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의 송영숙 회장이 고 임성기 창업자를 이을 후계자로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을 공식 지명했다. 송 회장은 26일 입장문(소회)을 내 “철 없는 아들들이 결국 프리미엄 붙여 지분 매각 선택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임성기 이을 후계자로 장녀 임주현 사장을 공식적으로 지목했다. 한미그룹 송영숙 회장은 한미그룹의 ‘미래’가 결정될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를 앞두고, 임성기 회장의 유산인 한미그룹을 걷잡을 수 없는 혼돈으로 몰아간 두 아들에 대해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송 회장은 “해외자본에 지분을 매각하는 것을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했지만, 결국 두 아들의 선택은 해외 자본에 아버지가 남겨준 소중한 지분을 일정 기간이 보장된 경영권과 맞바꾸는 것이 될 것”이라며 “두 아들의 심성과 성격, 그리고 둘의 말 못할 자금 사정은 그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안다"고도 했다. 이어 “두 아들의 선택(해외 펀드에 지분 매각)에는 아마 일부 대주주 지분도 약속돼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1조원 운운하는 투자처의 출처를 당장 밝히고, 아버지의 뜻인 '한미가 한국을 대표하는 토종 기업으로 영속할 수 있는 길'을 찾으라”고 말했다. 끝으로 "송영숙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떠난다고 했던 임성기의 이름으로, 나는 오늘 임주현을 한미그룹의 적통이자 임성기의 뜻을 이을 승계자로 지목한다"고 선언했다. 이날 동시에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을 무산시키기 위해 한미약품 창업주 장·차남인 임종윤, 임종훈 형제가 제기한 제3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이 기각됐다. 26일 수원지법 제31민사부(부장판사 조병구)는 한미사이언스가 OCI홀딩스에 2400억원 상당의 신주를 발행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고(故) 임성기 창업주의 아들들인 임 형제가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원고들이 제기한 보전할 권리의 구체성과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게 재판부의 기각 사유다. 재판부는 “주식회사가 자본시장의 여건에 따라 필요자금을 용이하게 조달하고 이로써 경영 효율성 및 기업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고 봐 제3자 배정 방식의 신주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다면, 그 신주 발행이 단지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 이를 곧바로 무효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상장법인은 주주 구성이 폐쇄적이지 않고 대규모 자금조달을 위한 신주발행의 규모가 상당히 클 수 있는 점, 신주발행가격에 대한 할인율 규제 등이 가해지고 이사의 지위와 책임이 더 엄격히 정해지는 점 등을 고려하고, 절차적으로 부합된 신주발행 방식이라면 경영 판단은 존중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열린 심문기일에서 양측은 한미그룹 재무상황에 대해 극명한 입장차를 보인 바 있다. 형제 측은 한미사이언스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는 등 신주발행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 아니라는 주장을 펼쳤다. 또 재무구조가 위태롭다는 주장과 한미사이언스가 지난해 10월 약 1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한 결정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등 한미사이언스 측은 경쟁사보다 현저히 낮은 유동비율, 당좌비율 등의 재무지표를 인용해 자본 확충이 시급한 상태라고 반박했다. 재무구조가 견고하다는 형제 측의 주장에 대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배당 등으로 재무상태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게 한미 현 경영진의 주장이다. 양측은 또 제3자 신주발행의 핵심인 경영상 목적에 대한 입장도 달랐다. OCI홀딩스와의 통합이 OCI그룹이 해외에 상당한 네트워크를 갖고 있어 한미그룹의 글로벌 진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한미 측의 입장에 반해 임 형제 측은 “OCI와 사업영역이 완전히 다르다”며 “사업상 이익이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반박했다.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 겸 한미약품 사장은 25일 오빠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장과 남동생인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상 미등기임원)을 전격 해임했다. 형제가 회사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등 해사 행위를 했다는 명분이다. 