명했다. 당뇨병 조절의 새로운 해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효수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양한모 순환기내과 교수, 김준오 연구교수)이 다양한 세포분석을 통해 리지스틴 분비 기능과 CB1 수용체를 동시에 가진 인간 단핵구세포를 발견하고, 이 세포가 비만으로 인한 당뇨병 발병에 핵심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인간화 생쥐모델을 통해 증명해 15일 발표했다. 리지스틴은 인간의 단핵구에서 분비되는 사이토카인으로서 만성염증을 유발한다고 알려졌다. 생쥐의 경우 리지스틴이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며 비만으로 인한 당뇨병을 유발한다고 보고됐는데, 아직 이 물질과 인간 당뇨병 발병의 인과관계는 명확하게 알려진 바 없었다.연구팀이 인간 단핵구세포를 분석한 결과, 일부 단핵구는 엔도카나비노이드 시스템(Endocannabinoid System, ECS)의 핵심요소인 CB1 수용체와 리지스틴 분비 능력을 동시에 갖고 있는 ‘CB1/리지스틴 2중-양성’ 세포였다. 이 단핵구가 가진 CB1 수용체가 엔도카나비노이드 물질(2-AG)과 결합하면 세포 내 신호전달체계(p38/SP1)가 활성화되며 리지스틴이 방출됐다.ECS는 엔도카나비노이드(2-AG)와 CB1 수용체의 결합으로 작동하며 행복감이나 식욕증진 등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규칙적인 운동을 한 후, 뇌에서 엔도카나비노이드가 분비되어 이 시스템이 활성화되면서 웰빙 센스를 느끼고 식욕이 올라가는 기전이 작동한다. 이를 유발하는 또 다른 대표 물질은 ‘마리화나’로, 이를 흡인하면 행복감과 식욕이 증가한다. 이런 관점에서 엔도카나비노이드 체계가 비만, 당뇨병 등 대사질환 발병에 기여할 수 있음에 연구팀은 주목했다.특히 이 단핵구는 2-AG와 결합하는 ‘CB1 수용체’를 보유하기에 2-AG가 누적된 조직에 침투할 수 있었는데, 침투한 후에는 리지스틴을 고농도로 분비해 해당 부위에 염증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세포분석을 통해 확인됐다. 이 단핵구가 실제로 인간 당뇨병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인간화 생쥐 모델을 대상으로 분석을 실시했다. 골수이식을 통해서 인간 단핵구를 가진 생쥐 및 유전자 조작을 통해 인간 리지스틴이 발현되는 생쥐를 대상으로 8주간 고칼로리 음식을 투여한 후, 인슐린이 작용하는 3대 목표장기인 근육·간·지방조직에서 △2-AG 수준 △CB1 농도 △리지스틴 농도 △인슐린 작용 등을 측정했다. 그 결과, 고칼로리 식이를 섭취한 인간화 생쥐는 근육·간·지방조직의 2-AG 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CB1 수용체를 가진 2중-양성 단핵구가 많이 침투하여 리지스틴을 분비했고, 이로 인해 목표장기의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 구조가 파괴되고 그 기능이 떨어져 인슐린의 작용이 감퇴하는 인슐린저항성이 나타났다.이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엔도카나비노이드 시스템과 연결된 2중-양성 단핵구세포가 말초혈액을 순환하다가 2-AG가 많이 누적된 목표장기에 침투해 리지스틴을 분비하고, 미토콘드리아를 파괴해 인슐린 저항성과 당뇨병을 유발함을 증명함으로써, 인간에서 비만으로 인한 당뇨병의 발생기전을 새로이 규명했다고 강조했다.엔도카나비노이드 수용체 차단제(SR141716)를 투여해 2-AG와 CB1 수용체의 결합을 차단한 생쥐는 고칼로리식이 섭취 후에도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SR141716 투여 후에는 고칼로리식이로 인해 증가한 2중-양성 단핵구의 침투가 차단됐으며, 그 결과 지방조직에서 리지스틴 농도가 낮아지고 염증이 가라앉는 양상이 관찰됐다.연구팀은 이 결과가 인슐린 저항성을 조절하고 당뇨병을 예방하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김효수 교수는 “인간의 말초혈액을 순환하는 단핵구의 20%는 CB1-리지스틴 2중-양성 세포로, 비만해졌을 때 대사질환을 야기하는 핵심 행동대원임을 연구를 통해 발견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된 인간 당뇨병 발병 기전을 바탕으로, 엔도카나비노이드 수용체를 차단하여 비만에 의한 당뇨병을 예방하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 프로젝트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의 자매지인 ‘RESEARCH’(IF=11.0) 온라인판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리지스틴과 그 수용체인 캡1 단백질의 상호결합을 억제함으로써 염증현상을 완화시키는 ‘리지스틴 차단’ 항체를 개발했고, 이를 바탕으로 현재 대사질환·염증성장질환 등에 대한 신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2024-04-15 11:29:59
