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의료진이 지난 2월 28일 국내 최초로 인조혈관을 통한 경피적 대동맥판막치환술(transcatheter aortic valve replacement, TAVR, 일명 타비 시술)에 성공했다. 70대 남성 김모 씨는 2년 전부터 이 병원에서 폐암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으로 치료받던 중 심장기능의 악화가 의심돼 지난해 2월 박명수 순환기내과 교수에게 의뢰됐다. 검사 결과 심장판막이 제 기능을 못 하는 대동맥판막협착증으로 진단됐다. 대동맥판막이 좁아지면 판막 내 혈류속도가 빨라지는데, 김 씨의 최고 혈류속도는 4.86m/s에 달했다. 대동맥판막 내 최고 혈류속도가 4.0m/s 이상인 경우 중증으로 분류된다. 또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으로 혈류가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며 심전도 검사결과도 날이 갈수록 악화됐다.김 씨는 폐암과 COPD로 치료 중이어서 전신마취를 견디기 힘들어 개흉수술은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박 교수는 타비시술로 대동맥판막협착증을 치료하기로 했다. 타비시술은 허벅지부위 대퇴동맥으로 도관을 삽입한 뒤 고장난 판막을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시술이다. 심장을 멈추지 않으며 시술시간이 비교적 짧아, 고령의 다발성 질환자도 합병증 없이 치료할 수 있다.그런데 김 씨가 오랜 기간 동맥경화로 치료받으며 타비시술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허벅지 쪽의 대퇴동맥과 목 쪽의 경동맥은 모두 막혀있거나 스텐트가 삽입돼 있어서 접근이 불가능했다. 겨드랑이 동맥을 이용할 수 있었지만 이 경우 절개 부위가 커지고 전신마취가 필요해 폐기능이 약해진 환자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방법이었다.유일한 방법은 좌측 대퇴동맥에 연결된 인조혈관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김 씨의 우측 대퇴동맥에는 스텐트가 삽입돼 있어 접근이 불가능했고, 좌측은 전 구간의 장골-대퇴동맥이 폐색돼 있었고 대동맥에서 대퇴동맥까지 인조혈관으로 이어져 있었다. 다만 인조혈관을 경유하는 타비시술은 국내에서 사례가 없었고, 인조혈관 손상에 따른 복강 내 출혈이나 감염 등의 위험부담이 컸다. 인조혈관의 경우 자가혈관과 달리 지혈도 어렵기 때문에 응급수술을 받아야 해 위험성이 컸다.최재혁·박명수 순환기내과, 나찬영 흉부외과 교수팀은 해외의 인조혈관 경유 타비시술 사례를 분석하고 수차례 시뮬레이션을 거쳐 치료 성공에 대한 확신을 갖고 타비시술을 결정했다. 치료 당일 나찬영 교수는 국소수술을 통해 인조혈관의 하단을 절개했고, 이어서 박명수․최재혁 교수는 인조혈관에 기구를 삽입해 시술을 시작했다. 자가혈관과 달리 신축성이 떨어지는 인조혈관으로 기구를 삽입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정교한 시술로 인조혈관에 손상 없이 조직판막을 삽입했다. 이후 조영제를 넣어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며 조직판막이 달린 카테터가 대동맥판막까지 도착했고 고장난 판막을 조직판막으로 교체했다. 혈관조영을 통해 인조혈관 및 문합부위의 누출 여부를 확인한 뒤 절개한 인조혈관을 봉합하면서 3시간 30분간의 치료가 무사히 마무리됐다.시술 후 김 씨는 대동맥판막 내 최고 혈류속도가 1.64m/s로 안정화됐고 심전도 검사에서도 정상적인 심장박동을 확인해 지난 3월 6일 퇴원했다.박명수 교수는 “인조혈관을 경유할 수밖에 없는 타비시술은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물고 국내에서는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심장혈관센터는 여러 고난도 타비시술을 비롯해 현재까지 모든 타비시술에 100% 성공했고, 특히 이번 국내 첫 인조혈관 경유 타비시술 성공은 의료진의 뛰어난 술기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최재혁 교수는 “타비시술이 요구되는 대동맥판막협착증은 대부분 고령의 환자에게 나타나기 때문에 심한 동맥경화 등으로 자가혈관을 이용하는 것이 불가능할 경우 인조혈관을 경유한 접근을 고려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번 인조혈관 경유 타비시술 성공으로 타비시술의 적응증을 크게 넓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2024-03-19 10:48:21
안성수 연세대 용인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김형우 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교수, 한민경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교수팀은 혈청 양성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서 항류마티스제 사용이 심방세동을 발생시킨다는 연구결과를 19일 발표했다. 가장 흔한 심장 부정맥 중 하나인 심방세동은 고혈압, 당뇨병, 갑상선·신장·심장 질환과 함께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은 염증성 질환과도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치료에는 다양한 종류의 항류마티스제가 사용되는데, 어떤 약물이 심방세동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이에 연구팀은 2010~2020년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가운데 혈청 양성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새롭게 진단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시행했다. 혈청 양성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중 심방세동을 진단받은 환자군과 그 4배로 추출된 코호트 내 대조군과 비교 분석했다. 이는 항류마티스제가 심방세동 발생 위험 요인으로 알려진 고혈압, 만성 신질환, 심부전 등 기저질환과 독립적으로 질환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연구 결과, 10만8085명의 혈청 양성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중 2629명(2.4%)에서 새롭게 심방세동 진단이 확인됐다.항류마티스제의 종류는 환자의 나이, 성별에 따라 심방세동 발생에 다른 영향을 미쳤다. 메토트렉세이트(Methotrexate)는 전체 혈청 양성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서 심방세동 발생을 감소시켰다.반면 레플루노마이드(Leflunomide)는 발생을 증가시켰다. 레플루노마이드와 아달리무맙(Adalimumab)은 50세 이상에서 심방세동 발생을 증가시켰다. 남성에서는 메토트렉세이트가 심방세동 발생을 줄였고, 여성에서는 레플루노마이드가 그 위험성을 높였다.혈청 양성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서 새롭게 심방세동이 발생하는 비율이 높지는 않지만 항류마티스제의 종류에 따라 심방세동의 위험을 높이거나 낮출 수 있음이 이번에 밝혀졌다. 안성수 교수는 “연구에서 확인된 항류마티스제와 심방세동 간 연관성은 추후 약물 선택이나 환자 모니터링에서 유용한 근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심장질환 발생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류마톨로지’(Rheumatology, IF=5.5)에 최근 게재됐다.