다만 등기임원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직과,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사장직은 당분간 유지된다. 임주현 사장은 또 자신이 오빠를 상대로 무담보로 대여해 준 266억원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이날 법원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과 모친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은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한미그룹의 전통을 지키기 위해 OCI와 통합을 택했던 것”이라며 “오빠와 동생은 상속세 잔여분 납부에 관한 구체적 대안과 자금 출처를 밝혀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임주현 사장이 제안한 통합 후 한미사이언스 대주주 지분 3년간 보호예수 방안에 동의했다. 이 회장은 “지분을 팔려고 한미에 투자하려는 것이 아니다”며 “OCI홀딩스가 가질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3년간 처분금지하는 방안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미사이언스의 미래 파트너 후보로서 이 자리에 나왔다”며 “한미를 도우려는 생각에서 투자를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부광약품을 인수한 후 이 회사 경영 실적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지적에는 “부광약품을 운영해보니, 한미가 얼마나 좋은지 알게 됐다”며 “부광이 연구개발(R&D)에 집중하다 보니 영업과 관리 등이 부실해진 면이 있었는데, 이를 개선하면서 벤치마킹해보니 R&D와 영업을 함께 제일 잘하는 곳이 한미였다”고 답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향후 그룹의 주주환원 계획과 청사진에 대해 설명했다. 박 대표는 5년 내 3조원, 10년 내 5조원의 매출을 목표로 설정했으며, 이를 통해 약 1조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현재 4대1 정도인 국내·해외 매출 비율을 3년 내 1대1, 5년 뒤 2대3 정도로 해외 쪽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누가 장악할지 결정할 한미사이언스의 28일 주주총회에는 이날 임주현 사장·이우현 대표이사, 임종윤·종훈 사내이사 선임안 등을 놓고 치열한 표 대결을 벌인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임종윤 및 가족(14.22%), 임종훈 및 가족(13.79%), 임종윤이 지배하는 DX&VX(0.41%) 등이 28.42%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이에 맞서는 현 경영진인 송영숙 회장은 11.66%, 임주현 10.2%, 가현문화재단 4.9%, 임성기재단 3.0%, 임성기 회장 친인척 0.1%, 기타 5.25%로 합쳐 35.11%를 갖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사이언스 지분 7.66%를 갖고 있는 국민연금은 26일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 제6차 위원회를 개최하고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총에서 임주현 사장과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 등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가 제안한 안이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더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이에 따라 표 대결 시 국민연금의 지지를 확보한 송영숙 회장 모녀 측이 42.77%의 통합 찬성표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임성기 회장의 고교 후배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으로 지분이 수개월 전 11.52%에서 최근 12.15%로 늘었다. 현재 신동국 회장이 종윤·종훈 편을 들고 있다. 이에 따라 OCI와의 통합 반대 측은 현재까지 40.57%의 반대표를 확보했다. 표 대결에서 2%p 안팎의 차이로 현 경영진(통합 찬성)이 우세한 상황이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현 경영진은 신 회장 측에 섭섭한 마음을 표하는 동시에 계속해서 현 경영진의 방침에 협조해줄 것을 설득하고 있다. 한편 종윤·종훈 형제는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시가총액 200조원’ 비전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현 경영진은 ‘현실성 없는’ 주장이라며 일축했다. 또 형제는 26일, 전날의 사장직 해임에 대해 ‘감정적인 행동’으로 밖에 안 보인다며 한미약품그룹 산하 한미사우회가 현 경영진의 부당한 영향력을 받고 한미 및 OCI 통합에 찬성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한미사우회는 회원이 약 3000여명으로 23만주(약 0.33%)를 보유하고 있다. 한미사우회는 총 9명의 대표자가 참석해 투표에 붙였고 이들 중 한명은 형제 측의 통합 반대에 찬성했고, 나머지 7명은 통합에 찬성했다. 1명은 기권했다. 투표 결과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지만 양측 간 공방이 그만큼 치열하다는 얘기다. 상기 기사는 3월 26일 21시에 업그레이드 됐습니다.
