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현, 정숙향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연구팀이 전국 분포 7개 대학병원에서 등록한 C형 간염 환자 2천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온 전향적 코호트 연구 결과, 치료를 받은 환자의 경우 미치료군에 비해 간암 발병 및 사망 위험이 현저히 감소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C형 간염 바이러스는 간암 및 간 관련 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주사용 마약 사용 혹은 적절히 소독하지 않은 기구를 사용하는 문신, 피어싱, 면도, 주사로 인해 감염 위험이 높아져 주의가 필요하다.대부분의 환자에서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건강검진 외의 방법으론 발견하기 어려워, C형 간염 검사의 국가건강검진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현재 C형 간염은 치료제의 발전으로 2~3개월 정도의 약물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지만, 이를 방치할 경우 간경변증, 간암 등 중증질환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최광현 교수 연구팀은 2007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 7개 병원에서 모집된 C형 간염 환자 2,054명을 평균 약 4년간 추적해, C형 간염 치료 후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군과 비교했을 때 실제 간암 발생 및 사망 위험이 얼마나 줄어드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연구 결과, C형 간염 환자들은 경구약물로 치료했을 때 95.3%의 완치율을 보였다. 또한 완치된 환자들을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군과 비교했을 때 성별, 간경변을 비롯한 간기능을 보정하면 간암의 위험은 59%, 간 관련 사망 위험은 74%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합병증을 동반한 간경변증의 발생 위험 역시 치료군에서 9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C형 간염의 완치로 나타난 긍정적 효과는 이미 간경변이 발생한 환자에게도 동일하게 나타났으며, 인터페론 주사제와 경구약물 중 어떤 방법으로 치료하든 간암 발생 및 사망 위험에 있어 유의미한 차이는 발생하지 않았다. 최광현 교수는 “국내 대규모 다기관 코호트를 통해 대부분의 C형 간염 환자들을 경구 약제를 통해 성공적으로 치료할 수 있으며, 예후가 현격하게 좋아진다는 점을 체계적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정숙향 교수는 “C형 간염 환자를 최대한 발굴해 치료할 경우 간암 및 간 관련 사망률 및 전체 사망률을 줄여 국민건강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음을 뒷받침해주는 연구로 의미가 깊다”고 강조했다.
2023-06-02 09:48:43
정형외과 의사들이 건강보험에서 지급하는 수술수가가 원가에 크게 못미쳐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주로 대학병원에서 종사하는 대한정형외과학회 회원의 입장이다. 종합병원이나 전문병원, 개인병원에서는 비급여를 통해 모자란 수술수가를 보전하고 있지만 대학병원의 경우 교육과 연구에 집중하는 만큼 비양심적으로 과도하게 비급여를 청구할 수 없기 때문에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정형외과학회는 3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비현실적인 급여 기준으로 인해 정형외과 전문의들의 ‘수술 포기’ 현상이 심화되고 근골격계 필수의료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정홍근 이사장(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지나치게 낮은 정형외과 수술 수가로 수술할수록 적자가 발생하면서 대부분의 대학병원에서 정형외과 육성에 소극적”이라며 “수술수가가 낮기 때문에 수술에 관심이 있어 정형외과를 지원한 전공의나 펠로우(전임의)도 개원 후 비급여치료(도수치료, 비수술 척추성형 치료, 물리재활치료 등)에 관심을 가지면서 수술을 포기하는 현상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학회에 따르면 정형외과 상위 10대 수술은 평균 40% 적자다. 수술재료는 날로 발전해 비용이 높아지고, 한국도 미국 등 의료선진국과 마찬가지로 동등한 재료를 쓰는데 재료비용이 수가에 거의 반영되지 않고 있다.예컨대 관절내시경의 경우 10% 정도만이 수가에 반영되고 있다. 관절내시경은 몇 번만 쓰고 교체해야 하는데 비용절감 차원에서 여러번 소독해 재활용하는 상황이어서 감염 우려가 있고 수술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고 한승범 학회 보험위원장(고려대 안암병원 정형외과 교수, 병원장)은 예시했다.작은관절에 쓰는 소형관절경은 50%만이 원가보상이 이뤄지고 있다. 작은관절에 적용하는 것이어서 오히려 조직의 장력에 의해 손상되기 쉬운데 이를 외면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척추고정술(기기·기구 사용 고정 포함)’만 흑자가 날 뿐 다른 모든 정형외과 수술이 적자 구조라고 학회는 강조했다.아울러 정형외과질환은 교통사고나 대형 외상으로 여러 근골격계가 골절 또는 손상되기 마련이인데 이런 경우 동시 수술로 분류돼 종합병원급 이상은 70%(개별 부위 수가의 총합을 기준), 이외는 50%만 수가를 인정해 인정해주는 것도 불합리하다고 꼬집었다.정형외과학회는 제3의 조사기관을 통해 수술원가를 분석한 결과 상위 10대 수술의 원가보전율은 40~80%(적자로는 20~60%)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또 미국 일본 영국 등과 국내 건강보험 수술수가를 비교한 결과 적게는 외국에 비해 5분의 1, 크게는 15분의 1로 낮았다. 대략 10분의 1 수준의 비용으로 수술이 이뤄지고 있다는 결론이다. 예컨대 골수염 또는 골농양수술 비용은 국내서는 33만9530원이지만 미국의 경우 436만6938원으로 10배 이상 높게 책정돼 있다. 견봉성형술 및 회전근개파열복원술의 경우도 우리나라는 42만5650원인 반면 미국은 146만7719원, 일본 264만7216원, 호주 316만9616원으로 3.5~7.5배 차이가 났다.이에 정형외과학회는 2020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급여 기준 개선 검토 사항 120개를 제출했지만 이 중 69개 항목에 대해 급여 기준 개선이 아닌 현행 유지로 판정받았다. 나머지 51개 항목은 현재 검토 중이다.정형외과도 필수의료 차원에서 지원 절실 … 대학병원에서는 ‘찬밥’ 취급 “정형외과 질환은 암처럼 죽은 병은 아니지만 통증에 시달리는 낮은 살의 질을 개선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아픈 사람을 고쳐 근로현장으로 되돌려보내는 사회경제성 면에서 핵심적인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정홍근 이사장은 “낮은 정형외과 수술 수가가 결국 근골격계 필수의료체계를 위태롭게 하고 환자들이 적기 치료를 받지 못하는 위기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며 “정형외과는 흉부외과나 일반외과와 달리 지원자가 많다는 이유로 보건당국에서 큰 관심을 갖지 않지만 아주 많은 사람들이 근골격계질환을 겪고 레저 스포츠 활동의 증가, 인구 고령화로 환자가 늘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감안해 수가 현실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한승범 보험위원장은 정형외과 진료가 대학병원에서는 ‘찬밥’ 취급을 당한지 오래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건강보험 수가 지급체계는 상대가치점수라는 ‘제로섬’ 게임으로 어느 한 진료과의 수가를 높이면 다른 진료과가 손해를 보는 구조”라며 “대학병원에서는 진단검사의학과나 영상의학과과 수익을 올려 정형외과의 적자를 보전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수술받기 위해 검사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재료대, 인건비, 소요시간을 반영한 개별 진료행위에 적합한 수가가 매겨져 불공정한 정형외과 수술수가를 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한 보험위원장은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인 중증도 산정에서도 정형외과 전문진료질병군은 3% 정도에 불과해 정형외과 수술은 응급상황에서 여러 부위를 동시에 다뤄야 하는 어려운 수술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예로 “견주관절 분야 중 가장 많이 하는 수술인 회전근개술은 C군으로 평가돼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 기간이 다가오면 담당 교수들에게 수술을 줄이고 단기 연수를 다녀오라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덧붙였다.상대가치점수 가운데 진료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재료비도 점점 고도화 되면서 비용이 증가하고 있지만 수술비용 안에 포함돼 있다 보니 별도 보상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국내 정형외과 수술비용은 해외국가와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그는 수술위험도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의료사고 보상 문제도 거론했다. 한 보헝위원장은 “소비자권리가 강화되면서 수술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면 크게 잘못되지도 않았는데 보상을 요구하기도 한다”며 “영국에서는 보험 체계 내 급여 수술일 경우 명백한 실수로 감염이 발생해도 보상액은 1000만원 이하로 책정돼 있지만 우리나라는 민사소송을 통해 미국처럼 최대한 많이 받아낼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영국은 건강보험 체계 안에서 그만큼 싸게 수술받았으니 보상액도 그만큼 낮아야 한다는 논리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는 젊은 의사들이 정형외과를 기피하는 이유 중 하나가 되기도 한다고 했다.젊은 정형외과 의사들 ‘수술 포기’ … “개원해서 비급여 치료 집중”보상은 적고 위험부담이 큰 정형외과 수술을 젊은 의사들이 포기하고 있다. 이같은 현실은 정형외과학회가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설문조사에 답변한 정형외과 전공의 51명 중 수련 후 전임의를 하겠다는 응답은 58.8%에 그쳤으며, 희망하는 세부 전공은 슬관절이 27.5%로 가장 많았으며 반대로 외상이나 골절은 5%뿐이었다. 소아·종양 분야는 전무했다.또 전문의 취득 후 수술 위주 업무를 하겠다고 답한 전공의는 21.6%에 불과했다. 수술과 보존적 치료의 균형적 업무(66.7%)를 선호하거나, 보존적 치료 위주의 업무(11.8%)만 하겠다는 답변도 있었다.전문의 취득 후 응급대응을 요하는 세부 전공을 선택할지를 묻는 질문에 전공의 62.7%가 ‘그럴 의향이 없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 ‘편하게 살고 싶어서’, ‘평생 대처할 자신이 없어서’, ‘적절한 보상이 없어서’, ‘응급 수술의 낮은 수가와 처우’ 등이 꼽혔다.정형외과 전문의들이 바라보는 현실도 다르지 않았다. 정형외과 전문의의 62.6%가 수술 수가가 비현실적으로 매우 낮다고 평가했으며, 현재 수술을 하고 있는 전문의는 68.7%로 절반을 겨우 넘겼다. 현재 하고 있지만 앞으로 하지 않겠다고 답한 정형외과 전문의는 4.5%였다.이재철 홍보위원장(순천향대 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은 “요즘은 전문의 수련을 안하고 일반의(GP)로서 모발이식만 하겠다는 젊은 의사들도 많다”며 “젊은 의사들 생각은 우리와 다른 것 같다. 적절한 수술 수가를 보상받지 못하니 전문의 수련에 시간과 비용을 투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그는 “정형외과질환을 비급여 치료가 90%가 넘는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들이 보면서 질환을 악화시키거나, 재활의학과 의사들이 재활치료로 수술치료 적기를 놓치게 하는 경우가 많다”며 “오직 정형외과 의사만이 이학적 검사와 진료를 통해 근골격계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수술로소 교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정형외과수술 치료의 푸대접이 비급여 진료의 만연과 실손보험 확산에 따른 일부 개원의들이 지나친 이익추구에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이날 나왔다. 비급여로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되면서 수술치료가 등한시됐다는 지적이다. 또 실손보험으로 의료소비자의 재원이 유출되니 공보험에 유입돼야 할 재원이 줄어들어 건강보험 수가 인상과 그에 따른 의료서비스 향상이란 선순환이 막히고 있다는 지적이다.정 이사장은 “수술 할수록 적자인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우리나라 의료는 퇴보할 수밖에 없다”며 “머잖아 동남아 의사들이 국내로 들어와 정형외과 구술을 할 날도 올 것 같다”고 경고했다.한 보험위원장은 “젊은 세대들이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면서 응급수술을 가능한 피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지금은 정형외과 환자 수가 많아 그나마 진료 체계가 유지되고 있지만 낮은 수술 보상률로 인해 비급여 진료로 무게 중심이 쏠린다면 근골격계 필수의료의 붕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정형외과 진료의 붕괴가 시작됐다. 대학병원 정형외과는 입원도 잘 안 된다. 병실도 없고 의사도 없다”며 “수술 수가 현실화, 치료재료비의 수술수가 분리 산정, 80세 이상 내과질환 동반 환자에 대한 전문진료질병군(중증 환자) 편입 등이 시급하다”고 요구했다.
