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기대수명이 ‘OECD 보건통계(Health Statistics) 2022’에 따르면 83.5년으로 늘어났다. 이런 가운데 국내 30세 이상 성인의 약 15%, 65세 이상 성인 약 30%가 당뇨병을 갖고 있다.수많은 노인성 질환 가운데 노인성 황반변성과 당뇨병의 합병증으로 나타나는 당뇨망막병증은 별개의 질환이면서도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김지택 중앙대병원 안과 교수는 지난 6월말 당뇨망막병증의 중증도가 심할수록 ‘황반부 무혈관 부위(FAZ; Foveal Avascular Zone)의 크기’는 확대되고, ‘황반 심층부 모세혈관총(DCP; Deep Capillary Plexus)의 혈관 밀도(Vascular Density)’는 떨어진다는 내용의 논문을 망막 분야 최상위 국제학술지인 ‘망막저널’(Retina journal, Impact factor 4.256) 최근호에 게재됐다.당뇨망막병증에 걸리면 고혈당에 의한 만성 염증반응으로 망막 모세혈관이 변성되는데 궁극적으로는 망막 중심부의 황반 부위의 시세포 밀도가 떨어지고 변성이 일어나 시력저하가 온다. 김 교수는 이같은 메커니즘을 실측을 통해 재입증했다. 김 교수는 “황반부 중심의 무혈관 부위는 투명하고 명확한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존재하지만 당뇨망막병증 환자에서는 황반부 모세혈관이 변성되면서 무혈관 범위가 넓어지면 당뇨병 환자에게 시력 손상의 빌미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시세포 변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당뇨병 진단 초기부터 적극적인 혈당 조절과 정기적인 안과검진이 필요하다”며 “당뇨망막병증에서 시세포 변성을 유발하는 가장 주요한 인자는 황반부종이며, 황반부종이 있는 경우 진단 초기에 적극적으로 안구내 항체주사 치료를 받는 게 시세포 변성으로 인한 실명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맥락막의 모세혈관과 시세포 밀도의 연관성을 입증하려다 어려움을 겪었는데.“안구의 후방은 망막, 맥락막, 공막순으로 바깥에 놓여 있다. 망막의 중심부가 황반이고 시세포(시신경)은 망막과 황반에 두루 분포돼 있다. 해부학적으로 시세포는 맥락막 모세혈관으로부터 확산 과정을 통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는다. 따라서 시세포의 밀도나 기능은 맥락막 모세혈관 밀도와 가장 밀접한 연관성을 띠는 게 마땅하다. 하지만 안구광학단층촬영(Optical Coherence Tomography, OCT) 및 안구광학단층-혈관조영술(OCT Angiography) 검사의 기술적 한계로 이를 확인하지 못했다. 수식적 비례관계는 있었으나 보수적인 관점에서 통계적 유의성은 부족했다. OCT는 레이저가 망막 표면에서 맥락막 쪽으로 스캔하며 분석을 실시한다. 이 때 망막 혈관이 맥락막 쪽에 비쳐 보이는 투사 허상이 나타난다. 논문 심사 과정에서 심사위원이 그림자효과가 나타난 환자들을 제외하고 재분석하라고 요구했다. 따라서 현재 사용되는 장비의 기술적 한계와 보수적 통계적 관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었다.”- 기술적 한계로 맥락막 모세혈관밀도는 측정하기 힘들다고 하셨는데 차후에 대안을 마련해 계속 연구할 계획인가?“현재 상용화된 OCT장비에도 투사 허상을 제거하는 알고리즘이 적용돼 있으나 한계가 있다. 정상 및 당뇨병이 중증이 아닌 경우 투사 허상이 심하지 않은 데 반해 당뇨가 심하고 황반부종 또는 망막위축이 동반되는 경우에 투사 허상과 같은 보고 싶지 않은 영상(artifact)이 더 많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당뇨가 심하지 않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투사허상 제거 알고리즘을 적용해 추가연구를 계속할 예정이다.노바티스 ‘비오뷰’ 저분자물질로 망막투과성, 황반부종 감소효과 좋아 … 안전성 이슈로 사용은 ‘제한적’- 당뇨망막병증에서 실명을 피하려면 황반부종의 조기치료를 위한 항체주사치료를 강조했다. 항체주사 치료제 중 라니비주맙(노바티스 ‘루센티스’), 베바시주맙(로슈 ‘아바스틴’), 아플리버셉트(바이엘 ‘아일리아’) 중에서 아일리아가 사실상 승리했는데 라이벌로 등장한 브롤루시주맙(노바티스의 ‘비오뷰’)에 대해 평가한다면?“아일리아의 경우 신생혈관성(습성) 연령 관련 황반변성, 망막정맥폐쇄성 황반부종에 의한 시력손상, 당뇨병성 황반부종에 의한 시력손상, 병적근시로 인한 맥락막 신생혈관 형성에 따른 시력손상 등 4가지 적응증을 갖고 있는 반면 비오뷰는 아직 습성 황반변성 하나만 국내서 허가돼 있다. 비오뷰는 무난하게 점진적으로 적응증을 넓혀갈 것으로 기대된다. 비오뷰는 분자량이 작아 조직투과성이 우수하므로 더 나은 효과를 보인다. 임상시험에서 황반변성의 망막부종 감소효과가 뛰어나 비교우위가 있다. 그러나 주사 후 무균성 안내염 및 폐쇄성 혈관염이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있으므로, 기존 아일리아가 잘 듣지 않는 경우에만 아주 제한적으로만 사용될 것으로 생각된다. 폐쇄성 혈관염으로 시력이 떨어질 수 있으며, 첫 투여 이후나 3~4회 투여 후에도 무균성 안내염 등 염증반응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아일리아의 대체제가 될 수는 없다. 미국망막학회(ASRS)에서 비오뷰의 안전성 이슈를 공식적으로 경고하기도 하였지만, 2020년 미국안과학회지 (Americal journal of ophthalmology)에는 비오뷰의 위험성 때문에 비오뷰를 사용하지 말자는 저명한 학자(Philip J. Rosenfeld)의 사설 (Editorial)이 실리기도 했다. 현재 대부분의 의사들은 황반부종이 심해 아일리아의 효과가 떨어지는 경우에 보완적으로 비오뷰를 사용하는 추세다.”50대 이하 젊은층 루테인 복용 권장 안 해 … 망막질환자만 선별적 복용해야 - 망막 영양제로 오메가3 지방산, 루테인, 지아잔틴(제아산친) 등을 많은 안과 환자는 물론 환자가 아닌 사람도 찾고 있는데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을 주나.“루테인 및 지아잔틴은 황반을 구성하는 황색의 천연색소다. 하지만 이들 성분은 지용성으로 물에 녹지 않기 때문에 건강기능식품이나 일반 식품 형태로 복용하더라도 몸속으로 흡수되는 양이 매우 적다. 따라서 황반변성이 있다면 식품으로 복용하는 것은 거의 효과가 없으며, 특수 고용량 제제를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염두에 둘 점은 루테인·지아잔틴·안토시아닌 제제들을 먹으면 눈으로 가서 질병을 예방하기보다는, 매우 강력한 항산화제로서 만성적 산화 스트레스로 인한 염증반응이 망막의 퇴행이 지속되는 것을 어느 정도 줄여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이들 항산화제는 세포독성을 해독하고 염증을 감소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정확하게는 황반변성이 나타난 뒤에 습성 황반변성으로 심화되거나 후기 황반변성으로 진행되는 환자의 비율을 일부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루테인도 비타민A와 같은 카르티노이드 황색색소 계열이어서 폐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루테인 제제가 폐암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고, 임상시험 대상이 된 복합제 약제 중 비타민A가 흡연자에서 폐암 발생을 증가시켰을 것이란 판단이 내려졌다. 따라서 적정 수준의 루테인 섭취는 괜찮다. 최근 홈쇼핑 등을 통해 이들 눈영양제에 대한 과대광고가 쏟아지면서 건강한 사람들도 많이 복용하지만, 사실 건강한 사람에서의 복용 효과는 의학적 검증을 거치지 않은 미신에 불과하다.”- 당뇨망막증의 발병 요인으로 주목할 것은? 일반인이 예방과 치료 증진을 위해 실천할 게 있다면.“일반적으로 눈과 망막은 지속적으로 빛에 노출돼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빛 노출에 의한 산화스트레스에 시달린다. 황반변성은 유전인자의 영향이 크며, 당뇨병(고혈당)이라는 만성염증성 환경에서 산화스트레스가 더해지면 당뇨망막병증 또는 황반변성이 발병하게 된다. 현대인은 하루 종일 모니터나 TV, 스마트폰을 쳐다보는데 눈에도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이 필요하다. 건강한 망막을 위해서는 외출 시 자외선 차단을 위한 모자와 선글라스가 필수적이다. 특히 여름철에는 해변가와 강가, 겨울철에는 눈밭과 스키장 같은 곳이 반사되는 자외선으로 눈이 혹사당하기 쉬우므로 유의해야 한다.” - 황반 모세혈관층을 튼튼하게 유지하는 방안이 있는지요?“혈관은 전신인자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몸이 건강해야 눈도 건강하다. 담배를 핀다면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연기가 자욱한 식당에서 고기를 구워먹는 것도 별로 좋지 않다. 과일이나 야채를 충분히 섭취하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성인병을 예방하는 게 최선이다.”- 안과 의사가 된 계기는.“의대생은 서전(surgeon)이 될지 말지를 결정하는 게 가장 중대한 선택이다. 학생 때에는 심장내과와 신경외과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수련과정이 육체적으로 너무 고되 감당하기 힘들 것 같았다. 다음으로 미세수술을 하는 전공을 가지고 싶었다. 초등학생 때 문방구에서 파는 모든 종류의 프라모델과 RC자동차와 만들어봤다. 혼자 납땜질을 하면서 라디오와 TV를 조립해보기도 했다. 나름 손재주를 살리고자 미세수술을 할 수 있는 전공을 찾다보니 안과 망막 파트가 있었다. 안과는 수술하면서 피를 보지 않는 유일한 과이기도 하고, 광학·물리학 등이 복합된 매력적인 분야다.”- 의사로서의 보람을 가장 크게 느낄 때는?“응급수술을 하며 떨어진 망막을 붙여줄 때, 심한 당뇨망막병증으로 망막이 거의 떨어져 실명 상태인 환자의 눈을 다시 보이도록 해줄 때 보람을 느낀다.”- 기억나는 환자가 있다면?“서울아산병원에서 전임의로 근무할 때 아직 수술에 서툰 병아리 망막의사임에도 어느 개인병원 이비인후과 원장님께서 저에게 망막이 떨어진 눈을 맡겨 주셨다. 응급수술이라 하더라도, 대개 의료계와 통하는 전문직들은 지연 학연 등 인맥을 동원해서 가장 잘 알려진 유명한 교수님께 수술을 받으려 애쓰는데 그 분은 응급실 당직 전임의였던 저에게 수술해 달라고 하셔서 참 기억에 많이 남는다. 수술은 큰 문제없이 이뤄져 잘 회복됐다.”- 향후 중점적으로 추진할 연구 방향이나 진료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 계획은?“당뇨병성 망막질환이나 노인성 황반변성에서 망막내 모세혈관 및 망막상피세포 등의 산화스트레스를 줄이는 연구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최근 산화스트레스와 그에 따른 염증반응을 줄이기 위한 유전자치료제에 대한 기초연구를 진행 중이다. 조만간 연구 내용을 바탕으로 특허를 출원할 계획이다.”망막질환자에 다중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수술은 바람직하지 않아- 망막질환의 치료와 관련된 잘못된 선입견이나 치료 관행에 대해 지적한다면.“정상인, 특히 50대 이하의 비교적 젊은층에서 루테인을 먹는 것은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다. 실험적으로 루테인은 매우 뛰어난 항산화효과, 항염증효과를 보이지만 예방 효과는 입증된 게 아니다. 따라서 황반변성이나 망막질환이 있다면 망막 전문의와 상의해 복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아울러 금년 초까지 실손보험을 통해 많이 이뤄지던 백내장 노안수술이 보험사의 엄격한 기준으로 올 4월 이후 급감했다. 다초점 수정체를 이용한 백내장 노안수술은 노안 해결을 위해 바람직할 수도 있지만, 황반변성 및 당뇨망막병증이 있는 경우에는 제기능을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다초점 인공렌즈는 근거리와 원거리의 빛이 모두 눈으로 들어오도록 빛을 나누어 쓰므로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이 줄어드는데, 망막의 기능이 떨어져 있으면 수술 후 오히려 시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흔히 발생한다. 망막에 문제가 있다면 노안수술은 반드시 망막 전문의와 상의하는 게 바람직하다.”김지택(金智澤) 중앙대병원 안과 교수 프로필학력 2003년 2월 중앙대 의대 의학과 졸업2007년 2월 중앙대 의대 대학원 의학석사2014년 2월 중앙대 의대 대학원 의학박사 경력 2003년 3월~2004년 2월 중앙대의료원 인턴2004년 3월~2008년 2월 중앙대의료원 레지던트2008년 3월~2011년 2월 군의관 복무2011년 5월~2013년 2월 서울아산병원 임상강사2013년 3월~2013년 12월 고려대의료원 임상조교수2014년 3월~2015년 2월 중앙대병원 안과 임상조교수2015년 3월~2018년 2월 중앙대병원 안과 조교수2018년 3월~ 현재 중앙대병원 안과 부교수2019년 2월~2021년 2월 중앙대의료원 의무기록실장2021년 3월~2022년 2월 중앙대의료원 교육수련담당2022년 3월~ 현재 중앙대 서울병원 인재개발담당
2022-07-26 16:37:19
고성호 한양대 구리병원 신경과 교수는 1주일에 5번이나 외래진료를 보면서도 기초 및 중개 연구를 꾸준히 해 적잖은 성과를 내고 있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알츠하이머병, 허혈성 뇌졸중, 혈관성 치매, 루게릭병, 뇌경색에 대한 치료법을 연구 중이다. 지금까지 작성한 논문 수가 2022년 4월말 기준 208편이다. 이 중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 및 확장판(SCI(E))급에 속하는 게 149편이나 된다. 이 중 Nature Medicine, Lancet Psychiatry, Biomaterials, JAMA Neurology, Neurology, Translational Neurodegeneration 등 상위 10% 이내 저널에 게재된 논문은 33편이다. 이 중 95편의 SCI(E) 논문들과 29편의 국내 논문(총 59편 중)은 교신저자나 주저자로 발표했다. 그만큼 양과 질에서 앞선다. 왕성한 연구력을 자랑하는 고 교수를 만나 최신 연구 방향과 포부에 대해 알아봤다.- 줄기세포치료를 활용한 중추신경계 질환의 치료 전략은?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장미숙 교수 연구팀에서 개발한 줄기세포치료제의 임상 적용 가능성을 현재 엘피스와의 공동 연구 중이다. 이 세포는 성인에서 쉽게 다량 획득할 수 있고, 자가이식치료가 가능한 중간엽줄기세포(mesenchymal stem cell, MSC, 성체줄기세포의 일종)를 대상으로 세계 최초로 유전자 조작없이 저분자화합물을 처리해 만든 것이다. 중간엽 줄기세포를 뇌의 미세환경을 조절할 수 있는 성장인자 다량 분비 성상교세포로 세포로 전환하는 기술을 이용해 개발했다. 이 성상교세포 줄기세포는 기존 성체중간엽 줄기세포보다 훨씬 더 많은 성장인자들을 분비하며 이는 신경계 질환의 치료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동물실험에서 확인됐다. 이 세포를 이용해 만성 허혈성 뇌졸중에 의한 후유증 및 혈관성 치매에 대한 치료법을 개발하고 있다.”- 성상교세포 줄기세포의 차별화된 강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성상교세포 줄기세포에서 분비되는 간세포성장인자(Hepatocyte growth factor, HGF),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VEGF), 인슐린양성자인자결합단백질-1(Insulin-like growth factor-binding protein-1, IGFBP-1), IGFBP-2, IGFBP-4, IGFBP-6, 줄기세포성장인자(Stem Cell Factor, SCF) 등의 양이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이 중 HGF, VEGF가 손상된 척수조직 절편의 척수신경 성장을 유도함을 입증할 수 있었다. 2019년에는 Molecular Neurobiology 저널에 성상교세포 줄기세포를 허혈성 뇌졸중 모델의 손상 부위 반대 반구에 이식하면 여기에서 분비되는 IGFBP-4가 신경보호 및 재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결과를 게재했다. 아울러 중간엽줄기세포 유래 인간 성상교세포 줄기세포(ghMSC)가 이식된 조직 내에서 항세포자살(anti-apoptotic) 신호기전이 활성화되었음을 western blot 기법을 이용해 확인했다. 이는 현재 치료법이 전무한 허혈성 뇌졸중 후유증이나 혈관성 치매에 대한 고무적인 연구결과로 평가된다.”- 현재 상용화를 위해 추진 중인 연구 아이템 중 가장 진척이 빠른 것은?“우선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법 개발을 위해 비정상적인 노화를 억제하고 신경염증을 줄일 수 있는 GV1001이라는 소분자펩타이드(small peptide)라는 물질을 연구 중이다. 제약사인 젬백스앤카엘(GemVax & KAEL)과 협력해 이를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기초연구, 전임상연구, 2상 임상시험을 2019년 말까지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올해 1월 1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최초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을 위한 3상 임상시험 시행을 허가받아 실행을 준비 중이다. 이밖에 알츠하이머병 병리 기전 및 생체표지자에 관한 다수의 연구를 수행해 우수한 논문을 내놨다.”GV1001은 인간 효소 텔로머라제 역전사효소(TERT)의 서열을 포함하는, 16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펩타이드로 원래는 암 백신으로 개발됐다. 대부분의 암은 TERT를 고도로 발현하며, GV1001를 투입하면 면역체계를 활성화시켜 암세포를 인식하고 죽이는 것으로 믿어졌다. GV1001은 2014년 국내에서 췌장암 면역치료제 ‘리아백스’(국산신약 21호)로 승인을 받았으나 2건의 국제 췌장암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나타내지 못했다. 이후 3상 결과 보고서를 제출 기한인 2020년 3월까지 제출하지 못하자 허가가 취소됐다. 제조 및 판매를 맡은 젬백스 계열사 삼성제약이 서울행정법원에 허가취소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같은 해 8월 말 기각됐다. 리아백스는 허가 취소 당시 ‘특혜 허가’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허가를 받기 어려운 임상결과였는데도 식약처가 무리하게 조건부 허가를 내줬다는 것이다.비(非) 암세포에서 GV1001은 항염 및 항산화 활성을 가지고 있다. 쥐의 신경줄기세포에서 GV1001은 Aβ 올리고머 유발 독성을 차단하고 산화 스트레스에 노출된 세포의 생존을 증가시켰다, 이에 대해 2014년 논문의 저자들은 GV1001이 TERT의 항산화, 항세포자멸사, 생존 촉진 기능을 모방하는 능력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 이밖에 다른 연구를 소개한다면?“루게릭병에 대한 새로운 성체줄기세포 치료법 개발을 위해 다양한 기초연구들을 진행했다. 이전까지 뚜렷한 치료법이 없어 좌절했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아울러 뇌경색에 대한 새로운 기전과 이를 이용한 치료제를 개발하려 기초 및 임상 연구들을 활발하게 진행했다. 신약개발의 단초를 제공했고 이를 바탕으로 개발된 약제를 이용한 임상시험이 현재 진행되고 있다.” - 미국 바이오젠의 ‘애듀헬름’(Aduhelm 성분명 아두카누맙 aducanumab) 등 베타아밀로이드 항체 신약에 대한 평가는? “아직 답을 내놓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아두카누맙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지난해 6월 조건부 승인을 받아 현재 미국에서 시판되고 있으나 임상적 효용성이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아 4상 임상시험을 함께 진행 중이다. 이런 이유로 작년 12월 유럽의약품청(EMA)은 승인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지금까지 없었던 ‘아밀로이드 베타라는 단백질을 제거하는 항체 의약품’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치료제로서 아직 희망을 버리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한다. 아두카누맙을 시작으로 더 많은 좋은 신약들이 개발될 것으로 믿는다.” - 신경과 의사로서의 보람과 애환이 있다면.“지금까지 20년 이상 의사이자 과학자로서 연구를 해오면서 알츠하이머 치매 및 뇌경색과 같은 난치성 신경계질환에 대한 조기진단 및 치료법을 개발하고 싶다는 생각을 바꿔본 적이 없다. 지금까지 해오던 연구들을 더욱 발전시키고 궁극적으로 환자들의 진단 및 치료에 도움되는 방법을 개발함으로써 인류의 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싶다. 신경과는 이런 저의 꿈을 이루기에 가장 적합한 과라 생각한다. 아직 극복하지 못한 난치성 신경계질환이 많고, 인구 고령화로 환자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어 저의 노력이 환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 자신만의 건강 철학과 실천법을 소개한다면.“4가지 철학과 2가지 건강 실천법이 있다. 첫째 즐겁게 살자. 만사 즐겁게 하려고 노력해야 스트레스도 없어지고 일의 능률도 오른다.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을 때 얻는 성취감도 훨씬 좋아진다. 둘째 규칙적으로 살자. 새벽 수영을 포함해 매일 비교적 규칙적으로 보낸다. 매일 바쁘게 살다보니 이렇게 하지 않으면 놓치는 일이 생기고 정신이 없어진다. 그렇게 되면 불안해서 능률이 떨어진다. 셋째 맛있게 먹자. 많은 일을 하며 지내기에 바빠서 다른 일들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식사만이라도 맛있게 먹고 즐기려고 노력한다. 넷째 기도하고 나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자. 크리스천으로서 기도의 힘을 믿고 열심히 기도한다. 그럼 고민도 없어지고 자신감이 생기면서 힘을 낼 수 있다.”- 두 가지 건강유지법은?“수영하기와 영어공부다. 운동은 뇌건강에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뇌로 혈액순환이 증가하고 뇌기능이 활성화돼 뇌 건강에 도움이 된다. 화, 목, 금, 토요일 매주 4회, 매번 50분 정도씩 새벽에 운동을 한다. 두 가지 언어를 사용하면 치매에 걸릴 확률이 훨씬 낮다고 한다. 영어공부를 하면서 문장도 외우고 , 기회가 되면 영어를 사용해보면서 얻는 기쁨이 커 매일 40분 정도를 영어공부에 투자한다. EBS의 영어프로그램 3개를 매일 청취하고 전화영어로 20분 정도 실전연습을 하고 있다.”- 신경과 의사로서 환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제가 처음 신경과 진료를 시작하던 1998년과 비교하면 신경과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졌고 치매 등 신경과에서 다루는 질환에 대한 일반인의 상식도 정말 높아졌다. 다만 인터넷 매체의 부정확한 정보들로 인해 치매를 포함한 신경과 질환들에 대한 오해가 쉽게 불식되지 않고 있다. 치매는 아직 극복할 수 있는 질환은 아니지만 적절한 예방활동과 조기 검진 및 치료로 환자들의 삶의 질을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빨리 병원을 찾아서 진료받고 치료받기를 권한다.”고성호(高成昊) 한양대구리병원 신경과 교수 프로필학력1997년 2월 한양대 의대 졸업2005년 8월 한양대 의대 의학석사(신경과학)2007년 8월 한양대 의대 의학박사(신경과학)경력1997년 3월~2002년 2월 한양대병원 인턴 및 신경과 전공의2002년 5월~2005년 4월 식품의약품안전청 일반독성부 공중보건의2007년 9월~현재 한양대 의대 신경과 조교수·부교수·교수 2013년 8월~2014년 7월 미국 하버드대 의대 신경과 박사후연수2016년 1월~2월 스웨덴 웁살라대 신경면역학 방문교수대외활동2009년~현재 대한신경과학회 회원, 현 부편집장2018년~현재 대한치매학회 회원, 현 간행이사2020년~현재 인지중재치료학회 회원, 현 정보이사2021년 대한신경퇴행성질환학회 학술이사상훈 2007년 한양대학교 박사학위 최우수논문상 2009년 대한신경과학회 젊은 연구자상 (향설상) 2011년 대한퇴행성신경질환학회 Best presentation Award2014년 대한신경과학회 Best presentation award 2018년 대한신경과학회 Best JCN researcher Award 2019년 12월 보건의료기술진흥 유공자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2022-05-17 09:19:46