2024-03-26 10:41:12
전문경영진 체제를 유지해온 제약기업 유한양행에 회장·부회장 직제가 28년 만에 부활했다. 유한양행은 회사가 성장해온 만큼 규모에 맞는 직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창업주 고 유일한 박사의 손녀 유일링 유한학원 이사는 회장직 신설에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유한양행은 15일 오전 서울 동작구 대방동 본사에서 열린 ‘제10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약 95% 찬성률로 통과시켰다. 회사 창립 시부터 유한양행 정관에 회장직을 선임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이 내용이 2009년 주주총회에서 삭제됐다가 이번에 되살아났다.유한양행은 앞서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하며 “회사의 양적·질적 성장에 따라 향후 회사 규모에 맞는 직제 유연화가 필요하고, 외부 인재 영입 시 현재 직급보다 높은 직급을 요구하는 경우에 대비해 필요한 조치”라고 설명했다.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의안 통과 전에 “제약산업에서 살아남으려면 혁신신약을 개발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연구개발(R&D) 분야에서 많은 인재가 필요하다”며 “신설에 다른 사심이나 목적이 있지 않음을 명예를 걸고 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주총에서는 이사가 아닌 인물도 사장·부사장으로 선임할 수 있으며 ‘대표이사 사장’은 ‘대표이사’로 변경하는 안건도 통과됐다.앞서 유한양행에서 회장에 올랐던 사람은 창업주 유 박사와 연만희 고문 두 명 뿐이며 1996년 이후 회장직에 오른 이는 없었다. 연만희 전 회장은 1988년 유한양행 사장에 취임, 5년간 임기를 마치고 1993년에 회장에 취임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창업자의 유일한 직계 후손인 유일링씨가 미국에 체류 중인데다 당시 나이가 너무 어려 창업 정신을 이어갈 분이 필요해 유한양행의 최대 주주인 유한재단의 요청으로 회장직을 수락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연 전 회장은 66세이던 1996년에 은퇴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막후에서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문제는 2021년 3월 정관을 변경해 이례적으로 퇴임 후 이사회 의장에 취임한 이정희 유한양행 직전 대표(73)가 이번엔 임기 연장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해 통과됐다는 점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장차 이정희 의장을 회장으로 추대하려는 물밑 작업이 정관 변경과 연관돼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회장 직제 부활을 앞두고 일부 유한양행 직원은 특정인이 회장직에 오르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며 반발했다. 이날 본사 앞에서는 정관 변경에 반대하는 트럭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유 박사의 손녀이자 하나뿐인 직계 후손인 유 이사도 회장직 신설에 반대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미국에서 귀국해 주총에 참석했다. 그는 “할아버지의 정신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것이 유한양행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회사와 할아버지의 정신을 관찰하고 지지하기 위해 여기 왔다”고 밝혔다.유 이사는 앞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할아버지께서는 회사 경영에서 견제와 균형을 중요시하셨다”며 “회장직이 만들어지면 의사결정 구조가 늘어나고 권력이 집중돼 유한양행의 창립 정신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이에 직제가 마련되면 회장직에 오를 인물로 거론됐던 이 의장은 “저는 (회장) 안 하겠다는 말씀만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2015년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해 6년간 회사를 이끈 뒤 지금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1926년 설럽된 유한양행은 1969년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며 이사회를 중심으로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다. 유한양행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1980년대 중반부터 독특한 CEO 승계 방식을 만들었다. 대표이사 사장은 3년 중임만 허용하는 제도다. 연만희 전 회장만 예외였다. 대표이사는 물론 임원의 3년 중임제가 정착됐다. 하지만 이번에 금기가 깨졌다.이날 주주총회에선 조욱제 대표가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며 연임에 성공했다. 김열홍 R&D 총괄 사장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이정희 이사회 의장은 기타비상무 이사로 재선임됐다. 사외이사(감사위원 겸임)로는 신영재 변호사, 김준철 회계사가 재선임됐다. 유한양행의 최대주주는 고 유일한 박사가 세상을 떠나며 전 재산을 기증한 유한재단과 유한학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 유한재단은 15.77%, 유한학원은 7.75%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유한양행은 이날 주총에서 지난해 매출액 별도 기준 1조8090억원(전년도 1조7263억원), 영업이익 572억원(411억원), 당기순이익 935억원(1302억원)을 보고했다. 또 보통주 1주당 배당금 450원, 우선주 460원의 현금배당(총 321억)을 실시하기로 의결했다.