두경부 편평상피세포암이 유전적 소인과 함께 환경적 위험요인에 의해 발생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영찬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진(김도균 교수, 정상혁 박사)과 함께 ‘두경부암의 유전적 소인과 관련 잠재적 위험요인 조사를 위한 전장 표현형 연관성 분석 연구’ 논문을 최근 국제 의학 학술지 ‘BMC 메디신’(BMC Medicine, IF=9.3)에 게재했다고 15일 밝혔다. BRIC(생물학연구정보센터)의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에도 관련 논문이 소개됐다. 두경부암 발병에는 유전적 소인은 물론 니코틴중독과 알코올장애, 폐기종, 만성기도폐쇄, 기관지암이 높은 연관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과 음주는 빈도와 양도 두경부암 발생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에서 여섯번째로 흔한 암인 두경부 편평상피세포암(head and neck squamous cell carcinoma, HNSCC)은 주로 구강과 인두에 영향을 미치는 악성 종양을 말한다. 지금까지 밝혀진 주요 원인으로는 직접적인 흡연과 음주,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 등이 있다. 이는 이미 여러 역학연구를 통해 규명됐지만, 실제로 이런 위험 인자를 가진 사람 중에서도 소수에서만 두경부 편평상피세포암이 발생하고 있어 추가 연구가 필요했다. 잘 알려진 위험인자 외에도 유전적 소인을 포함한 다양한 잠재 요인이 두경부암 발병에 병리학적 주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미국서 34만명 대규모 유전체 분석 … 전장 표현형 연관성 분석 통해 유전적 소인, 생활습관 등 함께 분석 연구팀은 두경부 편평상피세포암의 유전적 소인과 다양한 질환 표현형들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34만명 이상의 대규모 유전체 분석연구를 진행했다. 먼저 검증군은 유전체 데이터를 비롯한 전자건강기록(electronic health record)이 있는 30만8492명의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데이터를, 재현군으로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바이오뱅크(Penn Medicine Biobank, PMBB)에서 3만8401명의 데이터를 확보했다. 두경부 편평상피세포암의 유전적 소인을 정량화하기 위해 국제 두경부암 유전체 컨소시엄의 전장 유전체 연관성 분석(genome-wide association study, GWAS) 결과를 활용했으며, 최신 다유전자 위험 점수(polygenic risk score, PRS) 모델링을 수행했다. 이 점수를 기반으로 전장 표현형 연관성 분석(phenome-wide association study, PheWAS)을 수행해 전자건강기록의 정제된 800가지 이상의 질병코드를 비롯한 수집된 생활습관, HPV 감염 여부와의 연관성 분석을 진행했다. 연구결과 두경부 편평상피세포암의 유전적 소인이 두경부 편평상피세포암의 자체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은 물론 니코틴·알코올성 관련 장애, 폐기종, 만성 기도폐쇄, 기관지암과 견고한 연관성이 있음이 확인됐다. 이러한 연관성은 독립 코호트 데이터인 PMBB에서도 재현됐다. 두경부 편평상피세포암의 유전적 위험도는 단순 흡연·음주의 여부를 비롯, 빈도(frequency)와 양(amount)과도 유의미한 연관성이 관찰됐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는 제한된 데이터로 인해 두경부 편평상피세포암의 유전적 소인과 HPV 감염의 연관성을 규명할 수는 없었다. 이영찬 교수와 공동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두경부 편평상피세포암에 대한 유전적 소인을 정량화하고 질병에 대한 영향력을 분석했다. 또 세계 최초로 두경부암의 다유전자 위험 점수를 기반으로 전장 표현형 연관성 분석을 적용해 대규모 바이오뱅크의 다양한 질병코드와 생활습관 간의 연관성을 확인했다. 이 교수는 “대규모 바이오뱅크 데이터를 통해 두경부 편평상피세포암의 유전적 소인과 관련된 새로운 요인들을 찾았고, 이는 질병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향후 새로운 임상 전략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와 같은 대규모 바이오뱅크를 통한 다유전자 위험 점수 모델링 연구가 한국인에서도 예방 및 맞춤 의학 전략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제시할 것”라고 기대했다.