비만은 성인병의 주범이요, 날로 증가하는 암 중에서도 대장암에게 특히나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만한 환자는 대장암 수술을 받기에도 곤란하고 재발률도 높을 것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런 선입견을 깨는 연구결과를 내놔 주목받는 의사가 있다. 강정현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외과 전문의임에도 내과적인 궁금증에 해답을 내는 데 열중이다. 그는 애초 살찐 사람일수록 대장암 수술이 어렵다는 단순한 사실을 검증하려다 나중에 비만한 대장암 환자가 수술 후 재발률이 더 낮다는 것을 규명했다. 최근에는 비만하면 항암치료 횟수를 더 줄일 수 있는지, 어떤 바이오마커를 활용하면 대장암 수술 후 환자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지 연구 중이다. 연구가 완성되면 체성분지표와 대장암과의 상관 관계가 명료해져 환자의 치료에 도움이 되고 치료지침 변경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 피하지방이 많은 환자군에서 그렇지 않은 환자군보다 대장암 재발 위험성이 50% 정도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어떤 방식의 연구이며 그 의미는?“2005년 3월부터 2014년 4월까지 강남세브란스 병원에서 대장암 1기에서 3기로 수술을 시행 받은 환자 중 수술전 시행한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에서 피하지방 및 복부 내장 지방에 대한 평가가 가능한 987명을 대상으로 피하지방과 복부 내장지방과 예후와의 관련성을 조사한 후향적 연구다. 재발된 사람을 카운팅해서 상호 연관성을 분석한 것이다. 연구 결과 어떤 지방이든 많을수록 재발 위험성이 낮았다. 어중간하게 많은 것보다 아주 많아야 재발률 감소에 유리하다. 이는 비만하면 대장암 재발률도 높을 것이란 기존의 통념을 깬 것이다.” - 같은 지방이라도 내장지방(복부비만)보다 피하지방이 더 재발 감소에 유리한가?“연구 결과 내장지방과 피하지방 모두 재발 감소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데 피하지방이 다소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피하지방이 일반적으로 내장지방에 비해 당이나 지방의 신진대사에 더 좋은 영향을 주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많은 지방 덕분에 대장암 재발이 적다는 것은 항암치료에 더 잘 견뎌서 그렇다는 것인가. 아니면 이를 고려하지 않아도 재발이 적다는 것인가?“피하지방이 높은 군에서 항암치료에 잘 견뎌서 재발이 줄었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연관성이 확실하게 입증이 된 것은 아니어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앞서 근육과 대장암 재발과의 상관관계도 연구했는데….“근육이 많은 사람이 암환자에서 재발이 적고 생존율이 더 높게 나오는 연구가 많다. 이는 근육이 발달하면 전신적인 건강이 좋다는 지표를 반영할 것일 수도 있고, 항암치료의 순응도가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반영한 것일 수도 있다. 근육이 많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면역항암치료의 반응성이 좋다는 연구들도 있다. 다만 뚜렷한 인과 관계를 입증한 연구는 드물다. 그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간에 지방이 침착된 정도와 대장암의 예후에 미치는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다. 어떤 예비적 결론이 나온 게 있나?“현재 데이터를 추출해 분석 중이다. CT를 통해 간과 비장의 하운스필드 유닛(Hounsfield Units)을 측정해 간내 지방침착 정도를 예측했다. 대장암에서 간내 지방 침착의 임상적인 의미를 분석해보니 처음 예상과 달리 지방 침착이 많을수록 오히려 예후가 더 좋은 것으로 나오고 있다. 이런 결과는 비슷한 종류의 다른 연구와는 반대되는 결과로 미지의 원인이 있는지 확인해보는 중이다.”- 이런 연구들를 진행하기 위해 지방과 근육의 변화를 피검사로 파악하는 바이오마커를 찾는 연구를 진행 중인데 지금까지의 성과는?“지방과 근육량을 측정하는 방법들 가운데 암환자에서 많이 사용되는 방법은 CT다. 대다수 환자가 한번 정도는 CT를 찍기 때문에 추가 절차나 비용이 들지 않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결론을 내기 위해 CT를 한 번 더 찍어야 한다는 것은 단점이다. 따라서 간단한 피검사를 통해 이를 대리할 지표를 창출하는 게 용이한 연구라고 생각한다. 근육량과 지방량은 환자의 염증 수치와 비례 관계가 있다. 이에 환자의 체질량지수(BMI), 성별, 나이, 헤모글로빈 수치를 입력하고 이를 머신러닝으로 처리해 이들 지표를 바탕으로 근육 관련 지표를 예측하는 모델을 만들었고 현재 논문을 준비 중이다. 추후 게재된 논문을 통해 결론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연구 결과들이 수술 후 항암치료 횟수를 줄이는 원칙이나 치료지침을 바꾸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보는가?“환자맞춤치료 시대에 적합한 치료방법을 찾는 게 아주 중요해졌다. 암세포 자체의 위험도를 예측하고 환자 고유의 특성을 반영한 암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항암수술 후 2기 또는 3기로 재발하면 항암치료에 들어가게 되는데 재발 위험이 낮다면 12회를 6회로 줄여도 괜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현재는 주로 암의 특성에 따라 그 여부를 판단하고 있는데 여기에 더해 환자의 체성분 등 신체정보라는 변수를 추가한다면 더욱 정밀한 예측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 외과 교수로서 수술에만 치중하기도 바쁜데 내과적인 연구 영역에 도전한 이유는? “외과의사로 수술하다 보면 지방이 많은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수술이 좀 더 어려운 경우가 대다수다. 수술의 어려움을 예측하는 지표로 지방이 많은 게 연관 있다는 있다는 논문을 2013년경에 처음 발표한 적이 있다. 이후환자의 근육량이 예후를 예측해준다는 결과가 나왔고 자연스럽게 지방량이 수술 후 예후에 미칠 것이라고 생각해 흥미를 갖고 연구하게 됐다. 요즘 외과의사가 영역을 가리지 않고 연구에 적극 나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외과의사가 된 소회와 보람은? “의대생 실습 때나 인턴 시절에 수술실에서 일하는 게 적성에 맞다고 느껴 외과에 지원하게 됐다. 대장암 수술은 상당히 표준화돼 특출나게 잘 한다는 평을 듣는 게 어려운 현실이다. 스승님들이 가르쳐 주신 수술의 원칙을 지키면서 합병증을 최소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자는 게 나의 신념이다. 환자들이 어려운 상황을 잘 이겨내 건강을 회복하는 것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 하지만 기억나는 환자들은 결과가 좋았던 경우보다는 어려운 상황을 많이 겪었던 케이스들이다.” - 대장암과 관련, 독자들에게 지적하고 싶은 잘못된 상식이 있다면?“대장암의 원인으로 서구화된 식습관을 지적하는 경우가 많다. 육류 섭취가 대장암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수술이 끝난 환자들 상당수가 무조건 육류는 안 드시려고 하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하지만 수술 후 회복기에는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기 때문에 너무 안 드실 필요는 없을 것 같다.”강정현(姜政賢) 연세대 강남세브란병원 외과 교수 프로필학력2001년 연세대 의대 의학과 졸업2008년 연세대 의대 의학과 석사 졸업2018년 연세대 의대 의학과 박사 졸업경력 2001∼2002년 연세대 의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인턴 2002∼2006년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외과 레지던트2006∼2009년 공중보건의 2009∼2011년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외과학교실 대장항문외과 강사 2011∼2012년 가천대 의대 동인천길병원 외과 임상조교수2012∼2015년 연세대 의대 외과 강남세브란스병원 임상조교수2015∼2019년 연세대 의대 외과 강남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조교수2018∼2020년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정량적보건과학(Dept. of Quantitative Health Sciences) 연수2019∼현재 연세대 의대 외과 강남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부교수대외활동 대한외과학회 의료심사위원회 위원(2014년 12월∼2016년 11월)대한대장항문학회 내시경관리위원회 위원(2015년 3월∼2018년 2월), 정보통신위원회 위원(2015년 5월∼2017년 2월), 데이터등록 특별위원회 간사(2017년 8월∼현재)대한암학회 회원대한종양외과학회 학술위원회 간사(2020년 8월∼2022년 2월), 교육위원회 위원 겸 건강보험위원회 위원(2016년 3월∼ 2018년 2월), 재무위원회 위원(2014년 3월∼ 2016년 2월)대한외과학회 학술위원회 위원(2016년 11월∼2018년 2월)대한내시경복강경학회 학술위원회 위원(2020년 9월∼현재), 보험위원회 위원(2016년 9월∼2018년 2월)미국외과학회 펠로우(Fellow, American College of Surgeons)미국암연구학회(American Association for Cancer Research, AACR) 회원유럽내시경수술및중재시술학회(European Association for Endoscopic Surgery and other interventional techniques) 회원수상2021년 4월 대한대장항문학회 ‘2021 Most Devotional Reviewer’ 2020년 12월 연세대 의대 외과학교실 2020 Best Teacher Award2020년 11월 대한외과학회 ‘2020 Best Reviewer of the Annals of Surgical Treatment and Research’ 2012년 4월 대한대장항문학회 로슈 국제학회지 부문 학술상 수상 기타 활동연세대학교 의대 임상종합추론위원회 위원(2020.9 ∼ 2022.8) 제8기 연세의료원 Mini MBA과정 수료(2014. 7)영국 St. Mark Hospital, Postgraduate course 수료(2014. 10)
2022-03-21 15:00:06
2020년 봄 마스크 조기 확보 및 착용 일상화, 전국민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으로 ‘K방역’은 일단 성공을 거뒀고 이는 그 해 4월 여당의 총선 대승으로 귀결됐다. 그러나 K방역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줄어 들만 하면 정부가 여론에 휩쓸려 방역 경계를 느슨하게 한 탓에 확진자가 급증했다. ‘태극기 집회’ ‘민노총 집회’ ‘명절 및 여름휴가’ 등으로 방역 기강이 해이해지기도 했다. 코로나19 백신 도입이 같은 경제 수준의 국가들보다 3개월가량 늦어지는 참담함도 겪었다. 최근엔 ‘방역패스’에 불복하는 여론을 설득하지 못하고 ‘부스터샷 접종률’ 제고에 실패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이나 여당 편향의 공중파 방송이 ‘K방역’의 단점 비판을 자제하는 가운데 예리한 논리를 들어 반박하는 의료 전문가로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를 꼽을 수 있다. 그는 “현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대책의 가장 문제점은 컨트롤타워가 없이 정책 혼선이 빚어지고 의학적·과학적 근거 없이 정무적 판단에 따라 정책을 입안하고 일관성이 없이 왔다갔다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정 교수는 대표적인 사례로 ‘신규 확진자가 하루 7000명이 넘으면 새로운 오미크론 방역대책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한 것’, ‘식당 등의 영업시간을 9시간 4명으로 제한한 것’, ‘마스크를 썼는데도 방역패스자(백신 접종 완료자)가 아니면 대형마트의 출입을 금지한 것’ 등을 예로 들었다. 전부 과학적 근거없이 즉흥적으로 설정되고 집행되는 방침들이라고 비판했다.그는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겪은 직후인 2016년 초에 차관급으로 격상된 질병관리본부장에 취임했다. 당시 현 정부가 뽐내는 K방역의 핵심인 3T(검사·추적·치료) 시스템을 안착시켰다. 감염원을 추적하는 역학조사관을 제대로 선발·훈련하고 코로나 중환자와 메르스 환자 등을 치료하는 음압병실 확보에 나선 것도 그가 질병관리본부장에 취임한 이후부터다. 신종 전염병 확산에 대비해 새로 개발된 진단키트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긴급사용승인을 내리는 ‘패스트트랙’을 마련한 것도 그의 실적이다. 그러나 현 정부는 정 교수가 박근혜 정부 당시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냈다는 이유로 그의 제언을 곧이듣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지난 12월 초 정 교수를 ‘코로나19대응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하고 그의 조언을 바탕으로 선거전략과 공약을 짜고 있다. 정 교수가 자의반 타의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선거 캠프에 합류하게 된 배경이다. 정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야당이 뾰족한 대안도 없이 정부와 여당의 K방역 정책을 비판한다는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정부는 모든 정보와 정책수단을 갖고 있는 만큼 제한적인 정보에 그치는 여당이나 일반 국민보다 더 과학적, 합리적이고 선제적인 정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상 초유의 글로벌 팬데믹 사태를 맞아 정부가 ‘감(感)’만 갖고 정책을 짤 수밖에 없는 사정도 이해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석한 정보를 바탕으로 왜 이런 정책을 펼치는지에 대해 수치적으로 합당한 설명을 내놓으려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고 꼬집었다.정부는 작년 12월 18일부터 사적모임 인원을 4명까지로 제한하고, 식당 등의 영업시간을 9시로 강화하는 거리두기 강화방안을 내놓았다가 올해 1월 14일부터 3주간 6인 9시로 완화하는 방향으로 지침을 바꿨다. 이에 정 교수는 “명확한 근거는 부족하지만 이론적으로 접촉 인원과 시간이 줄면 감염 확률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며 “장사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니 이 분들이 가장 원하고 빈궁한 영업 형편을 좋아지게 하고, 방역에도 지장을 주지 않는 것은 밤 10시까지 4인 영업으로 제한하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현장의 니즈와 과학적 근거에 맞게 정책을 세밀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 교수로부터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 정부가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관련해 3T 정책 완화, 확진자 및 밀접접촉자에 대한 격리기간 단축, PCR 검사기준 완화 등을 검토하고 있는데.“전반적으로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오미크론 변이는 치명률이 기존 델타변이의 20% 수준인 데다가 주된 감염자인 젊은층에서 증상이 없거나 경증인 것을 감안하면 일정 부분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있다.”- 1차 및 2차 접종을 마친 국민은 85%를 넘어섰지만 부스터샷까지 맞은 환자는 25일 오후에야 50.1%로 가까스로 절반을 넘겼다. 부스터샷 기피자가 많은 게 보건당국의 고민이다.“백신 부작용을 겪었거나 백신공포증으로 안 맞겠다는 사람에게 접종을 강요할 수는 없다. 헌법이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한 백신 접종을 강제해서는 안 된다. 극소수지만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직원 중에서도 기피자가 있는 이유다. 미국 등 해외 여러나라는 사실상 공직자에게 접종을 의무화하고 있다. 공직자가 솔선수범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동시에 정부는 특별한 사유 없이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일반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백신을 맞으면 어떤 이점이 있는지 세밀하게 알려야 한다.”- 백신 접종 기피자가 여전한 이유는 미흡한 백신의 감염예방 효과에 있다. 당초 전국민 70% 접종을 ‘집단면역’을 획득하는 기준으로 봤는데 현재는 무용지물이다.“맞다. 백신의 유효성 부족이 감염 확산 저지 실패와 부스터샷 접종 기피를 낳고 있다. 70%는 델타 변이 출현 이전의 시나리오로, 이젠 없는 이야기가 됐다. 오미크론 변이로 이젠 국민 100%가 백신을 맞아도 집단면역을 갖는 것은 글렀다.” - 정부가 방역패스 완화 차원에서 백신을 맞지 않아도 되는 사람을 늘리고 있다. 반면 임신부는 여전히 방역패스 대상으로 지정돼 있다.“유소아들은 전적으로 부모의 판단에 의해 백신을 맞아야 한다. 청소년들은 자기 생각이 있으니까 자율에 맡겨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만이나 기저질환을 갖고 있는 유소아와 청소년은 백신을 필수적으로 맞도록 해야 한다. 임산부는 모성애가 강해 약 12만명의 임산부 중 약 1000명 정도만 백신을 맞고 있다. 임상시험에서 백신의 최기형성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100%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수년 후 어떤 부작용이 나타날지 모른다. mRNA 백신은 특성상 더욱 그렇다. 산모도 자율에 맡겨야 한다. 18세 이상 성인의 1, 2차 접종률 96%는 대단한 수치다. 하지만 방역패스 예외자는 지금처럼 최소화하려 노력해야 한다.”- ‘방역패스’란 용어는 ‘백신패스’로 불러야 맞지 않은가.