2024-03-15 11:14:52
한미그룹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는 11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28일 열리는 제51기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신규 이사 6명 선임안’ 등을 상정하기로 의결했다. 이와 함께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주총 안건과는 별도로 회사의 주주친화 정책 추진 사항 등을 보고 받고 승인했다.한미사이언스는 통합 이후 재무적, 비재무적 방안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재무적 방안으로는 △중간배당 도입을 통한 주주 수익성 제고(단기) △당기순이익의 50%를 주주친화정책 재원으로 활용(중/장기) 등을 꼽았고, 비재무적 방안으로는 △주주와의 의사소통 강화(단기) △주요 경영진에 대한 성과평가 요소로 주가 반영(주식기준보상제도 도입 등 책임경영 강화∙중기) 등을 구체적 정책으로 선정했다. 한미사이언스는 “경영환경 및 시장상황 변화에 따라 변동될 수는 있지만, 주주친화정책을 이사회 승인을 통해 당사의 핵심 정책으로 선정함으로써 신뢰경영, 책임경영 강화에 더욱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한 데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미사이언스는 OCI그룹과의 통합 가치를 실현할 최고 경영진과, 그룹의 혁신 R&D를 주도하고 B2C 헬스케어 등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한편 선진적 지배구조를 구축할 수 있는 후보자들로 구성된, 적격성·전문성·독립성을 갖춘 이사진 후보자 선임안을 주주총회 상정 안건으로 의결했다. 이와 함께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한미약품 임종윤 사장(고 임성기 창업자의 장남), 임종훈 사장(차남) 측이 제안한 5명(본인 2명 외, 권규찬 DX&VX(임종윤 소유회사)의 대표를 비상무이사로, 배보경 고려대 경영대 교수와 사봉관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해달라는 요청, 총 5명)의 이사 선임 안건을 모두 배제했다.대신 현 경영진이 추천한 6인을 이번 정기 주주총회의 이사 선임 안건으로 상정한다고 11일 밝혔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는 고 임성기 창업주(2020년 8월 별세)의 부인인 송영숙 회장(대표이사), 신유철 변호사(사내이사 겸 이사회 의장), 김용덕 사외이사(김앤장 변호사), 곽태신 사외이사(미국 변호사) 등 4인이며 정관상 최대 10명까지 이사진에 세울 수 있다. 한미는 현재 모녀 지간인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이 같은 이해관계를 보이고 있으며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대표 및 사내이사에서 2022년 3월 물러나 실질 경영권은 없음)이 각을 세우고 있다. 차남 임종훈 사장도 형과 이해관계를 같이 하고 있다. 종윤, 종훈 형제는 오는 28일 정기주총에서 각각 한미약품 및 한미사이언스 대표로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으나 표 대결에서 이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임종윤 및 가족(14.22%). 임종훈 및 가족(13.79%), DX&VX(0.4%) 등이 28.4%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이에 맞서는 현 경영진인 송영숙 회장은 11.66%, 임주현 10.2%, 가현문화재단 4.9%, 임성기재단 3.0%, 기타 5.25%로 합쳐 35.0%를 갖고 있다. 변수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으로 11.52%를 갖고 있다. 이밖에 국민연금 6.76%, 기타 소액주주 및 자사주 등이 18.3%를 차지하고 있다. 종윤·종훈 측은 가현문화재단이나 임성기재단은 고 임성기 창업주의 지분을 물려받은 만큼 어느 한 쪽 편을 들어서는 안 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송 회장은 11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표 대결과 관련, "확답은 못하겠으나 (키맨으로 거론되는) 신동국 회장이 우군이 돼 줄 거란 느낌이 든다. 한미약품을 끝까지 지켜낼 것이고, 소액주주와 3000명 넘는 임직원도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엄마의 마음으로 두 아들이 가족 화합의 방향으로 돌아오길 기다린다"고 말했다.다음은 한미사이언스 현 경영진이 내세운 신규 이사 후보자 추천 이유1. 임주현 사내이사 후보(창업주의 장녀)사내이사 임주현 후보자는 그룹 전략기획실장으로 미래전략과 계열사 사업운영 전반을 관장하며 역대 최대실적을 달성했고, 비만/대사 신약 프로젝트 및 디지털헬스케어 사업 추진 TF 등을 주도하는 등 BD(Business Development) 역량을 발휘하여 미래가치 향상에 기여했음. R&D중심 혁신제약기업이라는 한미의 정체성과 위상을 흔들림없이 키워나갈 수 있는 최적임자로 판단됨.2. 