2024-04-15 11:27:32
이헌정·조철현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기분장애의 재발요인을 규명하고, 재발을 예측 및 개입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 수립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기분장애는 안정적인 기분 조절의 어려움으로 상당 기간 정상범위보다 처지는 상태로 유지되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들뜨는 경우를 통칭한다. 흔히 조울증이라 부르는 양극성장애, 우울증이라 부르는 주요우울장애 등을 포함한다.기분장애는 처음 발병 후 반복적으로 재발할 수 있고, 더 심화될 수 있으며, 일상생활에 극심한 영향을 주므로 재발을 예측하고 방지하는 게 중요하다. 연구팀은 2015년 7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다의료기관, 전향적 관찰 코호트 연구를 통해 조기 발병 주요 기분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재발의 예측 요인을 조사했다.연구팀은 주요우울장애 175명, 1형 양극성장애(조증 우세) 140명, 2형 양극성장애(우울증 우세) 180명 등 주요 기분장애를 진단받은 총 49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기분삽화의 재발 여부와 증상에 따라 3개의 그룹(조증 또는 혼재성 삽화로 재발한 그룹, 우울 삽화로만 재발한 그룹, 재발하지 않은 그룹)으로 분류했다.연구 결과, 양극성장애의 가족력은 조증 또는 혼재성 삽화로의 재발에 대한 강력한 예측 요인으로 확인됐다. 또 우울 삽화로만 재발한 그룹에서는 평일과 주말 간의 잠에서 깨는 기상 시간 차이가 크고, 일주기 생체리듬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주목할 만한 요인으로 식별됐다.이헌정 교수는 “기분장애 환자들에서 각기 다른 형태의 기분 재발에 대해 다른 예측 요인들을 인식해야 함을 시사하며, 특히 불규칙한 생활습관이 기분삽화의 재발에 중요한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각 임상 양상에 따라 차이점도 있어서 이에 대한 매커니즘을 밝혀 정밀한 예방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조철현 교수는 “임상에서 기분장애 환자들의 초기 평가에서 얻은 정보, 기분 장애 유형, 양극성장애의 가족력, 기상 시간의 규칙성, 생체리듬의 방해 등이 각 환자의 재발 위험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조기 발견과 시기적절한 개입을 통해 질병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이번 연구는 ‘Identifying predictive factors for mood recurrence in early-onset major mood disorders: A 4-year, multicenter, prospective cohort study’라는 제목으로 국제 저명학술지 ‘Psychiatry Research’에 게재됐다.
2024-04-15 11:26:40
모체의 감염 또는 자가면역질환 등 면역 환경에 이상이 생길 경우 태아의 뇌 신경발달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은하 고려대 의대 뇌신경과학교실 교수팀은 ‘신경발달 장애에서 신경-면역 상호작용’을 주제로 한 리뷰 논문을 세계적인 면역학 권위지 ‘네이처 이뮤놀로지’(Nature Immunology, IF=30.5)에 게재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같은 결론을 기존의 전임상연구와 임상연구 논문을 통합해 제시했다. 아울러 신경발달장애에서 다양한 면역시스템의 활성화 또는 면역질환이 동반되는 원인에 대해서도 조명했다. 특이하게도 면역 이상이 동반되는 신경발달장애의 경우, 활성화된 면역시스템이 오히려 신경발달장애의 중증도를 완화시킬 수 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따라서 면역조절이 뇌 신경발달장애의 치료 타깃이 될 수 있다는 방향성은 향후 예방 및 치료법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김은하 교수는 “기존에 면역 특권을 가진 조직으로 여겨졌던 뇌를 비롯한 중추신경계가 말초면역계와 상호작용한다는 새로운 발견들이 최근 여러 연구를 통해 발표되고 있다”며 “향후 신경발달장애뿐만 아니라 다양한 뇌 질환 연구를 통해 중추신경계 외부와의 소통 및 상호작용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지속해서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활발한 연구를 통해 임신 중 감염이 자손에게 뇌신경 및 면역 발달 장애를 일으키는 기전을 규명하고, 자폐스펙트럼장애와 동반되는 면역질환의 새로운 예방 및 치료 타깃을 제시해 왔다. 2021년에는 면역학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인 ‘이뮤니티’(Immunity)에 연구 성과를 게재, ‘2023 보건의료 기술진흥 분야 신진연구’ 부문 유공자로 선정된 바 있다.