“백신 접종자에게 공중시설 이용권을 확대한다는 취지이니까 백신패스다. 다만 PCR검사 음성 판정자에게도 같은 권한을 주니깐 ‘방역패스’라 부르는 것이다.” -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한 백신을 화이자는 오는 3월까지, 모더나는 9월까지 준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거는 기대는.“25일 화이자가 오미크론용 백신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임상 결과는 긍정적일 것으로 예측한다. 하지만 오미크론 백신 승인 후 3개월쯤 지나서 또다른 변이가 나오면 어떡하나. 전문가들은 오는 6월쯤 또다른 변이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해마다 다른 변이가 유행하는 독감(인플루엔자)처럼 풍토병화되길 바란다. 매년 백신을 맞아 대응이 가능하다면 그쪽이 더 바람직하지만 기대처럼 될지 걱정스럽다.”- 화이자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에 대해 평가한다면.“직접 처방해보지는 않았지만 문헌상으로 볼 때 아주 긍정적인 ‘게임 체인저’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팍스로비드와 같은 치료제가 몇 개 더 나올 텐데 그렇게만 된다면 아주 효과적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 일부 전문가는 오미크론 변이의 강력한 전파력 때문에 하루 3만명, 심지어 10만명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피크를 찍어야 진정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어떻게 보는가.“국내 실정에서 하루 3만명을 웃도는 확진자 발생은 감당하기 힘들다. 3만명 발생이 몇 주만 지속되면 의료체계가 붕괴돼 다른 중증 질환자를 커버할 수 없고 병원 기능이 마비된다. 3만명 선에서 막아야 한다. 서구 선진국처럼 걸릴 사람은 걸리도록 방임해 진단을 덜하고 1~3개월 간의 피크 후 진정세로 접어드는 것은 의료체계나 국민정서 상 용납되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우리 국민은 정부와 혼연일체가 돼 일사불란하게 방역지침을 준수해왔다. 앞으로도 이런 방향에서 의료 인프라가 감당할 수준의 환자가 발생해 충분히 이를 처리해내는 시스템이 작동하도록 관리해야 한다.”- 윤석열 후보를 돕는 입장에서 차기 정부에서 또다른 팬데믹 관련 입안을 하는 직책을 맡게 된다면 어떤 정책을 꼭 구현하고 싶은가.“외람된 말이다. 의사로서 더 많은 생명을 구하고 싶은 게 윤 후보 캠프에서 일하는 첫째 목표다. 두 가지를 제언한다면 팬데믹 대응 컨트롤타워를 구축하는 것과 감염전문병원의 증설이다. 현 정권은 질병관리청을 만들어 놓고서도 국무총리실, 청와대, 보건복지부 등에서 누가 중심이 돼 코로나19에 대응하는지를 국민이 알 수 없을 정도로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와 총리실이 개입할 수 있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없애고 질병관리청이 중심인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컨트롤타워가 되어 질병관리청장이 총지휘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본다. 질병관리청장이 차관급이라도 권한을 이양하면 된다. 그러나 차관급 지휘자의 말이 잘 먹히지 않는 우리나라 공직사회의 특성상 장기적으로는 보건복지부에서 보건부를 독립해서 보건부 장관이 책임을 맡는 게 바람직하다. 보건부 독립은 여야 간에도 이미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안다.”- 질병관리청의 역할 확대 방안이 있다면?“질병관리청의 지청을 광역시도별로 두고, 해당 광역지자체와 협력해 지역 실정에 맞는 방역정책을 펼치는 게 바람직하다. 미국의 경우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중심이 되고 각 주 정부와 유기적으로 감염병을 통제한다. 상설 의정 협의체를 구성하고 현장의 실무 책임자에게 권한을 줘 주도적으로 상황을 지휘하도록 해야 한다.”- 현재 청와대의 역할은 적절한가?“기모란 방역기획관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코로나백신 도입 지연’ ‘1차 위드코로나 실패’ 등으로 역량 입증에 실패했다. 현재 어떤 방역정책도 청와대의 조율을 거치지 않는 것은 없다. 미국 백악관의 앤서니 파우치 수석의료자문관처럼 전문성을 갖고 말에 신뢰가 쌓이면 좋을 텐데 그렇지 못하다. 기왕 청와대에 방역기획관을 두려면 방역학을 강의한 경험이 있는 교수나 정책 실행을 담당한 공직자, 연구논문을 잘 쓰는 학술전문가 중 하나여야 한다. 경험이나 이론적 체계가 덜 잡힌 사람을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감염병전담병원이 꼭 필요한가?“국립중앙의료원과 같은 규모의 감염병전담병원이 전국에 5~6개 정도 필요하다. 이런 병원에서 코로나19에 걸린 임산부, 신장병 환자, 만성질환자, 급성질환자 등을 전담하면 다른 병원에서 의료적 부담이 덜해져 웬만한 상황에서도 의료체계의 유지가 가능하다. 또 거점요양시설을 지정해 코로나19 경증 및 중등도 환자를 수용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힘 캠프에 들어가 얻은 보람이 있다면?“윤석열 대선 후보가 제가 제안한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전담병원 개편안(전체 병상에 코로나 환자 수용)을 발표하자 바로 받아들여졌다. 대형마트와 과도한 방역패스 제한도 이를 반대하는 논리를 펴 법원에서 이를 받아들이는 판결을 내렸다. 옛 여권 출신이라고 홀대하더니 대선 캠프에서 목소리를 내니까 바로 받는 걸 보고 참 씁쓸했다. 방역과 국민건강엔 여야가 없어야 한다.”정기석(鄭錡碩)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프로필학력 1983년 서울대 의대 의학과 졸업1987년 서울대 의대 의학과 석사 졸업1993년 서울대 의대 의학과 박사 졸업 경력 1993~1994년 영국 사우스햄튼(Southampton)대학 연구원 ‘호산구와 비만세포 연구’ 2003~2005년 한림대 성심병원 수련교육부장2007~2009년 한림대 성심병원 내과과장2008~2010년 한림대의료원 학술연구위원장2011~2012년 한림대 성심병원 폐센터장2011~2012년 한림대 의대 내과학교실 주임교수2012~2016년 한림대 성심병원장2016~2017년 질병관리본부장대외활동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연구회 회장천식연구회 운영위원KOCOSS(The KOrea COPD Subgroup Study Team Cohort) 대표연구자 : 전국 40개 이상 종합병원 COPD 환자 등록 및 연구사업 진행 前 대한내과학회 교육이사 역임前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정보이사, 국제협력이사, 간행이사 2014년 질병관리본부 만성질환과 초기COPD 환자 진료방침 연구수행(연구비 2억원)학회지 흉부질환저널(Journal of Thoracic Disease, SCIE) 편집위원前 결핵및호흡기질환(Tuberculosis & Repiratory Diseases) 저널 편집위원장수상1998년, 2002년 대한내과학회 우수논문상 수상2005년 미국흉부학회 우수초록상2013년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우수논문상
2022-01-27 01:22:49
2019년 1월부터 고도비만에 대한 대사수술 급여가 인정됐다. 국내서는 체질량지수(BMI)가 35kg/㎡ 이상이거나, 30kg/㎡이상이고 동반 질환이 있는 환자는 100% 급여가 이뤄지고 있다. BMI 27.5kg/㎡ 이상이며 혈당 조절이 되지 않는 제2형 당뇨 환자는 선별 급여가 된다. 대사수술이란 용어 그대로 고도비만 환자가 이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은 ‘더 예뻐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기 위해서’다. 고도비만을 방치해두면 혈압, 혈당, 혈중지질이 상승해서 만성질환이 극심해지고 생명을 위협받아 수명이 짧아지게 된다. 자존감이 확 떨어져 삶의 질이 형편없게 되는 것도 중요한 수술의 이유다. 고도비만 대사수술을 선도하고 있는 김상현 순천향대 서울병원 고도비만수술센터 소장(외과 교수)과 함께 수술치료의 현황과 개선해야 할 인식에 대해 알아본다. - 외국(미국이나 유럽)보다 수술급여 기준이 후하다고 하는데 국내서는 급여기준이 충분한지요?“지역별(대륙별)로 고도비만 환자의 수술 적응증이 다르고 급여 기준에도 차이가 난다. 미국의 경우 미국당뇨협회가 2017년에 설정한 가이드라인에는 적극적 비만치료(수술 포함)가 필요한 기준이 BMI 32.5~37.4였다면, 2021년 변경된 가이드라인에서는 BMI 27.5~32.4 구간으로 기준이 완화됐다. 대략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고도비만 기준은 미국이나 유럽보다 BMI 기준으로 5kg/㎡ 낮다. 이는 동양인들이 서양인들에 비해 선천적으로 체구가 작아 비교적 적은 체질량지수라 할지라도 비만 관련 동반 질환이 더 잘 생기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의 비만대사수술 급여 기준은 국내외 공신력 있는 대한비만/비만대사수술학회들이 제시하는 수술 적응증 기준에 충분히 부합하는 기준이라 할 수 있다.”남성 비만 많아도 여성 수술 많은 건 ‘살기 위해서’ … 미적 욕구는 그 다음 -2016~2020년 기준 고도비만 수술을 받은 대상자들을 분류해보면 여성이 73.3%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연령대별로는 30대가 36.4%, 40대가 24.0%, 20대가 23.4%로 전체 85%를 차지했다. 이를 바탕으로 고도비만수술을 받는 사람들의 현실적 필요성을 분석해본다면?“수술을 가장 많이 받는 연령대인 20~40대에선 남성의 비만율이 여성에 비해 훨씬 높다. 수술 적응증에 해당하는 고도비만(BMI 35 이상) 비율도 남성이 0.86%로 여성(0.75%)에 비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 수술 환자가 많다. 이를 자칫 여성의 미적 욕구로 바라볼 수 있으나 옳지 않은 생각이다. 임상현장에서 환자들을 대하다 보면 대부분 반복적인 체중감량 실패, 주변의 불편한 시선과 관심으로 인해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 있고, 고도비만으로 인해 적어도 한두 개 이상의 동반 질환을 앓고 있다. 예뻐지기 위해서보다는 살기 위해 오는 고도비만 클리닉을 찾는 경우가 대다수다. 여성 환자의 비율이 높은 점은 남녀의 비만에 대한 관심 정도의 차이, 비만으로 인해 야기되는 사회 불평등의 차이, 수술을 비만 치료로서 수용하려는 인식의 차이 등에서 기인한다. 물론 젊은 여성 환자의 미적 용구 충족가 기저 요인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에서만 있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나라는 여성 환자의 비율이 낮은 국가에 속한다.”- 다른 나라의 고도비만 수술 추세를 설명해달라.“남성의 비만 비율이 높은 편에 속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남성과 여성의 수술 연령대가 비슷한 편에 속한다. 반면 남성의 비율이 낮은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는 남성의 수술 연령대가 여성보다 높게 분포한다. 이는 지역 간 고도비만을 인식하고 개선하려는 태도에 차이가 있음을 의미한다.” 비만은 ‘21세기 신종전염병’ … 비만환자 중 당뇨병+고혈압 중첩 60% 웃돌아- 비만이 세계적인 질환이 됐다. 어떤 인식이 필요한가.“1996년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을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질병으로 규정했다. 2013년에는 비만을 ‘21세기 신종전염병’으로 명명하며 세계 10대 건강 위험요인 중 하나라고 발표했을 만큼 매우 고치기 어려운 질병으로 부각됐다. 비만은 대부분의 성인병을 일으키는 가장 큰 위험인자다. 그럼에도 아직까지는 비만이 질병이고 반드시 교정해야 한다는 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 않다. 비만이라는 질병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 개선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 수술 전 기준 고도비만 환자의 동반질환을 확인해본 결과 당뇨병이 28.0%, 고혈압이 27.7%에서 동반돼 있었다. 당뇨병과 고혈압이 동시에 발병하는 비율은 얼마나 되고 두 질병 간 상호관계는?“비만 환자에서 당뇨병과 고혈압이 동시에 발병하는 비율은 명확히 보고되지 않으나 고혈압, 고혈당(당뇨병), 고중성지방혈증과 낮은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이상지질혈증), 중심성 비만을 특징으로 하는 대사증후군의 빈도는 성인의 20~25%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2020년 당뇨병 자료를 참고하자면 당뇨병 유병자 중 61.3%가 고혈압을 동반한다고 보고되어 비만 환자에서도 비슷한 정도로 두 성인병이 동시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혈압과 당뇨병은 서로 선행해서 발생할 수 있으나, 지속적인 비만 상태에서는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등이 독립적으로, 때로는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 핵심은 인슐린 저항성과 과다한 지방 축적에 의한 동맥경화증이라 할 수 있다.”- 대사수술이란 말처럼 순환기계, 내분비계, 호흡기계 등 전반에 걸쳐 대사수술이 고도비만 환자에게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 효과를 요약한다면? “비만으로 인해 야기되는 질병은 제2형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수면무호흡증, 다낭성난소로 인한 불임, 관절질환, 비알코올성지방간 등 아주 다양하다. 대장암, 신장암, 자궁암 등 암 발생률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만대사수술은 이미 1950년대부터 시작돼 70여 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이미 수많은 연구들을 통해 비만 관련 동반질환들에 대한 관해 및 호전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그렇다면 당뇨병 완전 관해(약 복용 중단 후에도 당 수치 정상)가 가능한지, 치명적 심혈관질환 예방이 가능한지 궁금하다. 1형 당뇨병에서도 효과적인지, 마른 사람이 받아도 대사 상태가 개선되는지에 대해서도 알고 싶다.“2형 당뇨병과 관련 약 50~60%의 환자가 비만대사수술 후 5년 간 관해를 이루었고, 약 20%의 환자에서는 당뇨가 호전됐다. 또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인자로 잘 알려진 2형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의 탁월한 개선 효과를 통해 심뇌혈관질환 위험도를 약 40% 가량 낮출 수 있다고 보고됐다.장기간 대규모 환자군을 대상으로 연구한 ‘SOS trial’에 따르면 15년 간 비만대사수술환자는 2형 당뇨 발생률이 수술받지 않은 비만 환자군에 비해 78%가 감소했고, 치명적인 심혈관질환 발생률도 53%나 줄었다. 이런 이유로 비만대사수술은 고도비만 환자의 생존율 향상뿐만 아니라 건강증진을 통한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한다고 볼 수 있다. 1형 당뇨병의 경우 췌장세포에서 인슐린 분비가 되지 않아 생기기 때문에 비만대사수술을 받는다 하더라도 뚜렷한 당 조절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최근 비만한 1형 당뇨 환자가 늘고 있어, 체중 감소를 목적으로 수술할 경우 체중 감소에 따른 2차적인 당조절 효과를 약간은 기대해 볼 만하다.”- 2019년부터 2020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청구된 이력을 기준으로 급여화된 위소매절제술, 위우회술, 위주름형성술, 십이지장치환술, 조절형 위밴드술의 수술인원을 분석한 결과 총 4620명이 수술을 받았으며, 총 4675건의 수술이 이뤄졌다. 그 중 위소매절제술이 전체 71.3%로 가장 많았고, 이어 조절형 위밴드술, 위우회술, 십이지장치환술 순이었다. 이 중 개원가에서 주로 시행하는 위밴드수술의 비중과 장단점이 궁금하다. 일각에서는 이 수술의 위험성이 과장됐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한편으로는 위험하기보다는 효과가 떨어지는 게 더 문제라고 한다. 보다 객관적으로 위밴드수술을 본다면?“정확한 국내 통계는 나오지 않았으나 위밴드수술은 전체 대사수술의 5% 내외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50개 회원국의 자료를 바탕으로 국제비만대사수술연맹 (IFSO)에서 2021년에 발표한 통계치인 3.3%와 유사하다. 2020년 미국비만대사외과학회(American Society for Metabolic and Bariatric Surgery, ASMBS)에서 발행한 고도비만수술 교과서(2판)에서는 위밴드수술은 체중감소 실패와 합병증 때문에 재수술 빈도가 높아 수술을 권고하지 않고 있다. 1판에 실렸던 수술 관련 내용도 2판에서는 제외됐다. 하지만, 위밴드수술은 아주 고유한 장점이 있다. 기술적으로 간단하고, 원치 않으면 정상 해부학적 구조로 쉽게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이다. 조심스럽게 결론을 내자면 현재로서는 위밴드수술은 1차 비만대사수술로 권고되지 않으며 일부 환자가 의사와 충분히 상의한 뒤에 제한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김 교수를 비롯한 많은 의사들이 위소매절제술을 선호하고 있다. 위소매절제수술이 (루와이)위우회술보다 비교우위가 있다면? “많은 외과 의사들이 위소매절제술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위험도 대비 효과가 좋다는 점이다. 위험도는 출혈, 누출, 염증 등 단기적인 수술 합병증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올 수 있는 영양 결핍, 덤핑증후군, 문합부 궤양 등을 포함한다. 루와이 위우회술에 비해 이런 위험이 적으며 체중 감소 및 동반 질환 호전 효과 측면에서도 조금 부족하지만 견줄 만한 성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남은 위에 대한 내시경적 평가가 가능해 위암 발생률이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좀 더 유리한 측면이 있다. 위소매절제술의 가장 큰 단점은 위 구조의 변화로 인해 위식도역류가 악화되거나 새로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위우회술에 비해 역사가 짧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장기 데이터가 부족한 것도 단점이다.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위우회술은 1980년대부터 시행해오던 수술이고, 수 년 전까지만 해도 비만대사수술의 표준술식이라고 불리웠다. 초고도비만(BMI 45 이상)엔 위우회술이 더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동양인에 대한 수술 결과는 충분히 효과적임이 잘 알려져 있다. 위소매절제술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어려운 술기임은 맞으나 오랜 경험과 수술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는 복강경으로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수술이다. 우회술의 종류 중에 십이지장치환술의 변형인 ‘위소매절제 및 십이지장공장우회술’이란 술식이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관심이 쏠리는 수술 방법으로 탁월한 체중 감소 및 동반 질환 관해 효과를 보이지만, 장기적인 결과가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는 병원별, 의사별 고도비만수술 인증제를 도입해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술 수준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인증제 운영 실태는?“순천향대 서울병원,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강동경희대병원, 한양대병원,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고신대 복음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등 현재 현재 21개 병원, 89명의 외과 의사가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로부터 기관 및 고도비만수술 의사로 인증받았다. 인증기관 및 인증의 제도는 고도비만 환자를 안전하게 수술하기 위해 정기적인 인증 절차를 진행하는 등 지속적인 질 관리에 힘쓰고 있다. 아쉬운 점은 아직까지 이러한 제도가 환자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아 더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한 것이다. 21개 병원 중 2곳만 대학병원이 아니다. 비만대사수술 수요가 공급을 웃돌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의 팬데믹 장기화로 인해 직접 실사를 하지 못해 비 대학병원 회원이 늘어나지 못한 점이 안타깝다.” 연수 중 일본의사의 정중하고 진지함에 감복 … 2019년 이후 300건 넘게 집도 - 순천향대 서울병원 고도비만수술센터의 향후 발전 전략은?