2024-03-19 10:25:23
묵인희 서울대 의대 생화학교실 교수팀이 갑상선기능저하증, 특히 뇌내 갑상선호르몬 결핍이 알츠하이머병 발병에 미치는 상호 관계를 최초로 규명했다. 갑상선호르몬은 뇌 발달과 기능에 중요한 호르몬이고 갑상선호르몬 수치의 불균형은 뇌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고 인지장애를 나타내는 알츠하이머병의 발병과 진행에 위험 요인으로 알려졌다. 특히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인지적 기억 능력 저하 및 ‘뇌 안개’(Brain fog, 멍한 느낌이 지속되고 생각과 표현을 분명하게 못함)와 같은 알츠하이머병 유사 증상을 초래한다. 여러 역학 연구 결과에서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혈액, 뇌척수액, 사후 뇌 조직에서 갑상선호르몬 수치의 변화가 보고됐지만, 뇌 속 갑상선호르몬 대사 과정의 변화와 갑상선호르몬 결핍이 병리학적 변화를 일으키는 명확한 기전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성 치매 쥐의 뇌 속 갑상선호르몬 수치의 변화를 확인한 결과 해마 영역에서 갑상선호르몬의 수치가 질병 초기 단계부터 감소했고, 이는 혈중 갑상선호르몬 수치 감소보다 더 빠르게 일어나는 것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뇌 조직을 이용한 단일세포 분석을 통해 갑상선호르몬 결핍이 뇌에 거주하는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의 기능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혔다. 이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뇌내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한 알츠하이머성 치매 쥐를 치료하기 위해서 활성형의 갑상선호르몬인 T3를 투여했다. 그 결과, 알츠하이머성 치매 쥐의 기억 및 인지기능 장애가 회복됐고, 뇌내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단백질의 과도한 축적이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광범위한 아밀로이드-베타(Aβ)와 Tau 단백질 병리가 발생하기 전 초기(4개월령) 치매 쥐의 혈액과 뇌 조직 내 갑상선호르몬 수치의 변화를 확인했다. 혈액 내 갑상선호르몬 수치는 정상 쥐와 치매 쥐 간에 큰 차이가 없었지만 뇌 내 갑상선호르몬 수치를 비교했을 때 해마 영역에서 특이적으로 정상 쥐보다 치매 쥐에서 활성형 갑상선호르몬, 트리요오드타이로닌(Triiodothyronine, T3)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 정상 쥐와 비교해 치매 쥐의 해마 영역에서 비활성형의 전구호르몬, 티록신(Thyroxine, T4)을 활성형의 호르몬, T3로 전환해주는 제2형 탈요오드효소 (Type 2 deiodinases, DIO2)가 감소된 것을 확인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 유래 뇌 오가노이드 모델과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사후 뇌 조직에서도 병변의 정도에 따라 DIO2 단백질 발현이 감소하는 것을 관찰했다. 10주 동안 요오드 결핍 사료를 먹여 갑상선호르몬이 완전히 고갈된 쥐의 해마에서 단일세포 유전자 발현을 분석한 결과 뇌세포 유형 중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미세아교세포만이 요오드 결핍 사료에 의해 상당한 변화를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갑상선호르몬이 결핍된 쥐의 미세아교세포는 자발적인 염증반응 활성화로 인해 베타 아밀로이드에 대한 식세포 작용이 매우 감소했다. 그 결과, 갑상선호르몬 결핍 치매 쥐의 해마에서는 아밀로이드 플라크 증가와 함께 인지 저하가 가속화됐다. 묵인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갑상선호르몬이 뇌에서 베타 아밀로이드에 대한 미세아교세포의 면역반응(베타 아밀로이드 및 타우단백질에 대한 식세포(제거) 작용)을 형성하는 데 역할을 한다는 점을 밝힌 것”이라며, “갑상선호르몬 보충을 통한 알츠하이머병의 치료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었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갑상선호르몬의 불균형과 알츠하이머병의 상관관계에 대해 논란이 많은 상황에서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병의 갑상선호르몬의 감소를 뇌에서 확인하고, 갑상선호르몬의 대사장애 및 미세아교세포에서의 역할을 명확히 해 효과적인 갑상선호르몬 치료요법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알츠하이머병 치료 연구에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보건복지부의 재원으로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Korea Dementia Research Center, KDRC)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이번 연구 성과는 3월 16일에 저명 학술지인 '사이언스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IF=13.6)에 게재됐다
2024-03-18 10:56:04
간암의 암연관섬유아세포(CAFs, Cancer associated fibroblasts)가 면역단백질인 면역글로불린A와 결합해 항암 면역반응을 억제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성필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교신저자), 최호중 간담췌외과 교수(공동저자), 박종근 가톨릭대 의생명건강과학과 석사과정 학생(제1저자) 연구팀은 간내 축적된 면역글로불린A가 간세포암 주변 미세환경에 존재하는 암연관섬유아세포에 영향을 주어 면역세포인 T세포의 기능을 약화시키는 기전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18일 밝혔다.연구팀은 서울성모병원에서 간세포암 치료를 받은 환자의 조직샘플을 분석한 결과, 증가된 면역글로불린A는 간내 섬유아세포에 결합하고 이로 인해 섬유아세포가 면역 억제 기능이 증가하는 표현형으로 분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항종양 면역 반응을 담당하는 T세포 기능 약화로 이어져 간암의 발생 및 면역 치료에 좋지 않은 반응을 유발하게 된다고 덧붙였다.암연관섬유아세포는 종양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섬유아세포로 종양미세환경에서 암의 진행과 전이를 촉진할 뿐 아니라 치료약물의 전달을 방해하고 저항성을 유발해 암 치료를 어렵게 한다. 최근 간세포암의 암연관섬유아세포가 항암제 렌바티닙과 소라페닙 치료의 내성을 유도하며, 여러 표현형이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동안 유방암, 췌장암 등 여러 암에서 암연관섬유아세포의 역할은 많은 연구 활동으로 알려진 반면 간세포암 분야는 연구가 부족했다. 간세포암에서 암연관섬유아세포의 형성 기전 및 특성을 규명한 이번 연구로, 이를 제어하는 새로운 면역항암제 치료 전략이 기대되고 있다. 면역글로불린(Ig)은 림프구에서 분화된 단백질로 세균, 바이러스와 같은 외부 물질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내는 면역체계다. 면역글로불린에는 Ig G, Ig M, Ig A, Ig D, Ig E로 5가지 종류다. 면역글로불린A는 주로 점막 부위에서 분비되어 방어하며 타액, 소화액 등에 존재한다. 