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제1저자 안호영 계요병원 전문의)은 만성질환을 가진 노인의 배우자는 만성질환을 함께 앓을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18일 발표했다.최근 질병관리청이 발간한 ‘2023 만성질환 현황과 이슈’에 따르면 국내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전체 사망의 74.3%에 달하며, 유병률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부부는 생활습관을 공유하면서 식습관, 신체 활동, 치료 준수도 등에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에, 이러한 요인을 개선하는 부부 단위의 만성질환 관리가 예방과 치료에 모두 효과적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특정한 질환에서 부부 간 일치도를 확인한 수준으로, 이것이 대부분의 만성질환에 해당하는지, 장기간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밝혀낸 연구는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노년에서 단일질환이 아닌, 누적된 질병부담이 배우자의 질병부담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고자 ‘한국인의 인지노화와 치매에 대한 전향적 연구(Korean Longitudinal Study on Cognitive Aging and Dementia: KLOSCAD)’에 참여한 60세 이상 부부 814쌍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부부 각각의 만성질환으로 인한 질병부담을 누적질환평가척도(Cumulative Illness Rating Scale, CIRS)로 평가하고, 학력, 알코올 섭취량, 수면의 질, 신체 활동, 우울 정도 등 질병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험인자를 포괄적으로 평가해 8년간 추적조사했다. 연구 결과, 부부 중 한 사람의 CIRS 점수가 1점 높을수록 배우자의 8년 후 CIRS 점수는 0.154점이 상승했으며, 8년의 추적 기간 중 CIRS 점수가 1점 상승할 때마다 배우자의 점수 또한 0.126점 함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부 중 한 사람의 현재 질병 수준뿐만 아니라, 향후 그 변화 정도 또한 배우자에게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현재 질병부담 정도가 클 경우 이러한 현상이 더욱 뚜렷했다. 이번 연구는 현재 여러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의 배우자는 향후 많은 만성질환을 앓게 될 가능성이 높으며, 만성질환 관리가 적절히 이뤄지지 않아 많은 만성질환을 앓게 될수록 배우자의 만성질환 위험 역시 증가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최초의 연구다. 환자 개인뿐만 아니라 부부를 함께 만성질환의 진단·치료·교육의 대상으로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김기웅 교수는 “노년층의 경우 만성질환 부담이 높고, 관리를 소홀히 하기 쉬워 진료나 보건사업을 부부 단위로 설계해 진행할 필요가 있다”며 “자신의 만성질환이 배우자의 건강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잘 소개해 만성질환 관리에 대한 동기를 강화하고, 부부가 상호 팀이 되어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면 기존 치료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BMC Medicine’(IF 10.4)에 게재됐다.
2024-03-18 11:00:05
오진경, 박은정 국립암센터국제암대학원대학교 암관리학과 교수팀은 12년 금연한 사람은 흡연을 지속한 사람에 비해 폐암 위험이 절반이며, 15년 금연한 사람은 전체 암 위험이 절반 이상 준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의사협회 자매지(JAMA Network Open, IF 13.8)에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은 약 300만명을 대상으로 한 코호트 연구에서 금연과 암 발생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2002~2003년 건강검진 당시 흡연 상태를 기준으로 2년마다 흡연 상태의 변화에 따라 참여자들을 △지속 흡연자 △재흡연자 △일시적 금연자 △완전 금연자 △비흡연자 등 5가지로 구분하여 2019년까지 추적 관찰했다. 연구 결과, 완전히 금연하는 사람은 계속해서 흡연한 사람에 비해 암 위험이 현저히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완전 금연자의 암 발생 위험은 지속 흡연자와 비교해 전체 암에서 17%, 폐암에서 42%, 간암에서 27%, 위암에서 14%, 대장암에서 20% 감소했다. 특히 폐암의 위험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주목할 점은 금연 시기에 따라 암 발생 위험도가 다르다는 점이다. 50세 이후 금연한 사람은 지속 흡연자와 비교해 암 발생 위험이 모든 암 16%, 폐 40%, 간암 및 위암이 12% 줄어들었다. 반면 50세 이전에 금연한 사람은 전체 암 19%, 폐 57%, 간암 및 위암 18% 감소했다. 연구책임자인 오진경 교수는 “10년 이상 금연하면 암 발생 위험이 현저하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으며 특히 폐암 예방에 효과적”이라며 “꾸준히 지속적으로 금연을 유지하는 게 암 예방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오 교수는 “나이와 상관없이, 다시 말해 늦은 나이여도 금연은 암 발생 위험을 크게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폐암의 경우는 중년 이전에 금연하면 예방에 더욱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2024-03-12 11:10:52
지방간은 술 때문에 걸린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술을 마셔서 생기는 알콜성 지방간은 20% 정도로,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대사증후군 등 잘못된 생활습관이 원인인 비알콜성 지방간이 80% 로 대한당뇨학회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경우 40.4% 이상이 해당되는 흔하게 발병한다.요즘은 인스턴트 위주의 식사 등 20~30대 젊은 청년들에서도 진단받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비알콜성 지방간은 별다른 증상 없이 조용히 진행되다가 발견되는데, 그 중증도가 높을 수록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증가하고, 특히 제2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그 위험도가 더욱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그동안 많은 연구에서 지방간과 당뇨병 사이의 연관성을 밝혀냈지만, 비알콜성 지방간과 당뇨병을 모두 보유한 환자의 심혈관 질환 위험에 대한 대규모 추적 관찰 연구는 구체적으로 보고된 바 없었다. 박철영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원장 신현철) 내분비내과 교수 연구팀은 당뇨병과 지방간 지수(fatty liver index)에 따른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분석했고, 이번 연구는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인 국제 영국 의학저널(BMJ) 최신 호에 게재됐다.연구팀은 건강보험 공단 자료(2009년) 성인 약 7만 7천 명을 대상으로, △당뇨병 없는 지방간 없는 그룹 △당뇨병 없는 1단계 지방간 그룹 △당뇨병 없는 2단계 지방간 그룹 △당뇨병 있는 지방간 없는 그룹 △당뇨병 있는 1단계 지방간 그룹 △당뇨병 있는 2단계 지방간 그룹으로 나누고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5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당뇨병과 지방간 둘 다 없는 그룹 대비 △당뇨병 없는 1단계 지방간 그룹에서는 1.19배 △당뇨병 없는 2단계 지방간 그룹에서는 1.38배 △당뇨병 있는 지방간 없는 그룹에서는 3.2배 △당뇨병 있는 1단계 지방간 그룹 3.8배 △당뇨병 있는 2단계 지방간 그룹에서는 4.5배 위험도가 증가했다. 박철영 교수는 “심혈관 질환 발병률 및 사망률은 지방간의 심각성에 따라 증가했는데, 이는 지방간이 간 질환뿐 아니라 여러 질환 발병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라고 밝혔다.이어 “지방간 수준이 낮더라도 당뇨병이 있기만 해도 사망률이 높게 증가했다”라며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 질환 및 사망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지방간 선별 및 예방이 필요한 것을 시사한다”라고 말했다.