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외국인 환자 감소 영향이 적잖은데…. “고도비만 환자들은 수많은 질병이 중첩돼 다학제적 진료가 필수적이다. 우리 병원은 고도비만 환자에 대한 가장 오랜 경험을 쌓아왔기 때문에 내분비내과, 심장내과, 마취통증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각 관련 의료진의 협진 및 숙련된 영양사의 지속적인 영양관리를 통해 환자에게 최고의 의료 혜택을 드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해외에서 찾아오는 환자들은 예전에 비해 많지 않으나, 국내 거주 중인 많은 외국인 환자들의 내방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 상황이 종결되면 많은 외국인 환자들로 북적거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도비만대사수술을 전문으로 삼게 된 이유와 보람은? 미국 연수 당시 인상적인 의료현장의 모습이 있다면?“일반외과 의사로서 위장관수술이 세부 전문 분야다. 이 분야 전문의들은 대체로 위암수술을 기반으로 여러 수술을 진행하게 된다. 저도 위암수술을 주로 담당했었고, 우연찮은 기회로 장학금 수혜를 받아 2018년도 1년간 일본으로 연수를 가게 됐다. 연수 기간 중 비만대사수술을 접하게 됐고 경험을 늘려 이를 본격적으로 하게 됐다. 수술 후 환자들의 외모가 놀랍게 변화되는 것을 초월해 동반질환, 특히 2형 당뇨병의 완전 관해를 경험하게 되면서 수술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 현존하는 당뇨약조차도 완전 관해를 이루는 약물은 없다. 연수 후에는 ‘국내 비만대사수술의 본거지’라 할 수 있는 순천향대서울병원에서 근무하게 되었고, 현재까지 복강경 위소매절제술, 루와이위우회술, 위소매절제 및 십이지장-소장우회술 등 다양한 방식의 비만대사수술을 약 300건 가까이 시행하고 있다. 연수 때 가장 감명 깊었던 것은 의사들이 환자를 대하는 태도였다. 매우 정중하고, 사려 깊으며, 진지한 태도로 환자들을 진료하고 수술했다. 10년 이상 외과의사로 지내오면서 환자들에게 무덤덤해질 즈음, 외과의사를 시작할 때의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줬다. 귀국한 지 3년이 다 되어가지만 그 마음가짐을 계속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김상현(金尙炫) 순천향대 서울병원 외과 교수 프로필학력2004년 경희대 의대 의학과 졸업 학사2013년 경희대 의대 의학과 외과학 석사2017년 경희대 의대 의학과 외과학 박사경력2012~2013년 강동경희대병원 위장관외과 전임의2013~2014년 삼성서울병원 위장관외과 전임의2014~2018년 강동경희대병원 위장관외과 임상조교수2018~2019년 일본 도쿄 연수(Cancer Institute Hospital of JFCR, 위장관외과 & Yotsuya Medical Cube 비만대사수술센터)2019~2020년 순천향대 서울병원 위장관외과 임상부교수/고도비만수술센터장2020년~현재 순천향대 서울병원 위장관외과 부교수/고도비만수술센터장대외활동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 편집/편찬/인증/국제위원, 비만대사수술위원, 대한위암학회 기획위원대한내시경복강경외과학회 편집/보험위원국제비만대사수술연맹 정회원
2021-12-10 20:00:52
시력은 5세 이전에 대부분 발달하고 10세 때 굳어진 시력으로 평생을 살아가게 된다. 시력발달이 완성된 성인은 필요에 따라 자신의 안구굴절률에 맞는 안경을 쓰면 된다. 텔레비전, 컴퓨터, 스마트폰 등의 영향과 조기학습으로 유소아에서부터 청소년기(중고생)의 전반적인 시력이 1970~1980년대와 비교에 크게 나빠졌다. 게다가 작년부터 유행의 고삐가 풀어지지 않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온라인 수업이 늘고 실외생활이 크게 줄면서 소아근시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국내에서 합일된 통계는 없으나 만18세 이하 소아청소년의 근시는 1970년대 8~15%에서 2000년대 초반 50% 선에는 최근 수년간 70%대로 상승 중이다. 원시는 7~8%, 난시는 12~15%, 약시는 2% 정도로 추산된다. 하석규 고려대 구로병원 안과 부교수는 “독서와 같은 근거리 주시, 실내활동 증가 등 환경적 요인이 근시와 원시를 유발하는 반면 환경적 요인이 적게 개입되고 유전적 요인이 상대적으로 많은 게 난시”라고 설명했다. 물론 근시에도 유전 요인이 영향을 미치고, 난시도 근시를 유발하는 환경적 요인에 의해 초래 또는 악화될 소지가 있으나 원인이 아직도 명확하지 않다. 독서, 근거리 모니터 바라보기, 잦고 긴 스마트폰 사용이 근시를 유발하며 이로 인한 안구피로도 증가가 난시로 인한 시력저하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게 하 교수의 설명이다. 또 난시의 유전력에 대해서 아직까지 구체적인 근거와 수치를 제시하고 있는 연구는 없다. 하 교수는 “전체 소아안과 안경 처방 중 순수 난시 또는 근시 등과 결합된 난시의 비율이 약 15% 정도로 추산된다”며 “난시는 근시 또는 원시와 다른 굴절이상으로 더 조속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구의 모양으로 비교하자면 근시는 안구의 앞뒤 길이가 적정선보다 길어져서 발생한다. 성장하면서 키가 크고 발이 커지듯이 눈도 역시 커지는데 이 때 안구가 지나치게 길어지면 눈으로 들어오는 빛이 망막보다 앞쪽에 초점을 맺는 게 근시다. 그래서 정작 망막에는 희미한 상이 맺히게 돼 물체가 깨끗하게 보이지 않는다. 이런 경우 오목렌즈 안경을 대면 빛이 분산돼 좀 더 뒤로 가서 망막에 초점이 맺히게 돼 물체가 깨끗하게 보이게 된다.원시는 멀리 있는 물체는 잘 보이지만 가까이 있는 물체는 잘 보이지 않는 상태다. 대부분 안구가 작아서 빛이 망막보다 뒤쪽에서 초점을 맺기 때문에 가까운 물체가 잘 보이지 않는 것이다. 원시는 근시보다 발견이 상대적으로 늦어질 수 있다. 원시로 인해 내사시가 초래될 수도 있고, 두 눈의 원시 차이가 크면 약시로 이어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근시와 반대로 볼록렌즈 안경을 대면 빛의 초점이 앞쪽으로 이동해 선명한 상이 망막에 맺히게 된다. 난시는 안구 곡선이 일률적이고 대칭적이지 않아 생긴다. 정상 눈의 각막이 농구공처럼 둥근 곡선을 이룬다면 난시의 각막은 럭비공처럼 타원 곡선이며 그마저도 균일하지 않다. 각막이 전체 굴절력의 약 3분의 2, 수정체가 약 3분의 1을 담당하는데 난시란 눈에 들어간 빛이 각막에서 굴절돼 한 점이 아닌 두 점 이상에서 초점을 맺는 굴절이상을 말한다. 하 교수는 “난시는 기본적으로 각막의 중심 굴절률이 높아서 발생하는 것으로 대체로 각막의 중심부가 정상안보다 더 도드라진 모습을 보인다”며 “특히 원추각막에 의한 난시는 일반 난시보다 그 곡선이 더 가파르다(steep)”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소아난시가 어떤 원인으로 유발되는지 아직까지 규명된 바가 없다. 소아난시로 인해 수정체의 모양과 기능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아직은 의학적으로 이런 내용이 보고된 바가 없다. 난시는 물체를 볼 때 한 점에 정확한 초점이 맺히지 못하고 두 점 이상에 초점이 맺히므로 여러 초점을 하나로 모으는 원주렌즈안경으로 교정이 가능하다.근시는 대개 성장과 함께 진행한다. 소아의 원시는 성장으로 안구가 커지면서 좋아질 수 있다. 난시는 더 악화될 수도 있고, 완화될 수도 있으며, 그대로 있을 수도 있다.하 교수는 “국내의 경우 소아근시가 원시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며 “소아근시가 안경교정, 수면 중 착용하는 각막교정렌즈(Orthokeratologic lens, 일명 드림렌즈, Dream Lens) 등으로 난시에 비해 교정이 비교적 용이하지만 근시의 정도, 환아의 연령, 근시 진행의 속도에 따라 어려운 경우도 많이 있기 때문에 단순하게 볼 일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근시와 난시는 소아기에 전교정(全矯正, Full correction)이 원칙이다. 난시는 민감한 시기 이후에는 교정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근시보다 조금 더 어린나이에 안경을 처방받아 씌워야 한다. 소아난시가 의심돼 일반 안과에 가면 수 개월 지나면 일시적인 난시가 교통정리될 수 있으니 경과를 관찰해보자고 말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이에 대해 하 교수는 “난시의 양(진행 정도)과 축(빛의 굴절 방향), 예상되는 교정시력이 난시교정의 시점을 잡는 핵심적 요인”이라며 “난시가 경증이고 나안시력이 양호하다면 경과관찰이 필요할 수 있지만 중등도 이상이라면 가급적 일찍 전교정에 나사는 게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다수 부모들은 자녀의 난시 교정 안경착용 후 시력이 고정되고 평생 안경을 써야 한다며 걱정하고 미루려는 성향을 보인다”며 “환아의 난시에 맞게 안경을 맞춰 주고 교정시력이 나오도록 유도하는 게 가장 큰 목적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장과정에서 난시, 근시, 원시 등으로 인해 추가적으로 시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난시의 경우 더욱 각별하게 이른 시기에 교정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아이들이 책을 멀리하는 이유 중 하나가 난시다. 눈을 자꾸 비비고 가렵다고 하면서 독서를 기피한다. 이런 경우에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이 개입될 가능성도 있으므로 점안제로 치료해본 후 다시 한번 시력검사로 난시인지를 재확인해야 한다. 난시로 인한 불편한 증상은 단지 초점이 흐릿하게 맺혀지는 데 그치지 않고 두통, 간헐적인 눈 따끔꺼림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따라서 이에 대한 면밀한 관찰이 요구된다. 하석규 교수는 “소아난시는 근시나 원시에 비해 유병률이 낮고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굴절이상으로서 조기에 교정하지 않으면 성장 후 시력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며 “조기검진과 정기적인 안과검사를 통해 난시를 포함한 소아 굴절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성인이 된 후 난시교정 방법으로는 스마일라식, 일반 라식, 다초점 인공 수정체 렌즈, ICL 렌즈삽입술 등이 있다. 하 교수에 따르면 일반적인 레이저 굴절교정 수술은 대부분 근시 및 노인성 백내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수술기법의 발달로 최근엔 이런 수술들이 난시를 교정하는 부수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다만 라식 수술은 근시의 효과적인 교정이 가능하나 일정 정도 이상의 난시를 갖고 있거나 고도근시, 각막이 얇은 상태에서는 수술이 어렵다. 다초점 인공체 삽입술은 수정체 제거 후 인공수정체를 집어넣는 수술로서 원거리 및 근거리 시력유지 및 개선에 효과적이나 잔여 난시 또는 난시 정도에 따라 다른 수술을 시행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ICL 삽입술은 기존 수정체 앞쪽으로 굴절교정용 렌즈를 삽입하는 수술로서 고도근시, 난시 환자에 유용하지만 렌즈로 인한 안압상승, 백내장 발생에 유의해야 한다. 하석규(河昔奎) 고려대 구로병원 안과 교수 프로필학력2000~2006년 고려대 의대 졸업2008~2010년 고려대 의대 의학석사2012~2018년 고려대 의대 의학박사 경력 2006~2007년 고려대 안암병원 인턴 2007~2011년 고려대 구로병원 안과 전공의2011~2014년 경기북부병무청 안과징병전담의사2014~2015년 고려대 안산병원 안과 임상강사2015~2016년 고려대 구로병원 안과 임상강사2016~2020년 고려대 구로병원 안과 임상조교수2020년~현재 고려대 구로병원 안과 부교수대외활동대한사시소아안과학회 정회원대한신경안과학회 정회원대한사시소아안과학회 학술간사대한검안학회 정회원한국저시력연구회 정회원미국시과학안과학회(ARVO) 회원아시아 태평양 사시소아안과학회 (APSPOS) 회원대한안과학회지 심사위원
2021-11-01 12:40:50
“크론병은 유전적인 경향이 없습니다. 심리적 스트레스만으로 유발되는 경우도 거의 없습니다. 육식, 즉석식품의 섭취가 발병 요인의 하나로 여겨지지만 정확하게 메커니즘이 규명된 것도 없습니다. 지나친 염려는 금물이고 초기에 염증을 잘 조절해야 장기적인 예후가 좋고 합병증 발생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적시에 생물학적제제를 투여하는 게 관건입니다.” 크론병, 궤양성대장염의 전문가인 차재명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최근 수 년 새 젊은층의 크론병 환자가 늘고 있는 것은 1인 가구 증가로 육식과 즉석식품 섭취가 늘고, 질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조기에 진단되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며 “크론병이 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단순 장염이나 과민성장증후군에 비하면 희귀한 질환이므로 불필요하게 무작정 대장내시경을 받을 게 아니라 전문의와 자세하게 상담해 정확히 감별한 뒤 치료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크론병은 특별한 원인이 없이 입부터 항문까지 모든 소화기관에 만성적 반복적 염증과 궤양이 나타나는 난치성 질환이다. 20~30대가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크론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질병코드 K50 크론병)는 2016년 1만9204명에서 2020년 2만5476명으로 최근 5년간 32%나 증가했다. 2020년 전체 환자 중 20~30대 환자가 1만4208명으로 53%에 육박했다. 10~30대에 발병한 환자들은 40세 이후에 발병한 환자들에 비해 중증도가 심할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차재명 교수로부터 크론병과 관련된 궁금한 사안들을 들어본다.- 증가하는 크론병의 발병 원인은 무엇일까요?“현재까지 크론병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가족력, 도시화된 생활환경, 비정상적인 면역반응, 비정상적 장내세균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젊은 크론병 환자의 증가는 고지방, 고열량식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젊은층의 식습관이 크론병을 유발한다면 그 발병 메커니즘은?“구체적으로 확립된 게 아직 없다. 다만 정제당류, 인공적으로 추출되는 지방산(식용유), 인공감미료, 패스트푸드, 육류 등의 섭취 증가와 채소와 과일을 통한 섬유질 섭취 감소는 장내세균총에 악영향을 끼쳐 염증성장질환(IBD, 궤양성대장염 및 크론병 등의 총칭)을 발병을 늘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염증성장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6년 5만7416명에서 2020년 7만3959명으로 28%나 증가했는데 이 중 20~30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39.2%에 달하는 것을 보면 잘못된 식습관과 염증성장질환과의 상관관계는 분명하다.” - 크론병이 스트레스 탓이라고 흔히들 말한다. 스트레스가 잘못된 식생활 등 환경적인 요인을 증폭시켜 크론병을 초래할 가능성은 없는지요?“크게 보면 개연성이 없다. 염증성장질환은 스트레스, 우울증, 불안감과 같은 정신적인 요인에 의해 직접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물론 병으로 인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신체 생리작용 등에 악영향을 미쳐 증세를 악화시킬 수는 있다.”- 크론병에도 유전적인 경향이 강하게 작용하나요?“유전적인 경향이 거의 없다. 일부 유전적인 소인을 가진 환자에서 다소 많이 발생하긴 하지만 유전적 이상으로 크론병이 생긴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따라서 유전적인 소인이 작용해서 가족 내에 발병률이 조금 더 증가하는 가족성 질환 정도로 이해면 좋을 것 같다. 환자의 크론병이 부모로부터 유전됐다고 미안해하거나, 자식에게도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은 불필요하다.”- 마이코박테리아 감염, 홍역바이러스 감염, 소화관 내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세균에 대한 과잉면역반응이 원인으로 여겨진다고도 알려져 있는데요.“수많은 가설 중의 하나다. 아직도 염증성장질환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궤양성대장염과 크론병은 어떻게 감별하나요?“크론병은 병변이 장의 전층(transmural)으로 파급되며 주위의 장, 방광, 질 또는 피부로의 누공을 형성하는 게 특징이어서 궤양성 대장염과 쉽게 구별된다. 조직학적으로는 육아종(granuloma, 대식세포가 덩어리진 것)이 있을 경우 궤양성대장염이 아닌 크론병이라고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소화기내과 전문의라면 과민성장증후군과 크론병, 궤양성대장염을 오인할 확률은 거의 없다. 다만 일부 환자들은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의 내시경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어서 감별이 힘든 경우도 있다.” - 같은 환자를 놓고 류마티스내과는 베체트병, 소화기내과는 크론병이라고 진단하는 경우가 드물게 생긴다. 이런 오해가 생기는 이유와 합리적인 치료전략이 있다면. “일부 환자에서 두 질환에서 관찰되는 대장내시경 소견이 모호하게 나타나고 두 질환을 구분할 수 있는 증상의 표현형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땐 류마티스내과 의사와 소화기내과 의사의 의견이 다를 수 있겠지만, 같이 상의해 진단을 하나로 통일하고 진료하는 게 바람직하다.” - 설사와 함께 잦은 복통, 체중감소, 성장지연, 영양결핍 등 크론병 의심 증상이 동반되면 대장내시경을 받아보는 게 권장되는지요? “이런 증상들은 과민성대장증후군이나 단순 장염에서도 흔하게 나타난다. 크론병은 이런 증상의 빈도가 훨씬 높고 특히 자면서도 복통과 설사가 빈번하고, 체중 감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30대 이하에서 1년 내내 장염이 자주 재발하면 장염이 아니라 크론병일 수 있다. 따라서 의사와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 상의해 결정해야 한다. 과민성장증후군이나 장염에 불과한데 내시경을 받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아울러 크론병은 감염성 장염, 약제에 의한 장염, 음식 알레르기, 궤양성대장염, 장결핵, 베체트장염 등과 증상이 유사하므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 크론병에 생물학적제제가 투여되면서 치료성적이 많이 향상되고 있다. 최신 약물치료 전략의 개요를 설명한다면?“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약물치료가 우선이다. 5-ASA(아미노살리실산염) 같은 항염증제를 먼저 사용하며 급성 악화기에는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한다. 면역조절제는 스테로이드의 사용량을 줄일 수 있고, 스테로이드를 중단했을 때 유지 약물로 사용한다. 생물학적제제는 관해 유도 및 유지에서 효과가 향상됐지만 모든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만약 약물치료로 호전되지 않거나, 천공·출혈·장폐색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하다. 생물학적제제로 TNF-α 억제제, 인터루킨12(IL-12)와 인터루킨23(IL-23)의 작용을 동시에 차단하는 ‘스텔라라프리필드주’(우스테키누맙), 인테그린 α4β7 억제제인 ‘킨텔레스주’(베돌리주맙) 등 다양한 약물이 출시돼 있다. 현재 각 약물들을 서로 비교하는 연구가 매우 제한적이어서 어떤 약이 더 낫다고 할 수는 없다. 인테그린 억제제는 중등도 혹은 중증 염증성장질환 환자에게만 선택적으로 급여가 인정되고 있다.“- 처음부터 제대로 정밀검진해 맞춤약을 쓰지 않고 순차적으로 생물학적제제를 쓰는 것은 건강보험제도의 약가 절감 차원인가? “과거에 많이 사용하던 5-ASA, 스테로이, 면역조절제 등은 의료진이 오래전부터 사용해 부작용과 효과에 대한 데이터와 경험이 충분히 누적돼 있다. 상대적으로 최근에 사용된 생물학적제제는 데이터와 경험이 누적돼가고 있는 약물들로 과거에 사용하던 약물들에 비해 비교적 약효가 뛰어나지만 비용이 비싼 게 단점이다. 감기에 걸렸는데 1만원 약으로 치료하면 1주일에 낫는데 100만원 약으로 치료하면 하루 만에 낫는다면 어떤 약을 선택할 것인가? 의료는 비용효과적인 치료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 처음부터 생물학적제제로 염증성장질환을 치료하면 치료 효과는 올라가겠지만 의료비용이 상승하고 무분별하게 남용될 수 있다. 반면 고전적인 약물로 치료를 시작했는데 잘 치료되지 않다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 고전적인 약물이나 생물학적제제나 각각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환자마다 적절한 약물을 선별해주는 게 중요하다. 염증성장질환 치료에 보다 전문적인 의사의 진료가 필요한 이유다.”