2023-05-30 17:03:26
신상엽 KMI한국의학연구소 연구위원회의 수석상임연구위원은 ‘호흡기 감염병과 미세먼지 차단을 위한 올바른 마스크 선택법’에 대한 제언을 담은 건강정보를 30일 내놓았다.신상엽 위원(감염내과 전문의, 전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은 “세계보건기구(WHO)는 3년 4개월 만에 코로나19의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PHEIC)을 해제했으며, 국내에서도 6월부터 코로나19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하고 장기적으로는 코로나19를 특별의료체계가 아닌 일반의료체계에서 대응하려고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이어 “그렇다고 코로나19가 사라진 것은 아니며, 풍토병화된 코로나19는 나라별로 1년에 두 번 정도의 크고 작은 유행을 일으킬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지속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특히, “이렇게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벗어나 잠시 한숨을 돌리는 사이 새로운 불청객들이 등장했다”며, “마스크 의무화가 해제되면서 마스크로 예방이 가능했던 감기, 독감, 수족구병 등의 바이러스 감염병이 예년보다 더 길게 유행하고 있고, 매년 찾아오는 불청객인 황사와 미세먼지도 어김없이 찾아와 괴롭히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이러한 감염병과 미세먼지의 위험에서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상황과 목적에 맞는 올바른 마스크 선택과 착용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며 다음과 같이 제언했다.◆미세먼지, 바이러스, 비말, 비말핵의 크기미세먼지는 사막 등 건조지역의 흙먼지나 모래가 강한 바람을 타고 이동하는 자연 현상인 황사와 공장 가동 및 자동차 매연 등으로 발생한 인공적인 먼지를 모두 포함한 개념이다.미세먼지는 우리 몸에 들어오면 면역세포가 침입자로 간주해 염증반응을 나타내고, 그 결과 알레르기성 결막염, 각막염, 비염, 기관지염, 천식 등이 유발되고 호흡기 기저질환이 악화된다. 특히, 초미세먼지는 우리 몸에 더 쉽게 흡수돼 혈액을 타고 전신으로 이동하며 암 발생 및 사망률 증가에 영향을 끼친다. 실제 2013년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지정했다.미세먼지의 크기는 주로 μm(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미터)라는 단위를 사용한다. 머리카락 단면의 지름이 50μm~70μm임을 고려하면 대략 크기를 가늠할 수 있다.미세먼지는 10μm 이하, 초미세먼지는 2.5μm 이하의 먼지를 지칭한다. 일반적인 바이러스의 크기는 0.02~0.2μm이다. 그런데 코로나19, 독감, 감기 등의 호흡기 바이러스는 외부로 나올 때 단독 입자인 상태로 공기에 떠다니는 것이 아니라 항상 ‘비말(침방울)’에 함유돼 떠다니게 되는데 이를 ‘비말 전파’라고 부른다.결핵, 홍역, 수두 바이러스의 경우는 예외적으로 비말이 말라 작고 가벼워진 ‘비말핵’과 같이 전파되는데 이를 통상적으로 ‘공기 전파(비말핵 전파)’라고 부른다. 비말은 5-10μm 정도의 크기를 가지며, 비말핵은 5μm 미만의 크기를 가진다. 비말은 크기가 커서 기침을 해도 2m 이상 날아가기 어렵지만, 비말핵은 기침을 하면 공중에 부유한 상태로 10m 이상도 날아가기 때문에 공간 전체를 오염시킬 수 있다. 때문에 공기 전파 감염병은 입원이 필요한 경우 음압 격리실에 입원시켜 병원 감염을 차단해야 한다.크기만 놓고 보면 미세먼지와 비말의 크기가 비슷하고, 초미세먼지와 비말핵의 크기가 비슷하며, 바이러스의 크기가 가장 작다.◆ 마스크의 종류(식약처 의약외품 승인 마스크, N95 의료용 마스크, 공산품 마스크)1. 식약처 의약외품 승인 마스크(보건용 마스크, 비말차단용 마스크, 수술용 마스크)보건용 마스크는 입자 차단율을 나타내는 KF 등급(KF99, KF94. KF80)이 표시돼 있으며, 미세먼지 등의 입자성 유해물질 또는 감염원으로부터 호흡기 보호를 목적으로 사용한다.비말차단용 마스크(KF-AD, Korea Filter-Anti Droplet)는 일상생활에서 비말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한다. 액체저항성 관련 검사가 시험 항목에 포함돼 있으며, KF55-80(평균 0.6 μm입자 55-80% 이상 차단) 수준의 차단 효과가 있다.수술용 마스크(Surgical Mask, 덴탈 마스크)는 비말차단용 마스크와 시험 항목이 동일하다. 다만, 의료현장 사용 목적상 ‘강도’ 검사가 추가된다. KF55-80(평균 0.6 μm입자 55-80% 이상 차단) 수준의 차단 효과가 있다.요약하면, 미세입자 및 감염병 차단율은 ‘KF99 > KF94 > KF80 > 수술용, 비말차단용’ 순으로 성능이 있고, 호흡은 ‘KF99 < KF94 < KF80 < 수술용, 비말차단용’ 순으로 용이하다. 2. N95 의료용 마스크 N95 마스크는 국내 식약처 인증이 아닌 미국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 인증 마스크다. 0.02-0.2μm의 바이러스를 95% 차단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일반 성능은 KF94 마스크와 비슷하다.하지만 사용 목적이 바이러스 차단을 위한 의료용이기 때문에 의약외품이 아니라 의료기기로 분류되며, 환자 진료를 위해 바이러스에 직접 노출되는 의료인들이 주로 사용한다.3. 공산품 마스크 공산품 마스크는 식약처의 의약외품으로 승인되지 않은 마스크들을 통칭하며 시중에 다양한 형태와 재질의 공산품 마스크가 유통되고 있다. 의약외품으로 승인받은 마스크에 비해 미세입자 차단 및 감염병 예방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호흡기 감염병 예방과 미세먼지 차단을 위한 올바른 마스크 선택1. 호흡기 바이러스 노출 위험이 낮고 미세먼지가 심하지 않은 일상 환경비말차단용 마스크, 수술용 마스크(덴탈 마스크)가 추천된다. 학교나 직장에서도 감염병이 유행하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호흡이 불편한 KF80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보다는 비말차단용 마스크나 수술용 마스크(덴탈 마스크)가 권장된다. 의약외품 마스크가 없는 경우는 공산품 마스크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천 마스크의 경우 유해 물질 차단이 아닌 방한용 목적으로 사용해야 한다.2. 의료기관 등 감염 위험·취약시설을 방문하는 환자나 보호자 KF80, KF94 보건용 마스크가 추천된다. 공산품 마스크는 추천되지 않는다. 3. 미세먼지가 심한 일상 환경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KF80, KF94 보건용 마스크가 추천된다. 특수한 분진이 나오는 산업현장에서는 별도 기준의 방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공산품 마스크는 추천되지 않는다. 4. 호흡기 감염병 환자를 돌보거나 바이러스에 직접 노출 가능성이 있는 의료인 N95, KF94, KF99 마스크가 추천된다. 공산품 마스크는 사용하면 안 된다. 특히, 공기 전파(비말핵 전파)가 가능한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의 경우에는 환자를 가능하면 음압병실에 입원시키고 마스크뿐 아니라 추가적인 개인보호구도 착용해야 한다. KMI 연구위원회 신상엽 수석상임연구위원은 “마스크는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올바르게 착용하고 폐기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스크는 입과 코를 모두 가리고 피부에 밀착해서 착용해야 하며, 착용 중에는 마스크 겉을 만지는 행동을 삼가고, 마스크를 폐기할 때는 귀에 거는 끈만 이용해 벗은 후 바깥 면을 안쪽으로 접어 끈으로 감고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2023-05-30 11:09:20
우리나라는 2025년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6%에 달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이 시작될 것으로 예측된다. 노인 인구 수의 증가는 피부로 느낄 정도이며, 많은 사람이 건강에 대해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나이가 들면 온 몸이 예년 같지 않다는 것을 느끼겠지만, 그 중에서도 구강 건강은 노쇠의 방아쇠다. 건강한 노년기를 위한 구강 건강 지키는 방법에 대해 강경리 강동경희대치과병원 치주과 교수에게 물었다.불량한 구강, 전신 노쇠 시작 알리는 지표구강은 음식물을 먹고 소화하는 영양 공급 단계의 출발점이다. 튼튼한 치아로 음식물을 잘 씹어서 삼킬 수 없으면 단백질이나 미량 원소 공급에 문제가 생겨 전신에도 영향을 미친다. 단순한 영양 섭취 외에도 삶의 질, 사회활동, 인지 기능 측면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구강건강과 관리는 노쇠 예방과 진행을 늦추는데 중요하다.노쇠는 △의도하지 않은 체중감소, △자가 보고한 탈진, △근력 약화, △보행 속도 감소, △신체활동 감소, 이 5가지 중 3가지 이상 해당하면 노쇠로 진단하고, 1~2개 해당하면 전노쇠(pre-frailty), 하나도 해당하지 않는 경우를 건강이라고 정의한다.노화, 점점 쌓여 신체기능 저하, 질병 발생 증가노쇠(frailty)는 △전반적 신체 기능이 저하되어 신체의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는 생리적 예비 능력이 감소하고 외부의 스트레스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해 발생하는 각종 질병 발생 증가, △장애나 의존성, △낙상, △장기 요양의 증가, △사망률 증가와 같은 부정적인 건강 결과가 발생할 위험이 높아지는 상태를 말한다.