인체가 감염에 대항할 때 만들어지는 항체의 한 종류이지만, 다양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세포암은 원발성 간암으로 간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의 약 90%를 차지한다. 전 세계적으로 암 관련 사망의 3번째 주요 원인이며, OECD 국가 중 우리나라는 간세포암 발생률 1위다. 간세포암은 간 전제술, 간이식, 항암요법이 주요 치료법이다. 간암 치료를 위한 면역항암제가 최근 임상에 쓰이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면역항암제(PD-1/PD-L1 억제제)와 표적항암제(소라페닙. 렌바티닙) 병용요법에도 여전히 환자 10명 중 3명은 암이 빠르게 악화된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간암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를 높이는 기전을 찾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시도되고 있다. 성필수 교수는 “축적된 간내 면역글로불린A는 면역 억제를 조절(억제)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이며 간세포암의 발전 및 전이의 핵심 요인일 수 있다”며 “환자의 간암조직을 실제로 이용한 이번 연구로, 암연관섬유아세포의 항종양 면역기능 약화 기전이 최초로 규명된 만큼, 간암에서 면역치료 반응율을 높이려면 암연관섬유아세포 제거가 필요하다”고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소화기학 간학 분야 국제학술지 '간장학‘(Hepatology, 인용지수 14.0) 2월 15일자로 정식 게재되기에 앞서 온라인에 먼저 게재됐다. 서울성모병원 리더연구자 연구비, 한국연구재단 개인기초연구의 지원으로 연구가 진행됐다.
2024-03-18 10:50:08
항생·성장물질을 필요한 시기에 순차적으로 방출함으로써 뼈 재생 효과를 높이는 기술이 개발됐다. 차재국 연세대 치대 치주과학교실 교수와 홍진기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항생물질과 성장물질을 동시에 넣은 인공뼈를 뼈의 결손 부위에 삽입하면 각 물질이 순차적으로 방출하도록 유도해 뼈의 재생을 도울 수 있다고 15일 밝혔다.연구 결과는 나노과학기술 분야 국제 학술지 ‘나노 투데이’(Nano Today, IF=17.4) 최신호에 게재됐다.치주질환과 같은 만성염증이나 골다공증 등 뼈 질환을 앓는 환자는 골절을 겪으면 뼈의 재생 속도가 더뎌 회복이 어렵다. 이런 경우 인공뼈를 이식하기도 한다. 최근엔 인공뼈 안에 항생물질과 성장물질을 넣어 자연적인 뼈 재생을 촉진한다.이 때 두 물질의 방출 순서가 뼈 재생 환경의 안정성과 속도에 영향을 미친다. 이식 초기에는 항생물질이 방출돼 수술 부위의 감염을 방지하고, 이후에는 성장물질이 나와 뼈 재생을 본격적으로 촉진해야 한다. 하지만 두 물질의 방출 순서를 미세하고 정확하게 조절할 방법은 연구된 바 없었다.연구팀은 인공단백질 젤라틴을 인공뼈에 심는 방식을 고안했다. 인공뼈의 바깥 부분에는 항생물질을, 내부에는 성장물질을 함유한 젤라틴을 각각 붙였다. 이식 초기에는 바깥 부분에 있는 항생물질이 자연스레 먼저 뼈 조직에 모두 녹아들고, 그 뒤로 내부에 있던 성장물질이 나오게 되는 원리다. 이러한 방식을 광범위한 골 결손(치아 등)이 있는 성견(成犬)에게 적용했을 때, 이식한 인공뼈가 체내 생착하고 새로운 뼈를 재생해내는 정도가 기존 대비 2배 이상 향상됐다.차재국 교수는 “뼈 재생을 안전하게 촉진하기 위해 꼭 필요한 항생물질과 성장물질이 순차적으로 방출되는 기술의 효과를 확인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뼈 결손부가 큰 암 환자나 뼈 재생 능력이 적은 골다공증, 당뇨병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4-03-15 11:03:10
세포분열을 더 이상 하지 않아 그 기능이 소실된 것으로 여겨졌던 ‘노화종양세포’(암세포)가 실제로는 암세포의 생존과 전이를 촉진한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박태준 아주대 의대 생화학교실 교수팀(박순상 연구강사·이영경 연구교수)과 김장희 병리학교실 교수팀은 암의 진화와 세포노화 과정 간 연관성을 최초로 증명했다고 13일 밝혔다.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3월 국제 학술지 ‘Cell Reports’(IF=9.995) 온라인판에 ‘Cellular Senescence is Associated with the Spiatial Evolution Towards a Higher Metastatic Phenotype in Colorectal Cancer’(대장암에서 종양세포의 노화 과정과 공간 진화 간의 연관성)란 제목으로 발표했다.노화종양세포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세포분열이 일어나지 않는 암세포를 의미하는 데, 그동안 세포분열을 하지 않기 때문에 암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여겨졌다.하지만 최근 노화종양세포가 다른 암세포의 생존과 정상면역 회피와 연관이 있다는 보고가 발표되고 있는 등 노화종양세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이와 관련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단일세포 공간 전사체 분석을 통해 암의 중심부에서 바깥쪽으로 갈수록 암세포의 특징이 암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것을 관찰했다. 또 이러한 진화과정 중 종양세포의 노화가 관여하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했다.특히 연구팀은 암세포의 진화 정도에 따라 두 가지 노화종양세포 아형(subtype)이 존재하는 것을 확인했다. 그 중 하나인 제1형 노화종양세포는 CXCL12를 분비해 우리 몸의 정상 면역반응을 억제하고, 또 다른 제2형 노화종양세포는 MMP7을 분비해 암세포의 림프절 전이를 촉진했다.이에 연구팀은 추가 연구를 통해 노화종양세포를 제어할 수 있다면, 암세포의 생존과 성장은 물론 암의 재발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박 교수는 “종양세포도 계속 진화과정을 거치며, 그 진화과정을 억제하면 항암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세포노화 억제 기술이 항암 치료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다.김 교수는 “최초 원발암의 치료도 중요하지만, 암의 전이나 재발을 억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대가 도래했다”며 “이번 연구가 노화종양세포 제어를 통한 항암치료 분야에 혁신적 발전을 가져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4-03-13 10:06:44