- 일반인들이 크론병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게 많은 데 강조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염증성장질환 환자들이 최근에 개발된 다양한 생물학적제제를 적기에 투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부작용에 대한 과도한 걱정 때문에, 마지막에 쓰는 최후의 수단이라는 틀린 생각 때문에 약물 변경을 주저하는 경우가 적잖다. 생물학적제제가 모두 안전한 약물은 아니지만 전문 의사들이 부작용을 잘 모니터링할 수 있고 실제로 과거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치료 효과는 향상된 신약들이 늘어났다. 초기에 염증을 적극적으로 다스려야 치열, 치루, 장 누공 같은 합병증(크론병 환자의 20~40%에서 발생)이 발생하지 않고 장기적인 예후가 좋다. 전문 의사가 생물학적제제를 권장한다면 적기를 놓치지 않도록 잘 상의해 치료에 들어가는 게 바람직하다. 초기에 염증을 제압하지 못하면 관절, 눈, 피부, 간, 담관, 신장 등 전신으로 증상이 퍼지는 ‘장외증상’, 청소년의 ‘성장장애’, 최악의 상태인 ‘장의 섬유화 협착’ 등이 일어나 난치성이 되거나 장 절제수술에까지 이를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 기억에 오래도록 남는 환자가 있다면?“체중이 32kg로 피골이 상접해 내원했던 젊은 여성 크론병 환자가 있었다. 크론병 때문에 장 유착도 극심하고 장 여기저기에 다발성 누공이 생겨 수술도 할 수 없는 환자였다. 만약 수술하게 된다면 소장 전체를 절제해야 할 정도였다. 다행히 생물학적제제로 치료했더니 소장의 염증과 누공이 모두 호전됐다. 지금은 20kg 이상 체중이 늘어 살찌는 게 고민이라고 너스레를 떤다. 대학 졸업 후 취직해 직장생활을 잘 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절망의 시기는 있겠지만 전문 의료진을 만나서 정석대로 치료하면 일반인과 거의 똑같은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완치된다는 희망을 갖고 치료에 나서는 게 중요하다.”차재명(車載明)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프로필학력1996년 2월 경희대 의대 졸업2004년 8월 경희대 의대 의학석사(내과학)2007년 2월 경희대 의대 의학박사(내과학)경력 1997~2001년 서울아산병원 전공의 및 전임의 수련2013~2014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버지니아메이슨메디컬센터(Virginia Mason Medical Center) 연수2007년~현재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2019년~현재 강동경희대병원 종합검진센터 센터장대외활동 2020년~ 현재 대한내과학회 표준진료지침 이사, 대한내과학회 신포괄수가위원회 위원장2019년~현재 대한소화기학회 교육이사2019년~현재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보험 부이사 2019년~현재 소화기보험정책단 하부팀장2021년~현재 대한장연구학회 의료정책위원회 위원장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비상근 위원의료중재원 자문위원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위원회 전문위원국민연금심사위원회 자문위원전 대한내과학회 소화기분과위원회 홍보위원, 법제위원전 아시아태평양소화기질환주간(APDW) 2018 조직위원회 홍보위원, 의전위원전 대한장연구학회 부총무, 의료정책위원장, 섭외홍보위원장, 편집위원, 학술위원, 산하 종양연구회 간사 전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학술위원, 산하 내시경질관리위원회 간사
2021-09-26 12:35:57
조성우 일산백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심장질환 관련 기초의학 연구와 임상치료를 병행하며 차세대 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부친인 조승연 전 연세대 순환기내과 교수에 이어 2대째 심장학 발전에 노력 중이다. 만능줄기세포로 심장줄기세포 분화조성우 교수는 만능줄기세포(역분화줄기세포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s: iPS)에서 심장줄기세포를 만들었다. 만능줄기세포는 성체줄기세포와 달리 인체 모든 조직의 세포들로 분화될 수 있는 특성을 갖는다. 2006년 일본 교토대 야마나카 신야(Shinya Yamanaka, 山中伸弥) 교수가 배아줄기세포와 비슷한 유도만능줄기세포를 개발해 201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탔다. 유도만능줄기세포는 이론적으로 모든 성체세포로부터 만들 수 있다고 돼 있지만, 주로 피부나 혈액세포 등에 Yamanaka 전사인자들을 치환시켜 제작한다. 조 교수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박사과정 시절 만능줄기세포에서 심장세포 및 심장전구세포를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 프로토콜을 확립하여 2016년 2월에 미국 특허를 등록했다. 하지만 심장세포로 분화시키기 위한 새로운 물질과 프로토콜이 지속적으로 개발되는 등 이 분야의 기술 발전 속도가 워낙 빨라 활용 가치가 떨어지는 상황이다.조 교수는 “심혈관질환 환자의 체세포로부터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수립해 여기서 심장세포를 분화시키는 중개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아직까지는 유도만능줄기세포 유래 심장세포를 이용해 유전성, 선천성 심장질환에 대한 기전을 밝히는 연구들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향후 당뇨병성심근병증 같은 심장대사질환과 난치성 심부전의 기전을 규명하는 연구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동물질환모델은 대부분 인위적으로 만들기 때문에 실제 환자들의 상태를 반영하기에 한계가 많다. 반면 환자맞춤형 세포질환모델은 심장질환 환자의 말초혈액세포 같은 체세포에서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제작 후 심장세포로 분화시킴으로써 각 환자들이 가진 심장질환을 세포 수준에서 연구할 수 있다는 개념이어서 병의 기전과 약물의 반응을 확인하기에 더 정확하고 용이하다. 현재 조 교수는 원인 불명 또는 난치성 심부전 환자들의 세포질환모델을 제작하기 위한 연구를 준비 중이다. 조 교수는 병역을 공보의나 군의관이 아닌 KAIST 의사 대상 의과학대학원 전문연구요원 대체복무로 갈음했다. 복무 기간은 1년이 더 길어서 4년이었지만 기초의과학 연구를 하면서 박사학위까지 취득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의학이론 습득과 진료에 치중하던 임상의사가 피펫을 잡고 전혀 해보지 않았던 실험의 테크닉을 새로 배우면서 기초의과학 연구를 수행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행운이 따라 혈관생물학의 세계적인 석학인 고규영 KAIST 교수를 사사했다.기초의학 공부가 임상 저변 확대, 중개의학 관심 계기돼조 교수는 “기초의과학 연구 경험이 환자 진료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건 아니지만, 환자를 볼 때 병의 기전과 원인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는 폭 넓은 시야가 생겼고, 기초의과학과 임상의학을 연결할 수 있는 중개연구에 관심을 갖게 했다”며 “만능줄기세포 유래 심장세포를 심장내과 영역에서 어떻게 응용할지에 대한 항상 고민한다”고 말했다. 그는 왕성한 호기심으로 심장질환 기초의학에 매진한 결과 48편의 관상동맥질환, 심부전, 심장줄기세포 등과 관련 논문(SCI급 29편)을 써냈고 덕분에 대한심장학회 젊은연구자상, 인제대 인제학술상, 유럽심장학회 베스트 포스터상,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주관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을 잇따라 수상하며 ‘주목받는 젊은 명의’ 반열에 올랐다. 대한심장학회 학술위원 기초학술간사를 맡아서 다른 대학 교수들과 학회 프로그램을 짜고, 초록도 심사한다. 미국과 일본의 경우 의사 출신의 기초의과학자가 많지만, 우리나라는 의대를 졸업하면 대부분 임상의사로 일한다. 기초의과학 연구자에 대한 처우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이런 추세가 쉽사리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조 교수는 “기초의과학 연구와 임상치료를 병행하는 의사-과학자(Physician scientist) 수가 미국과 일본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다행이 최근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대학원이 계속 설립되고 있고 관련 국가 지원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365일 24시간 가동 경기도 서북부 최고 심장센터에서 ‘헌신’ 조 교수는 기초의과학 연구에 신경을 쓰면서도 여느 의대 교수처럼 임상치료에도 열정을 다하고 있다. 그가 몸담은 일산백병원 심장혈관센터는 2003년 개소 이래 이원로 교수를 비롯해 이성윤, 남궁준, 도준형 선배 교수들과 전문간호사, 의료기사 등이 외래, 병동, 중환자실, 심장혈관조영실, 심전도실, 심장초음파실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 센터는 지리적으로 일산의 가장 북쪽에 위치해 대학병원이 없는 파주, 문산과 의정부 일부에서 발생하는 심혈관질환 환자를 맞고 있다. 외래에서 당일 진료로 신속한 검사와 진단을 시행할 뿐만 아니라 24시간 365일 급성심근경색, 심인성쇼크 등의 중증응급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경험이 풍부한 순환기내과와 흉부외과 의료진의 유기적인 협진으로 환자에게 최적화된 관상동맥중재시술, 체외막산소공급(에크모), 관동맥우회로술, 판막수술, 대동맥수술을 시행한다.수치 상 이 센터는 매년 6만7000여명의 외래환자를 진료하고 1000건 이상의 관상동맥조영술을 시행하고 있다. 스탠드를 삽입해 막힌 심장혈관을 뚫어 주는 관상동맥중재시술도 연간 500여 건을 시술한다. 스텐트 삽입이 불가능한 환자에게는 혈관을 우회시켜 심장에 혈액을 공급해주는 관상동맥우회술을 연간 70여 건 시행해왔다.조 교수는 “심장내과 의사인 부친의 영향도 있고 전공의 시절 곧 심장이 멎을 것 같은 환자를 드라마틱하게 살려내는 지도교수님들의 모습에 매료되면서 진로를 순환기내과로 정했다”며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부터 심근경색 같은 급성질환까지 다양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게 보람”이라고 말했다. 조성우(趙誠佑) 인제대 일산백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프로필 학력2006년 인제대 의대 의학과 졸업2011년 인제대 의대 의학석사2015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 이학박사 경력 2006년 3월~2007년 2월 인제대 상계백병원 인턴2007년 3월~2011년 2월 인제대 상계백병원 내과 레지던트2011년 3월~2015년 2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연구센터 혈관 및 줄기세포 연구실 전문연구요원2015년 3월~2016년 11월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임상강사2016년 12월~2019년 12월 인제대 서울백병원 심장내과 조교수2020년 1월~현재 인제대 의대 내과학교실, 일산백병원 심장혈관센터 순환기내과 조교수대외활동대한내과학회 정회원대한심장학회 정회원, 현 기초학술간사대한심혈관중재학회 정회원, 현 경요골동맥 중재시술연구회 총무간사대한심부전학회 정회원, 현 기획·정보위원한국심초음파학회,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대한고혈압학회, 심장대사증후군학회, 한국줄기세포학회 정회원대한심장학회 기초과학연구회, 심인성쇼크연구회 회원한국조직공학재생의학회 심혈관분과 학술위원한국혈관학회 평의원상훈2009년 6월 인제대 상계백병원 우수 전공의2014년 11월 대한심장학회 추계학술대회 기초의학 부문 젊은연구자상 2016년 5월 대만심장학회 International Young Investigator 초청 강연 2016년 11월 삼성서울병원 심장뇌혈관병원 우수논문상 2017년 8월 유럽심장학회(ESC congress 2017) Best Poster 수상 2018년 12월, 2019년 2월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 2차례 선정 2020년 1월 2019년도 인제학술상 수상2020년 10월 대한심장학회 2020 우수심사위원상2021년 7월 대한심장학회 기초과학연구회 하계심포지엄 우수포스터
2021-08-18 10:22:58
나이 들어 걸릴까봐 가장 두려워하는 병으로는 암과 치매가 꼽힌다. 치매가 암보다 더 끔찍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적잖다. 치매의 조기 발견과 치매가 강조되고 있지만 뇌 자기공명영상(MRI)에 소요되는 비용이 만만찮아 대중적인 선별검사로 활용하기에는 제약이 많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윤영철 중앙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종래와 다른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다. 환자의 뇌파와 그림을 보고 경제적이고 간편하게 치매를 진단하는 방법과 관련 의료기기를 개발 중이다. 윤 교수를 만나 참신한 연구방법론과 그동안의 성과에 대해 들어봤다.- 선제적으로 치매를 진단하는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왔는데 어떤 게 있는지.“기존 진단법은 비용이 많이 들고 침습적이어서 진료현장에서 쉽게 시행할 수 없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발견되는 이상 단백질 성분인 아밀로이드-베타(Amyloid-β)와 인산화타우(p-Tau), 총타우(t-Tau)를 환자의 뇌척수액에서 뽑아내면 확인이 가능하지만 위험하고 고비용이다. 이에 ‘아밀로이드-베타의 올리고머화 정도’를 혈액으로 측정해 치매의 진행 단계와 비례해 올리고머화 정도가 상승함을 규명했다. 민감도 100%, 특이도 92%의 높은 진단율을 자랑해 현재 해외에 진단키트가 수출되고 있다. 조만간 국내 진료현장에서도 활용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환자의 뇌파, 그림, 음성 등을 통해 진단하는 알고리즘과 이를 실행할 인공지능(AI)를 개발 중이다. 광생물조절장치를 이용한 치료기도 연구 중이다.”- 뇌파의 어떤 특성을 이용해 진단하나요.“알츠하이머병의 진단과 치료에 뇌파(Brain wave, EEG), 음파 (sound), 빛(light wave) 등 파(wave)를 활용하고 있다. 뇌파는 일반적으로 경련성 질환(뇌전증)이나 의식의 변화가 있을 때 임상에서 사용하는 검사도구다. 하지만 치매와 같은 인지장애에서 전통적인 뇌파검사로는 정상인과 분간하기 어렵다. 이에 컴퓨터 기반의 정량뇌파를 이용해 정상, 경도인지장애, 치매를 선별하는 연구를 시행하고 있다. 다만 정량뇌파로는 이들 3가지 특징이 혼재돼 나타나므로 예측하기 쉽지 않다. 이에 따라 뇌파의 만 수천가지의 특징을 뽑아내고, 의미 있는 특징만을 선별해 인공지능 분석법으로 경도인지장애를 정상인과 구별해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환자의 음성은 치매 진단에 어떤 단서가 되나요.“인지장애가 있으면 일반적인 대화에서 음성의 변화, 특히 모음을 구성하는 음성 성분(formant)에 변화가 나타난다. 발화 음성을 조절하는 데 대뇌가 관여한다는 것은 이미 해외의 여러 연구자들이 발표한 사실들이다. 원격진료에서 음성검사를 통해 일정 형식의 질문을 하고 답변을 유도해 그 의미와 유창성을 분석함으로써 인지장애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이 개발돼왔다. 일종의 원격 인지기능검사에 가깝다. 현재 우리팀이 연구하는 것은 일반대화(자연발화)에서 음성 자체와 내용어 등을 분석해 인지장애를 예측하는 것이다. 예컨대 부모님과의 전화 대화를 녹음했다가 인지 변화를 미리 알아내 선별검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하는 게 목표다.”- 그림으로도 치매를 판명할 수 있다는데 무슨 내용인가요.“환자에게 시계그림을 그리게 해서 인지장애의 위험성을 인공지능 알고리즘(convolutional neural network)을 이용해 예측하는 것이다. 장난감 수준의 단순한 연구로 시작했지만 의미를 인정받아 좋은 학술지에 출판됐다.” - 광생물장치라는 생소한 개념의 치매 치료장치를 개발 중인데 메커니즘에 대해 설명해주시죠.“광생물장치란 빛을 이용해 생물학적 변화를 유도하는 장치를 말한다. 예컨대 물리치료에 사용되는 적외선 온열장치나, 마취 후 환자 상태를 살펴보는 산소포화도 측정장치(pulse oxymeter), 약물 분석에 쓰이는 근적외선분광법스펙트로스코피(Near-infrared spectroscopy) 등 적외선 장치는 이미 의료현장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가시광선 주변에는 자외선과 적외선이 있다. 자외선은 파장이 짧고, 투과력은 약한 반면 적외선은 파장이 780~1000nm로 길고 투과력이 강하다. 적외선 중에서도 파장이 더 짧은 축에 속하는 근적외선은 뇌신경에서 혈관 생성을 돕고 혈류를 증가시키며, 신경세포의 생존을 돕는다(anti-apotosis, 세포자살 억제)고 알려져 있다. 또 항산화, 항염증, 신경생성 및 재생, 부종감소 등의 효과가 있다. 근적외선이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동물실험을 수행한 결과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으로 간주되고 있는 베타-아밀로이드 플라크를 뇌에서 제거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적외선을 이용한 광생물학조절장치는 알츠하이머병의 디지털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연구를 유튜브와 도서를 통해 착안하고 지식을 습득해 진행한다는 게 참으로 대단하다. 의학 관련 인접 학문을 독학하느라 고생이 많을 것 같다. 그동안 이뤄낸 성과를 요약한다면.“정량 뇌파를 이용한 경도인지장애 진단기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임상을 (주)아이메디신과 함께 진행했고 시판 허가를 획득했다. 상용화 과정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고 곧 국내 진료현장에서 사용될 전망이다. 음성을 이용한 인지장애 예측 분류기는 (주)바이칼에이아이와 함께 연구하고 있다. 예측 정확도가 75~80% 수준으로 해외 연구 수준에 근접했고, 최적화를 거쳐 최고 수준에 이르도록 노력하고 있다. 광생물조절장치는 하동환 중앙대 공대 교수팀과 공동으로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최적화된 장치를 개발했고 곧 사업화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와 유사한 기기가 해외에서 조금 더 일찍 개발돼 소규모의 임상 연구가 시작됐다. 이에 독자적인 장비를 개발해 더 나은 결과를 얻기 위해 연구를 진행 중이다.” - 경도인지장애의 조기진단에 초점을 맞춰 연구하고 있다. 그 동기는 무엇인가.“보통 치매라고 하면 나빠지기만 하고 호전될 가능성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가능성 있는 환자를 찾아 조기에 치료하면 증상이 나빠지지 않게 관리할 수 있으며, 알츠하이머병으로 진단돼도 모두 다 치매 환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경도인지장애의 조기진단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 손쉽게 스크리닝할 수 있는 뇌파, 음성, 그림, 혈액샘플 등을 활용한 진단법을 개발하는 것이다.”- 같은 알츠하이머병 환자라도 조기에 치료하면 호전될 가능성이 있는지 어떻게 판단하나.“치매는 뇌에 기억을 저장하는 해마, 기억을 해마에서 꺼내 활용하는 대뇌 전두엽의 기능에 이상이 있을 때 발병한다. 해마가 정상이어서 기억의 저장이 가능한데 기억을 꺼내는 회로가 손상돼 기억력이 떨어지는 게 경도인지장애로 치매로 진행될 위험성이 낮다. 반면 해마에 문제가 생겨 저장형 기억장애가 있을 때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더 높다. 다시 말해 해마의 기억회로 손상에 의한 기능 저하는 경미한 인지장애 증상을 보이지만 구조적 이상에 의한 기능 마비는 중증 치매를 야기한다. 따라서 전자의 경우 적극적인 조기치료로 치매를 최대한 지연시킬 수 있고 이것이 바로 신경과 의사로서 갖는 보람이다.”- 개발 중인 새로운 진단법이 보편화되면 기존 영상의학 진단보다 저렴하고 비침습적이며 신속 간편할 것 같다. 더욱 기대되는 장점이 있다면.“정량뇌파나 음성을 이용한 인지장애 선별도구는 아밀로이드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이나 MRI를 대체할 수 있는 검사는 아니다. 이런 고비용 검사가 필요 없는 사람을 걸러내고, 꼭 정밀검사를 받아야 할 환자를 찾아내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 되기 위한 것이다. 신약개발에서도 대상자를 처음부터 아밀로이드 PET나 MRI로 물색한다면 천문학적 비용이 들지만 먼저 선별검사를 이용하여 가능성 높은 환자를 걸러낸다면 관련 연구개발 비용도 크게 절감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환자에게는 선별검사를 통한 조기진단을 통해 삶을 계획하는 데, 최적의 치료전략을 세우는 데, 최신 치료제의 적응 대상자를 찾는 데 도움이 된다.” - 우리나라 치매 진료 관행에 대해 지적한다면.“최근 치매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조기치료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의료진에게 조기진단과 적절한 치료에 대한 중압감이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알츠하이머병이 더 과잉 진단되고 불필요하게 약물이 처방되는 경향이 있다. 예컨대 알츠하이머병이 아닌 대사성 혹은 내과적 질환, 약물에 의한 인지장애 등인데 치매 약물을 처방하게 되는 경우다. 알츠하이머병 치매로 진단하기 전에 인지장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 등을 모두 평가하고 교정하는 게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진료시간이 확보돼야 하고 이에 상응하는 보상이 의료기관에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가 제공될 수 있다고 본다.”- 많은 애주가들이 과음과 블랙아웃(음주 중 기억망각, 일명 필름끊김)이 치매에 미치는 영향을 걱정하는데.“음주뿐 아니라 뇌진탕, 뇌졸중 등 뇌에 손상을 줄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치매의 위험인자라고 인식해야 한다. 다만 알츠하이머병이 있다고 모두 치매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해 뇌 역량이 줄어들지만, 뇌역량이 충분히 큰 사람은 알츠하이머병이 생기더라도 치매 증상이 없을 수도 있다. 뇌역량을 줄이는 위험인자에 노출되지 않도록 생활습관을 교정하고 기저질환과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게 강조된다.”- 바이오젠이 개발한 ‘애듀헬름’(Aduhelm 성분명 아두카누맙, (aducanumab)이 지난달 승인되면서 유효성 논란이 제기됐다. 어떻게 평가하며 국내에서도 승인된다면 처방할 의향은?“아두카누맙 승인은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아밀로이트-베타의 생성을 억제하는 항체라는 개념의 새로운 기전의 신약이어서 의미가 있다. 병의 경과를 변경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약제로서 만약 국내에서 승인된다면 환자의 여명과 삶의 질, 증상, 비용을 고려해 처방할 수 있을 것이다.”윤영철(尹永哲) 중앙대병원 신경과 교수 프로필학력 1992년 2월 중앙대 의대 의학과 졸업1995년 8월 중앙대 의대 대학원 의학석사2001년 2월 중앙대 의대 대학원 의학박사 경력1992년 3월~1993년 2월 중앙대 용산병원 인턴1993년 3월~1997년 2월 중앙대 의대 레지던트, 신경과 전문의 취득1997년 5월~2000년 2월 노체자애병원 신경과 군 복무2000년 5월~2003년 8월 중앙대병원 신경과 임상강사2003년 9월~2006년 8월 중앙대 의대 신경과 조교수2006년 9월~2011년 8월 중앙대 의대 신경과 부교수2011년 9월~현재 중앙대 의대 신경과 교수 2010년 8월~2011년 7월 캐나다 밴쿠버 브리티시콜롬비아대 신경과 방문교수2013년 3월~2019년 2월 중앙대 의대 신경과 주임교수 및 임상과장2016년 3월~현재 중앙대병원 의생명연구원 위원2016년 9월~현재 중앙대병원 임상시험피험자보호센터장대외활동2014년 3월~2015년 2월 대한치매학회 연구이사2018년 3월~2020년 2월 대한치매학회 수련이사 2020년 3월~현재 대한치매학회 연구이사