2024-03-06 10:13:33
남재환 가톨릭대 의생명과학과 교수팀은 동물실험 결과, 만성 염증을 가진 동물에 mRNA 백신을 접종하면 심장 손상이 증가하고 면역 효과가 감소함을 입증했다고 21일 밝혔다. 이에 따라 만성 염증이 mRNA 백신 접종 부작용의 원인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코로나 팬데믹에서 mRNA 백신은 가장 빠르게 개발돼 많은 생명을 구하였지만, 아주 드물게 접종 후 심장 이상 부작용이 발생했다. 하지만 부작용에 대한 자세한 기전이나 회피 방법은 밝혀지지 않았다. 자체적인 mRNA 예방 및 치료용 백신 개발 경험을 갖춘 남 교수팀(이성현 박사과정생과 이지선·박효정 박사, 윤미섭 가천대 교수팀의 조선희 박사과정생, 임병관 중원대 교수팀)은 이를 입증하기 위해 동물실험을 한 결과 만성 염증을 가진 동물에 mRNA 백신을 접종하면 만성 염증이 없는 동물에 비해 심장 손상 지표 및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증가하고, 백신에 의한 면역반응(특히 T세포 활성화)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작은 펌프를 실험용 쥐에 심은 후 한 달 동안 염증유도물질(Lipopolysaccharide, LPS, 그람 음성 세균의 세포막을 형성하는 물질로서 세포에 내독소 물질로 작용해 염증 유발)을 천천히 체내에 방출되도록 하는 만성 염증 모델을 만든 후 mRNA 백신을 2회 접종했다. 그 결과 만성 염증 쥐는 염증이 없는 쥐에 비해 심장 손상 표지자(Myh7, ANP)가 증가하고 심장에 염증 세포가 더 침투되었으며, 면역물질인 IFN-γ를 분비하는 T세포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식품의약안전처의 ‘mRNA 백신 등의 독성평가 기술개발연구’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백신기반기술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연구비를 지원받았다. 이번 연구 성과는 백신 분야 최고 저널이자 네이처 자매지인 국제 학술지 ‘npj Vaccines’(IF=9.399)에 등재됐다. 남 교수는 “이번 연구로 만성 염증이 mRNA 백신 접종 부작용의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확인됐다”며 “하지만 만성 염증 동물 모델에 대한 실험 결과이며, 실제 만성 염증을 가진 사람에게 바로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코로나 백신은 mRNA 방식 외에도 다양한 종류가 개발돼 만성 염증을 가진 사람은 조금이라도 걱정될 경우 의사와 상의해 다른 타입의 백신을 접종해도 좋다”고 말했다.
2024-02-21 19:53:14
오염된 가금류 섭취를 통해 세균성 장염을 일으키는 캄필로박터(Campylobacter) 감염이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캄필로박터는 인수공통 감염병으로 발열,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좋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고령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중증의 혈류감염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백예지 순천향대 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김정호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팀은 7개 의료기관에서 2010년부터 2021년까지 캄필로박터균혈증 성인 환자의 자료를 수집해 시계열 경향성, 임상적 특성과 예후, 항생제 감수성 등을 분석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등록된 캄필로박터 감염 건수와도 비교했다.연구를 위해 수집한 캄필로박터 혈류감염 건수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얻은 캄필로박터 장염 건수를 비교한 결과, 최근일수록 동일하게 증가하는 경향성을 보여 캄필로박터가 점차 인체 감염증의 중요한 병원균으로 부각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백 교수는 “감염이 증가하는 이유는 캄필로박터가 가금류 이외에 다른 동물들을 숙주로 삼아 전파되기도 하고, 애완동물을 통해서 전파되는 사례도 있기 때문”이라며 “기후 변화와 야외 물놀이 활동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연구를 위한 분석한 대상 환자는 총 108명이었고, 평균 연령은 59세, 남성이 72%(78명)였다. 주요 증상은 열이 98%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어서 복통(44%)과 설사(44%)가 흔한 증상으로 나타났다. 열 이외의 다른 증상은 없는 경우도 16%나 됐다. 균종 중 캄필로박터 제주니(C. jejuni)가 있는 경우 장염 증상이 다른 균종보다 더 흔한 것으로 나타났다. 캄필로박터 피터스(C. fetus)는 봉와직염이나 골관절 감염, 혈관 내 감염 등이 나타날 수 있었다.전체 환자 중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받은 비율은 25.7%로 낮은 편이었고, 사망과 관련한 위험 요인은 암과 같은 기저질환과 패혈성 쇼크 상태가 유의미했다.항생제 감수성 결과는 퀴놀론 계열 내성이 59%로 높았고, 마이크로라이드 계열은 4%로 낮았다. 특히 균종이 C. jejuni일 때는 퀴놀론 내성이 68%에 이르렀다. 백 교수는 “항생제 오남용으로 인체 및 가축 등에 투여되는 항생제 사용량이 늘면서 퀴놀론 계열 내성 비율이 점차 높아졌다”며 “항생제 내성은 건강을 위협하는 매우 중대한 문제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동물과 인체의 건강을 함께 접근하는 ‘원헬스’적인 관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또 “캄필로박터 감염시 첫 번째 치료는 마크로라이드 항생제로 시작해야 한다”며 “일반적으로 캄필로박터 장염 때 항생제 치료는 단지 소화기 증상을 1.3일 줄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중증의 취약한 환자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어서 적절한 항생제를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연구팀의 이번 논문 ‘캄필로박터균혈증의 경향, 임상적 특성, 항균제 감수성 패턴 및 결과:다중 중심 후향적 연구’(Trends, clinical characteristics, antimicrobial susceptibility patterns, and outcomes of Campylobacter bacteraemia: a multicentre retrospective study)는 학술저널 ‘Infection’(IF=5.2) 2023년 11월호에 게재됐다.