이우현 사내이사 후보사내이사 이우현 후보자는 OCI그룹의 주 사업인 화학 분야뿐만 아니라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가지고 있으며, OCI그룹을 경영해오면서 확보한 인적·물적 네트워크와 경험을 토대로 그룹의 혁신신약 R&D 투자, 신성장 동력 확보 및 글로벌 사업 강화를 통해 궁극적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됨. 3. 최인영 기타비상무이사(비상근 이사) 후보최인영 후보자는 약 26년간의 한미약품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한미약품의 새로운 모달리티(치료접근법)인 인크레틴 기반의 바이오 물질과 mRNA 기반 항암백신, 표적단백질분해(TPD) 약물, 세포유전자치료제, 디지털치료제 등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그룹의 파이프라인 구축을 주도적으로 수행할 것이 기대됨.4. 김하일 사외이사 후보사외이사 김하일 후보자는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전임교수로 재직 중이며, 에너지 대사, 비만, 당뇨 등 질병의 원인 규명과 치료에 관한 연구를 수행한 의학 전문가로, 그룹의 비만/대사 혁신신약 프로젝트를 비롯한 MASH(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 치료 혁신신약 등 주요 파이프라인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됨.5. 서정모 사외이사 후보사외이사 서정모 후보자는 스위스 글로벌 투자은행(Credit Suisse)에서 헬스케어 및 컨슈머 분야 기업 대상 투자 업무 진행, 신세계그룹 전략실 기획팀장으로서 B2C 분야 성장 견인 등의 경험을 토대로 당사의 컨슈머 헬스케어 제품군 사업영역 확장 등 그룹의 신성장동력 발굴 및 육성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됨.6. 박경진 사외이사 후보사외이사 박경진 후보자는 명지대학교 경영대학 교수(회계학)로 재직 중으로, 내부감사/회계/재무관리 및 기업지배구조 등 분야에서 검증된 전문가이며, 임기 동안 당사의 선진적인 기업지배구조 구축과 지속가능한 경영 모델 확립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됨.
2024-03-11 19:40:23
최근 3가지 계열 이상의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다제내성’ 세균이 증가하면서 페니실린 이전 시대로 회귀할 것이라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감염병 대란을 우려하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한국화이자의 신규 다제내성 항생제 ‘자비쎄프타주’(ZAVICEFTA 성분명 세프타지딤/아비박탐, ceftazidime/avibactam)가 최근 건강보헙 급여 목록에 등재됐다. 다제내성 세균은 항생제 치료를 어렵게 만들고 중증 감염 환자 치료 경과에 악영향을 미친다.특히 녹농균 등 그람음성균은 요로감염, 복강감염, 폐렴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다제내성균에 의한 감염은 환자의 사망 위험을 높이고, 질병의 경제적 부담을 증가시킨다. 자비쎄프타는 항녹농균 효과를 보이는 ‘세프타지딤’과 베타락탐 분해효소의 기능을 억제해 항균력을 유지하는 ‘아비박탐’의 복합제로, 2022년 12월 2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국내에서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속균종(Carbapenem-Resistant Enterobacteriaceae, CRE) 감염에 활성이 있는 유일한 항생제다.자비쎄프타는 2015년 2월 25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복잡성 복강내 감염(complicated intra-abdominal infection, cIAI) 및 신우신염을 포함한 복잡성 요로 감염(complicated urinary tract infection, cUTI)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미국 등 주요시장에서 브랜드명은 ‘아비카즈’(Avycaz)이며 그 외 지역 브랜드명은 ‘자비쎄프타’(Zavicefta)다.이전까지 CRE 감염 환자에게 사용 가능한 항생제가 마땅치 않았는데 국내서는 높은 보험약가와 실질적 유효성 문제로 도입이 지연돼왔다. 적잖은 세월의 논란을 겪은 후 지난 2월 1일부터 건강보험 급여 목록에 등재됐다. 책정된 보험약가는 2g/0.5g 함유 바이알 당 8만1667원이다.보건복지부는 지난 1월 △복잡성 복강 내 감염(Complicated intra-abdominal infections), △복잡성 요로감염(Complicated urinary tract infections), △원내 감염 폐렴(Hospital-acquired and ventilator-acquired pneumonia)에서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실패한 경우 △다제내성 녹농균이나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에 감염된 것으로 입증된 경우에 급여를 인정하는 적용기준을 신설, 고시했다.