초기 폐암은 수술적 절제만으로 완치에 도달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초기 폐암으로 수술받는 환자 중에서도 일부는 임파선(Lymph Node) 전이로 인해 추가로 항암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으로 수술 전 영상검사에서는 임파선(Lymph Node) 전이가 없는 것으로 보였으나, 수술장에서 절제한 임파선 검체에서 암세포가 확인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숨어있는 임파선 전이’(Occult Lymph Node Metastasis)는 전체 수술 환자의 5~10%에서 확인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 폐암 진단을 받은 환자에 있어 수술 후 항암치료 시행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인 가운데, 이 추가 항암치료 여부에 결정적인 ‘숨어있는 임파선 전이’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윤동욱 중앙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와 최수환 한양대 구리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 조종호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외과 교수 연구팀은 초기 폐암으로 수술받은 환자들에서 관찰되는 숨어있는 임파선 전이에 관한 연구 논문(Importance of Lymph Node Evaluation in ≤2-cm Pure-Solid Non-Small Cell Lung Cancer)을 최근 국제저널인 ‘흉부외과 연보’(Annals of Thoracic Surgery, IF=4.5) 3월호에 발표했다.이번 논문은 미국 흉부외과학회에서 발행하는 SCIE급 공식 국제저널인 ‘Annals of Thoracic Surgery’ 2024년 3월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2003년부터 2017년까지 수술 전 컴퓨터단층촬영(CT)과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CT) 영상검사에서 임파선 전이가 없는 2cm 이하의 초기 폐암으로 확인돼 폐 절제 수술을 받은 1329명의 환자 중 ‘간유리 음영’(ground glass opacity, 간유리처럼 뿌옇게 보이는 종양)을 포함한 종양을 가지고 있던 환자 591명과 ‘순수 고형’(pure solid)으로 보이는 종양을 가지고 있던 환자 738명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CT 영상에서 보이는 종양의 모양과 크기에 따라서 숨어있는 임파선 전이가 확인되는 비율이 다른 것을 확인하였다. 즉 CT 영상에서 폐의 일부분이 유리 표면을 사포로 문질러 불투명해진 유리처럼 뿌옇게 보이는 간유리 음영’을 포함한 종양을 가진 환자에서 크기와 상관없이 약 2%의 확률로 수술 검체에서 ‘숨어있는 임파선 전이’가 확인됐다. 암 사이즈가 1cm 이하면 임파선 전이가 2.27%, 1.0~1.5cm이며 2.19%, 1.5~2.0cm이면 2.18% 확률로 임파선으로 암이 전이됐다. 하지만, 결절 전체가 불투명해 내부에 폐 조직이 완전히 보이지 않는 순수 고형 형태로 보이는 종양을 가진 환자들은 종양이 클수록 수술 후 임파선 전이가 확인되는 확률이 높아졌다. 1cm 이하에서 2.46%이던 확률이 1.0~1.5cm에서는 12.46% 1.5~2.0cm에서는 21.31%까지 높아졌다. 또 순수 고형 형태의 암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의 5년 무병 생존율(disease-free survival)은 71.2%로, 간유리 음영 환자들의 생존율(94.4%)에 비해 나쁜 예후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에서 1cm 이상의 작은 크기의 폐암이라도 순수 고형 형태라면 폐암 절제 수술 중 반드시 임파선 박리 절제를 함께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윤 교수는 “2cm 이하의 작은 종양을 가진 환자들이라 하더라도 ‘숨어있는 임파선 전이’가 확인되는 경우가 많았고, 이는 순수 고형 형태로 보이는 암 환자에서 특히 많았다”며 “초기 폐암에서 숨어있는 임파선 전이를 예측하는 것은 환자들에게 부작용이 동반될 수밖에 없는 항암치료를 막을 수 있는 중요한 힌트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수술 중 임파선 절제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수환 교수는 “순수 고형 형태로 보이는 암 환자들은 수술 전 기관지내시경을 통한 임파선 검사(Endobronchial Ultrasound, EBUS)를 받을 필요가 있다”며 “이번 연구는 순수 고형 형태의 폐암 환자들의 치료 방침을 정하는데 도움이 되는 자료”라고 말했다.
2024-03-13 09:59:34
명우재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원홍희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교수팀(김혜진, 안예은, 윤주현 연구원)은 창의성과 정신장애 간 유전적 연관성을 연구한 결과를 13일 발표했다.창의성은 새로운 생각이나 개념을 발견하거나 기존에 있던 생각이나 개념들을 조합해 새로운 무언가를 생각해내는 능력으로 예술, 건축, 과학 등 독창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수많은 직업군에서 반드시 필요한 역량으로 꼽힌다.창의성은 정신장애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역사적으로 천재로 불리는 과학자나 예술가의 상당수가 정신질환을 겪었다는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실제로 여러 관찰 연구에서 예술가 집안에서 우울증이나 양극성장애가 흔하다는 점이 보고된 바 있다.이에 연구팀은 창의성과 정신장애의 유전적 조성을 규명하기 위해서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참가한 유럽인 24만여명의 351개 직업을 기계학습 기법으로 분석해 이들이 얼마나 창의적인 직업에 종사했는지를 수치화했다.이를 바탕으로 전장유전체연관성분석(genome-wide association study)을 포함한 다양한 유전체 연구를 실시한 결과, 직업에 기반한 창의성 점수와 연관된 25개의 유전변이를 발굴했으며 관련 변이들이 뇌 조직 중 특히 해마와 대뇌 피질 발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밝혔다.주목할 만한 성과는 창의성과 정신장애의 복잡한 연관성을 유전체 수준에서 밝혀냈다는 점이다. 창의성과 연관이 있는 유전변이의 상당 부분이 실제로도 정신장애와도 연관성을 보였는데, 대표적으로 창의성과 우울증은 서로 96%의 유전변이를 공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러나 해당 유전변이가 창의성과 정신장애에 항상 같은 방향으로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점은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단순히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더 창의적이라거나 창의적인 사람들이 정신장애에 취약하다는 속설과는 다른 결과로, 같은 유전변이가 개인별로 다르게 작용하는 기전을 밝힌다면 창의성뿐만 아니라 정신장애의 유전적인 이해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진 유전적인 요인을 통해 전체 창의성의 약 7.5% 수준을 설명할 수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개인의 창의성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명우재 교수는 “창의성에 대한 분자생물학적인 원인을 찾아냈을 뿐만 아니라, 창의성과 많은 유전변이를 공유하는 정신장애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연구결과”라며 “향후 정신장애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원홍희 교수는 “기존의 창의성 측정법은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제약이 있었다”며 “이번 연구는 수십만에 달하는 대규모 코호트 참가자들의 직업 조사 결과와 기계학습 모델을 기반으로 창의성을 정의함으로써 대규모 유전 분석이 가능했다”고 밝혔다.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의 중견연구 지원사업, 신진중견연계사업,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 서울대 헬스케어융합학과-분당서울대병원 공동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정신의학 학술지 ‘Psychiatry Research’(Impact Factor=11.3) 최근호에 게재됐다.