2024-02-19 14:22:59
물은 인체의 약 70%를 차지하는 중요한 물질이다. 물이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수분이 나이, 성별, 기저질환에 따라 다르게 미치는 영향과 올바른 물 섭취법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 강서영 의정부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상세한 내용을 알아본다. 성인 기준 하루 2L의 물을 섭취해야 한다고 익히 알려져 있으나 이는 잘못 알려진 통념이다. 실제로 물 섭취 권장량을 계산하는 방법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수분은 물, 음료, 음식을 통해 섭취하게 되며, 체내에 섭취된 이후 분포되는 과정은 생활환경, 대사능력, 활동량 등에 의해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단순히 물을 얼마나 마셔야 한다고 결론내리기 어렵다. 한국영양학회는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을 통해 음식과 액체 섭취를 통한 일일 수분 충분섭취량을 성별과 나이에 따라 세부적으로 제시했다. 예를 들어, 25세 남성의 경우 ‘한국인 일상식’을 했을 때 평균적으로 약 1400mL 정도 수분을 음식으로 섭취하게 되므로, 물과 음료 등 액체 형태로 1200mL 정도를 더 마시면 된다. 여기서 말하는 액체에는 충분한 양의 물이 포함되어야 한다.강서영 교수는 “대부분의 가공 음료에는 당류, 나트륨 등 첨가 물질이 들어 있어 과다 섭취하면 비만 및 심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며 “적절한 양의 흰 우유를 섭취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액체에 해당하는 부분을 물로 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분은 물, 음료, 음식의 다양한 형태로 섭취하게 되기 때문에 무조건 하루 2L 생수를 마셔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물을 충분히 마시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체내 노폐물 배출을 돕는다. 물을 마심으로써 생기는 포만감이 열량 섭취를 줄이기 때문에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요로결석이 있을 때도 물을 많이 마시면 소변량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결석을 배출시킬 수 있고 소변이 희석돼 결석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특히 열이 나거나 장염 등의 원인으로 설사를 할 경우 탈수증상이 쉽게 나타나기 때문에 권장량보다 더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하지만 물을 과다 섭취할 경우 오히려 독이 되어 앓고 있는 질환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심부전으로 인해 심장의 수축력이 떨어지면 심장에 들어온 혈액을 충분하게 내보내지 못하게 된다. 이러한 상태에서 물을 많이 마시면 늘어난 혈액량으로 인해 혈관 압력이 높아지게 되고, 조직, 장기에 수분이 고이면서 부종을 일으킬 수 있다. 만성 신부전도 심부전과 마찬가지로 물을 많이 마시게 되면 혈액량, 체액량이 늘어나 부종 위험이 커진다. 간경화 환자의 경우에는 간기능이 떨어지면 혈관의 삼투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알부민의 농도가 낮아지게 되며 이로 인해 수분 이동이 어려워진다. 이러한 상태에서 물을 많이 마시면 배에 물이 차는 복수가 생길 수 있다. 강 교수는 “수분은 체내에 섭취된 이후 여러 환경, 대사, 활동 등에 의해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질환의 단계와 개인별 건강 상태에 따라 그에 맞는 양의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4-02-16 12:15:22
국내 틱장애 발생률이 10여년간 2배 이상 증가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성인 틱장애’ 발생률이 급증했으며, 2020년 틱장애 진단 환자 10명 중 4명은 성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홍순범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김수진 임상강사) 및 김미숙 의생명연구원 연구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보건의료DB를 바탕으로 2003년부터 2020년까지 틱장애의 연령군별 발생률 및 임상역학적 특성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15일 발표했다.소아청소년에게 흔히 나타나는 틱장애는 특별한 원인 없이 이상 행동이나 소리를 빠르게 반복하는 신경발달장애다. 눈 깜빡임, 코 찡긋거림, 헛기침 소리 등이 대표 증상이다. 국내 2~19세 인구 유병률은 1000명당 2.6명이며, 20세 이상 성인 틱장애 유병률은 0.008%~0.024%에 그친다.특정 질병의 발생 동향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한 시점에서 질병 보유자의 비율을 뜻하는 ‘유병률’이 아닌, 일정 기간 새롭게 진단받은 환자를 뜻하는 ‘발생률’에 주목해야 한다. 그러나 틱장애 발생률을 분석한 연구는 이제껏 전 세계적으로 드물었다.연구팀은 2003년부터 2020년까지 틱장애로 새롭게 진단받은 23만5849명을 소아청소년(0~19세), 성인(20세 이상)으로 구분해 연간 틱장애 발생률 및 발생 건수를 비교했다.그 결과, 전체 인구 10만명당 틱장애 발생률은 2003년 17.5명에서 2020년 40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발생률 증가폭은 전반적으로 소아청소년이 성인보다 컸다. 반면 2015년부터 2020년까지는 달랐다. 이 기간 소아청소년 틱장애 발생률은 1.5배 증가했으나, 성인은 약 3배로 증가폭이 더 컸다. 특히 20~30대 성인은 발생률이 5배 이상 가파르게 증가했다. 2015년부터 성인 신규 진단 환자가 점차 증가해 2020년 전체 틱장애 환자의 41.8%는 성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또 두 연령군의 사회인구학적 및 임상적 특성을 비교 분석해 다양한 차이를 확인했다. 특히 틱장애 진단 1년 전 ‘정신과적 기저질환’ 발생률을 분석하자 소아청소년 환자는 10명 중 2명 이상(약 26%)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동반하고 있었다. 