노화 외에도 운동 부족, 영양 섭취 감소, 여러 질환, 약물 복용, 사회적 고립 등 노쇠의 원인은 다양하며, 질병이 많은 경우 노쇠한 경우가 많지만, 질병이 없더라도 노쇠를 나타내는 경우가 32% 정도라고 한다.구강기능저하증 있는 노인, 전신 노쇠 비율 2.4배, 사망률 2.2배 증가구강기능저하증은 구강 위생 불량, 구강 건조, 교합력 저하, 혀와 입술의 운동기능 감소, 혀의 압력 감소, 저작 능력 감소, 삼킴 기능 저하 등 구강 노쇠 증상 7가지 중 3가지 이상에 해당할 때를 말한다.강경리 교수는 “일본에서 2,011명의 65세 이상 노인을 3년 9개월 추적 조사한 연구 결과, 구강 노쇠로 진단된 노인들은 건강한 노인에 비해 전신 노쇠의 비율이 2.4배, 근감소증 2.2배, 장애 발생 2.3배, 사망률 2.2배 더 높았다. 그 외 많은 연구에서도 공통으로 불량한 구강건강은 전신 노쇠의 시작을 미리 알리는 지표로 지목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더 건강한 초고령사회 위해서는 구강건강부터 챙겨야구강 노쇠는 전신 노쇠 전단기에 나타나 앞으로 곧 노쇠할 위험이 있음을 알려주는 경고등과 같다. 전신 건강과 이렇게 밀접한 관련이 있는 노인의 구강 건강에 대해 최근 국내에서도 관심을 갖고, ‘국내형 구강노쇠 진단기준 및 치료’에 대한 전문가 공동 합의문이 채택, 발표되기도 했다.강 교수는 “치과의사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구강건강에 더욱 관심을 두고 건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65세 이상 노인 분들은 치아가 아프지 않아도 정기적으로 치과에 방문해 구강 건강 점검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당부했다.
2023-05-24 11:26:16
문종호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화기병센터 교수팀(이윤나·신일상 교수)이 진단이 어려운 담도암의 조기 발견을 위해 ‘협대역 내시경 기술을 적용한 담도내시경 분류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담도는 간에서 십이지장으로 연결되는 관으로, 매우 가늘고 우리 몸속 가장 깊숙한 곳에 있어 조기에 담도암을 발견하기 매우 어렵다. 또, 초기 증상이 없다 보니 많은 환자가 암이 전이된 상태에서 발견되고 5년 생존율이 30%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매우 나쁜 암이다.담도암을 조기 진단해서 완전히 절제 치료하려면 담관 안쪽을 직접 관찰하는 담도내시경검사가 효과적이다. 하지만 기존 담도내시경의 영상 질이 낮고, 아직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담도내시경 분류법이 없어 담도암을 조기 예측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이에 문종호 교수팀은 2008년부터 2020년까지 협대역 내시경 기술을 적용해 담도내시경을 시행한 환자 471명의 검사 결과를 토대로 ‘표면구조’와 ‘미세혈관구조’를 나눠 분석하는 ‘새로운 개념의 담관 병변 분류법’을 세계 최초로 제시했다. ‘협대역 내시경 기술(Narrow-Band Imaging, NBI)’은 기존 백색광 중 침투 길이가 짧은 청색광 영역을 상대적으로 강화해 내시경 영상을 재구성함으로써, 점막 표면과 미세혈관구조의 관찰 능력을 극대화한 기술이다. 그동안 위암과 대장암의 조기 진단에 이용해 왔지만, 담도에는 적용이 어려웠다. 문 교수팀은 먼저 협대역 내시경 기술 적용이 가능한 고화질의 담도내시경 검사법을 이용해 관찰한 담관 병변들의 특징을 ‘표면구조’와 ‘미세혈관구조’로 나눠 분류했다. ‘표면구조’는 반흔형(scarring), 함몰형(depressed), 궤양형(ulcerative), 용종형(polypoid), 과립형(granular), 섬모형(villous), 결절형(nodular), 유두형(papillary) 등 8가지, ‘미세혈관구조’는 혈관의 불규칙성과 확장정도, 굴곡정도에 따라 세분화해 5가지로 분류했다. 이 새로운 담도내시경 분류법을 이용해 연구팀이 담관 병변 분류법의 진단 정확도를 분석한 결과, 담도암을 더욱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결절형(nodular), 유두형(papillary) 표면구조와 불규칙하거나 굴곡이 있는 확장된 미세혈관구조(irregularly or regularly dilated and tortuous vessels)를 가진 병변이 담도암과 높은 연관 관계가 있음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소화기내시경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미국소화기내시경학회지 5월호(Gastrointestinal Endoscopy, IF: 10.396)’에 게재됐다.연구책임자인 문종호 교수는 “우리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협대역 내시경 기술을 적용한 담도내시경 분류법’은 담도암을 조기에 정확하게 진단해 완치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연구 결과이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예후가 불량한 담도암을 조기 진단하고, 더 많은 환자의 생명을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023-05-24 11:03:14
이택상, 이다용 서울대병원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대사증후군이 있는 여성은 자궁경부 상피세포 이상이 있을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자궁경부암은 전 세계적으로 흔한 부인과 암으로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5만 명 이상의 환자가 자궁경부암으로 병원을 찾았다.지속적인 자궁경부암 유발 바이러스(HPV) 감염은 자궁경부 이형성증을 유발하며 장시간 치료하지 않으면 자궁경부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 자궁경부암은 이형성증 단계에서 조기 발견하면 효과적으로 치료 및 예방이 가능한 암종으로, 이는 자궁경부 세포 검사(Pap smear)를 통해 가능해 주기적인 선별검사를 통해 자궁경부암 발병을 예방해야 한다.한편, 최근 연구에서 대사증후군은 암 발생과 관련된 만성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음이 입증됐고, 특히 다양한 부인과 암과도 관련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연구진은 대사증후군과 자궁경부암의 전구 병변인 비정상적인 상피세포 이상과의 연관성을 규명했고, 이를 통해 대사증후군이 있는 여성에서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한 정기적인 검진이 중요함을 제시했다.이를 위해 2009년부터 2017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여성 약1000만 건의 데이터를 무작위 추출하여 데이터를 수집했다. Pap smear 결과 상피세포 이상 없는 그룹은 대조군으로, 이상 있는 그룹은 사례군으로 분류했으며, 대사증후군은 다음 조건 중 3개 이상 존재하는 경우로 정의했다.△허리둘레 ≥85cm△수축기 혈압 ≥130mmHg 또는 이완기 혈압 ≥85mmHg, 또는 고혈압 진단 후 항고혈압제를 사용△중성지방 ≥150mg/dL 또는 이상지질혈증에 대한 약물 사용△HDL 콜레스테롤 수치 ≤50mg/dL△ 공복 혈당 ≥100mg/dL 또는 당뇨 진단 후 약물 사용연구 결과 대조군 8,606,394건과 사례군 580,012건을 비교했을 때, 대사증후군 기준을 충족하는 여성의 비율이 대조군(18.4%)보다 사례군(21.7%)에서 유의하게 높았으며(p <0.0001), 대사증후군의 각 요소들도 같은 결과를 보였다.또한 대사증후군 조건을 충족하는 개수가 1개에서 3개까지 증가함에 따라 자궁경부 상피세포 이상이 발생할 위험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관찰됐으며, 이를 통해 대사증후군과 자궁경부 상피세포 이상과의 연관성을 증명할 수 있었다.결과적으로 대사증후군이 지속적인 바이러스 감염을 유발하고, 만성 염증 및 산화 스트레스를 통해 DNA 손상 및 세포 이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관성을 증명했다. 이택상 교수는 “대사증후군이 자궁경부암 유발 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높이고 결국 자궁경부암 발병과 관련이 있다면 자궁경부 상피세포 이상과 관련된 중간 과정을 입증해야 하는데, 이번 연구는 이러한 연관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제공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며 “대사증후군이 있는 여성은 자궁경부 상피세포 이상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는 것을 나타내며, 이러한 병변의 조기 발견을 위해 자궁경부암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2023-05-23 11:42:14