2024-03-13 09:58:17
정진호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팀(이동훈 교수, 김은주 연구교수)은 민감성 피부를 완화하는 효과를 입증한 새로운 피부 투과성 펩타이드 ‘APN5N’을 개발하고, 이를 규명한 연구 결과를 12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민감성 피부의 원인 중 하나로 알려진 아디포넥틴(adiponectin, APN)*의 결핍을 개선하는 피부 투과성 펩타이드의 효능을 입증한 것으로, 새로운 민감성 피부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민감성 피부는 일반적으로 자극에 대해 작열감, 가려움증, 따끔거림 등의 불쾌한 감각으로 정의된다. 이는 손상된 피부장벽 기능, 신경감각 이상, 아디포넥틴 결핍 등과 관련이 있다. 아디포넥틴은 지방 조직에서 분비되는 단백질 호르몬으로 병적 상태에서 감소되며, 주로 혈당과 에너지 대사 및 염증 조절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기존 연구들에서 아디포넥틴을 외부로부터 공급받으면 체내 불균형을 회복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으나, 비교적 크기가 큰 단백질이어서 피부에 직접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이에 연구팀은 아디포넥틴 역할을 하는 물질을 피부를 통해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아디포넥틴 수용체에 결합하는 피부 투과성 펩타이드 P5를 설계하고, 이후 P5의 C-말단을 아미드화하여 물성과 안전성 등을 향상시킨 펩타이드 ‘APN5N’을 개발했다.이어 연구팀은 APN5N이 아디포넥틴의 신호전달체계를 따르는지 확인하기 위해 아디포넥틴 수용체가 없는 세포에 APN5N을 처리한 후, 아디포넥틴이 수용체와 결합해 생체 내에서 작용할 때 활성화되는 AMP-활성 단백질 인산화효소.(AMPK, 인간 근육에서 세포 에너지 항상성에 기여)의 인산화 능력을 관찰했다. 그 결과 APN5N은 정상 세포에서는 AMPK를 활성화시켰지만, 수용체가 없는 세포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이는 APN5N이 아디포넥틴 수용체와 결합해 AMPK를 활성화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APN5N의 농도가 높아질수록 AMPK 인산화 수준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피부에 도포했을 때도 유사한 효과를 나타냈다. 추가적으로 연구팀은 APN5N의 민감성 피부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54명의 민감성 피부 환자를 대상으로 8주간 무작위 이중맹검 임상연구를 실시했다. APN5N을 함유한 제형을 하루 두 번 적용한 결과, 8주 후 APN5N을 치료 받은 환자의 약 절반(48.1%)에서 민감성 피부가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위약을 받은 환자(14.8%)와 비교해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특히 APN5N 치료는 따끔거리는 통증 감각에 영향을 주는 통증매개인자 TRPV1의 발현을 감소시키고, 민감성 피부를 개선할 수 있는 아디포넥틴과 아디포넥틴 수용체 1(AdipoR1)의 발현을 증가시키는 등 우수한 효과를 나타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정진호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APN5N이 민감성 피부 치료를 위한 새로운 경피적 요법으로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밝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민감성 피부의 새로운 치료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피부과학 저널’(Journal of Dermatological Science, IF=5.408) 최신호에 게재됐다.
2024-03-12 10:42:41
간암은 종양의 위치나 크기, 전이 여부뿐 아니라 잔존 간 기능 등 고려할 요소가 많고 치료 방법도 다양해 치료 방향 결정이 어려웠다. 김강모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김남국 융합의학과 교수팀은 인공지능(AI)으로 환자별 치료 방법을 제안하고 생존율을 예측하는 임상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이 시스템은 각 의료기관별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치료법을 제안한다는 점에서 의료진의 간암 치료방향 결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진단 분야에 국한돼 있던 AI의 역할을 확장해 치료 방법 결정에 활용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한국의 간암 사망률은 OECD국가 중 1위다. 암으로 인한 전체 국내 사망원인 중 간암이 12.2%를 차지한다. 진단받은 환자의 대부분이 B형 또는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간질환을 앓고 있고 이 중 80% 이상이 간경변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간암의 위치나 크기, 전이 여부뿐만 아니라 진단 당시의 잔존 간 기능이 치료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의료진은 이러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술, 색전술, 고주파열치료, 방사선치료, 항암치료 등 환자에게 가장 적절한 치료를 선택하지만, 간암은 병기 외에도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많고 치료 결정이 복잡해 치료 방향 설정과 생존율 예측이 매우 어렵다.이에 연구팀은 환자가 어떤 치료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지 예측하고 그 치료를 받은 이후의 생존율을 예측하는 임상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Clinical Decision Support System, CDSS)을 개발했다.연구진은 서울아산병원, 고려대 구로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인하대병원, 중앙대병원 등 국내 9개 기관에서 2010년 1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간세포암을 진단받고 다양한 치료를 받은 환자 2685명의 △기본 임상정보 △암 진단 후 처음 받은 치료의 종류 △치료 이후의 생존 데이터를 수집해 병원별로 나눠 인공지능으로 학습했다. 연구 결과, 치료 예측 정확도는 서울아산병원 내부 및 외부(타 병원) 데이터셋에서 각각 87.27% 및 86.06%였고, 생존 예측 정확도 역시 91.89%와 86.48%로 높은 진단 성능을 보였다.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각 기관의 특성을 바탕으로 동일한 환자에게 다른 치료방법을 권장하기도 하고 치료별 생존율을 다르게 예측하는 특성을 보여, 실물과 똑같은 상황을 가상모델로 구현하고 여러 상황을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디지털 트윈’으로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김남국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진단 분야에만 적용되는 인공지능을 치료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으로, 치료 방향 설정이 어려운 간암환자에서 병원별 특성을 고려한 데이터 기반 임상 의사결정 시스템이 가능해졌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김강모 교수는 “간암은 내과, 외과, 방사선 종양학과, 영상의학과 등 여러 과가 긴밀하게 협력해서 치료방향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적의 치료방법 제안과 생존율을 예측한 이 프로그램이 각 병원 인프라와 연결되고 인허가 과정을 거친다면 실제 현장에서 참고할 수 있는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이경화 고려대 구로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최광현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동참했다. 연구결과는 ‘네이처 파트너 저널 디지털 메디신’(npj Digital Medicine, 피인용지수 15.2)’ 온라인에 최근 게재됐다.