성인 환자는 10명 중 4명 이상(약 43%)이 ‘우울증 또는 불안장애’를 동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뿐 아니라 성별, 약물 종류, 약물 순응도 등에서 두 연령군은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연구팀은 지난 10여년간 틱장애 발생률이 2배 이상 증가한 원인으로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특히 과거 ‘사회적 낙인’으로 여겨졌던 정신질환이 드라마 등 미디어를 통해 일반 대중들에게 자주 노출되고, 그에 따라 정신과 내원 및 신규 진단 건수가 늘어난 것이 한 가지 요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홍순범 교수는 “틱장애는 주로 소아정신과 영역에서 주목하는 질환이었으나, 최근 신규 틱장애 환자의 40% 이상은 성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연령에 따라 틱장애의 특성 및 치료 방법이 다를 수 있으므로 일반 정신과 영역에서 ‘성인 틱장애’에 대한 인식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선 적극적인 틱장애 검사 및 치료 방향을 수립하고, 관련 교육이 확대될 수 있도록 사회적·제도적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정신의학 연구’(Psychiatry Research, IF 11.3)에 게재됐다.
2024-02-15 14:00:38
최근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 생수 1리터당 플라스틱 입자 24만 개가 검출됐다. 물을 여과하는 과정, 물을 생수병에 담는 과정, 생수 병뚜껑을 여닫는 과정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생긴다. 실제 독일 라인마인응용과학대학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 생수병 뚜껑을 여닫는 과정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회 개봉할 때 리터 당 131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microplastic particle, MPP)가 검출됐지만, 11번 여닫은 후에는 2배가량 높은 242개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검출됐다. 이탈리아 밀라노대학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생수병 뚜껑을 여닫는 횟수가 많을수록 미세플라스틱이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뚜껑을 여닫는 과정에서 플라스틱 뚜껑과 병목 부분이 마모되면서 미세플라스틱이 나온다는 것이다. 생수뿐만 아니라 화장품이나 세안제, 치약, 의약품, 세탁세제 등에 사용하는 작은 플라스틱 알갱이인 마이크로비드(microbead)는 이제 통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러한 제품들은 하수구로 버려져 해양오염의 원인이 된다. 물고기를 통해 다시 우리 몸속으로 들어온다. 1주일에 신용카드 한 장 정도의 플라스틱을 먹는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과학의 발달로 마이크로미터(μm)보다 작은 나노미터(nm) 크기의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검출할 수 있게 되면서 그 숫자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미국 컬럼비아대학 연구팀에서 분석한 플라스틱 입자 24만 개 중 나노 플라스틱은 90%에 달했다. 보통 미세플라스틱은 1μm∼5mm(5000μm) 정도이며, 나노플라스틱은 1μm(1000 나노미터)보다 작은 크기를 말한다. 1nm(나노미터)는 1000분의 1μm(마이크로미터)다. 김영아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상대적으로 입자가 큰 미세플라스틱은 몸속에 들어오기 전에 걸러지거나 몸 밖으로 배출될 가능성이 있지만, 나노플라스틱은 DNA 크기 정도로 작기 때문에 우리 몸 어디든지 침투할 수 있어 건강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여러 연구에서 입자가 작은 미세플라스틱은 혈관을 통해 폐와 뇌, 태반, 모유, 고환(정자)에서도 검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세플라스틱, 모든 장기 침투… ‘염증’ 일으켜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성을 3가지로 분석했다. 첫째는 미세플라스틱 그 자체로 해롭다. 미세플라스틱이 몸속 장기에 붙어 이물질로 존재하면서 장기적으로 염증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가벼운 질병부터 암까지 모든 병의 기전에는 염증반응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두 번째는 플라스틱 가공을 위해 사용하는 비스페놀A나 프탈레이트 같은 화학성분(가소제)이 미세플라스틱에 붙어 다니다가 미세한 크기로 분해되면서 첨가됐던 가소제들이 함께 나온다. 이때 환경호르몬 같은 여러 독성물질이 배출된다. 또 중금속과 같은 독성물질이 미세플라스틱과 흡착해 몸속으로 들어올 확률이 높아진다. 세 번째로는 미세플라스틱 자체는 물을 싫어하는 ‘소수성’ 성질이 있어, 미생물이 잘 달라붙고 이것이 몸속으로 들어오면 감염 원인이 될 수 있다. 김 교수는 “미세플라스틱 자체뿐만 아니라 가공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화학물질과 미생물이 합쳐져 몸속으로 들어올 경우 건강에 악영향을 초래할 할 수 있다”며 “여성의 경우 혈관이 많은 자궁이나 난소 같은 생식기관에 침투해 생식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2년 중국농업대학교에서 암컷 생쥐에게 35일간 미세플라스틱(폴리스티렌)을 노출시킨 후 검사한 연구 결과 혈액에서 폴리스티렌 농도가 135.86μg/mL으로 가장 높게 검출됐다. 다음으로 △비장(106.31) △폐(103.70) △신장(81.56) △간(69.86) △난소(62.60) △소장(53.44) △심장(45.35) △자궁(32.79 △뇌(27.78) △대장(9.95) 순으로 농도가 높았다. 같은 연구에서 미세플라스틱 노출군과 비노출군을 비교한 결과,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그룹에서 전반적으로 생식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미세플라스틱 노출군에서 배란된 난자의 숫자, 난자 성숙도, 난모세포 생존율 등도 더 낮았다. 또 다른 연구에서도 30일간 미세플라스틱을 노출시킨 쥐 실험에서 배란되는 난자 세포가 유의미하게 더 많이 죽는 것을 확인했다. 수정률, 배아발달,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 DNA도 손상도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쥐가 더 높게 나타났다. 