30대에 성인 당뇨병이 발병한 사람은 유전적 영향에 의한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이 크지만, 건강한 생활습관을 지키면 그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젊은 나이에 진단된 성인 당뇨병 환자는 합병증 예방을 위해 생활습관에 각별히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곽수헌·박경수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와 이현석 전문의 연구팀이 30대~60대 성인 당뇨병 환자 1만3486명을 대상으로 당뇨병 진단 연령에 따른 심혈관질환의 유전적 위험을 비교하고, 생활습관에 따른 유전적 위험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가 19일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당뇨병 분야의 최고 권위 국제학술지인 ‘당뇨병 관리(Diabetes Care, IF 17.155)’ 최근호에 게재됐다.성인 당뇨병(제2형 당뇨병)은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기능이 떨어져 혈당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질환이다. 국내 30대 이상 인구 6명 중 1명이 당뇨병 환자로, 최근에는 비만인구의 증가로 40대 미만에 조기 진단받는 환자가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조기 진단된 당뇨병은 늦은 나이에 발병했을 때보다 진행 속도가 빠르고 심혈관질환 합병증 위험이 높아지지만, 그 원인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려진 바 없었다.연구팀은 당뇨병 조기 발병에 유전적 요인이 강하게 작용한다는 점에 착안해 유전적 요인이 조기 발병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일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를 실시했다.먼저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 코호트에 등록된 당뇨병 환자 1만2321명의 유전자를 분석해 대표적인 심혈관 합병증인 관상동맥질환과 관련된 유전자변이들을 확인하고, ‘다유전자위험점수’로 정량화했다. 이후 당뇨병 환자를 진단 연령별로 13년간 추적 관찰하고, 다유전자위험점수를 이용하여 ‘관상동맥질환 발생에 대한 유전적 영향의 크기’를 의미하는 위험비(HR)를 확인했다.그 결과, 진단 연령이 10년씩 빨라질 때마다 관상동맥질환의 위험비가 14%씩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30대 당뇨병 진단 그룹의 위험비(HR 2.25)는 60대(HR 1.30)에 비해 1.73배 높았다.이 결과는 서울대병원 코호트에 등록된 1165명의 당뇨병 환자를 8년간 추적 관찰했을 때도 유사했다. 즉 당뇨병 진단 연령이 빠를수록 유전적 요인이 실제 관상동맥질환 발생에 끼치는 영향이 강해진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추가로 연구팀은 연령대별 당뇨병 환자의 관상동맥질환 발생위험을 건강한 생활습관(흡연하지 않음, 비만하지 않음, 건강한 식단, 적절한 신체활동) 여부에 따라서 분석했다.그 결과, 관상동맥질환의 유전적 위험이 높은 30대 당뇨병 환자가 건강한 생활습관을 준수한 경우, 유전적으로 낮은 위험을 타고나는 것과 비슷한 수준까지 관상동맥질환 발생 위험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반면 30대 당뇨병 환자 중 유전적 위험이 높고 생활습관이 건강하지 않은 경우, 유전적 위험이 낮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지닌 사람보다 관상동맥질환 발병 위험이 8.55배까지 증가했다.곽수헌 교수는 “본 연구를 통해 당뇨병 조기 진단 환자들의 심혈관합병증 위험이 증가하는 이유로 ‘유전적 요인’이 작용함을 확인해 의미가 크다”며 “향후 젊은 당뇨병 환자의 유전자를 분석해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을 선별·조기 관리하는 ‘정밀 의료’가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박경수 교수는 “젊은 당뇨병 환자도 심혈관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적절한 신체활동, 건강한 식단, 금연 등 생활습관을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3-05-19 12:53:24
기존의 유전체 분석법과 달리 세포 단위 유전체 발현량을 측정해 세포 수준 변화와 세포 간 상호작용을 밝히는 최신 연구 기법인 ‘단일세포 분석법’을 활용해, 신장이식 후 면역관용과 연관된 세포와 유전자 발현의 특징을 처음으로 규명한 연구가 국제학술지에 발표됐다. 신장이식은 말기 신부전 환자에게 가장 이상적인 치료법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이식 이후 이식된 신장이 우리 몸 면역체계로부터 공격받지 않기 위해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하며, 이는 감염, 악성종양, 당뇨병, 고지혈증, 신독성을 유발해 환자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이러한 이유로 면역억제제를 소량 혹은 복용하지 않더라도 거부반응이 발생하지 않는 상태, “면역 관용” 상태를 확인 하는 것은 신장이식 환자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면역 관용을 보이는 환자는 극히 드물며, 또한 이에 해당되는 환자의 면역세포 및 유전체 특성을 정확히 확인하기 위한 연구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오은지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정병하·이한비 신장내과 교수팀은 면역관용 환자 4명의 혈액 검체를 단일세포 분석법을 이용해 연구했다. 그 결과 면역관용 환자는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환자 혹은 거부반응 발생 환자와 면역 세포 분포와 유전자 발현 양상에 큰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 분석 결과 면역세포인 미성숙 B세포와 조절 T세포가 면역관용 환자에서 증가돼 있는 것을 확인했으며, 추가 분석한 결과 면역관용 환자의 B세포에서 면역반응과 연관된 유전자의 발현이 감소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또한 면역관용 환자의 조절 T세포에서 CCR6 유전자 발현이 증가돼 있음을 확인했는데 이는 거부반응을 유발하는 효과 T세포를 억제하는 기능과 연관돼 있다. 이 결과들은 면역관용 환자의 면역세포에서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쪽으로의 유전자 발현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뿐만 아니라 기존 연구에서 주목 받던 B세포와 T세포 외에도 NK 세포와 NKT 세포가 면역관용 환자에서 증가돼 있음을 확인함으로써 선천면역세포 또한 면역관용에 기여할 가능성을 제시했다.오은지 교수는 “신장이식환자의 면역관용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밝히기 위한 연구는 많았으나, 단일세포 분석법으로 상관관계를 규명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고 소개했다. 정병하 교수는 “향후 진료 현장에서 신장을 이식받은 환자의 혈액검사로 면역억제제를 중단할 수 있는 가능성을 선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2023-05-18 10:19:57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은 코로나19로 사망할 확률이 일반인에 비해 최대 4배까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질환 환자는 코로나19 중증도를 야기하는 질병을 앓고 있는 비율이 높기 때문인데, 특히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환자일수록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이혜진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이진용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 이동욱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팀은 정신질환 환자가 감염병에 대한 취약 규모와 정도를 다루고 이에 따른 효율적인 공중보건 정책을 제안하기 위해 연구를 실시했다.교수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 중 일반인 3961만 명과 정신질환 환자 1153만 명의 △백신 접종률 △코로나19 발생률 △사망률 데이터를 활용했으며, 정신질환은 △전체 정신질환 △기분 장애 △조현병으로 나누어 분석했다.그 결과 코로나19로 사망할 확률이 일반인에 비해 정신질환 환자는 1.71배, 기분장애 환자는 1.95배 조현병 환자는 4.0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코로나19 감염 위험도는 일반인에 비해 정신질환 환자는 1.06배, 기분장애 환자 1.03배 높고 오히려 조현병 환자는 0.92배로 낮게 나타났다.정신질환 환자에게서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일반인에 비해 흡연, 당뇨, 심혈관질환 등 코로나19 중증도를 높이는 질환의 유병률이 높으며, 백신 효과나 면역기능이 낮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특히 조현병 환자의 사망률이 매우 높은 이유는 백신 접종률이 절반 수준이며, 건강상태가 나빠도 입원하기가 힘든 의료시스템이라고 덧붙였다.이혜진 교수는 “조현병 환자에서 예방접종률이 낮은 것은 코로나19 시기 동안 지역사회에서 대면정신건강 서비스가 약화되었기 때문”이라며 “감염병 유행 시 조현병 환자 등 예방접종 취약 대상자에게 특히 신경을 써야한다”고 말했다.이동욱 교수는 “정신질환자가 입원할 수 있는 병원은 정신병원이나 보호시설에서만 가능하기에 정신질환자를 위한 의료자원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향후 감염병 세계적 유행같은 위기 상황에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사회안전망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대응전략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이진용 교수는 “이번 연구로 정신질환자가 코로나19에 더 취약했음을 확인하였다”며, “이를 통해 향후 위기상황 시 취약대상자 맞춤형 방역정책이 개발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아시아 정신의학회지(Asian Journal of Psychiatry, IF 13.89)에 게재됐다.