2024-04-15 11:17:00
박진훈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교수팀은 흉요추부 방출성 골절 환자를 대상으로 척추 고정 수술 시 허리 움직임을 최대한 보존하기 위해 최소한의 척추뼈만 고정하는 '척추 최소 분절 고정법'을 시행해도 골절로 인한 척추후만증이 효과적으로 교정됐다고 최근 밝혔다.허리에서 엉덩이 쪽으로 이어지는 척추뼈가 골절돼 조각이 떨어져 나가는 경우를 흉요추부 방출성 골절이라고 하는데, 외상성 척추 질환 중 가장 흔하다.척추 최소 분절 고정법은 골절 척추뼈 위아래로 두 개씩 총 5개의 척추뼈를 나사못 8개로 고정하는 기존 수술법과 다르게, 위아래로 한 개씩 총 3개의 척추뼈를 나사못 5개로 고정하는 수술 방법이다.그 동안 흉요추부 방출성 골절 수술 시 총 5개의 척추뼈를 고정하는 수술 방법이 일반적으로 적용돼 왔지만 척추 고정 범위가 넓다 보니 다치기 전에 비해 환자들의 척추 움직임이 크게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연구팀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외상으로 인한 흉요추부 방출성 골절 환자 10명을 대상으로 최소 분절 고정법을 시행하고, 수술 직전과 직후, 1년 후의 콥각도를 비교 분석했다. 콥각도의 절대값이 클수록 척추가 많이 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흉요추부의 콥각도가 5도 미만이 되었을 때 흉요추부 구조가 정상이라고 판단하며, 흉요추부 콥각도가 음의 값이면 척추후만증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그 결과 10명 환자의 수술 직전 평균 콥각도가 약 –11.6도로 척추후만증이 심했는데, 수술 직후 약 11.4도, 수술 1년 후 약 4.8도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 후 환자의 척추 움직임을 최대한 유지하는 최소 분절 고정법으로도 척추후만증이 효과적으로 교정된 것이다. 연구팀은 수술 후 환자 개인별로 척추가 적절한 정렬 상태를 자연스럽게 찾아가는 데 1년 정도가 걸린 것으로 분석했다.박진훈 교수는 "척추뼈 측면을 일정 부분 제거해 신경을 누르는 뼈 조각을 효과적으로 빼낸 후 척추뼈 몸통에 인공뼈를 넣는 수술법을 적용하면서 척추 최소 분절 고정법을 더욱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월드 뉴로서저리(World Neurosurgery, IF=2.0)'에 최근 게재됐다.
2024-04-11 11:58:06
건선에서 혈액검사로 객관적인 중증도를 확인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은소·박영준 아주대병원 피부과 교수팀은 건선의 중증도를 판단하는 혈액 내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발견했다고 11일 밝혔다. 건선은 인구 1% 이상에서 발병하는 대표적인 난치성 만성 피부 자가면역 염증질환으로 비교적 젊은 연령층에서 호발한다. 경계가 분명한 전신 홍반과 함께 과다한 각질이 발생해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줄 뿐 아니라 치료하지 않으면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높아지고, 관절까지 침범해 관절염을 일으킬 수 있다. 현재 건선의 중증도를 판단하는 기준은 체표면적(Body Surface Area; BSA) 및 건선 중증도 지수(Psoriasis Area and Severity Index; PASI)다. 하지만 이들 지표는 모두 육안으로 판단하는 방법으로 평가자마다 차이가 난다는 게 뚜렷한 단점이다. 이에 최근 건선 중증도를 객관적인 수치로 확인코자 하는 연구들이 진행돼 왔으나, 아직 임상에서 사용 가능한 바이오마커가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혈액 내 존재하는 세포외 소포체 내 마이크로RNA(microRNA; miRNA)가 매우 안정(stable)하다는 점에 착안, miRNA 발현 정도를 건선 중증도에 따라 분석했다. 그 결과 세포외 소포체 내 ‘miR-625-3p’가 건선 중증도에 따라 차등 발현하는 것을 규명했다. 또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기준인 PASI 및 BSA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발견한 miR-625-3p가 건선의 주된 문제가 되어 온 피부 각질세포의 발현뿐 아니라 과각화(심한 각화)와 연관이 있음을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miR-625-3p가 각질세포의 증식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IGFBP3 유전자 및 단백질 발현을 조절함을 발견해 새로운 치료 타깃으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제1저자인 박영준 교수는 “이번 새로운 바이오마커의 발견은 임상에서 비교적 간편하게 혈액검사를 통해 건선의 중증도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신저자인 이은소 교수는 “건선에서 각질세포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이를 타깃으로 한 신규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난 3월 중개의학 분야 저명한 국제 학술지 ‘Journal of Translational Medicine’에 ‘Keratinocyte derived circulating microRNAs in extracellular vesicles: a novel biomarker of psoriasis severity and potential therapeutic target’(각질세포 유래 세포외 소포체 내 마이크로RNA: 건선 중증도의 새로운 바이오마커 및 잠재적 치료 표적)이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보건산업진흥원 R&D 프로그램, 한국연구재단 창의도전지원사업 지원으로 진행됐다.