미세플라스틱 노출된 여자 아이도 ‘난자 성숙‧수정률‧배아발달’ 떨어져 미세플라스틱이 임신부와 아이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중국 서북농림 과기대학 연구팀이 미세플라스틱을 임신한 쥐에게 먹인 결과, 태어난 새끼 쥐에서 저체중 현상이 나타났다. 또 임신 중 엄마 뱃속에서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새끼 쥐 역시 난자 성숙이 떨어지고, 수정률과 배아 발달도 감소하는 현상을 보였다. 중국의 또 다른 연구에서 전자현미경으로 산모의 태반을 관찰한 결과, 태반에서 미세플라스틱을 발견했다. 이는 미세플라스틱이 혈관을 타고 조직 어디든 투과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조산아들의 양수를 조사한 연구도 있다. 양수는 엄마 배 속에 아이가 떠 있는 물이다. 28주 이후에 양수의 주성분은 아이의 소변이다. 그 양수를 조사한 결과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이는 엄마 태반과 탯줄을 통해 미세플라스틱이 아이에게 전달됐다는 걸 의미한다. 김 교수는 “여러 연구를 통해 미세플라스틱이 여성 건강, 특히 생식능력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미세플라스틱은 우리 일상생활에서 어디든 존재하고 함께 생활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지만, 과학적인 접근과 집단지성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세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는 과학기술의 협의체와 정책을 만들어 대응해야 하고, 기업은 친환경 생분해 플라스틱 같은 신소재나 새로운 가소제를 개발하는 등 정부와 기업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도 자신의 건강과 지구 환경을 위해 종이컵이나 생수병, 물티슈 같은 일회용품 사용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나와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버리지 말 것, 사지 말 것, 새롭게 쓸 것”이란 경구가 어느 환경보호 서적에 적혀 있다.
2024-02-05 11:18:27
젊은 나이에 유방암으로 진단된 엄마 환자들은 아픈 엄마 때문에 걱정하는 어린 자녀를 제대로 챙겨주지 못한다는 생각에 미안해하고 심지어 죄책감까지 느끼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엄마가 젊은 나이에 유방암으로 진단되더라도 자녀들의 정서발달에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유방암 환자가 자녀에 대한 걱정, 미안함을 가지는 것보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치료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연구팀은 조언했다. 김희정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김효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20세부터 45세까지 젊은 유방암으로 진단된 환자 499명의 12세 미만 어린 자녀들에게 청소년 행동평가척도(Child Behavior Checklist, CBCL) 검사를 실시한 결과, 정서발달 정도가 정상 범위에 있는 아이들이 87%로 일반 아이들에 비해 오히려 3%p 높아 유방암 진단이 자녀 정서발달에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31일 밝혔다. 행동평가척도 검사는 아동 및 청소년의 사회 적응 및 정서·행동 문제를 평가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신뢰도 높은 검사 방법이다. 불안, 우울, 규칙 위반성, 공격 행동성 등을 전체적으로 측정한다. 일반적으로 행동평가척도 검사 결과 수검자 중 84% 정도가 정상 범위에 속하고, 나머지 중 8%는 임상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수준이다. 젊은 유방암 환자들은 자신 때문에 어린 자녀들의 정서발달에 영향이 있지는 않을지 걱정을 많이 하는데, 행동평가척도 검사 결과 정상 범위 해당하는 점수를 받은 자녀들이 87%나 돼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어린 자녀가 있는 유방암 환자들과 그렇지 않은 환자 200명의 우울증 발생 위험을 비교한 결과 어린 자녀가 있는 유방암 환자들이 약 2.3배 높아 정서적으로 더 불안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육아 스트레스 정도를 측정하는 한국판 양육 스트레스 검사(Korean versionof Parenting Stress Index-Short Form, K-PSI-SF) 점수가 높을수록 환자들의 우울증 발생 위험이 1.06배 높아졌다. 자녀가 6~12세인 경우 6세 미만인 경우에 비해 육아 스트레스 점수가 3.1배 높았으며, 엄마와 다른 가족이 양육할 수 있는 환자들은 엄마만 주 양육자인 경우에 비해 육아 스트레스 점수가 3.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자녀 유무와 상관없이 유방암을 오래 앓았다고 해서 우울증이 심해지지는 않고 오히려 완화됐다. 유방암 유병 기간에 따라 우울증 자가진단 검사법인 개정판 역학연구 우울척도(Center for Epidemiologic Studies Depression Scale-Revised, CESD-R) 평균 점수 변화를 분석한 결과, 유병 기간 1년 미만의 환자들의 평균 점수가 약 11점이었는데 5년이 넘는 환자들은 평균 5점이었다. 김효원 교수는 “미성년 자녀가 있는 유방암 환자들은 암 치료에 전념하다 보니 보살펴줘야 할 자녀들을 더 잘 챙겨주지 못한다는 생각에 힘들어하는데, 환자들의 유방암 진단과 아이들의 정서발달에는 큰 관련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희정 교수는 “젊은 나이에 유방암으로 진단되면 상대적으로 좌절감이 심할 수밖에 없는데, 어린 자녀까지 있는 경우 우울증과 육아 스트레스 등 정서적 문제에 노출될 위험이 더 커진다”며 “환자들의 정서적 문제가 치료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자녀에 대한 미안함 대신 스트레스를 최대한 줄이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치료에 전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사협회에서 발행하는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IF=13.8)에 최근 게재됐다.