2021-07-21 15:35:12
과거에는 폐경 이후의 삶은 돌보지 않았다. 그러나 평균수명 연장으로 폐경 이후의 인생이 길어져 이제는 관리해야 한다. 또 옛날에는 출산이 활발해 산과(産科) 관련 합병증이 많았지만 지금은 만혼, 자기주도적 성생활, 영양과잉 등으로 자궁내막증이나 자궁근종 같은 생식내분비내과적인 질환의 진료가 늘었다. 조시현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폐경 이후 30년이 삶의 질이 높아야 인생이 행복하다”며 “폐경 후 갱년기질환과 30대 가임 여성의 내분비질환을 치유하면서도 월경 후 인생의 높은 삶의 질과 젊은 여성의 가임력을 유지하는 게 산부인과 전문의의 중요한 숙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조 교수와의 일문일답.- 만혼과 독신 여성 증가로 여성 건강관리 트렌드에 적잖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죠.“초혼이 늦어지면서 늦은 나이에 임신을 원하는 여성들이 많아졌다. 만혼과 30대 중반 이후 출산이 보편화되는 분위기다. 여성의 가임력은 20대에 정점에 이르렀다가 서서히 저하돼 35세에 이르면 급격히 떨어진다. 그러다보니 자궁내막증이나 자궁근종 같은 가임이 여성이 걸리는 질환이 증가했다. 자궁내막증은 골반통증과 생리통이 같이 일어나기 때문에 생리현상인 줄 알고 방치하다가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상당수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에 있어야 할 내막 조직이 자궁이 아닌 나팔관, 복막 등에서 증식하면서 출혈과 염증, 유착을 일으키므로 불임을 초래하기 쉬워 조기발견이 중요하다. ‘생리량이 많으면 원래 그런가보다’ ‘생리통은 누구에게나 있다’ 이런 식으로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정기적으로 산부인과 검진을 받아보길 권한다.”- 3개월 이상 무월경은 불임의 시그널인가요? 조기 난임검사가 필요한지요? “여성에게 무월경을 유발하는 질환은 다양한다. 3개월 이상 무월경이 지속된다면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무월경 외에도 생리불순이나 생리과다 또는 생리과소, 비정상적인 생리통, 생리 양상의 무쌍한 변화 역시 체크해봐야 한다. 이를 통해 난임을 방지할 수 있다.”- 젊은 불임 여성들이 많아졌다. 어떤 요인들이 지목되는지?“우선 늦은 임신이다. 여성 가임력의 감소는 30대 후반 및 40대 초반에가장 크며 35~39세의 여성의 경우 임신율은 19~26세의 여성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너무 비만하거나 말라도 문제다.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 kg/㎡)가 20 이하이거나 25 이상인 경우에 임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임신 전이나 도중에 과도한 다이어트를 삼가야 한다. 엽산(비타민B9) 결핍은 태아의 신경관 결손을 초래하고, 비타민D가 모자라면 태아의 구루병과 경련을 유발할 수 있다. 반면 과도한 비타민A 섭취는 선천성 기형을 유발할 수 있다. 알코올·담배·카페인도 당연히 삼가야 한다. 스트레스도 불임에 기여한다.”- 아마도 가장 많은 부부들이 관심을 두는 게 스트레스에 의한 불임일 것 같은데.“스트레스로 불임이 유발되기도 하고 불임이 스트레스를 더욱 가중시키는 악순환이 일어나기도 한다. 스트레스는 충족되지 않는 자기기대(self-expectation), 사회적 압력, 불임 관련 검사와 치료, 치료 실패에 따른 실망감 등에 의해 유발되고 증폭된다. 남성도 예외가 아니다. 정신적 스트레스는 정액의 상태 및 부부의 수태율에 영향을 준다. 남성의 심한 우울증은 테스토스테론 농도의 감소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정자 생성의 결함을 유발하게 되며 만성적으로 우울한 남성은 정자 농도가 낮다고 보고되고 있다. 급성 스트레스와 높은 불안지수는 정액지표를 악화시킨다. 불임부부에서 정신적 중재적 치료(intervention)는 스트레스 정도를 감소시키며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며 치료 및 생활 습관의 변화에 대한 동기를 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임신율을 향상시키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갱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조언한다면.“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오래 사는 것보다는 건강하게 사는 것이 중요한 화두가 됐다. 갱년기의 제2의 인생 도약기이며 질병 없는 노년을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이 때 여성호르몬이 감소돼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해 건강이 나빠지고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 안면홍조, 질 건조, 불면증, 식은땀 등 신체적 증상뿐만 아니라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인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마치 제2의 사춘기를 경험하는 기분이 들기도 해서 ‘집에 사춘기에 접어든 딸과 갱년기 엄마가 있으면 아빠는 나가야 한다’는 말이 있을 만큼 예민하고 힘든 시기이기도 하다. 여성의 결혼이 늦어지면서 이런 경우는 점점 흔해지고 있다. 갱년기 증상은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그냥 지나치는 사람도 있는 반면 굉장히 힘들어하는 이도 있다. 갱년기 증상이 심하면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호르몬치료를 병행하는 게 도움이 된다.”- 갱년기 여성들에 좋은 건강식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믿고 먹을 만하다고 추천할 게 있다면?“폐경기에 좋은 대표적인 음식이 석류다. 석류에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의 일종인 엘라그산이 풍부해 섭취 즉시 인체 내에서 여성호르몬으로 작용한다. 이밖에 두부, 콩, 브로콜리 등이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 갱년기가 오면 살이 쉽게 찌기 때문에 규칙적인 식사습관과 운동이 필요하다. 운동은 골다공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비만으로 갱년기 우울감이 깊어지기 쉬운데 내버려두면 골다공증이나 만성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만큼 과도한 음주와 흡연은 반드시 피하고, 균형 잡힌 삶으로 활력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의사로서의 보람과 향후 집중할 연구방향은?“42세 나이에 쌍둥이를 임신한 환자분이 기억난다. 노산에 힘든 출산이어서 병원에 석 달가량 입원했는데 몇 년 후 폐경이 와 다시 병원을 찾아왔다. 이처럼 산부인과 의사는 여성의 초경부터 결혼과 출산, 폐경까지 인생 전체를 함께 지켜봐줘야 할 책임이 있다. 환자의 자녀가 대를 이어 저를 찾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산부인과는 의미와 보람이 큰 진료과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는 수술로봇 등 첨단 의료기기와 의술을 바탕으로 정확하고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세계 유수의 의료기관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고 자부한다. 새 병원 건립에 발맞춰 인지도를 더욱 높이고 전 국민에게 사랑받는 산부인과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조시현(趙時賢)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 프로필학력1997년 2월 연세대 의대 졸업2006년 8월 연세대 대학원 의학석사2011년 6월 연세대 대학원 의학박사경력2000년 5월~2001년 2월 강남세브란스병원 인턴2001년 3월~2005년 2월 강남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전공의 2005년 3월~2008년 2월 연세대학교 의대 산부인과 강사2008년 3월~2009년 2월 강남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계약의사2009년 3월~2014년 2월 연세대 의대 산부인과 조교수2012년 11월~2014년 12월 미국 예일대 의대 산부인과학·생식내분비학·불임 방문교수 2014년 3월~현재 연세대 의대 산부인과 부교수2016년 3월~현재 연세대 의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과장2018년 9월~현재 연세대 의대 강남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소 소장대외활동대한산부인과학회 회원대한폐경학회 회원대한생식의학회 회원대한부인내시경학회 회원미국부인내시경학회 회원미국생식내분비학회 회원미국생식면역학회 회원대한자궁내막증학회 회원대한산부인과내분비학회 회원미국생식의학회지 부편집장월경장애FIGO위원회 위원(FIGO Committe for Menstrual Disorders)
2021-06-22 02:17:23
교통사고나 외상으로 한번 끊어진 신경은 다시 이어지지 않는다고 여긴다. 신경은 탄력성이 낮아 충격으로 당기게 되면 손상되거나 끊어질 수 있으며 이 때문에 팔이나 손·어깨·다리 등에 마비가 오는 환자들이 많다. 의료선진국에서는 이를 수술로 고치려 시도하는 의사가 많지만 국내에는 거의 없다.양진서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손상된 신경을 건강한 신경에 연결해 신경기능을 정상적으로 되살리는 신경치환술에 도전하는 선구적 의사다. 김 모 씨(58·여)는 2019년 1월 한 대형병원에서 오른쪽 겨드랑이 종괴 제거 수술을 받은 뒤 오른손이 마비됐다. 수술 중 상완신경총 신경을 잘못 건드린 탓에 마비가 온 것이다.상완신경총이란 목부터 겨드랑이 사이에 위치한 신경다발로 손, 손목, 팔꿈치, 어깨의 운동과 감각을 조절한다. 이 곳이 손상되면 운동·감각·자율신경기능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심하면 상지 전체가 마비될 수도 있다.김 씨는 “치료를 받기 위해 전국의 병원을 전전했지만 차도는 없었다”며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치료를 포기하던 2019년 10월에 양 교수를 만나 8시간의 수술과 4개월의 재활치료 끝에 극적으로 예전의 감각을 되찾게 됐다”고 술회했다.양 교수는 “진단 당시 김 씨는 팔을 앞뒤로 흔드는 정도의 움직임은 가능했지만, 주먹을 쥐거나 가벼운 물건을 드는 것은 어려운 상태였다”며 “신경생리검사(신경전도검사, 근전도검사)와 자기공명영상(MRI) 등 정밀검사를 바탕으로 마비된 손 주변에 죽은 신경을 대체할 수 있는 신경들이 있었고, 증상 발생 후 9개월이 흘렀지만 손 주변의 근육과 신경이 고착되지 않았기 때문에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고 판단해 수술에 들어갔고 성공적인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다음은 양진서 교수와 가진 일문일답.- 신경치환술은 어떤 수술인가.“말 그대로 손상된 신경에 건강한 신경(공여신경)을 연결(치환)해 주는 수술법이다. 예를 들어 교통사고로 상완신경총이 손상돼 한쪽 팔이나 손이 마비된 환자라도 일부 신경은 정상적으로 살아 있을 수 있다. 이 때 건강한 신경을 찾아 손상받은 부위의 신경에 연결해주면 신경이 회복되면서 근력이 좋아져 마비된 손과 팔이 다시 움직일 수 있게 된다. 김 씨의 경우 손을 앞뒤로 움직이게 하는 신경을 박리해 손가락을 위로 올리는 신경에 이식한 결과 손에 힘을 주고 물건을 잡을 수 있게 됐다. 신경치환술은 정형외과에서부터 신경과, 신경외과 영역까지 꿰뚫고 있어야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미세수술 중 최고난도 수술로 꼽힌다.”- 수술의 성패는 어떻게 결정되나.“‘이식할 신경’(공여신경)을 결정하는 과정이 핵심이다. 많은 신경 가운데 공여신경과 대체신경을 어떻게 선정하느냐에 따라 수술 결과가 큰 차이를 보인다. 아울러 마비 증상 발생 후 1년을 넘기지 말아야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성공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마비가 온 후 1~2년이 지나면 근육과 신경이 굳어지고 손과 발에 변형이 생겨 회복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말초신경 이상 증상이 있다면 방치하지 말고 초기에 신경외과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장기간 방치해 늦게 찾아오는 환자를 볼 때마다 안타깝다.”- 조기에 신경마비 여부를 발견하려면.“쇄골 주변과 목의 심한 통증, 팔 저림과 함께 어깨를 올리거나 팔을 구부리고, 손을 쥐거나 펴는 동작이 불편하다면 상완신경총 이상을 의심해봐야 한다. 예컨대 이런 증상과 함께 젓가락을 놓치거나 글쓰기가 힘들어졌다면 상완신경총이나 다른 말초신경에 문제가 있을 공산이 크다. 신경생리검사와 MRI 검사를 통해 손상된 신경의 위치와 손상 정도를 확인해야 한다. 손상이 심하지 않다면 약물, 주사, 재활치료만으로 마비 증상이 회복될 수 있다. 하지만 3~6개월이 지나도 마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신경치환술을 고려해 봐야 한다.”- 그동안의 치료 성적은.“거의 모든 환자가 완전마비 상태에서 근육의 힘으로 관절을 가동할 수 있는 ‘3~4등급’까지 호전됐다. ” - 아주 훌륭한 수술인데 왜 국내서는 활성화되지 않고 있나.“미국 등 해외에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신경 손상에 대한 학문적인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수술법이 개발됐다. 2000년대 이후 경추신경 및 상완신경총 손상으로 상지 운동 및 감각 기능이 마비된 환자에게 신경치환술을 시행해 상지 기능의 회복을 보인 임상 결과들이 다수 보고됐다. 이에 비해 국내에서 신경치환술이 본격 소개된 것은 2016년이다. 낮은 의료수가 등의 문제로 상대적으로 체계화된 의료 시스템 도입이 늦어졌다. 또 다른 이유는 상완신경총 치환술은 미세수술 중에서도 최고난도 수술이어서 세계적으로도 전문가가 약 200여 명 뿐이고, 국내에서는 몇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의사가 해부학적으로 폭넓게 알아야 하고 병원이 수술 시스템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른 신경외과질환보다 환자 수가 적어 의사들의 관심도가 높지 않다.”죽은 신경에 ‘숨’을 불어넣는 신경치환술, 완전마비도 회복할 수 있어 양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전체 말초신경 손상 환자 중 신경치환술을 받는 경우는 5% 정도에 불과하다. 75% 이상은 자연적으로 회복하고, 20% 정도는 신경감압술이나 유착박리술만으로도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양 교수는 “신경치환술은 죽은 신경에 ‘숨’을 불어넣는 수술로 완전마비도 회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며 “신경손상 환자들은 어느 진료과를 가야할지, 어떤 세부전공 의사를 만나야 할지, 과연 내가 치료대상인지를 몰라 헤매고 망설이다가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양진서(楊鎭瑞)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신경외과 교수 프로필학력 2004년 2월 고신대 의대 졸업2008년 2월 고신대 의학석사 2014년 2월 고신대 의학박사 경력 2004~2005년 고신대 복음병원 인턴 2005~2006년 고신대 복음병원 신경외과 전공의 2009~2011년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신경외과 전공의 2012~2014년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신경외과 임상강사 2014~2016년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신경외과 임상조교수 2016년~현재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신경외과 조교수준비 중 대외활동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정회원대한신경손상학회 정회원대한신경외과학회 정회원대한말초신경학회 수련교육이사(2016~2017년, 2019~2020년) 대한말초신경학회 학술이사(2018년, 2021년) 상훈 대한말초신경학회 갈렌학술상(2013년)양진서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신경외과 교수 프로필
2021-05-27 15:56:50