2024-03-12 10:40:57
다발성골수종 암세포를 공격하는 자연살해세포 기능을 회복시키는 방법이 발굴됐다. 김진석·조현수·정해림 연세암병원 혈액암센터 교수, 김소정·곽정은 연세대 의대 연구원팀은 다발성골수종이 진행할수록 증가하는 MIC 단백질을 중화 처리하면 자연살해세포가 활성화돼 항암효과가 향상된다고 12일 밝혔다.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암면역치료연구’(Journal for Immunotherapy of Cancer, IF 10.9)에 게재됐다. 다발성골수종은 면역기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형질세포가 암으로 변하는 병이다. 암세포는 비정상 암단백질인 M단백질을 분비해 다양한 증상들을 유발한다. 대표적으로 골절, 감염증, 신부전와 같은 장기부전을 초래하며 감염증 위험성을 높인다.다발성골수종은 면역조절제, 단백억제제, 항체치료제 등 다양한 약을 복합해 치료하지만 완치가 어렵고 재발이 잦다. 최근에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면역세포치료 연구가 활발하다.면역세포치료란 체내 자연살해(NK)세포나 T세포 등 암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세포독성세포를 활성화시켜 암세포를 제거하는 치료다. 다발성골수종 환자는 자연살해세포의 기능 저하를 보이지만 그동안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자연살해세포의 기능을 저해하는 물질을 발견하고 세포독성세포의 저해된 기능을 다시 회복시켜 항암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조사했다.먼저 국제 다발성골수종 연구재단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해서 MIC 유전자 발현 정도가 환자 생존율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했다. MIC 유전자는 정상세포에서 발현하지 않고 암 발생과 같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발현돼 면역 반응을 초래한다. 특히 MIC 유전자를 통해 발현한 MIC 단백질이 암세포에서 분비되면 주변 면역세포들의 면역기능을 저해시킬 수 있다. 실제 연세암병원 다발성골수종 환자 혈액과 골수 혈장에서도 MIC 유전자가 형성하는 MIC 단백질 농도가 정상인에 비해 증가해 있었다.다발성골수종 환자 자연살해세포의 세포독성에 관여하는 면역표현형을 관찰하기 위해 유세포분석을 진행했다. 작은 노즐을 통과한 혈액에 레이저빔을 쏴 세포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분석하는 기술이다. MIC 단백질 농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자연살해세포 기능에 중요하게 관여하는 NKG2D 활성화 수용체 발현이 자연살해세포 표면에서 줄었다. 수용체 발현 감소는 자연살해세포의 암세포 공격력을 약화시켰다.연구팀은 혈장 MIC 단백질을 중화하는 항체를 개발한 기업과 중개연구 협업을 통해 다발성골수종 MIC 단백질에 중화항체를 도입했다. MIC 단백질을 중화항체 처리하면 자연살해세포의 NKG2D 수용체 발현이 회복돼 자연살해세포의 항 다발성골수종 효과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진석 교수는 “다발성골수종 치료에서 중요한 면역세포 중 하나인 자연살해세포의 기능 저하가 암세포에서 유래된 골수내 MIC 단백질에 의해 유발된다는 점을 밝혔다”며 “이번 연구는 자연살해세포의 기능을 회복시켜 다발성골수종 치료 성적 개선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2024-03-12 10:36:36
김기동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팀과 안태진 한동대 생명과학부 교수팀이 양성종양인 자궁근종(uterine leiomyoma)과 악성인 자궁평활근육종(leiomyosarcoma)을 감별하는 진단 알고리즘 모델을 ‘세계 최초’로 개발, 성능을 입증했다. 자궁근종은 자궁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평활근에 생기는 종양으로 매우 흔하게 발생하는 양성질환이다. 평활근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발생하며 조직검사 없이 초음파만으로도 진단이 가능하다. 증상이 없을 경우 경과 관찰만하고 근종이 크거나 증상이 발생하면 약물치료 또는 근종적출, 자궁절제와 같은 수술적 방법이 고려된다. 반면 자궁평활근육종은 평활근세포에서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매우 드문 희귀암이다. 자궁육종은 자궁평활근육종, 암육종, 자궁내막간질성육종, 비분화된 육종으로 나뉜다. 자궁육종은 흔히 말하는 자궁암(자궁내막암 및 자궁경부암)과 다른 암이다. 자궁평활근육종은 자궁근종과 모양이나 크기가 차이가 없기 때문에 초음파, 자기공명영상(MRI) 등 영상검사만으로는 자궁근종과 구별이 불가능하다. 수술 전 진단이 어렵고 일반적으로 양성 자궁근종 수술 후에 행하는 조직검사에서 진단된다. 하지만 채취한 조직샘플의 크기가 작아 조직검사에서도 오진 가능성이 존재했다.이 때문에 임상현장에서는 실제 자궁근종인데 자궁평활근육종을 우려해 수술받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자궁근종으로 생각하고 근종만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는데 자궁평활근육종으로 진단돼 자궁을 제거하는 수술을 다시 받는 경우가 있다. 자궁평활근육종 환자가 근종만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경우 암세포가 퍼져서 재발률과 사망률이 증가하기도 한다. 따라서 수술 전 자궁근종과 자궁평활근육종을 구별하는 검사법이 필요했다. 이에 연구팀은 공개된 데이터로부터 수집한 114개의 정상 자궁 조직 샘플과 31개의 자궁평활근육종 샘플을 바탕으로 정상 자궁 조직보다 자궁평활근육종에서 발현의 분산이 크게 나타나는 17개의 유전자 ‘전사체’(transcripton)를 기계학습시켜 ‘심층신경망(DNN)’과 ‘서포트벡터머신(SVM)’등 4가지 분류기를 개발했다. 전사체는 한 세포에 존재하는 모든 RNA 분자의 총합을 뜻한다.