2024-01-31 10:56:25
정경욱·이수영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팀은 소아 식품알레르기의 자연경과에 관한 최근 20년 동안 발표된 논문 70여건 리뷰해 영유아가 성장하면서 일부 식품에 대한 알레르기가 소실되거나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자연경과’의 양상을 종합했다고 31일 밝혔다. 이전 연구에서 전세계적으로 소아에서 식품으로 인한 알레르기·아나필락시스의 유병률은 증가 추세이며, 국가별 IgE 매개 영유아·소아 식품알레르기의 유병률은 호주 영유아 10%, 미국 소아 7.6%, 한국 영유아 5.3% 등으로 보고된 바 있다.연구팀이 이번에 이전 연구를 종합한 결과 국내 18세 이하 소아청소년 식품알레르기의 주요 원인 식품 1~5위는 계란, 우유, 밀, 호두, 땅콩 순이었다. 성인 식품알레르기의 주요 원인 식품 1~5위는 갑각류, 밀, 생선, 돼지고기, 어패류 순이었다.이번 연구에서 계란·우유·밀·대두에 의한 알레르기는 학동기(만 7~12세) 전, 즉 초등학교 입학 전 호전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땅콩·견과류·해산물 등에 의한 알레르기는 지속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또 주요 원인 식품별 자연경과를 살펴보면, 계란 알레르기의 경우 만 3세까지 30%, 5세까지 59%, 6세까지 73%가 좋아지거나 소실됐다(일본)는 보고가 있다. 우유 알레르기는 만 4세까지 19%, 8세까지 42%, 12세까지 64%, 16세까지 79%가 호전됐다(미국). 밀 알레르기는 만 5세까지 45.7%, 9세까지 69%가(태국), 땅콩 알레르기는 만 6세까지 29%가 호전됐다(호주)는 보고가 있다.연구팀은 이런 식품알레르기의 자연경과는 원인 식품 또는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매우 다양하지만 △ 과거 섭취 시 증상 중증도 △ 진단 연령 △ 동반 알레르기 질환·가족력 △ 피부반응검사 결과 △ 식품 특이 IgE 결과값 △ 성분 항원 감작 패턴 △ 장내 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 △ 중재적 치료 유무 등에 따라 자연경과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수영 교수는 “식품에 의한 알레르기나 아나필락시스는 비교적 흔히 볼 수 있지만, 일부 자칫 생명을 잃을 정도로 위험할 수 있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이번 연구가 소아 식품알레르기, 특히 자연경과에 대한 최신 지견을 알리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정경욱 교수는 “식품알레르기의 자연경과에 대한 연구가 아직 부족하지만, IgE 매개 식품알레르기 경구면역치료 일부가 최근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으면서 경구면역치료를 위한 소아 식품알레르기의 자연경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임상에서 식품알레르기의 자연경과를 확인하기 위한 전문의의 정기적인 진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이번 연구는 ‘Clinical and Experimental Pediatrics’(IF=4.2) 지난해 12월호에 ‘Natural course of IgE-mediated food allergy in children’(소아 IgE 매개성 식품알레르기의 자연경과)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2024-01-31 10:49:15
국내 성인에서 알레르기를 가장 많이 일이키는 물질은 북아메리카/유럽 집먼지진드기인 것으로 나타났다.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조사한 결과, 외부적인 요인보다 집먼지 진드기, 집먼지, 고양이 털 등 평소 생활하는 집 환경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재원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연구팀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전국 17개 시도, 2,017개 의료기관에서 수집한 ‘다중 알레르겐 동시검사’ 대상자인 19만 6419명의 혈청 분석 결과를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지(AARD) 최근호에 발표했다.다중 알레르겐 동시검사(multiple allergen simultaneoustest, MAST)는 소량의 혈액으로 수십 개의 알레르겐을 동시에 검출할 수 있는 검사법이다.조사 결과 알레르기 감작률(유발 물질)은 북아메리카 집먼지진드기가 34.0%로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유럽 집먼지진드기(32.3%) △집 먼지(26.2%) △고양이털(13.6%) △수중다리 진드기(12.5%) △호밀풀 꽃가루(8.8%) △자작나무 꽃가루(8.2%) △향기풀(7.7%) △저장진드기(7.3%) 순으로 나타났다. 알레르기 감작률이란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비율을 말한다.알레르기 감작을 일으키는 나무 꽃가루만 따로 분석한 결과 △자작나무 8.2% △참나무 6.6% △수양버들 4.1% △플라타너스 3.0% △오리나무 2.8% 순으로 조사됐다. 잔디 꽃가루 감작률은 △호밀풀 8.8% △향기풀 7.7% △우산잔디 6.7% △큰조아재비 6.5%로 나타났다. 고양이 털에 대한 감작률은 13.6%, 개털은 6.4%, 바퀴벌레는 3.2%, 곰팡이(3종류)는 3% 이하로 집먼지진드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비율을 보였다. 고양이 털이 개털보다 감작률이 높은 이유는 상대적으로 털이 많이 빠지고, 알레르겐 노출 농도가 높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거 환경 개선되면서 바퀴벌레 감작률도 낮아지고 있다. 정 교수는 "기존 연구와 같이 북아메리카 집먼지진드기가 유럽 집먼지진드기보다 더 광범위하게 서식하며 감작률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주거환경이 변화하면서 더 낮은 습도의 아파트형 서구식 주거환경에서 북아메리카 집먼지진드기가 광범위하게 더 잘 발견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지역별 감작률도 분석했다. 서울, 경기, 부산, 대구, 인천, 대전, 세종에서는 고양이 털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서울, 부산, 인천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는 호밀풀과 향기풀(6.7%~14.5%)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았다. 또 꿀벌 감작률은 전남(11.6%)과 제주(9.1%), 경북(7.8%)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거주 지역별 환자 분포는 서울(23.1%)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경기도(16.3%), 부산(11.1%), 경상남도(9.1%), 대구(8.1%), 경상북도(6.6%), 광주(6.2%) 순으로 조사됐다. 정 교수는 "알레르겐 감작은 알레르기질환을 발병시키는 중요한 위험 요소 중 하나로 이를 파악하는 것은 알레르기질환의 진단과 관리에 매우 중요하다"라며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식별하고 주변 환경을 정리하는 것이 천식이나 알레르기비염, 아토피피부염을 예방하는 첫걸음이다"라고 조언했다.