고령화와 스마트폰 장시간 사용으로 목디스크(경추간판탈출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 통계에 따르면 연령대별로 80대 이상이 2014년 1만9862명에서 2018년 3만1760명으로 59.9%나 증가했다. 그 다음으로 증가율이 높았던 60대(27.4), 70대(18.1%) 등과 비교해도 증가 폭이 컸다. 전형준 한양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2019년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평균연령은 약 83.3세이며 남성이 80세, 여성이 86세로 2014년 81.8세(남성 78.6세, 여성 85.0세)보다 약 1.5세 정도 늘었다”며 “고령 인구의 증가로 인해 목디스크 발병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이라고 설명했다.요즘에는 스마트폰을 끼고 살다 생기는 목디스크도 많아졌다. 전 교수는 “연령이 가장 중요한 발병 요인이고 다음으로 직업, 일의 특성, 생활방식을 들 수 있다”며 “스마트폰 사용 시간 및 골프 인구 증가 등이 생활방식으로 인한 대표적인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스마트폰을 오래 보면 목이 굴곡된 자세에서 경직돼 경추 주변의 근육이 굳어져 경추통을 야기할 수 있다. 더 심해지면 경추간판탈출증이 나타날 위험이 높아진다. 경추는 정상적으로 목이 뒤로 넘어가는 전만곡을 이루며 얼굴의 하중과 가동성을 분담한다. 전 교수는 “경추가 스마트폰 사용으로 일자 형태를 가지거나 앞으로 굽은 상태를 유지하게 되면 추간판이 동시에 동일한 역할을 하게 돼 퇴행성 병변이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스마트폰을 보는 행위 자체가 목을 굽히는 자세에서 이루어지므로 경추의 과도한 굴곡(전만곡의 훼손)을 초래하지 않도록 사용시간을 제한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추의 자세를 바르게 유지하면서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주는 게 좋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재전성기를 맞은 골프의 스윙 동작도 목디스크에 악영향을 미친다. 골프 스윙은 경추를 고정하고 척추를 비틀어 회전력을 이용해 채를 휘둘러 공을 타격하는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즉 척추의 정상적인 운동 범위를 넘어서는 동작이 필요하고 이는 경추부에 비틀림으로 인한 과도한 압력을 전할 수 있다. 골프와 경추간판탈출증 간에 상호 상관관계가 있다는 연구보고는 적지만 무리한 동작이 축적될 경우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 교수는 지적했다. 전 교수는 경추를 포함한 척추질환 수술 전문가다. 노화로 인한 퇴행성 척추질환은 물론 류마티스질환으로 발생하는 제1-2 경추 불안정증을 특화해 진료하고 있다. 그로부터 목디스크 관련 비수술 또는 수술치료의 장단점에 대해 들어본다. - FIMS 주사치료의 적절한 대상과 실제 치료효과는 어떤가요?“FIMS(Functional intramuscular stimulation)는 추간판이 탈출했거나 근육, 인대 부위가 유착됐을 때 작은 주걱 같은 도관을 삽입해 직접적으로 물리적 힘을 가해 유착을 해소하고 다양한 약제(스테로이드 등)를 주입한다. 경증에 한해 신경 자극 정도의 보존적인 치료를 하려 할 때 주로 응용된다. 다만 C-Arm으로 정밀하게 촬영하면서 시술해도 신경 손상의 가능성이 높아 신경차단술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데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성형술(일명 라츠수술)의 적절한 대상과 실제 치료효과에 대한 견해는?“경막외 신경성형술은 가는 관을 척추 경막외측에 삽입하고 추간판 질환이 발생한 부위에 다양한 약제를 주입하고 상당한 양의 세척을 통해 통증을 유발하는 염증반응 등을 제거한다. 일반적으로 단순 요통에서부터 상당한 추간판 탈출증까지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다.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도 1차적으로 선택 가능한 치료법이다. 신경근에 작용하는 시술이므로 신경근에 더 가까이 약물을 주입해 자극을 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다만 대부분의 병원에서 고가로 시행돼 신경차단술에 비해서 비용 대비 높은 효율이 있다고 볼 수 없는 측면이 있다.”- 저온고주파 수핵감압술은 어떻게 생각하는지요?“고주파 수핵성형술은 가는 도관을 추간판 내에 위치시켜 고주파를 쏘아 추간판 내부의 수핵을 위축시켜 추간판 내 압력을 감소시키는 신경압박 해소 치료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추간판이 탈출됐다기보다는 팽륜 정도로 경미한 증상이 있을 경우에 사용한다. 추간판 내부의 압력을 일부 떨어뜨려 섬유륜에 걸리는 압력을 감소시키고 간접적으로 신경근의 감압을 유도하는 만큼 탈출된 추간판 탈출증에서는 효과가 없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팽륜 정도의 소견이라면 수술적인 치료보다는 보존적인 치료가 타당하다 하겠다.”- 목디스크에 대한 내시경절제술은 과거보다 위험성이 크게 줄었다는데 지금은 괜찮다고 보는지? “내시경제거술은 피부 절개와 근육 박리가 적어 수술 후 회복 과정이 빠른 게 장점이다. 그러나 퇴행성 변화가 진행된 추간판 조각을 충분히 제거하지 못해 재발 경향이 높다는 게 단점이다. 다만 경추는 요추와 달리 추간판의 양이 적어 탈출된 조각만을 제거해도 내부의 남아 있는 조각의 재탈출할 가능성이 높지 않아 충분히 활용할 가치가 있다. 그러나 절개를 통한 접근이 아닌 해부학적인 구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접근을 하다 보니 경추신경 손상의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봐야 한다. 측면 접근 시 추골동맥의 손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향하는 수술 치료의 선택시 알고리즘과 고려할 사항이 있다면?“척추질환은 생명과 직결된 질환은 아니다. 따라서 통증 문제만 발생했다면 반드시 수술적 치료가 이뤄질 필요는 없다.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등을 보존적으로 시행하고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신경차단술 등의 침습적인 치료를 시행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면에 방해가 되거나 기본적인 일상생활에 제약이 가해지거나 팔을 들고 있어야 편할 정도의 통증이라면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더욱이 경추는 요추와 달리 뇌와 동일한 척수신경이 주행하는 부분으로 단순한 추간판탈출증이라고 하더라도 마비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1차 발현 증상이 쇠약감, 감각 저하, 보행 불편 등으로 나타나고 영상에서 척수신경의 뚜렷한 압박이 확인된다면 보존적인 치료보다는 수술적인 치료가 우선적으로 선택돼야 한다. 이밖에 척수신경이 심하게 압박받아 신경학적 결손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경우, 류마티스질환으로 인한 1-2 경추간 불안정증, 외상성 파열 골절 등에서는 1차 치료가 수술이 돼야 한다. 경피적 고주파수핵 성형술은 수술이 아닌 시술로 봐야 하며 신경학적 증상을 유발하는 상당한 정도의 추간판 탈출증이라면 적응증이 될 수 없으며 수술적 제거가 적정하다 하겠다.”- 전방접근술과 후방접근술의 차이점과 둘을 바라보는 입장은?“경추는 척수신경이 지나가므로 후방에서 접근해 전방의 추간판 공간까지 진입하는 게 불가능하다. 따라서 신경근이나 척수신경이 압박받아 신경학적인 증상을 발생한 원인이 있는 방향에서 접근해야 한다. 즉 전방에서 신경이 압박받으면 전방으로, 후방에서 압박이 있다면 후방으로 접근해 감압을 시행하는 게 적절하다. 다만 전방의 여러 분절에서 신경을 압박할 수 있는 후종인대골화증의 경우 혈종, 감염 등 수술 부작용과 긴 수술시간 등을 염두에 두고 후방에서 접근하는 게 수술시간의 단축 및 합병증의 감소, 신경학적인 증상의 회복 등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조금 더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면?“전방에서 접근하는 방법은 추간판만을 제거하고 비어 있는 공간을 채워 감압하는 경우와 추체까지 제거해 더 높은 공간 대체물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즉 추간판 분절에서만 연성 추간판 탈출증이 있거나 골극성 추간판 탈출증이 있다면 추체를 제거할 필요는 없으나 후종인대골화증이나 심한 골극이라면 추체를 제거하는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후방에서 접근하는 방법은 크게 후궁 절제술만을 시행하는 경우, 절제 후 나사못을 이용해 고정술까지 시행하는 경우, 후궁을 들어 올려 공간을 확보하는 경우 등이 있다. 후궁 절제술만을 시행하는 것은 척추의 형태와 안정성을 유지하는 후방 지지 구조물의 소실로 추후 불안정증이나 후만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최근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대신 후궁 성형술이나 후방 후궁 절제술 후 유합술이 가장 널리 시행된다. 하지만 단순 추간판 탈출증으로 후방에서 광범위한 절제와 유합술을 시행하는 경우는 드물며 부분 후궁 절제술과 후관절의 일부 및 탈출된 조각만을 제거하기도 한다.”- 목디스크에 인조디스크 삽입은 필요한가요?“전방에서 접근할 경우 정상의 추간판을 모두 제거해야 신경근 압박이 풀리는 경우 부득이 추간판을 제거하고 빈 공간을 채워야 한다. 이를 위해 인공 심지를 삽입하해 유합하는 방법과 인공관절(인조디스크) 치환술을 시행한다. 경추 전방 유합술의 경우 수십 년간 시행되면서 안전성이 명확하게 확립되었으며 다양한 질환에 사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유합된 분절에서 추간판의 쿠션 역할이 소실되면서 상하위 추간판에 걸리는 압력이 증가해 인접 부위에서 협착증이나 퇴행성 추간판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게 단점이다. 이를 방지하고자 개발된 방법이 인조디스크다. 고관절(엉덩이관절)이나 슬관절(무릎관절)에서 사용되는 인공관절 치환술과 동일한 방법으로 이해하면 된다. 즉 정상과 동일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일부 충격을 흡수하고 운동 가동 법위를 상당히 유지하며 상하위 추간판에 걸리는 압력이 저하되기 때문에 수술 후 인접 부위에서 새로운 병변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 그러나 경추의 운동 범위가 적은 특성상 골증식으로 인한 유합으로 종국에는 움직임이 제한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환자들이 고령화되고 있는데 인조디스크의 활용 가치는?“일반적으로 고령 환자는 기대 여명을 감안해 인접 부위에서 새로운 병변이 발생 가능성이 남은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기 때문에 유합술을 권고하지만, 중년까지는 인조디스크를 추천한다. 다만 평균수명 연장으로 노인층에서 시행될 가능성은 점차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인조디스크는 연성 추간판 탈출증이거나 골극이 경미할 때 국한적으로 권고한다. 반면 신경학적 결손으로 마비가 발생하거나, 골극이 심해 척수신경을 압박하거나, 후종인대 골화증이면 유합술을 시행하는 게 바람직하다. 따라서 인조디스크는 적응증과 연령을 고려해 적정하게 시행함으로써 유합술을 대체할 수 있는 장점이 많다고 봐야 한다.”류마티스질환으로 인한 경추불안정증 … 좁은 공간에서 고난도 나사못 유합술 달인- 향후 집중하고 싶은 연구 분야가 있다면 ?“제1-2 경추는 볼트와 너트의 형태로 맞물려 있으며 이를 양측의 비스듬한 후관절과 5개의 가는 인대가 지지하고 있다. 제1-2 경추 간격이 벌어지면서 과도한 움직임이 발생하면 척추불안정증이라고 한다. 이 간격은 약 3mm 미만이지만 불안정증이 있으면 5mm 이상으로 벌어진다. 심한 경우는 10mm 이상으로 벌어지고 후방의 척수신경을 압박한다. 류마티스질환이 오래 되면 5개의 인대가 약화되고 제1-2 경추 불안정증이 서서히 발생한다. 대부분 경추통으로 발현하지만 두개 바로 아래에 위치한 특성 상 신경학적인 손상의 가능성이 높아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수술은 제1-2 경추를 나사못을 이용해 유합한다. 정상 성인에서도 겨우 못이 들어갈 수 있는 협소한 공간인데 류마티스질환이 진행된다며 공간이 더욱 비좁아지고 혈관이 증식될 수 있어 고난도 수술이 요구된다. 한양대병원은 류마티스병원으로 인지도가 높아 제1-2 경추 불안정증 환자도 상대적으로 많으며 관련 수술 치료에 대한 노하우도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자신할 수 있다.” - 경추 전문의사로서의 철학과 보람 등에 대해 이야기 해주세요?“척추질환은 마비가 발생한 경우가 아니라면 생명과 직결된 질환은 아니다. 따라서 수술이 1차 치료는 아니며 보존적인 치료를 충분히 시행해야 한다는 기본을 갖고 있다. 하지만 단순 통증이라고 하더라도 환자의 입장에서는 뭔가를 해서 바로 통증을 없애 주기를 원하는데, 보존적인 치료 방법은 한계가 있기에 이를 이해시키는 과정이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수술과 보존적인 치료의 경계를 정확하게 판단하려 애쓰고 있다. 요추질환은 대부분 통증 때문에 병원을 찾지만 경추질환은 통증뿐만 아니라 마비나 위약(危弱)으로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외상으로 인한 마비는 쉽게 회복되지 않아 장시간의 재활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손상이 발생한 환자에서 빠른 수술을 시행하고 환자가 마비에서 호전돼 외래를 걸어 들어오면 이보다 더 큰 기쁨은 없는 것 같다.”전형준(全炯俊) 한양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프로필학력1999년 한양대 의대 졸업2002년 한양대 대학원 의학석사2011년 한양대 대학원 의학박사경력 및 연수1999~2004년 한양대병원 인턴·레지던트2007~2009년 한양대병원 신경외과 전임의2009~2011년 한양대병원 신경외과 임상 전임강사 및 조교수2011년~현재 한양대병원 신경외과 조교수, 부교수, 교수대외활동 대한신경외과학회 정회원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정회원대한신경손상학회 정회원대한신경외과학회지 심사위원대한노인신경외과학회 심사위원대한신경손상학회 심사위원
2021-04-15 09:23:49
“어떤 것도 직접 확인하기 전까지 짐작하거나 남의 말을 맹신하지 말고, 직접 행하라(Assume nothing! Trust nobody! Do it yourself!)” 40대 중반의 절정기를 달리고 있는 외과의사 정성원 인제대 일산백병원 외과 교수(46)는 “좋은 외과의사가 되기 위해선 명심하라고 이같이 가르친다. 그는 인제대 의대를 졸업하고 인제대 일산백병원, 울산대 서울아산병원, 고려대 안암병원을 거쳐 술기를 가다듬고 2018년부터 일산백병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요즘처럼 외과 전문의가 되기를 꺼려하는 시대에 그는 암을 떼어내고 장기를 이식해 새 생명을 불어넣은 의사가 되는 게 좋았다. 그 매력에 고된 수술은 장애물이 되지 못했다. 외과의사를 지망하게 된 데에는 레지던트 수련 당시 김철남 일산백병원 외과 과장과 전임의(펠로우) 시절 세계적 간이식 수술 명의인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외과 교수의 영향이 지대했다. 두 선배 의사들은 “장시간 수술로 몸이 고된 것보다 애써 수술해놨는데 환자가 괴로워하거나 실패했을 때 이를 바라보는 게 더 괴롭다”며 “외과의사로서 힘든 것을 숙명으로 알고 소명의식을 가지라”고 정 교수에게 주문했다. 그가 택한 외과 영역은 간, 쓸개, 이자를 담당하는 간담췌외과다. 부위나 질병의 특성상 환자들은 나이가 많고, 수술 난이도가 높다. 회복 과정도 더디고, 재발률도 높다. 정 교수는 “부모님 같은 어르신들이 수술받고, 무사히 퇴원했을 때 안도하고 보람을 느끼지만 몇 년 후 외래에서 재발이나 전이를 확인하고 환자나 보호자에게 알려야만 할 때 힘이 빠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학과 술기의 발전으로 과거에 치료할 수 없었던 병들이 정복되고 있어, 환자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한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 및 간담도외과에서 전임의를 하며 간이식 경험을 쌓았다. 고려대 안암병원 임상교수와 국립중앙의료원 외과 중증외상센터 외상중환자실장을 맡아 많은 환자의 생명을 살렸다. 그 시절 21편(SCI급 14편) 간이식 관련 주요 연구논문을 발표하는 등 임상과 학문적 기반을 다졌다. 일산백병원에서는 간암, 담도암, 췌장암, 담낭염, 간경화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정성원 교수는 “간이식과 간담췌외과 수술은 환자의 위중도와 수술 난도가 높아 긴장의 끈을 늦춰서는 안 된다”며 “때로는 좌절에 빠지기도 하지만, 반대로 환자가 무사히 퇴원했을 때는 ‘생명을 살리는 의사’라는 직업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작년 7월 간이식 첫 수술 성공 … 인제대 장기이식 역사 이을 유망주 우리나라 간이식 수술의 역사에서 백병원을 빼놓을 수 없다. 1992년 서울백병원 외과 이혁상 교수팀이 국내 최초로 성인 간암 환자 간이식에 성공, 불가능했던 간경변과 간암 환자 치료에 새 지평을 열었다. 이식수술은 ‘현대의학의 꽃’으로 불릴 만큼 수술 난이도가 높고 병원 시스템이 완벽하게 갖춰줘야 가능하다. 1999년 개원한 일산백병원도 2001년 신장이식, 2006년 간이식을 시작으로 꾸준히 이식수술을 진행해 오고 있다. 2005년 경기북부지역에서 최초로 ‘뇌사판정대상자관리전문기관(HOPO)’으로 지정받아 뇌사판정과 장기적출·이식을 전문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장기이식 분야의 최상위 전문기관으로서 공인받았다. 정성원 교수도 지난해 7월 자신이 주도한 ‘간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10시간이 넘는 수술시간을 의사 10여 명과 간호사 20여 명이 긴장 속에서 보낸 후 얻은 첫 쾌거였다. 이식수술은 외과의사만 출중하다고 되는 분야가 아니다. 병원의 모든 진료과가 유기적으로 협업해야 가능하다. 한 곳이라도 역량이 부족하면 실패하기 십상이다. 정 교수는 “일산백병원은 개원 초기부터 신장이식수술을 활발하게 해왔고, 장기이식 관련 협업 인프라가 아주 튼튼하게 갖춰져 있다”며 “이는 간이식 수술에도 그대로 적용돼 신장이식보다 출발은 늦었지만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일산백병원 간이식전담팀은 간담췌외과, 소화기내과, 마취통증의학과, 장기이식센터 등 긴밀한 협진 체계를 갖추고 있다. 환자별 맞춤관리와 상담을 전담하는 장기이식 코디네이터가 상주하고 있다.인제대 백중앙의료원은 1994년부터 아주대병원 외과 교수를 지내며 간이식 전문가로 활동해온 왕희정 전 대한간암학회장·한국간담췌외과학회장·대한외과학회장을 해운대병원 외과 교수로 오는 4월 초빙한다. 백병원 간이식 역사를 계승할 왕 교수와 함께 정성원 교수는 차세대 유망주로 꼽힌다. 정 교수는 “의학이 발전해 더 이상 간이식이 필요 없는 세상이 오기를 희망한다”며 “그런 세상이 오기 전까지는 간이식 외과의사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성원(鄭成原) 인제대 일산백병원 외과 교수 프로필 학력 2000년 2월 인제대 의대 졸업2014년 8월 고려대 대학원 의학석사2017년 2월 울산대 대학원 의학박사경력 2000년 ~ 2003년 공중보건의 복무2003년 ~ 2004년 인제대 상계백병원 수련의2005년 ~ 2009년 인제대 일산백병원 외과 전공의2009년 ~ 2010년 인제대 일산백병원 외과 임상강사2010년 ~ 2012년 울산대 서울아산병원 간담도 및 간이식외과 임상강사2012년 ~ 2016년 고려대 안암병원 간담췌외과 임상 조교수, 부교수2016년 ~ 2018년 국립중앙의료원 외과 전문의한국간담췌외과학회 평생회원대한이식학회 정회원대한간이식연구회 정회원대한내시경복강경외과학회 평생회원미국간담췌외과학회(AHPBA) 정회원국제간이식협회(ILTS) 평생회원대한외상학회 평생회원대한외상중환자학회 평생회원
2021-03-19 11:05:11