2023-05-16 09:54:52
명승권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7개 전향적 코호트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청소년과 젊은 성인에서 소매점, 인터넷 및 소셜미디어를 통한 전자담배 광고에 노출이 되는 경우 전자담배를 피우게 될 확률이 1.5배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메타분석 전문가인 명승권 대학원장은 주요 의학데이터베이스인 펍메드(PubMed), 엠베이스(EMBASE), 웹오브사이언스(Web of Science)에서 문헌검색을 통해 최종적으로 선정된 7개 전향적 코호트 연구결과를 종합해 메타분석했다.총 25,722명의 연구대상자의 대부분은 청소년과 20~30대의 젊은 청년이었는데, 전자담배 광고에 노출이 된 사람들은 노출이 되지 않은 사람들과 비교 시 전자담배 사용자가 될 확률이 1.53배 높았다(보정 교차비=1.53; 95% 신뢰구간 1.22-1.92).하부군 메타분석에서는 특히 전자담배 소매점에서 광고에 노출이 된 경우 2.2배, 인터넷 및 소셜미디어에서 노출이 된 경우 1.5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명승권 대학원장은 “2004년에 중국에서 전자담배가 최초로 출시되기 시작한 후, 적극적인 전자담배 광고 노출이 전자담배 사용의 확률을 높인다는 연구들이 발표됐지만, 일부 연구에서는 관련성이 없다는 보고도 있어 전자담배 광고 노출이 전자담배 사용을 높이는지, 그리고 얼마나 높이는지에 대해 개별 연구를 종합한 메타분석이 필요해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라며 이번 연구의 배경을 설명했다.이어 “메타분석 결과, 청소년과 젊은 성인에서 소매점, 인터넷 및 소셜미디어를 통한 전자담배 광고에 노출이 되는 경우 전자담배를 피우게 될 확률이 약 1.5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이번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이 주제에 대한 첫 메타분석이라는데 의의가 있다. 특히 청소년과 젊은 성인에서 전자담배의 사용은 흡연을 시작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소매점이나 인터넷·소셜미디어를 통한 전자담배 광고에 대해 더욱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라고 연구결과의 함의를 설명했다.한국금연운동협의회 2대 회장을 역임한 서홍관 총장은 “전자담배회사는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전자담배 연기에 들어있는 니코틴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뇌 발달에 악영향을 미쳐 학습장애와 불안장애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일부 연구에서는 전자담배에 들어 있는 여러 가지 독성물질로 인해 심혈관질환과 폐질환의 위험성을 높인다고 보고하고 있다”라며 “암발생에 대해서는 보다 장기간의 연구가 필요하지만 포름알데하이드 등의 여러 가지 발암물질이 있는 전자담배는 역시 안전하다고 볼 수 없어, 전자담배 역시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광고와 마케팅을 엄격하게 규제해야 한다”라고 전자담배의 건강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했다.
2023-05-08 12:23:40
한국페링제약이 오는 10일 ’여성 건강의 날’을 맞아 모성건강을 위협하는 산후출혈의 심각성을 알리고 산후출혈이 검사를 통해 미리 예방할 수 있고, 예방을 위해 더 많은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을 출산 후 겪게 되는 오로와 비교해 소개했다.자궁이완증, 잔류태반 등 원인 다양한 산후출혈, 오로와 착각하기 쉬워출산 후 500cc 이상(제왕절개 후에는 1000cc 이상) 과량의 출혈이 발생하면 이를 산후출혈이라고 하는데, 과량의 출혈과 함께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빈맥, 저혈압, 호흡수 증가, 발한 등의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산후출혈은 크게 출산 후 24시간 이내에 발생하는 조기 산후출혈과, 24시간 이후부터 6주~12주까지 발생하는 후기 산후출혈로 나뉜다. 조기 산후출혈은 자궁이완증, 자궁경부나 질의 열상, 잔류 태반 조직, 자궁 파열이나 유착 태반 등이 원인이 되며, 후기 산후출혈의 경우 잔류 태반 조직, 자궁의 크기가 정상적으로 줄어들지 않는 퇴축부전, 감염, 유전성 응고 결함이 원인이 된다.문제는 ‘출혈’이 산후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겪는 오로와 착각하기 쉽다는 것이다. 분만 이후 자궁에 남아있던 혈액, 탈락막조직, 세포 및 점액이 배출되는 것을 오로라고 하는데, 오로에도 혈액이 섞여 있다 보니 출혈과 헛갈리기 쉽다는 것이다.오로 역시 산후 직후부터 3~4일 간에는 혈액이 섞인 선홍색의 분비물이 나온다. 이후 분비물의 양이 점차 줄어들며 백색을 띠게 되고, 3~4주에 걸쳐 사라진다. 시간이 지나 자궁이 수축되면서 오로의 양이 점점 적어지기 때문이다.출산 후 12주까지 발생, 심하면 모성사망에 이르기도산후출혈은 대표적인 모성사망 원인 중 하나로 전체 출산 중 최대 18%에서 발생하며, 국내에서도 2011년부터 현재까지 직접산과적 사망(산과적 색전증, 분만후 출혈 등)의 주요 사망원인 1위이기도 하다. 산후출혈은 짧은 시간 동안 다량의 출혈로 인해 저혈량성 쇼크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뿐 아니라, 모성사망률 증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즉각적인 진단과 적절한 처치가 매우 중요하다.또한, 산후 출혈의 증상 중 하나인 빈맥이나 저혈압은 산후출혈로 인한 혈액 손실이 총 혈액량의 25%(>1500mL)를 초과할 때까지도 나타나지 않을 수 있으므로,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방심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산후출혈, 분만 전 의사 상담과 검사 통해 미리 대비할 수 있어전치 태반, 태반 유착증, 혈액응고장애가 있는 산모들은 산후출혈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제왕절개 및 자궁 수술 이력이 있는 경우, 자궁이완증 위험요인이 있는 산모 역시 중등도 위험군에 속한다. 이런 이유로 임신부는 분만 전 의사와의 상담과 검사를 통해 산후출혈 위험인자가 있는지 미리 선별해 필요에 따라 예방적 치료와 조치를 취하게 된다.산후출혈의 가장 흔한 원인인 자궁이완증은 태아의 무게가 4kg이상인 경우, 다태아, 산후출혈 병력, 융모양막염 등이 원인이 되는데, 선별 검사로 미리 발생 위험을 알 수 있다. 위험이 확인되면 예방을 위해 자궁수축제로 자궁의 이완을 막고 수축을 촉진시켜 분만 속도를 높여 산후출혈을 방지한다.산후출혈 예방을 위한 자궁수축제 사용은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에서도 권고된다. 이 외에도 환자의 상태와 원인에 따라 자궁마사지, 탯줄의 견인 통제를 통해 산후출혈 발생을 대비할 수도 있다.김영주대한모체태아의학회 회장은 “최근에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이완성 산후출혈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자궁이완증의 경우는 미리 선별할 수 있고, 치료를 통해 산후출혈을 충분히 줄여줄 수 있다. 다태아이거나 태아가 큰 경우, 융모양막염 등 자궁이완증의 원인을 가지고 있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의사와 상담해 대비하는 것이 좋다. 또한 위험군이 아니었더라도 분만 후 출혈량이 의심이 되면 의사와 최대한 빨리 상의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제니스 두싸스 한국페링제약 대표는 “모성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인 산후출혈로 인해 매년 전 세계에서 약 7만명의 여성이 사망하고 있다. 페링제약에서는 이런 모성사망을 줄이기 위해 개발도상국의 모성사망 감소에 기여하고자 자궁수축제 지원하고 있다”며 “페링제약은 앞으로도 산후출혈의 예방을 통해 모성 건강이 위협받지 않도록 인식을 높이겠다. 또한 모성사망 감소에 기여할 뿐 아니라 안전한 분만과 가정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023-05-08 11:07:41