2024-04-11 11:56:20
원발성 뇌암인 교모세포종의 치료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단서가 나왔다. RNA 결합 단백질 ‘ELAVL2’가 교모세포종의 악성화와 치료 저항성을 저지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박성혜 병리과·백선하 신경외과 서울대병원 교수팀(김요나·유지현 연구원), 구자록 서울대 의대 암연구센터 교수팀은 대규모 유전체 및 전사체 분석, 세포 기반 실험, 조직 마이크로어레이 분석을 통해 ELAVL2 단백질의 결핍이 교모세포종의 메젠카이멀 (mesenchymal) 형질전환을 촉진하며, 이로 인해 화학요법에 대한 내성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11일 발표했다. 교모세포종은 중추신경계에서 발생하는 가장 치명적인 형태의 뇌종양으로, 고도의 악성화 경향과 높은 치료 저항성으로 인해 재발이 빈번하다. 이런 난치성으로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이 의학계의 숙원이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 NCI)의 TCGA(The Cancer Genome Atlas) 프로그램에 따르면 교모세포종은 유전자 변이에 따라 프로뉴로널(proneuronal), 클래시컬(classical), 메젠카이멀(mesenchymal) 등 세 가지 아형으로 분류된다. 주변 신경조직으로의 침윤이 심한 메젠카이멀 아형은 악성화 경향이 더욱 높고 치료에 대한 반응성이 낮아 예후가 가장 좋지 않다. 게다가 최신 면역항암제를 포함한 새로운 치료법들도 제한적인 효과만을 보이고 있다. 이런 메젠카이멀 아형으로의 전사체 변화에 기초가 되는 조절 메커니즘은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아 교모세포종의 악성화에 기여하는 새로운 유전자 및 치료법의 발견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연구팀은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RNA 결합 단백질 ‘ELAVL2’가 메젠카이멀 아형으로의 전환을 조절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가정하고 공공 데이터베이스를 통한 대규모 유전체 및 전사체 데이터의 분석을 실시해 ELAVL2의 발현과 교모세포종의 특정 아형 간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ELAVL2는 다른 암종에 비해 교모세포종에서 가장 빈번하게 결손돼 있으며, 이는 교모세포종의 악성 메젠카이멀 형질전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ELAVL2가 교모세포종의 진행과 관련된 중요한 분자적 특징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 ELAVL2 매개 변화가 특정 교모세포종 아형 형질과 일치함을 보여줬다. 특히 ELAVL2의 발현은 암세포 전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상피간엽이행(EMT)과 관련된 유전자들과 반대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어 ELAVL2의 손실이 교모세포종 세포의 메젠카이멀 형질전환과 화학요법에 대한 내성 증가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다양한 세포실험을 수행했다. 이를 위해, siRNA를 사용하여 ELAVL2의 발현을 억제하거나, ELAVL2를 과발현시킨 세포 모델을 구축했다. 연구 결과, ELAVL2의 손실은 교모세포종 세포에서 메젠카이멀 형질 전환과 화학치료에 대한 내성 발달을 촉진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반대로, ELAVL2의 과발현은 이러한 현상을 억제하는 효과를 나타냈다.추가로 182명의 서울대병원 뇌종양 환자 조직 샘플을 분석하여 ELAVL2 단백질 발현 수준과 환자 생존율 간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이를 통해 높은 ELAVL2 단백질의 발현이 유리한 생존 결과와 연관되어 있음을 입증했다. 분자적으로, ELAVL2는 상피간엽이행을 억제하는 분자인 SH3GL3와 DNM3의 전사체에 직접 결합해 그들의 mRNA 안정성을 조절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ELAVL2가 교모세포종의 메젠카이멀 형질 전환을 억제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함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구자록 교수는 “ELAVL2가 교모세포종에서 종양 억제와 mRNA 안정화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교모세포종의 복잡한 전사체 변화와 뇌종양의 진행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고 밝혔다. 박성혜 교수는 “이번 연구가 교모세포종 환자의 진단 및 예후 평가에서 ELAVL2를 새로운 바이오마커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고 강조했다. 백선하 교수(신경외과)는 “이번 연구 결과에서 ELAVL2의 결손과 관련된 mRNA 및 단백질 발현 수준의 변화가 악성 뇌종양의 발달과 진행에 있어 새로운 분자적 경로를 제안한다”며 “이러한 발견이 메젠카이멀 전환 억제 및 교모세포종의 화학요법 내성 감소를 위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NPJ 정밀 종양학’(NPJ Precision Oncology, IF=7.9) 온라인판 최신호에 발표됐다.