2024-01-29 12:04:58
여가시간의 신체활동은 높은 근로능력과 적은 건강관련 노동생산성 손실과 연관이 된 반면, 직업적인 신체활동은 낮은 근로능력과 큰 건강관련 노동생산성 손실과 연관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반적으로 신체활동은 심혈관질환, 당뇨병, 암, 골다공증과 같은 신체 건강 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이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직업적인 신체활동은 여가시간의 신체활동과 달리 건강에 해로울 수 있고, 오히려 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직업적인 신체활동과 건강의 상호관계에 대한 ‘신체활동의 역설’(Physical activity paradox)이 여러 차례 보고된 바 있다. 이에 강모열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교신저자)는 한국의 직장인 5501명을 분석해 직업적인 신체활동이 건강관련 노동생산성 손실 및 근로능력에 미치는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강 교수는 연구 결과 “운동과 같은 여가시간의 신체활동은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증진시켜 근로능력과 노동생산성을 높일 수 있으나, 직장에서의 과도한 신체부담은 오히려 그 반대로 건강을 악화시키고, 결국 근로능력과 노동생산성을 감소시키는 것을 이번에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직장 신체부담 큰 60세 이상 근로자, 여가시간 신체활동은 오히려 해로워특히 60세 이상 직업적인 신체활동을 많이 하는 근로자의 경우, 운동과 같은 여가시간의 신체활동은 오히려 근로능력을 낮추고, 건강관련 노동생산성 손실은 현저히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높은 신체활동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따라 1주에 중간 강도로 150분 혹은 고강도로 75분의 격렬한 신체활동과 동일한 수준의 600 MET-min/주를 초과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강 교수는 “60세 이상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신체부담이 크다면, 굳이 무리해서 운동과 같은 여가시간의 신체활동은 더 하지 않는 것이 유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역학과 건강‘(Epidemiology and Health, IF=5.919) 최근호에 게재됐다. 제1저자는 고희주 가톨릭대 의대 본과 4학년생, 공저자는 김도환 본과 4학년생, 조성식 동아대 의대 직업환경의학과가 교수다.
2024-01-29 11:30:48
염증성장질환이 척추골절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염증성장질환의 만성화, 환자군의 고령화, 치료를 위한 장기간의 스테로이드 사용 등이 척추골절에 영향을 주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정성훈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제1저자), 이준석 정형외과 교수(교신저자) 연구팀은 2008년부터 2018년까지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염증성장질환 환자 3만3778명과 일반인 10만1265명을 대상으로 척추골절 발생 및 중증도 위험요인에 관한 대규모 비교연구를 시행했다.연구팀이 연구 대상의 나이와 성별, 동반질환, 척추골절 진단 후 수술 여부, 약물치료 현황 등 다양한 변수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 염증성장질환 환자의 척추골절 위험이 일반인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염증성장질환 중에서 크론병 환자에서 척추골절이 더 자주, 더 심하게 발생했다. 일반인의 척추골절 위험을 1로 했을 때 크론병 환자는 1.59, 궤양성대장염 환자는 1.27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중증 이상의 척추골절에 노출될 위험 역시 크론병 환자가 1.82, 염증성장질환 환자는 1.49로 높았다.척추골절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로는 크론병, 고령, 여성, 높은 동반질환지수, 장기간의 스테로이드 사용이 확인됐다. 스테로이드의 경우 사용 지속 기간에 따라 척추골절 발생에 큰 차이를 보였다.염증성장질환은 위장관에 만성, 재발성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이 대표적이다. 만성적인 장의 염증은 복통과 설사, 혈변을 일으키고 철, 아연, 칼슘, 비타민D 등의 흡수장애를 유발해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 더욱이 염증성장질환 치료를 위해 사용하는 스테로이드, 면역조절제가 뼈 대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그러나 지금까지 척추골절의 위험도와 중증도가 염증성장질환 환자와 일반 인구 사이에 실제로 차이가 있는지,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환자의 양상은 어떻게 다른지 알려져진 바 없었다.이 교수는 “환자들의 사회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척추골절은 노화와 폐경에 따른 골다공증으로 발생할 수도 있지만, 만성질환이나 약물치료로 인한 2차성 골다공증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며 “염증성장질환에서 질환의 만성화나 특정 약물의 장기간 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척추골절의 현황을 파악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염증성장질환과 척추골절 사이의 상관관계와 위험요인을 구체적으로 확인했다”며 “환자의 성별과 나이, 동반질환의 복합성 등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이에 더해 정기적인 골밀도 모니터링과 비타민D 공급, 스테로이드 치료제 사용 감소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이번 연구는 ‘염증성장질환 환자의 척추골절 발생 및 중증도 위험요인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으로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Impact Factor 4.5) 최근호에 게재됐다.