“4년간 연구 인프라 구축 및 인재영입을 위한 인센티브 투자에 약 1200억원을 집행해 국내 1위, 세계 30위권의 ‘초격차 연구중심 의료기관’으로 도약하겠습니다.” 지난 3월 21일, 취임한 윤을식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28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설립 100주년을 맞는 2028년을 대비하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윤 의료원장은 안암·구로·안산병원과 의과대학, 정릉 메디사이언크파크, 청담 고영캠퍼스와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연구중심병원을 육성해 얻은 연구 성과를 기술이전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다시 의료 인프라와 연구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이날 밝혔다. 의료원은 최근 5년간 외부 연구개발(R&D) 수주액이 연평균 13%씩 성장하며 지난해 1500억원을 달성했다. 고려대의료원이 교내에서 개발한 원천기술을 외부로 이전해 받은 기술료도 300억원에 육박한다. 의료원 산하 안암병원과 구로병원은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돼 있다. 의료원은 2018년 12월, 의대 90주년에 즈음한 ‘비전 선포식’에서 10대 미래의학 기술을 선정해 육성해오고 있다. 당시 선정한 미래의학은 △암 정밀 진단·치료(Cancer Precision Medicine Diagnosis and Treatment) △클라우드형 공유 병원정보시스템(Post/Precision/Personalized – Hospital Information System) △인공지능(AI) 기반 신약 설계(AI-based Drug Design) △체액 생검(Liquid Biopsy) △휴먼 마이크로바이옴(Human Microbiomes) △유전자 가위(Genome Editing) △페이션트 온 어 칩(Patient-on-a-chip) △3차원 장기 프린팅(3D Organ Printing) △착용형 소프트 로봇(Wearable Soft Robot) △메모리 에디팅(Memory Editing) 등 10가지다. 의료원은 설립 100주년인 2028년까지 경기도권에 ‘세상에 없는 미래 병원’을 슬로건으로 한 제4병원을 신축하기로 했다. 메인 병원과 요양시설 및 헬스케어서비스 업체, 연구개발 기관 등이 어우러진 타운을 조성하는 게 꿈이다. 의료원은 제4병원의 후보지로 경기도 과천 또는 남양주를 놓고 저울질 중이다. 윤 의료원장은 “과천은 바이오클러스터를 구축하기에 유리하고, 남양주는 인구 수가 많은 게 장점”이라며 해당 지자체의 도시개발 계획안 작성의 속도에 따라 우선순위가 결정될 공산이 크다고 시사했다. 그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중입자 치료기를 도입한 것처럼, 제4병원이 들어서면 중입자 치료기를 도입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은 3000억원을 투입해 중입자치료센터를 완공했고 28일 첫 환자를 시작했다. 윤 의료원장은 “병상수로 얘기하는 ‘빅4’나 ‘빅5’병원 개념을 지양하고 질적 경쟁을 추구해야 한다”면서도 “중장기 마스터플랜 아래 첨단 인프라를 구축하고, 감염병 대응과 외과수술 역량, 중증질환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병상을 추가해 안암(1056개)·구로(1091개)·안산(836개) 병원의 2983병상을 3500개까지 늘리겠다”고 설명했다. 안암병원은 올 6월, 수년간 진행된 ‘메디컴플렉스’ 스마트병원 공사를 완료한다. 신관 1관, 신관 2관의 완공 등 병원 전체 리모델링이 목전에 있다.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딩에 기반한 초연결병원을 구축함으로써 환자는 안전하고 의료진은 근무하기 편한 미래병원을 구현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암 진료를 잘하는 병원’ ‘수술 잘하는 병원’ ‘급성기질환 치료에 집중하는 병원’으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1983년 의료 불모지였던 서울 남서부와 인근 경기지역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설립된 구로병원은 지난해 9월 미래관을 오픈하고 중증질환 특화병원으로 시스템 재편의 시동을 걸었다. 수술실이 증설됐고 심혈관계 중환자실이 들어섰고 다학제진료가 심화됐다. 2단계 사업인 누리관 건립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이를 완료하면 국내 최고의 중증질환 특화병원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안산병원은 미래의학관 3개층 증축이 진행 중미며 지하주차장도 3개층을 늘리고 있다. 여기에 신관, 교육연구동, 신별관 등의 신축이 이어질 계획이다. 현 청담 고영캠퍼스 맞은편에는 연면적 1070평 규모의 ‘청담 제2캠퍼스’도 조성한다. 이곳에는 교육시설, CEO 건강관리 과정, 바이오 스마트업 입주 등의 공간으로 할애될 예정이다. 윤 의무부총장은 경영 용어인 ‘리드 매치(Lead-Match)’ 전략을 언급했다. ‘리드’는 선도하고. 매치는 경쟁 그룹과 대등하게 한다는 의미다. 연구에서 선두에서 이끌어 가고, 나머지 분야는 선두 그룹에 합류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의료원은 2018년에 선정한 10대 미래의학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에 집중하면서 이런 리드매치 전략을 전개할 계획이다. 특히 국내 최초로 개발한 클라우드 기반 병원정보시스템과 인공지능, 디지털헬스케어 등 첨단 IT 혁신기술을 접목한 개인맞춤형 정밀의료시스템을 구현한다. 전주기적이고 더욱 환자 중심이고 급성기치료부터 회복까지 이음새없는(seamless) 매끄러운 스마트병원 전환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수한 인적자원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윤 의료원장은 인재양성추진위를 만들어 직접 관리할 예정이다. 향후 10년 동안 연평균 30~40명의 교원을 임용해 인재를 영입하고 관리할 방침이다. 그는 “교수가 퇴직하면 그 때가 돼서야 후임자를 찾고, 조교수가 부교수로 승진하는 과정에서 처우가 좋은 다른 의대로 옮겨가고, 전공과 의료진들이 영리추구를 위해 개원가로 떠나가는 것을 개선하겠다”며 “최근 젊은 교수를 중심으로 연봉을 2000만원가량 올리는 처우 개선을 시행했다”고 말했다. 이는 요즘 화두인 ‘의사과학자 양성’에 부응하고 제4병원에 투입될 의료진을 조기에 확보하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의료원은 ‘선도 의사과학자 육성장학금’을 만들어 지난해 2학기부터 의료원에 재직 중인 전공의나 임상강사가 의학과(기초연구)에 진학하면 입학금의 50%, 등록금의 80%를 지원하고 있다. 고려대의료원은 현재 9748명의 직원들이 종사하고 있다. 향후 5~6년간 2000명을 증원할 계호기이어서 조만간 1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수익은 1조4514억원, 올해 예산은 1조8106억원으로 내년에는 2조가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4년간 의료수익 면에서 연간 10.9% 성장했다. 연구개발 예산은 2018년 1034억원에서 1541억원으로 증액됐다. 의료원이 출자한 28개 자회사의 가치는 2018년 2190억원에서 2022년 3853억원으로 커졌다. 의료원은 양적 팽창만큼이나 고민되는 게 있다. 외부 평가에 소홀한 나머지 의대나 병원의 브랜드파워가 낮게 매겨졌다는 불만이자 우려다. 향후 5년간 인프라구축(하드웨어)에 3500억원을 투입해야 하고, 인재영입을 위해 노력도 해야 하고 인센티브도 더 지급해야 한다. 윤 의료원장은 2028년이란 숫자에 부합하는 2028억원을 병원 발전기금으로 모으겠다고 밝혔다. 외부평가에 대응하기 위해 외국 의대와 학술교류나 대외 홍보에 더 많은 비용을 투입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제4병원의 지역사회 상생에도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공공병원에 준하는 안산병원의 효율적인 대처, 국내 최초로 우크라이나에 의료진 파견, 국내 유일의 컴퓨터단층촬영장비(CT)를 장착한 순회 의료봉사 ‘정몽구 버스’, 국내 최초의 ESG 활동 보고서 발간 등은 1920년대 소외받던 여성을 위한 의료로 시작한 고려대의료원의 적극적인 ESG경영 행보를 드러낸다. 윤 의료원장은 패기 넘치는 모습으로 기자간담회에 집중했으나, 과도한 책임감으로 심적 압박을 받지나 않을지 걱정되는 대목이 많았다.