“국내 당뇨병 환자는 약 500만명, 이를 제외하고도 730만명 정도는 당뇨병 전단계에 놓여 있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경계선 상에 있는 사람은 물론 당뇨병 환자조차도 자신의 병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절반이 넘습니다. 비만, 스트레스가 많은 각박한 사회, 과도한 음주를 비롯해 늘어나는 환경호르몬까지 당뇨병 등 대사질환이 늘어나는 데 일조하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습니다.”안철우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당뇨병센터장(내분비내과 교수)은 “2001년 내분비내과와 당뇨병클리닉에서 2007년 내분비당뇨병센터로 확대 개편되면서 초기에는 월 3000명 수준이던 환자가 지난해에는 4000여명 수준으로 약 35% 늘어났다”며 “젊은층의 당뇨병 환자 증가, 갑상선질환(갑상선기능이상, 갑상선결절, 갑상선암) 진단 상승, 환경호르몬 영향에 따른 내분비질환 질환의 점증 등이 특징적인 요인으로 지목된다”고 말했다.가장 대표적인 내분비질환인 당뇨병은 스트레스, 수면 부족, 불규칙한 생활습관 탓에 20~40대 젊은층에서 급증하고 있다. 안 센터장은 “한국인은 특성상 짧은 시간에 술을 많이 마시는 음주문화 등도 췌장 기능을 더욱 악화시켜 인슐린저항성을 유발하고 당뇨병 증가로 이어진다”고 진단했다. 이어 “상습적 과음으로 지방이 축적되면 인슐린이 적게 분비되거나 인슐린이 어느 정도 나와도 효능이 떨어지는 인슐린저항성이 초래된다”며 “알코올 자체가 직접적으로 췌장의 베타세포의 기능저하를 유발해 당뇨병 조기 발병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잦은 음주, 단시간 폭음, 도수 높은 술, 폭탄주 등은 한국인 당뇨병 급증의 단초가 될 수 있는 만큼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호르몬, 뇌하수체질환·갑상선질환·생식기발달저하·불임·당뇨병·인슐린저항성 유발골다공증, 골결핍증을 비롯해 부신질환 같은 당뇨병 이외의 내분비질환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과거 큰 병원에서나 볼 수 있었던 뇌하수체질환이나 쿠싱병(코티솔 과잉분비) 등을 이젠 예전보다 자주 접하게 됐다. 내분비교란물질, 즉 환경호르몬이 이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매일 먹는 식품과 일상의 용품이나 기구들이 환경호르을 내포하고 있어서다. 안 센터장은 “도료에 들어가는 유기 주석화합물인 TBT(tributyltin), 플라스틱 가소제인 비스페놀에이(BPA)과 프탈레이트, 납, 수은 등 환경호르몬이 당뇨병의 원인이 되는 비만, 이상지혈증(고지혈증), 인슐린저항성 등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 기능에도 악영향을 준다”며 “갑상선기능저하, 불임, 생식기능저하 등을 부른다”고 경고했다.특히 이로 인한 임신 중 갑상선호르몬 부족은 태아의 두뇌 발달을 떨어뜨리고 아이들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일으켜 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밖에 환경호르몬은 남녀 생식기 발달을 저해한다. 여자 아이의 경우 유방 및 자궁의 정상적인 발달을 방해해 성조숙증에 노출되고 성인이 돼 조산아 출산, 불임, 생리불순, 조기폐경을 겪게 될 소지가 있다. 남자 아이에겐 잠복고환증을 거쳐 남성불임, 고환암을 초래할 수 있으며 후세대에 남성 생식기관의 선천적 기형인 요도하열과 함몰음경을 촉발할 수도 있다. 이같은 여건 속에서 강남세브란스의 내분비당뇨병센터는 우수한 의료진과 체계적인 진료시스템으로 늘어나는 환자를 맞고 있다. 안철우 교수는 당뇨병과 호르몬질환, 박종숙 교수는 당뇨병·뇌하수체질환·갑상선질환, 강신애 교수는 당뇨병·골다공증·대사증후군·이상지질혈증, 남지선 교수는 갑상선·부신질환에 진료와 연구를 특화하고 있다. 임상강사 3명을 포함한 내분비내과 전문의 7명과 당뇨병 전문간호사 1명, 내분비 전문 간호사 1명, 전문영양사 1명, 전문사회상담사 1명, 전문약사 1명, 센터 간호사 2명, 합병증 검사실 기사 1명, 외래보조간호사 2명이 유기적인 관계를 통해 진료에 나서고 있다. 부신종양과 부신기능저하증 등 부신질환 진료 특화올해 센터는 당뇨병, 골다공증, 갑상선질환, 부신질환을 4개 특화질환으로 꼽았다. 부신질환이 들어간 까닭은 스트레스, 환경호르몬 등의 영향으로 쿠싱병, 부신기능저하증, 부신선종, 원발성 알도스테론증, 선천성 부신증식증, 크롬친화세포종 등을 보이는 환자가 늘고 있어서다. 신장 위에 붙어 있는 부신은 당질코르티코이드(스테로이드), 무기질코르티코이드(알도스테론), 에피네프린, 노르에피네프린 등을 분비한다. 각각 면역반응, 혈압 및 전해질 조절, 혈압 상승 등에 관여한다. 요즘 문제가 되는 것 중 한가 부신종양이다. 크게 기능성 종양과 비기능성 종양으로 나뉘는데 부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들을 평가하는 선별검사를 통해 이들 호르몬에 이상이 있으면 기능성 종양으로 간주하고 수술이나 약물치료를 하게 된다. 다른 내분비질환들이 동반되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또는 갈색세포종으로 진단되는 경우 유전자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최근엔 장기 선택적인 표적치료제 약물치료와 정확한 병소에 대한 시술적인 치료가 시도되고 있다. 부신기능저하증도 주목할 질환이다. 안 센터장은 “결핵, 자가면역질환, 유전질환, 종양의 전이 등으로 인한 1차성 부신기능저하와 뇌손상 또는 고용량 및 장기간 스테로이드 치료에 의한 부신자극호르몬 분비 저하로 일어나는 2차성 부신기능저하로 나뉜다”며 “원인 모를 피로가 지속되고 의식이 혼미해지면서 전해질 장애, 당뇨병, 고혈압, 골다공증 등이 동반되면 부신기능저하증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폐경 지연과 조기 폐경의 양극화 … 효과적인 폐경 대응이 삶의 질 좌우 산부인과와 겹치는 부분이지만 조기 폐경과 폐경의 양극화도 최근 내분비내과에서 중시하는 이슈다.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폐경 연령은 49~50세다. 그러나 최근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55세, 심지어 58세경까지 폐경이 늦어지는 경우도 많다. 폐경전 기간이 늘어나면서 삶의 질이 좋아진 측면도 있지만 평균수명이 늘면서 폐경 후에 삶이 늘어나 이를 감당해야 부담도 있다.안 센터장은 “결국 폐경 이후 어떻게 호르몬 관리를 하느냐가 젊고 건강한 삶ㅇ르 오래 유지할 수 있느냐로 귀결된다”며 “반면 45세 심지어 40세에 폐경이 오는 양극화도 초래돼 스트레스, 환경호르몬에 대한 예방적 대처가 요구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젊은 여성들에서 암 발생이 증가해 항암치료 등으로 조기난소부전이 발생하는 것도 조기 폐경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예측·예방·맞춤진료·환자참여 등 4P 시대 가장 중요한 것은 치료동기 유발미래의학은 4P의 시대로 일컬어진다. 예측모델을 통해 환자의 합병증 등 예후를 예측하고(prediction), 예측된 상황을 예방해야 하며 (prevention), 각각의 환자들의 상황에 맞는 치료가 시행돼야 하고(personalization), 환자들이 적극적인 치료행위의 참여토록 유도하는 것이다(participation).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예측(prediction)의 차원에서 당뇨병 및 당뇨병 전단계 환자 코호트를 만들고, 이들 환자들의 임상데이터들을 대상으로 머신러닝을 적용해 다양한 당뇨병성 만성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높은 사람들을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 중이다. 이를 통해 어떤 유형의 사람에서 당뇨병과 그 합병증이 오는지를 가늠하고 개인별 맞춤관리에 들어갈 수 있다. 구체적인 최신 예방(prevention)은 연속혈당측정기를 활용한 고혈당과 저혈당의 방지다. 이 센터는 애보트의 ‘프리스타일 리브레’ 와 메드트로닉의 ‘가디언커넥트’를 활용한다. 두 기기 모두 복부 혹은 팔의 피하지방에 센서를 삽입한다. 이를 통해 손가락을 바늘로 찌르지 않아도 혈당을 알 수 있다. ‘프리스타일 리브레’는 센서에 휴대전화를 가져다 댈 때마다 혈당값이 스마트폰에 표기가 됨으로써 수시로 혈당 수치를 확인할 수 있고, 이를 참고해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혈당 상태가 호전될 수 있다. ‘가디언커넥트’는 센서를 통해 혈당이 5분마다 자동 측정되므로 일중 혈당 변동을 파악해 혈당 변동성을 줄이고, 숨은 저혈당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저혈당과 고혈당을 미리 예측하는 혈당 변화 화살표와 경보음 기능을 통해 위급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 가능할 수 있다. 보호자 또는 의료진과 원격으로 혈당 수치를 공유하는 기능도 있다.안 센터장은 “연속혈당측정기는 기존의 공복혈당, 식후혈당, 당화혈색소 외에도 혈당의 변동 폭까지 예측해준다”며 “요즘엔 혈당 변동 폭 관리가 당뇨병 관리의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환자들의 식사나 운동 등 생활습관 교정에 큰 도움이 된다”고 소개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당뇨병센터는 비만, 뇌하수체, 당뇨병전단계, 지방간 등 특화된 4개 클리닉을 운영 중이다. 학문적인 연구는 물론 환자에게 더욱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연구에 열중할 예정이다.안 센터장은 인간의 생로병사의 비밀의 열쇠가 호르몬에 있다고 생각하고 내분비 전문의가 됐다. 신진대사를 조율하는 생체 화학물질인 호르몬은 몸에서 마법을 부린다. 하지만 그 조율이 잘못 되면 각종 질병을 부른다. 때마침 우리나라는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내분비질환과 당뇨병 환자와 그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자연스레 센터의 책임감도 커졌다.안 센터장은 “우리에게는 수많은 환자 중 한 명일 수 있지만, 환자로서는 우리 병원이 몇 안 되는 접점일 것”이라며 “병원을 자주 찾는 환자들이 편안하게 스스럼없이 진료받을 수 있도록 모든 구성원이 노력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센터 구성원이 다양하다 보니 반목과 갈등이 있을 수 있지만 오래 시간을 끌거나 가슴에 담아두기보다는 금방 풀어내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먼 사촌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는 평판을 듣는 센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당뇨병에 걸리면 무조건 채식만 해야 한다는 잘못된 상식들과 부적절한 건강보조식품에 맹신하는 편견이 많다. 당뇨병은 단번에 치료되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환자 본인이 올바른 의학정보를 잘 따르는 게 중요하다.안 센터장은 “당뇨병 같은 만성적인 내분비질환 환자들은 질병을 친구처럼 잘 알고 지내는 것이 중요하고 질병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반(半)의사가 돼야 한다”며 “초심으로 돌아가서 시간이 지나도 지치고 않고 스스로 잘 관리하는 게 바탕이 돼야 하고, 그래서 4P 중 본인의 자발적인 치료 참여(participation)와 동기 부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우(安澈雨)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프로필학력 1991년 연세대 의대 의학과 졸업1998년 연세대 의대 의학과 석사 졸업2002년 연세대 의대 의학과 박사 졸업 경력 2007년 7월 ~ 2009년 5월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객원교수2008년 3월 ~ 2013년 2월 연세대 의대 내분비내과 부교수2010년 9월 ~ 2014년 8월 연세대 의대 강남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소장2010년 9월 ~ 현재 연세대 의대 혈관대사연구소 소장2011년 9월 ~ 현재 강남세브란스병원 내과부 내분비내과 과장2013년 3월 ~ 현재 연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2013년 3월 ~ 현재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당뇨병센터 소장2014년 4월 ~ 2020년 2월 강남세브란스병원 의생명융합센터 소장2015년 1월 ~ 2016년 12월 대한내분비학회 학술이사
2021-02-26 22:25:09
박양동 대한아동병원협회 회장과 취재차 여러 번 전화 통화를 했으나 만난 것은 지난 1일이 처음이었다. 첫 인상은 사진이나 음성보다 여렸다. 인사를 나누고 근황을 물어보면서 알았다. 그가 지난 5월 암수술을 받고 불과 한 달 전에 동시간 항암화학방사선요법(Concomitant CheomoRadiation Therapy, CCRT)을 받은 암환자임을. “지난 5월 초에 구강암을 발견했죠, 꽤 퍼져있어서 급히 수술했어요. 정강이 뼈 일부를 떼어 하악(아래턱)에 이식했어요. 이후 항암치료는 3코스, 방사선치료는 32번 받았습니다. 얼마 전 치료가 마무리됐죠.” 항암치료 중 창원-서울 오가는 강행군 … 투표권 없는 아동은 정책적 약자, 목소리 높여야 마스크 아래 숨겨진 턱에서는 수술 자국이 선연했다. 하지만 사진보다 한층 살이 빠졌다는 것 외에 환자의 기운은 느낄 수가 없었다. 눈빛도 강하고 주장을 담은 목소리에도 힘이 있었다. 항암치료 과정 중에서도 일정표까지 만들어가면서 서울과 창원을 오갔다고 했다. 국회와 보건복지부의 문을 두드리며 소아청소년과 병의원 및 전문의의 입장을 설명하고,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대안이 될 정책을 제안했다. 본지와 만날 당일도 그는 정책 건의를 위해 그가 운영하는 창원의 서울아동병원의 급한 일을 마치고 상경해 국회에서 업무를 보고 나오는 길이었다. 가방에는 회무와 관련, 그가 모은 자료와 이를 근거로 정리한 건의서가 무겁게 담겨있었다. 이날에 국회 방문의 주요 이유는 유소아가 많이 맞는 백신의 유통과정 문제였다. 백신 유통 기록이 아직도 수기로 작성돼 오류가 많고, 유통과정이 빠르고 투명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으니 전산화해야 한다는 건의서를 국회 요로에 전달하고 설득했다. “집사람이 걱정을 좀 하긴 해요. 아무래도 치료가 마무리된 지 얼마 안 됐으니까.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죠. 할 수 있는 한은 하는 겁니다. 상황이 그만큼 절박하기도 하고요.” 그가 회장으로 있는 대한아동병원협회는 ‘저출산 시대를 맞아 소아청소년의 건강 증진과 아동병원의 경영 환경 변화에 공동으로 대응하자’는 목적으로 2017년 공식출범했다. 앞서 2007년 9월 경성된 '전국아동병원협의회'가 전신이다. 그는 2017년 회장으로 선임된 후 올해 4월 다시 재추대돼 연임 중이다. 아동병원은 소아청소년과를 기반으로 소아를 치료하는 2차병원이다. 협회의 창립 목적처럼 2017년에도 아동병원은 저출산에 따른 위기상황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저출산‧고령화로 영유아·청소년 인구가 줄어드는 게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원인이라면, 성인에 맞춰진 지금의 의료정책은 당장 눈앞에 펼쳐진 아동병원의 위협 요인이다. 일례가 지난해 진행된 병실 급여화 문제다. 당시 정부는 2~3인용 병실에 건강보험급여를 적용하는 법안을 진행하면서 1인실을 이용하는 아동 환자에 대한 지원을 막았다. 아동병원 입원환자 대부분이 감염병으로 입원한다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들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감염 예방을 위해서라도 1인실 입원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간신히 아동병원의 1인실 급여화를 이뤄냈다. “아동은 투표권이 없어요. 정책적으로 언제나 가장 약자가 되기 쉽죠. 아동병원 정책이 현실과 괴리되기 쉬운 것도 그런 이유에요. 어린이들의 목소리가 잘 닿지 않는 거죠. 그래서 저라도 더 크게 저 많이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어느 때보다 심각한 아동병원의 위기 … 매달 1~2곳 순 폐업 수준 임기 이래 늘 아동병원의 위기와 싸워온 그지만 그 중 가장 힘든 시기는 단연 올해다. 그렇지 않아도 힘든데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유행으로 환자가 급감하면서 설상가상 아동병원 관계자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이제 심각한 절망에 가까워졌다. “협회 회원인 전국 아동병원의 수는 130여개지만 이번 달에만 2곳이 폐업해서 지금은 128개입니다. 겨우 한 달 남은 올해 몇 곳이 무너질지, 내년에는 몇 곳이 고난을 넘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소아청소년과는 코로나19 상황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 5월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대표 기업 유비케어가 자사의 원외처방통계 데이터 분석 솔루션인 ‘UBIST’(유비스트)를 통해 도출한 자료에 따르면 소아청소년과의 처방조제 총액과 처방 건수가 3월과 4월 대폭 감소했다. 특히 4월에는 처방조제액 총액이 전년 동기 대비 52%, 처방건수는 76% 급감했다. 지난 1분기 요양병원수가는 작년 대비 마이너스 23.2%를 기록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지난달 자신의 SNS에 “이대로라면 소청과 병의원들의 90%가 올 봄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며 강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박양동 회장은 소아청소년과를 기반으로 하는 아동병원도 형편이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얼마 전 아동병원협회가 진행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년 대비 2020년 3~6월 외래환자 수는 59%, 입원환자는 73%가 줄었다. 이에 따른 외래수익은 50%, 입원진료수입은 71%가 감소했다. 총 진료수입은 작년과 비교해 40%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병원 당 적자 금액은 5억~10억원 수준으로, 하반기부터 환자 감소 폭이 심화돼 차입 경영을 하는 곳이 대다수다. “대부분의 병원들이 직원을 축소할 수 있는 만큼 축소하고 병실도 줄이며 버티고 있어요. 규모를 의원급으로 슬림화해 운영하는 곳도 많구요, 그나마도 버티지 못하면 폐업을 하죠. 월 1~2개꼴로 폐업신고를 하고 있습니다. 내년 말까지 25~30개 정도가 더 폐업을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절망스러운 상황입니다.” 글로벌 제약사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성공적이라는 뉴스가 나오면서 곧 코로나19가 종결되고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이가 많지만 박 회장은 낙관론을 경계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이 2~3년은 더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로나19바이러스가 변이가 쉬운 RNA형 바이러스인데다가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시노백 등 백신개발사 중 어느 곳도 아동을 대상으로 한 백신 임상을 진행하지 않아 아동병원이 지나야할 코로나19 터널은 더욱 길어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영하 70도, 영하 20도란 보관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 화이자와 모더나의 까다로운 mRNA 백신 관리규정도 열악한 아동병원 상황으로는 큰 짐이다. 중앙정부 지자체 간 인식 차이로 아동병원 ‘호흡기전담클리닉’ 승인도 지연 이런 코로나19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그와 협회가 내놓은 모색안은 ‘호흡기전담클리닉’ 신청이었다. 정부는 올해 가을‧겨울 독감 유행을 대비해 기존 의료기관의 신청을 받아 호흡기환자를 전담할 수 있는 클리닉 500곳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동형 음압기, 이동형 방사선촬영기, 산소발생기, 혈압계. 체온계, 산소포화도측정기 등 요구되는 장비와 조건에 비해 지원금은 1억원으로 턱없이 부족했다. 이와 함께 감염병 관리에 대한 부담 등으로 병원들의 신청이 저조한 상황이다. 현재 설립된 호흡기전담클리닉은 84곳으로 정부 목표량의 15%에 불과하다. 이에 아동병원들이 호흡기전담클리닉을 자원했다. 그만큼 경영악화가 심각할 뿐만 아니라 감염병 사태 속에서 호흡기질환을 앓는 아동의 전담 치료기관이 절실해서다. 하지만 막상 아동병원이 클리닉 개설을 신청해도 지역보건소는 특별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보류하면서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80개 병원이 지원을 했는데 상당수가 답을 받지 못해 승인이 지연되고 있어요. 그 과정에서 호흡기증상을 보이는 아동들은 선별진료소 등을 전전하며 치료를 제대로 못받고 있고 병원들은 심해지는 경영 악화에 발을 구르고 있습니다.” 그는 지역보건소에서의 승인이 늦어지는 이유로 호흡기전담클리닉에 대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인식에 차이가 있어서라고 지적했다. 왜 필요한지, 수행 방안이 뭔지에 대한 충분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요즘 회원병원들과 보건소를 설득할 수 있는 근거자료를 모으고 공유하는 데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심각해지는 아동병원‧소청과 위기 … 당장 개선 안 돼도, 누군가 눈앞의 문제 해결해야 코로나19를 넘긴다고 해서 아동병원 혹은 소아청소년과의 위기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저출산과 불합리한 수가 등은 아동병원과 소청과의 위기의 근본적인 요인이다. 저출산으로 환자는 매년 줄어드는데, 소청과는 비급여 진료가 거의 인정되지 않아 별다른 수익 구조도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업무 강도는 매우 고되다. 최근 대한신경과학회가 올해 추계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소청과 전문의 1인당 연간 응급진료 건수는 경증 136.4건, 중증 213.7건으로 모든 진료과에서 가장 많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젊은 의사들은 소청과 지원을 피하고 있다. 최근 마감된 전공의 지원에서 소청과 지원율은 33%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가장 경쟁률이 높은 빅 5병원의 소청과도 모두 미달되는 사태를 기록했다. 이대로라면 아동병원뿐만 아니라 소청과 자체가 의사들이 없어서 명맥이 끊길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한 해답을 묻는 질문에 박 회장은 뜻밖에도 방법이 없다고 대답했다. 당장은 어떤 방법이 나오지 않는다. 의사 인력 양성도, 출산율도 단기간에 해결되는 게 아니다 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해서 계획해야 하는데 어느 정권, 어느 정치가도 나서서 책임지고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 속에서는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응급의료학과도 응급실이 존폐 위기를 겪고 나서야 현실적인 수가가 반영되고 학과가 만들어졌지요. 조만간 아동병원과 소청과가 고사할 상황 쯤 되면 그때야 답이 나올까요?” 하지만 이렇게 말하는 그의 손에는 ‘소청과 의료 시스템 유지를 위한 정책 건의안’이 언제나처럼 들려있었다. 인구청 신설, 주거공급모델 도입, 고용환경 개선, 지방 출산 장려 정책 광역화 등 건의 사항이 가득한 서류 뭉치는 그동안 고심한 흔적과 노력을 보여준다. 당장은 어떤 해결책도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암과 투병 중인 몸으로 서울과 창원을 오가는 이유를 물었다. “누군가는 그래도 눈앞의 문제를 해결해야죠. 그래야지 조금이라도 나아지지 않겠어요? 그게 내 소명인 거죠.”
2020-12-04 15:1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