2024-01-22 17:29:23
자해 후 생존자와 다른 자해 후 자살 사망자의 특징과 위험 요인이 규명됐다. 연세대 의대 박유랑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교수, 김혜현 박사와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송인한 교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이진혁 박사 연구팀은 자해 환자군이 갖는 특성을 확인하고, 자해 이후 자살로 사망한 환자에서 나타나는 사망 위험요인을 찾아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2002~2020년에 자해(국제질병분류코드 X60-X84)로 병원을 방문한 이력이 있는 6332명을 대상으로 일반인구와 달리 자해 환자군에서 나타나는 특성과 자해 후 자살로 사망한 환자의 위험요인을 분석했다.그 결과, 자해 환자군은 일반인구에 비해 흡연자, 의료급여 수급자, 정신과 진단 병력 등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를 가진 경우가 많았다.반면 자해 이후 사망으로 이어진 환자군은 생존자군과 비교해 임상적 요인에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증 장애인인 경우, 정신과 진단 병력이 있는 경우, 치명적인 자살도구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경우, 높은 CCI (Charlson Comorbidity Index, 이하 CCI) 점수를 가진 경우, 장애 보유 등 임상적 요인을 보이는 환자에서 사망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CCI 점수는 환자가 보유하고 있는 기저질환의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CCI가 높을수록 환자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박유랑 교수는 “자해 이후 생존한 환자와 달리 자살로 사망한 환자에서 특징적으로 보이는 위험요인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번 연구 결과가 자살 고위험군인 자해 환자를 대상으로 차별화된 자살 예방전략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는 24.6명이다. 이는 OECD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20년 동안 다른 OECD 국가들의 자살률은 줄어들었으나, 한국의 자살률은 오히려 46% 상승했다.자해 환자는 자살 사망의 고위험군으로 알려져 있다. 해외 코호트 연구에서는 자해 환자가 일반인구보다 자살 위험이 약 30배 가량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 하지만 한국은 자살로 사망한 고위험군 데이터에 접근이 어려워 고위험군의 자살 사망과 관련된 요인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정신의학연구’(Psychiatry Research, IF=11.3) 최신호에 게재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및 대한의료정보학회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았다.
2024-01-22 17:11:39
일(日) 평균 알코올 30g(주종에 관계 없이 약 4잔) 이상 과음하는 사람은 알코올 대사능력이 낮을수록 심방세동 위험이 높다는 사실이 대규모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오세일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와 박찬순 임상강사 연구팀은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영국 바이오뱅크 코호트에 등록된 40여만명을 대상으로 알코올 대사능력 및 일평균 음주량에 따른 심방세동 발생 위험을 분석한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심방세동은 심장이 불규칙하게 수축하는 부정맥의 일종으로 뇌졸중, 치매, 심부전의 주요 위험인자다. 고령화에 따라 세계적으로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주요 증상은 두근거림, 흉부 불편감이다. 심한 경우 어지러움과 호흡곤란을 동반한다. 심방세동 위험이 흡연·비만·운동부족 등 건강하지 않은 생활습관으로 인해 높아진다는 사실은 잘 알려진 반면 음주와의 상관관계는 명확히 알려진 바 없다.연구팀은 사람마다 유전적으로 다른 ‘알코올 대사능력’이 실제 음주량에 따른 심방세동 발생 위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이에 심방세동 병력이 없는 39만9329명을 일평균 알코올 섭취량에 따라 △비음주자(0g) △경도~중등도 음주자(<30g, 약 4잔 미만) △과음자(≥30g, 약 4잔 이상)로 구분했다. 이어 ‘알코올 대사능력’을 정량적으로 표현한 다유전자 위험점수에 따라 각 집단을 △낮음 △보통 △높음군으로 다시 구분한 뒤, 심방세동이 새롭게 발생할 위험을 약 12년간 추적했다. 그 결과 ‘알코올 대사능력 낮은 과음자’ 그룹의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가장 높았다. 또 알코올 대사능력에 따라 음주량과 심방세동 발생 위험 사이의 연관성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과음자는 알코올 대사능력이 높아질수록 심방세동 위험이 감소한 반면, 경도~중등도 음주자와 비음주자에서는 이와 같은 양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즉 알코올 대사능력은 동일한 음주량에서 심방세동에 더 취약한 사람을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되며, 진료 현장에서 금주를 적극적으로 권고하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아울러 알코올 대사능력과 관계없이 음주량과 심방세동 위험은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었다. 일평균 알코올 8g(주종에 관계없이 약 1잔)을 더 섭취할 때마다 심방세동 위험도도 1%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세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규모 집단을 대상으로 음주량 및 유전적 소인이 심방세동에 미치는 복합적인 관계를 분석한 최초의 연구”라며 “사람마다 동일한 음주를 해도 심방세동 위험은 다르기에, 알코올 대사능력이 낮아 심방세동에 취약한 사람은 적극적 금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의학 학술지 ‘BMC 메디신’(BMC Medicine)에 ‘Risk of newly developed atrial fbrillation by alcohol consumption difers according to genetic predisposition to alcohol metabolism: a large-scale cohort study with UK Biobank’라는 제목으로 2023년 12월 게재됐다.
2024-01-18 13:1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