2023-04-28 23:42:45
어제(27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간호법이 통과됐다. 재석 의원 181명 중 찬성 179명, 기권 2명(더불어민주당 이원욱‧신현영 의원)으로 가결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예지 의원과 간호사 출신 최연숙 의원을 제외하고 전원 표결 전에 본회의장을 퇴장했다. 김예지 의원은 시각장애인으로 어머니가 간호사다. 반면 기권한 신현영 의원은 의사 출신이다. 간호계는 환영 의사를 밝혔으나 의사단체, 그리고 대한간호조무사협회를 위시한 13개 단체가 동참한 보건복지의료연대는 극렬 반발했다. 이들 단체는 연대 총파업을 하기로 결의하고 우선 5월 4일부터 부분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간호법은 통상적인 국회 입법절차와 달리 지난 2월 9일 국회 보건복지위가 직회부를 의결함으로써, 현 여당이 의석수 소수 정당으로서 법제사법위원장을 맡고 있는 법사위를 회피하는 경로를 택했다. 법사위가 60일 동안 제안한 법률에 대한 자구 수정을 미룰 경우 자동으로 본회의에서 상정할 수 있는데, 간호법 제정안은 60일을 넘기고 20일이 더 지난 시점에서 본회의 표결에 올라 사실상 야당의 독단을 원동력으로 국회를 통과했다. 2021년 11월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에 간호법 제정안이 처음 상정된 이후 의료계와 이해 당사자들 간에 다툼은 심했지만 정작 국민들을 개입시킨 버젓한 토론회도 없이 국민의 의료서비스에 질적인 변화를 가져다줄 수도 있는 법안이 통과돼 심히 우려스럽다.우선 여의도판 정치 판세를 볼 때 신경림 직전 및 김영경 현 간호협회장을 중심으로 간협 집행부들이 똘똘 뭉쳐 ‘이익단체의 정치력’을 과시한 게 눈에 띈다. 항간에는 다음 총선에 간호사 표심이 더불어민주당에 집결하고, 간호사들이 야당에 소액정치 기부금도 쏴줄 거라고 한다. 반면 의사협회와 보건복지의료연대는 수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여의도 정치권을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이미 의사와 간호사의 협업이 잘 이뤄지고 있는 병원들에선 간호법 제정을 저지할 동력이 충분히 쌓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반해 개원가 병의원에서는 간호법이 통과될 경우 처우 개선에 따른 비용 부담, 업무 범위를 둘러싸고 간호사들이 의사들의 지시(예컨대 병원 행정업무, 수술 보조행위)를 거부할 명분이 생긴다는 점을 우려해 적극 저지에 나섰다. 이 제정안이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서명한다면 결국 보건복지부가 시행령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간호사의 처우 개선과 관련 사회적 비용의 증가 범위가 결정될 전망이다. 간호법을 세세히 보면 건강보험공단이든 병원이든, 아니면 국민세금이든 누군가의 주머니에서 더 많은 돈이 지출돼야 할 판이다. 예컨대 간호사 1인당 분담 환자 수를 줄이는 것, 의료기관 내 교육전담 간호사 배치 비용을 국가가 대는 것,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의무화하는 것, 일정 의료직역에서 간호조무사가 아닌 간호사 고용을 의무화하는 것, 간호등급에 강화에 따라 간호사를 많이 쓸수록 더 많은 진료수가를 받는 것, 간호인력지원센터의 지역별 설립 의무화 등이다.규모가 작은 개원가에서는 예컨대 간호사가 진단서 발급 보조행위를 간호업무가 아니라고 거부하거나, 수술 보조는 안하겠다고 하면 추가 비용이 들어가고 아예 업무가 마비될 수도 있다. 일부 시민단체의 주장대로 간호법 통과로 간호사를 더 많이 고용하고 간호사 처우가 나아짐으로써 의료서비스가 개선된다고 마냥 환영할 일은 아니다. 그만큼 의료소비자의 주머니에서 어떤 형태로든 추가 지출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한편으로는 긴급성과 정확성을 요구하는 의료행위에서 의사를 정점으로 한 지휘체계가 간호사 직역 독립으로 흩트려진다면 그에 따르는 피해는 국민이 보게 된다. 예컨대 수술이 느려지고 의료사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지금처럼 의사가 총대를 메고 모든 의료행위에 책임을 지는 게 의료소비자에게는 더 이득이 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대한의사협회는 이번 간호법 통과를 저지하지 못했다. 의사들의 의견을 결집하지 못하고 대국민 홍보에 실패한 전략적 실패가 뼈아프다. 간선제에 따라 대의원들이 집행부를 뽑는 간협은 일사불란한 응집력을 보인데 반해, 직선제로 집행부가 선출된 의협은 동원할 화력(대정부 로비 능력이나 홍보 비용)이 간협보다 막강할 텐데도 이를 저지하는 여론을 형성하는 데 실패했다. 고작해야 TV에 패널로 출연해 간호법의 부당성을 아주 짧은 시간 설명하거나, 이익단체끼리만 성명을 내고 국회 앞에서 농성한 게 전부였다. 제대로 된 TV토론이나 사회적 이슈 제기를 통해 간호법 통과를 막아낼 힘을 축적하지 못했다.모든 새로운 법의 출현은 국민을 피곤하게 한다.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이 든다. 간호법도 마찬가지다. 의료서비스를 개선하는 측면도 있지만 그에 따른 비용 증가가 심각함을,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의료서비스 진행 절차에 불협화음을 일으킬 수도 있음을 설파했다면 이렇게 간호법이 일방 통과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아마도 의협은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발의해 입법을 저지해줄 것으로 기대하는 것 같다. 그러나 총선을 통해, 민의가 반영된 국회의 결론을 대통령이 쉽사리 거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짧게는 지난 60일 동안, 길게는 지난 2년 간 의협은 왜 간협의 입법 활동을 저지하지 못했는지 반성해봐야 한다. 이번 간호법 입법 과정에서 가장 쟁점이 됐던 개념은 '지역사회 간호'다. 간호법 1조는 "이 법은 모든 국민이 의료기관과 지역사회에서 수준 높은 간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를 놓고 의사들은 '지역사회 간호'가 노인돌봄, 아이돌봄 사업 등을 간호사가 사업화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다고 했고, 이에 간호사들은 ‘가짜뉴스’라며 간호사가 진료행위에서 의사를 지도를 받는 것은 현행 의료법과 다를 바 없다고 대응했다.지역사회란 아마도 의료기관이 아닌 양로당, 지자체 산하 복지기관, 무의촌 지역을 에둘러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간호사들이 말은 그렇게 하지만 분명 언젠가는 이를 발판으로 ‘준(準) 의료서비스 사업’(가정방문 간호)를 개인 사업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의사들이 예전처럼 왕진 가방 들고 가정방문 의료를 할 수 없다면 노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현 상황에서 간호사들에게 준 의료서비스를 맡겨도 좋을 것이다. 다만 현행 의료법 테두리 안에서 이런 준 의료서비스 신사업을 잉태할 수 있는 것을 놔두고 굳이 새로운 입법을 해야 하는지는 의문이다.간호사 출신인 국민의힘 최연숙 의원은 27일 간호법 표결에 앞서 동료 의원들에게 법안 지지를 호소하면서 "보건의료 직역 간의 업무 침해는 간호법이 아니라 절대적으로 부족한 의사 수와 영리 추구를 우선으로 하는 의료기관 때문"이라고 직격했다. 아울러 최 의원은 "의사 부족으로 현장에서 의사가 해야 할 행위가 간호사에게 전가되고, 간호사의 행위는 간호조무사와 간병인에게 전가되고 있다"며 "일부 의료기관들은 인건비 절약을 위해 법에서 정한 임상병리사·방사선사 등을 고용하지 않고 간호사나 조무사에게 이 업무를 하도록 해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최 의원의 주장을 들어보니 의대 정원 증원이 붕괴돼가는 한국 필수의료 붕괴를 막을 수 있는 결정적인 대책은 아니지만, 의사 수가 늘면 어떤 식으로든 의료서비스는 나아지고 필수의료 공백은 메워질 것은 분명하다는 확신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호법 국회 통과 과정에서 국민이 불필요하게 신경써야 할 게 하나 늘었다. 국민의 의료서비스 유익성과 관련해 비용은 확실히 크게 늘고 돌아오는 혜택은 그에 비해 적을 것이란 느낌도 든다.
2023-04-28 11:02:28
“올해 발표된 국내 연구에 따르면 50세 초과 환자에서 폐렴구균 혈청형 3의 증가가 관찰됐으나, 영유아에서는 거의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2014년 13가 단백결합 백신이 영유아 대상 국가필수예방접종(NIP) 사업에 포함된 이래 10년가량이 흐르며 얻은 성과입니다.” 김동현 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대한소아감염학회 정보이사)는 26일 한국화이자가 사내에서 주최한 세계예방접종주간 기념 백신클래스에서 “일본뇌염백신을 열심히 맞은 결과 한국에서 치명적인 일본뇌염 환자가 나오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폐렴구균에 의한 후유장애(뇌 인지기능 저하)를 효과적으로 예방한 것은 13가 폐렴구균 백신의 보급 성과”라고 강조했다. 그는 “폐렴구균 13가 단백결합 백신은 전세계적으로 예방효과와 임상적 및 사회적 실익을 입증한 대표적인 성공사례”라며 “이젠 고령자에서도 폐렴구균 백신 접종을 맞힐 것을 고려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프리베나13을 비롯해 단백접합백신이 영유아 필수 예방접종 사업에 추가된 후로 임상현장에서 폐렴구균으로 인해 응급상황에 처하는 영유아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것이 김동현 교수의 전언이다.김 교수는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폐렴 시즌이 되면 어린 환자들에게 흉관을 꼽고 농을 빼는 일이 다반사였다”면서 “하지만 최근에는 백신접종의 효과가 워낙 좋아서 전공의들이 흉관을 꼽을 위치를 모를 정도로 유병률 자체가 현저히 줄어든 다른 세상이 됐다”고 소개했다. 또 “매년 전국에서 폐렴구균 데이터를 모으는데, 최근에는 1년에 10여 개, 많으면 30여 개 정도만 모인다”고 소개해다. 백신 접종으로 이제는 큰 병원에서도 폐렴구균 감염 영유아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성인에선 큰 공백이 있다. 국내 연구진이 2019~2021년 국내 성인을 대상으로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 감시 연구를 한 결과 혈청형 중 3(13.8%)과 19A(9.5%)는 여전히 성인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에서 가장 흔한 혈청형으로 남았기 때문에 이에 초점을 맞춰 적극적인 접종이 이뤄져야 한다고 김 교수는 강조했다.특히 혈청형 3은 독특한 캡슐형 구조로 독성이 강하고 백신유도 항체에 저항하는 고유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졌다. 