2024-04-11 11:51:40
순천향대 부천병원 연구진이 위암의 복막전이 경로에 따른 특이적 유전자 발현 패턴을 규명하고, 위암 세포 주변 미세환경에 존재하는 암연관섬유아세포(Cancer-Associated Fibroblast, CAF)가 위암의 복막전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혔다.위암은 혈행성, 복막, 난소 등 다양한 전이 경로를 갖고 있으며, 전이로 인해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질환이다. 치료 성과를 높이려면 예후와 재발 위험성을 예측해 맞춤형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그동안 위암의 원발 종양에서의 유전자 발현에 따른 분자적 특징에 대한 연구는 많았으나, 위암의 전이 경로에 따른 전이 종양 특이적 유전자 발현 패턴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이에 최윤영·조인 순천향대 부천병원 위장관외과 교수팀은 14 명의 전이성 위암 환자로부터 취득한 66 쌍의 원발 및 전이성 위암 종양에 대해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Next Generation Sequencing)을 시행했다. 또한, 복막전이가 발생한 위암 환자의 복수와 원발 종양에 대한 단일세포염기서열분석을 분석했다.그 결과, 원발암에 비해 전이 종양에서 특이적인 상피-간엽전이 유전자 122개를 확인했으며, 위암의 전이 경로에 따라 다른 발현 패턴을 보인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 유전자들이 원발암에서 발현이 높은 경우 환자 예후가 나쁘고, 복막 및 난소 재발 위험성이 높았다. 또한, 전이 종양 특이적 유전자가 암세포 자체보다는 위암 주변의 미세환경에 존재하는 암연관섬유아세포의 하위집단에서 주로 발현돼 위암의 복막전이에 암연관섬유아세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본 연구는 전이암 환자에서 암 전이 경로에 따라 다른 치료 접근이 필요하며, 위암의 복막 및 난소 전이 가능성을 원발암의 유전자 검사를 통해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복막전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암 주위 미세환경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치료 전략 구축 필요성을 제시했다.최윤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한 환자에서 위암의 원발암과 전이암을 전이 경로에 따라 직접적으로 비교한 첫 연구다. 본 연구가 향후 치료가 어려운 위암의 주요한 사망 원인인 ‘위암의 전이’ 기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위암 재발의 조기 진단 및 새로운 치료 전략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위암의 복막전이 특이적 전이경로 신호 및 미세환경 상호작용에 대한 해독’이라는 제목으로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암 연구 학술지 ‘Cancer Communications (IF=16.2)’ 최신 호에 게재됐다. 본 연구는 지난해 9월 2023 대한위암학회 국제학술대회인 ‘KINGCA WEEK 2023’ 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최우수 연제상(Best Plenary Oral Presentation Award)’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024-04-09 11:58:12
60세 이상 고령인구에서 미세먼지에 노출됐을 때 고지혈증 치료제인 스타틴을 받은 사람은 심혈관질환, 특히 뇌졸중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박상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김규웅 국립암센터 책임연구원, 정석송 고려대 의대 조교수)은 국가대기환경정보관리시스템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를 활용, 스타틴 사용이 미세먼지에 노출된 고령인구의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6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세계질병부담연구(Global Burden of Disease)에 따르면 심혈관질환은 2019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약 5억2300만명의 유병자가 존재하며 1860만명의 사망을 초래한다. 고령화로 인해 심혈관 기능이 저하돼 심혈관질환 위험이 증가한다. 미세먼지는 그 위험을 높이는 주요 인자 중 하나다.스타틴(statin)은 이상지질혈증과 심혈관질환의 예방 및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약물이지만, 미세먼지 노출에 의한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 효과는 충분히 연구되지 않았다.