연구팀은 분류기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35개의 정상 자궁 조직 샘플 및 자궁평활근육종 샘플을 수집해 정확도, 민감도 등을 평가했다. 평가 지표는 AUC(ROC 커브 아래 부분의 면적의 너비)를 사용했다. AUC는 특정 검사도구의 정확도를 나타내는 통계 기법으로 인공지능 러닝 모델의 성능평가 지표로 주로 사용되며 1에 가까울수록 더 높은 정확도를 나타낸다. 연구팀이 개발한 모델 가운데 DNN 분류기의 정확도, 민감도, 특이도 및 균형 정확도가 각각 0.922, 0.889, 1.00, 0.944로 높은 성능을 나타냈다.김기동 교수는 “영상 검사만으로는 구별이 불가능했던 자궁근종과 자궁평활근육종을 감별 진단하는 알고리즘을 성공적으로 개발함으로써 수술 전에 최적의 치료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이어 “양성 자궁근종 환자는 불필요한 수술을 피할 수 있으며 자궁평활근육종 환자는 조기에 수술을 시행함으로써 종양의 전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방사선종양학 분야의 국제학술지 ‘BMC Cancer’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A diffrential diagnosis between uterine leiomyoma and leiomyosarcoma using transcriptome analysis’이다. 앞서 연구팀은 인공지능(AI)에 RNA 패턴을 학습시켜 암세포가 기원한 장기를 추적하는 원리를 바탕으로 다른 장기에서 전이된 ‘점액성 종양’이 처음 발생한 부위를 찾아낼 수 있는 알고리즘을 발표한 바 있다.
2024-03-11 11:01:37
임성윤 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정세영 가정의학과 정세영 교수팀(제1저자 디지털헬스케어연구사업부 이하은 연구원)은 중증 급성 호흡부전 환자에서 에크모(ECMO,체외막산소공급장치)를 적용함에 있어 인공지능(AI) 기술인 기계 학습(머신러닝)으로 사망률을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하고 유용성을 확인했다.에크모는 심장과 폐의 기능을 대신해서 혈액을 환자 몸에서 빼내어 체외 산화장치에서 산소를 혈액에 주입하는 동시에 혈액에 있는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고 다시 환자의 몸 속으로 돌려보내는 생명유지 장치이다. 허벅지, 사타구니 등 큰 혈관에 삽관하며 정맥에서 혈액을 빼내 정맥으로 다시 넣는 VV-ECMO, 정맥에서 혈액을 빼내어 동맥으로 넣는 VA-ECMO가 있다. 에크모는 환자의 생명을 유지하는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지만 치료를 받는 동안 전신의 염증반응, 감염, 응고 질환, 대사 문제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특히 에크모는 중증 급성 호흡부전 환자에게 중요한 치료방법으로 여겨지지만 에크모 치료에도 불구하고 사망률은 60% 이상으로 높은 편이다. 에크모 치료 진행 시 사망률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면 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에크모를 써도 생존율이 매우 낮은 환자의 경우 위험한 부작용을 감수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현재 임상 현장에는 사망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가 있어도 이들에게 에크모 적용여부를 판단하는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은 없는 상황이다. PRESERVE, RESP 점수를 참고할 수 있으나 정확도가 떨어져 임상 적용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돼 왔다. PRESERVE 점수는 환자의 나이, 체질량지수, 면역상태 등 8가지 요소를 기반으로 6개월 생존율을 예측하며 점수가 낮을수록 생존 가능성이 높다. 반면 RESP 점수는 12가지 요소를 기반으로 하며 점수가 높을수록 생존율이 높다. 이에 연구팀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전국 16개 3차 병원에서 에크모 치료를 받은 급성 호흡부전 환자 368명의 다양한 생체 신호 및 임상데이터에 기계 학습(머신러닝) 기법을 적용해 90일 이내 사망률을 예측하는 ‘익스트림 그라디언트 부스팅(XGB)’과 ‘라이트 그라디언트 부스팅(LGB)’을 개발했다. 연구에 사용된 데이터는 전자건강기록(EHR) 시스템에서 수집한 40가지 특성이다. 연구팀은 이번 예측 모델의 성능 평가를 위해 내부 및 외부 검증을 통해 기존의 에크모 생존 예측 모델 RESP, PRESERVE와 비교했다. 평가 지표는 AUROC(수신자 조작 특성 곡선 아래의 면적)를 사용했다. AUROC는 어떤 질환을 진단하기 위한 특정 검사도구의 진단정확도를 나타내는 통계 기법으로 인공지능 러닝 모델의 성능평가 지표로 주로 사용된다. 연구 결과, 90일 사망률 예측 성능에서 AUROC 수치가 ‘익스트림 그라디언트 부스팅(XGB)’ 모델은 0.82, ‘라이트 그라디언트 부스팅(LGB)’ 모델은 0.81로 기존 모델인 RESP(0.66), PRESERVE(0.71)보다 높은 점수를 나타냈다. 외부 검증에서도 ‘익스트림 그라디언트 부스팅(XGB)’모델이 0.75로 RESP(0.70), PRESERVE(0.67) 모델보다 높은 성능을 나타냈다. 정세영 교수(공동 교신저자)는 “중증의 급성 호흡부전 환자에서 에크모 치료 적용에 대한 기계학습 모델 연구는 이 분야에서 최초로 시행된 연구”라고 말했다. 임성윤 교수(공동 교신저자)는 “이 모델은 에크모 치료의 성공 가능성이 낮은 환자를 식별하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면서 “코로나 팬데믹 같은 시기에 제한된 에크모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으며 의료진이 각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호흡기 및 폐질환 분야에서 상위 Q1 등급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며 해당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저널 ‘BMJ respiratory research’(IF=5.054 )에 게재됐다.