또 2014~2016년 국내 44개 병원에서 수집된 폐렴구균 1855주 중 46.2%가 항생제 다제내성 균주였으며, 그 중 혈청형 19A가 높은 비율(82.8%)로 항생제 다제내성을 보였다.침습성 폐렴구균에 걸리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고 살아남아도 수막염의 경우 인지장애가 남아 유소아나 청소년기에는 평생 고통을 받아야 한다. 정상적인 일상생활이나 직업을 영위하기 힘들 수 있다. 특히 5세미만 영유아나 80세 이상 고령자는 이런 위험에 노출돼 있다.현재 보건당국은 65세 이상 노인에 한해 23가 폐렴구균 백신을 NIP 사업 아래 무료 접종하고 있다. 하지만 23가 백신은 커버하는 항원수의 종류는 13가보다 많아도 항원 기억능력이 떨어져서 ‘적당히 손대다 떨어지는’ 수준이라고 김 교수는 지적했다. 따라서 다당질백신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50세 이상부터 접종할 수 있으며 2세 미만은 접종 대상이 아니다. 반면 프리베나13은 생후 6주후부터 맞을 수 있다. 반면 프리베나13은 디프테리아 유래 디프테리아CRM197단백질접합체를 혈청형(항원)에 붙인 새롭게 창조된 백신으로, 23가와 차별화된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혈청형이 많은 23가 백신이 커버리지가 넓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다당질 백신은 면역원성(항원인식 및 항체 생성 능력)도 떨어지고 효과도 오래가지 않는다”며 “정부에서는 저렴하기 때문에, 국민들은 무료 백신이라 좋게 생각하지만 가수가 적더라도 위험한 혈청형을 확실히 잡아주는 게, 가수가 많고 대충 잡아주는 것보다 낫다”고 강조했다.김 교수는 “폐렴구균은 어린 아이에게 예방접종을 하면 성인에서도 간접적인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하지만 성인에서 3, 19A 혈청형이 늘고 있다는 것은 간접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의미로, 이는 성인도 백신을 접종해 직접 예방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특히 “3, 19A 혈청형은 침습감염을 유발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혈청형으로 건강에 위해한 상황을 유발한다”며 “심장질환이 있거나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환자는 물론 건강한 사람들도 백신을 통해 중증 감염에 이르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병력과 무관하게 건강한 성인이라도 65세 이상이라면 백신 접종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미국과 유럽에서 허가되고, 국내서는 허가절차를 밟고 있는 20가 신종 ‘프리베나20’ 백신의 등장과 관련, “백신에 불응하고 저항하는 혈청형이 계속 생겨나기 때문에 가수가 많을수록 좋은 건 맞다”며 “과거에 7가 백신에서 13가 백신으로 업그레이드될 때에는 면역효과가 확연하게 드러났지만 13가에서 20가로 늘어남에 따라 얻게 되는 면역효과는 과거만큼은 못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교수는 “폐렴구균은 몸속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취약해지면 기승을 보이는 집락균(集落菌)으로서 존재하는 즉시 난동을 보이는 홍역바이러스나 인플루엔자와는 다르기 때문에 세균 생태계를 안정화한다는 차원에서 프리베나13과 같은 효과적인 백신의 접종이 유효하다”며 “집락균이 안정화되면 더 악랄한 혈청형이 기를 펴지 못하는 효과가 생긴다”고 비유했다. 다만 23가 백신이 완전 무용한 것만은 아니다. 미국에서 13가 단독으로 73%, 23가 단독으로 17% 폐렴을 예방하는 차이를 보였지만, 국내 65~74세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폐렴구균성 지역사회획득 폐렴 예방법으로 13가와 23가를 순차적으로 접종하면 80.3% 예방이란 가장 효과적인 결과가 도출된 바 있다.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난해 5월 유뷰트에서 “13가를 먼저 맞고 1년 후에 23가를 맞으면 폐렴구균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예방은 다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순차적으로 백신을 접종하는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2023-04-26 17:36:28
집에 강아지를 키우는 초등학교 2학년 현진이는 눈 밑 다크서클이 생겼는데 점점 심하게 짙어지는 것 같아 걱정이다. 엄마는 아이가 밤늦게 잠을 자는 것도 아니고 피곤해 보이지도 않는데 어린 나이에 벌써 다크서클이 생기는 이유가 궁금해 아이와 함께 병원을 찾았다.눈 밑의 지방이나 색소 침착 등으로 눈 밑부분이 거무스름하게 어두워 보이는 ‘다크서클(dark circle)’의 원인은 눈 주변의 피부 멜라닌 색소가 침착되거나 눈 밑 피부가 얇아서 눈 밑 혈관이 드러나 어두워 보이는 경우, 또는 눈 밑 잔주름 및 눈 밑 지방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특히, 아이나 여성에서 다크서클이 생기는 이유 중 ‘알레르기비염’이 원인인 경우도 많아 관심을 가지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알레르기비염이 있으면 코 혈관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눈 밑에 혈류가 정체 및 색소 침착되며 다크서클이 생긴다. 또한, 알레르기비염이 있으면 코로 숨 쉬는 것이 어려워 입으로 숨 쉬는 습관이 오래되면서 얼굴형이 길어지기도 한다.그래서 아이가 눈 밑 다크서클이 심하다면 알레르기비염이 아닐지 한 번쯤은 의심해 보고 병원을 찾아 알레르기 반응검사를 해 볼 필요가 있다.이경훈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호흡기알레르기분과) 교수는 “실제 소아 알레르기비염 환자의 약 60~70%가 다크서클이 동반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특히 다크서클이 짙고 크기가 클수록 알레르기비염의 중증도가 올라간다는 보고가 있다”고 말했다.이어 이경훈 교수는 “20세 미만 소아청소년에서 알레르기비염의 유병률은 18%, 한 번이라도 경험하는 비율은 23% 정도로 아주 흔하게 보고되고 있으며, 소아보다는 청소년 연령층에서 더 많은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특히, 어린아이의 경우 알레르기비염이 있다면 조기 치료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비염으로 코막힘이 심하면 입으로 숨을 쉬어 아이들이 호흡기 질환에 자주 걸리고, 구강구조나 안면 윤곽의 발달에도 나쁜 영향을 끼쳐 부정교합 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 아이의 알레르기비염을 조기에 치료하지 않을 경우, 비염이 심해지면서 산소가 뇌로 충분히 전달되지 못해 만성피로와 코점막이 붓고 코에 콧물이 가득 차며 코막힘, 두통, 다크서클, 집중력 저하 등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이경훈 교수는 “어린아이의 경우 알레르기비염을 빨리 치료하지 않고 오랫동안 방치될 경우 추후 치료 기간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아이의 성장, 외모, 성격 및 학습능력에도 나쁜 영향을 끼쳐 집중력, 암기력, 기억력 등을 저하될 수 있다”며 “실제 알레르기비염 환아들에게서 학습수행능력이 떨어진다는 논문들이 일관되게 보고되고 있으며, 적절한 치료가 진행되면 학습수행능력이 향상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평소 아이를 관심 있게 관찰해 다크서클이 있거나 코막힘, 콧물, 재채기 등이 잦고 두통, 안구충혈 등의 증상이 있다면 호흡기알레르기 전문 소아청소년과 의료진을 찾아 알레르기 검사를 해 볼 필요가 있다.이경훈 교수는 “아이가 알레르기 질환이 의심되면 병원을 방문해 혈액검사나 피부반응검사를 통해 알레르기 유발 물질 항원을 확인할 수 있다”며 “알레르기 유발 물질은 식품 요인과 흡인성 요인으로 나눌 수 있는데 흡인성 요인의 경우 꽃가루와 동물털, 진드기 종류 등의 알레르기 인자를 확인할 수 있으며 약 100여 가지 종류의 원인을 한 번에 확인해 해당 알레르기 물질에 대한 회피와 약물치료를 통해 경과를 관찰할 수 있다”고 말했다.증상이 심한 경우 적극적인 약물치료와 함께 알레르기 면역요법을 시행해 볼 수 있는데, 알레르기 면역치료는 해당 알레르기 항원을 단계적, 반복적으로 인체에 노출시켜 면역 관용을 유도해 알레르기 질환을 치료하는 것으로 주로 3년에서 5년 정도 시행하면 알레르기 질환의 호전을 기대해 볼 수 있다.면역치료는 우리 몸이 점차 적응할 수 있도록 낮은 농도의 소량 알레르기 물질을 투여해서 점차 늘려나가는 방식으로 진행하는데, 원인 물질을 서서히 증량해가면서 우리 몸이 점차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해 알레르기 반응이 둔화돼 알레르기 면역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알레르기 물질의 주사를 팔에 맞는 ‘피하주사면역요법’, 혀 밑에 약물을 떨어뜨리는 ‘설하면역요법’, 알레르기 식품을 복용하는 ‘경구면역요법’으로 나눌 수 있다.이경훈 교수는 “식품 알레르기의 경우에는 경구면역요법으로 실제 음식을 통해서 3~4개월간의 증량기를 거치고 이후로 총 3~5년 정도 유지시기를 진행하게 된다”며 “특히, 설하면역요법의 경우에는 집먼지진드기에 국한돼 면역치료가 가능한데, 보통 3~7일 정도의 증량기를 거치고 3~5년 정도 유지시기를 진행하게 된다”고 말했다.피하주사면역요법의 경우에는 집먼지진드기, 동물, 꽃가루 등 다양한 알레르기에 대해 면역치료가 가능한데, 3~4개월의 증량기를 거치고 이후의 3~5년 정도의 유지시기를 진행하게 되며, 증량기에는 매주 피하주사를 진행하게 되고 이후 유지시기에는 한 달에 한 번씩 피하주사를 접종하게 된다.면역치료의 효과는 개인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약 80~90%에서 알레르기 증상의 호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면역치료에 효과가 있는 환자군의 경우에는 치료를 시작하고 빠르면 2~4개월 내 알레르기비염, 천식, 알레르기결막염 증상의 호전을 보인다.이경훈 교수는 “아이가 알레르기비염일 경우 원인 알레르기 물질의 회피, 증상 완화를 위한 약물요법, 면역치료를 아이의 중증도 및 선호도에 따라 치료를 결정할 수 있다”며 “면역치료는 약물치료로 증상 조절이 어렵거나 장기적 약물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시도해 볼 수 있는데, 소아의 경우 만 5세 이상부터 면역치료가 가능하나 대개는 초등학교 입학하는 나이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2023-04-26 09:3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