연구팀은 60세 이상 성인 122만9414명을 대상으로 평균 일일 미세먼지 PM10(지름이 10µm보다 작은 미세먼지) 및 PM2.5(지름이 2.5µm보다 작은 미세먼지) 노출 데이터와 연계된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후향적 인구 기반 코호트 연구를 진행했다. 추적 기간은 2016~2021년이다. 처방 그룹(90일 이상 처방) 및 비처방 그룹(미처방 또는 90일 미만 처방)으로 나누어 분석했다.그 결과, 높은 수준의 미세먼지 PM10(50µg/㎥ 초과) 및 PM2.5(25µg/㎥ 초과)에 노출된 경우, 스타틴을 처방받은 그룹은 비처방 그룹에 비해 뇌졸중 발생 위험이 각각 20%, 17%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낮거나 중간 수준의 미세먼지 PM10(50µg/㎥ 이하) 및 PM2.5(25µg/㎥ 이하) 노출에 대해서도 스타틴 처방 그룹은 비슷한 위험 감소 효과를 보였다.이러한 결과는 스타틴 사용량을 총 처방일수와 일일규정용량(defined daily dose, DDD)으로 정의한 분석결과에서도 일관되게 확인됐다. 즉 고령 인구에서의 스타틴 처방 효과는 미세먼지 노출 수준에 관계없이 유의미하게 뇌졸중 발병 위험을 낮추는 비례 관계가 있었다. 미세먼지 노출로 인한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에 대하여 스타틴 처방으로 인한 뇌졸중 발생 위험 감소는 용량-반응(dose-response) 비례 관계를 보였다.공동 제1저자인 김규웅, 정석송은 “이번 연구 결과는 스타틴이 미세먼지 노출로 인한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고령인구뿐만 아니라 다른 취약계층에서의 유사한 효과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교신저자인 박상민 교수는 “스타틴 사용 결정은 개인의 건강 상태, 기저질환, 약물 복용 이력 등을 고려하여 전문 의료진과 상담 후 이루어져야 한다”며 “이번 연구 결과가 향후 심혈관질환 예방 전략 수립 및 공중보건 정책 입안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논문에 따르면 미세먼지는 전신 염증을 유발해 죽상동맥경화증 발병을 촉진한다. 예컨대 친염증 사이토카인(IL-6 and TNF-α)과 점착물질(adhesion molecule)이 대기오염물질에 의해 강화된다. 또 산화 스트레스와 혈관내피세포 손상 및 기능 저하도 초래한다. 연구팀은 스타틴이 항염증, 항산화, 혈관내피세포 보호 효과를 통해 심혈관질환 위험 예방(감소) 효과를 내지만 그 기전은 확정할 수 없으며 다만 통계적으로 상호 ‘긍정적’ 비례관계가 입증됐다고 설명했다.이번 연구는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유럽예방심장학회저널’(Europe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ogy, IF=8.3) 최근호에 게재됐다.
2024-04-08 12:00:33
‘스마트 콘택트렌즈’로 눈물 성분을 분석해 혈당을 확인할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자영 연세대 의대 의공학교실 교수, 이용호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박장웅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 박원정 연구원, 김홍균 경북대병원 안과 교수, 김정호 경북대 의대 연구원, 김주희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연구원 공동 연구팀은 실시간으로 눈물 속 생체 지표를 측정해 정확하게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IF=16.6) 최신호에 실렸다.그동안 당뇨병 환자들이 바늘로 손가락을 찔러 혈당을 측정했지만, 신체‧정신적 고통은 물론 2차 감염의 위험도 있다. 침이나 땀, 소변 등 타액은 오염도가 높아 측정 수단으로 삼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접근성은 높으나 오염도는 낮은 눈물을 이용한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반면 안구는 습도 유지를 위해 눈물이 계속 나오고, 눈꺼풀이 오염을 막아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하지만, 눈물 속 당과 혈당 사이 연관성이 있는지를 확인한 연구는 없었다.연구팀은 당을 측정하는 고감도 센서와 이를 휴대기기로 전송하는 무선통신용 안테나가 내장된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제작해 임상시험을 시행했다. 시판 중인 콘택트렌즈와 같은 재료로 만들어져 착용 시 이물감이 적고 시야는 가리지 않았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여러 종류의 눈물 중 혈당과의 연관성에 영향을 주는 유형을 확인했다. 눈물은 눈을 깜빡일 때마다 흘러 청결을 유지하는 기본눈물(Basal tears), 감정에 의해 나오는 감정눈물, 외부 자극으로 흐르는 반사눈물(Reflex tears)로 나뉜다. 토끼 눈에 렌즈 착용 시 발생하는 자극과 연구팀이 의도적으로 가한 자극으로 인해 반사눈물이 나올 때 눈물 속 당과 혈당의 상관관계가 줄었다.그러나 렌즈 착용 후 일정 시간(1~3분)이 지나자 눈물 당 수치가 안정되며 혈당과의 상관관계가 다시 높아졌다. 