2024-03-07 13:14:43
간암에도 항암 면역치료제가 등장해 표적항암제와의 병용요법이 활발하지만 여전히 환자 10명 중 3명은 암이 빠르게 악화된다고 보고되고 있다. 유창훈·김형돈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팀은 수술이 어려울 정도로 암이 진행된 환자를 대상으로 간암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표적물질을 발굴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팀은 간세포암 환자 42명에게 표적항암제 ‘레고라페닙’(바이엘 스티바가정 )과 면역항암제 ‘니볼루맙’(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 옵디보주 ) 병용 치료를 시행한 결과 간세포암이 빠르게 악화된 14명의 환자에서 ‘TMEM176A/B’라는 특정 단백질이 2배 이상 더 발현돼 있다는 연구결과는 최근 되어 있었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의 대표적인 자매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 IF=82.9)’에 게재했다.‘TMEM176A/B’는 체내 면역체계에 의한 염증반응을 활성화하는 ‘염증소체’를 억제하는 물질이다. 이 물질이 과도하게 발현되어 있다는 것은 면역시스템이 그만큼 덜 작동해, 면역시스템을 활성화시켜 암을 공격하는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가 떨어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따라서 향후 연구를 통해 ‘TMEM176A/B’를 억제하는 신약을 개발한다면 간세포암 환자들의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가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레고라페닙은 VEGFR 1-3, PDGFR, Raf-1, c-kit, B-RAF, RET의 여러 수용체를 표적으로 하는 수용체 티로신 키나제(receptor tyrosine kinase, RTK) 억제제다. 니볼루맙은 PD-1은 면역세포(T세포)에 존재하는 면역관문인 PD-1을 억제하는 면역항암제다. 내성을 가진 암세포가 PD-L1 단백질 발현을 통해 PD-1과 결합해 항암 면역공격을 회피하려는 것을 저지한다. 연구팀은 42명을 대상으로 2020년 7월부터 레고라페닙+니볼루맙 병용요법을 시행하면서 치료 전 혈중 종양 DNA 분석과 단세포 RNA 분석 검사로 환자들의 면역세포 특징을 분석하고 항암제 치료 결과와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항암치료 효과가 좋은 상태에서 10개월 이상 장기적으로 그 효과가 지속된 환자는 15명이었다. 반면 항암제 치료에도 처음부터 효과가 없거나 단기적으로 효과를 보이다 암이 악화된 환자는 14명이었다.악화된 14명 환자들의 혈액 속 백혈구 중 가장 크기가 큰 유형인 ‘단핵구’가 항암 면역이 떨어지는 형태로 바뀌어 있었으며, 단핵구에서 ‘TMEM176A/B’ 물질이 장기적으로 항암 효과가 지속된 환자들에 비해 약 2배 이상 발현되어 있었다. 이에 단핵구에서 ‘TMEM176A/B’라는 물질이 과도하게 발현돼 체내 면역시스템 작동이 저하된 것으로 분석했다.또 이 병용요법의 객관적치료반응률(ORR)은 약 31%(42명 중 13명)였으며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약 7.4개월이었다. ORR은 장기적 효과와 상관없이 항암제 치료로 한 번이라도 종양 크기가 30% 이상 줄어든 적이 있는 환자 비율을 의미한다.현재 간세포암 항암제 표준 치료법인 면역항암제 ‘아테졸리주맙’(로슈 ‘티쎈트릭주’ PD-L1 억제제)과 표적항암제 ‘베바시주맙’(로슈 ‘아바스틴주’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EGA) 억제제 겸 암신생혈관 억제제) 병용요법 반응률이 약 30%인 것으로 보고돼 있다. 따라서 니볼루맙+레고라페닙 병용요법과 반응률이 임상적으로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의 교신저자인 유창훈 교수는 “간세포암 포괄적 바이오마커 연구로 ‘TMEM176A/B’를 지목한 것은 세계 처음”이라며 “신약 표적 발굴 단계의 초기 연구이기 때문에 아직 조심스럽지만 현재 정체기에 머물러 있는 간암 신약 개발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면역항암제에도 효과가 없는 환자들의 치료 성적을 향상시키는 신약이 개발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그는 또 “추가 3상 연구를 통한 확인이 필요하지만, 이번 연구에 사용된 레고라페닙, 니볼루맙 병용요법이 현재 표준치료법과 비슷한 효과를 보여, 새로운 치료법으로도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강조했다.이번 연구는 유전체 빅데이터 전문기업인 지놈인사이트와 임호영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팀, 전홍재 분당차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팀과 공동으로 진행됐다.
2024-03-07 12:31:40
황호식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안과병원 황호식 교수팀이 ‘망막반사를 이용한 앞부분층각막이식’(Deep anterior lamellar keratoplasty)이라는 새로운 수술법을 개발했다. 황 교수는 수술할 눈의 동공을 확장시킨 후 수술칼(Crescent blade)로 각막의 주변부를 절개하고, 칼날 주변으로 보이는 망막반사(눈의 망막에서 빛이 반사되는 현상)를 참조해 가능한 깊이 절개해 들어간다. 그 다음 이 절개면을 기준으로 각막 박리기(corneal dissector)를 이용하여 각막을 앞층과 뒷층으로 분리한다. 혼탁한 앞의 각막을 원형칼로 제거하고 공여각막을 봉합해 앞부분층각막이식을 마무리한다. 연구팀은 각막반흔 또는 원추각막으로 앞부분층 각막이식이 필요한 환자 18명에게 이 방법을 적용했다. 수술시간은 86분으로 비교적 짧았으며, 데스메막 천공은 한 건도 없었다. 데스메막 천공이란 각막의 가장 안쪽 층인 데스메막이 터지는 것을 말한다.수술 후 시행한 각막단층촬영에서 기증(공여)각막과 수여각막의 경계가 매우 매끈했으며, 수술 후 평균 시력은 0.23으로 비교적 양호했다.황 교수는 “새 수술법은 혼탁한 각막을 최대한, 안전하게 제거한 후 공여각막을 이식하여 앞부분층각막이식의 성공률을 높이고, 각막이식의 중요한 합병증인 데스메막 천공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코니아’(Cornea, IF 2.8) 2024년 1월호에 게재됐다.
2024-03-06 10: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