연구팀은 반사눈물로 인한 일시적인 상관관계 변화가 기존에 눈물로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지 논란이 있었던 이유였다고 설명했다.이후 ‘안정화 시간’을 거쳐 임상 시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정상이거나 당뇨를 앓는 토끼와 강아지 각 8마리, 사람 10명을 대상으로 스마트 콘택트렌즈로는 눈물당을, 혈당 측정기로는 혈당을 쟀다. 그 결과 모든 시험에서 혈당 수치의 변화에 맞춰 눈물당도 같이 등락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다만 시험 대상자들의 눈물당 등락은 개별적으로 다른 시간 간격을 두고 혈당 변화를 따라갔다. 연구팀은 이를 ‘개인화된 시간 지연’으로 정의했다. 이어 혈당과 눈물당 간 상관관계 분석에 사용한 ‘피어슨 상관계수’에 각기 다르게 지연 정도를 적용해보니 그 값이 0.9 이상으로 나왔다. 피어슨 상관계수에서는 값이 1에 가까울수록 상관관계가 높다.끝으로 ‘일치 오류 격자’ 분석을 통해 눈물당 수치를 기반으로 혈당 수치를 예상해 설정하고, 실제로 혈당을 쟀다. 일치 오류 격자 분석법은 혈당 측정기의 정확도를 판단하는 데 사용하는 방식이다. 값을 비교해보니 예상한 혈당 수치는 혈당 측정기를 통한 결과와 오차가 거의 없었다. 이용호 교수는 “시간개념을 도입해 기존에 눈물을 이용한 혈당 분석 연구가 지지부진했던 원인을 해결하면서 눈물당과 혈당 수치의 상관관계를 명확히 확인했다”며 “스마트 콘택트렌즈가 당을 비롯해 눈물로 확인할 수 있는 콜레스테롤, 안압 등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어 다른 질환 진단과 치료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한세광 포스텍 교수팀, 바이메탈 나노입자 충진 다공성 수화젤로 고민감도 당센서 구현한편 한세광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교수와 김수경 박사, 이건의 통합과정 연구생팀은 연속혈당 측정용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개발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제난 바오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와 신상배 화이바이오메드 박사도 이 연구에 공동 참여했다.눈물 속 당을 분석해 당뇨병을 진단하는 콘택트렌즈 기술(구글 렌즈)은 이미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당 센서 민감도가 낮아서 혈당과 누당(淚糖)의 상관관계가 검증되지 않아 임상시험이 중단됐다. 포스텍이 개발한 연구는 실시간으로 혈당을 정확하게 진단 가능한 스마트 콘택트렌즈다.연구팀은 다공성 고분자 하이드로젤에 바이메탈 나노촉매를 충진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당 센서의 반응속도와 민감도를 높였다. 미량의 눈물 성분이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다공성 구조로 만들어진 하이드로젤에 바이메탈 나노촉매와 당 산화효소를 충전해 당 센서를 제작했다.포도당이 들어 있는 눈물이 다공성 하이드로젤에 빠르게 흡수되면서 당산화효소와 반응하게 되고 이때 생성되는 전자의 이동으로 전류 변화가 생기게 된다. 다공성 하이드로젤에 충진된 바이메탈 나노촉매는 당산화 반응을 빠르게 활성화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로 인해 혈당을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게 큰 장점이다. 연구자임상 결과 렌즈에 장착된 당 센서의 응답시간은 이전 스마트 콘택트렌즈 절반 수준으로 빨라졌다. 3주 이상 재현성 있게 고민감도 당 분석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개발된 고민감도, 실시간 모니터링 스마트 콘택트렌즈 진단 시스템은 다양한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 분석에 적용 가능해 여러 난치성 질환 진단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세광 교수는 “당뇨 진단 스마트 콘택트렌즈의 임상시험 샘플 제조를 위해 인터로조와 위탁생산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연구자임상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연세대 세브란스 안과병원 김태임 교수팀, 고려대 안산병원 당뇨 전문의 김난희 교수팀과 공동으로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 당뇨병 환자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이번 연구는 중소벤처기업부, 한국연구재단, 미국국립보건원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IF=29.4)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2024-04-05 10:5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