인류는 1928년, 알렉산더 플레밍이 페니실린을 발견해 1942년 상용화에 성공함으로써 감염병의 사망 위험이 극적으로 감소하면서 평균수명을 연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다제내성 세균이 진화하고 빠르게 확산하면서 내성으로 조만간 아무런 항생제도 듣지 않는 ‘항생제 무용(無用)’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경고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자본에 비해 내성이 워낙 빠르게 발생하기 때문에, 제약사들이 새로운 항생제 개발을 기피하는 상황이다. 그 결과 최근 항생제 최후의 보루라 여겨지던 ‘카바페넴 내성’ 환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급감염병인 CRE 감염 환자가 2018년 1만1954명에서 2022년 3만548명으로 5년 만에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로 인해 CRE 감염으로 사망한 환자도 2018년 226명에서 2022년 581명으로 급증했다. 항생제 내성균으로 인해 사망하는 환자 중 상당수가 다른 질환으로 인해 사망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는 만큼, 실제 CRE로 인한 사망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란 분석이다.게다가 지난 3년여의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감염병 전문가들이 코로나19 대응에 투입되면서 항생제 관리가 느슨해졌고, 더욱이 전국에서 살포된 소독약에도 항생제가 포함돼 항생제 내성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는 양상이다. 이에 한국화이자제약은 21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인 이동건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윤영경 고려대 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학회 보험이사)를 초청,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국내 다제내성균 치료의 미충족 수요와 자비쎄프타의 임상적 가치를 조명했다.이 교수는 “코로나19 이후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세계에서 항생제 내성이 문제가 되고 있다”며 “다제내성이 생기면 단순히 치료가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 그 자체로 사망률도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의료현장에서 CRE 감염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두렵게 느껴질 정도”라고 밝혔다.CRE 감염과 관련, 국내서는 마땅한 치료제가 없었다. 1960년대에 개발된 콜리스틴이라는 약제로 대응해왔으나 콜리스틴은 심각한 신독성으로 인해 해외에서는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이 교수는 “CRE가 확인되면 환자나 보호자에게 미리 콜리스틴이라는 약의 부작용과 어쩔 수 없이 사용해야 하는 상황을 설명하고 쓸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윤 교수는 “콜리스틴을 1주일 정도 사용하면 신기능이 악화되며, 환자에 따라서는 인공호흡기 치료까지 필요하게 된다”면서 “남들이 쓰지 말라는 약은 쓰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했다.CRE 극복이 전세계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자비쎄프타는 RECLAIM, RECAPTURE, REPRISE, REPROVE 등의 3상 연구를 바탕으로 복잡성 복강내 감염, 복잡성 요로 감염,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을 포함한 원내 감염 폐렴에서 기존 표준치료제 대비 비열등성과 세프타지딤 단일제제와 유사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입증했다.복잡성 복강내 감염 - RECLAIM 연구복잡성 복강내 감염으로 입원한 성인 환자 106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자비쎄프타 투여군의 임상 치유율은 82.5%(429/520명)로 기존 치료제인 메로페넴 투여군 84.9%(444/523명)과의 비열등성을 확인했다.복잡성 요로 감염 - RECAPTURE 연구그람음성균에 의한 신우신염을 포함한 복잡성 요로 감염으로 입원한 성인 환자 103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3상 결과, 자비쎄프타 투여군의 임상 치유율은 90.3%(355/393)로 기존 치료제인 도리페넴 투여군 90.4%(377/417명)과 유사한 임상적 유효성을 확인했다.복잡성 복강내 감염 또는 복잡성 요로 감염 - REPRISE 연구그람음성균에 의한 복잡성 복강내 감염 또는 복잡성 요로 감염 성인 환자 33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3상 결과, 자비쎄프타 투여군의 임상 치유율은 91%로, 사용 가능한 최적의 치료요법 투여군 91%과 유사했다.원내 감염 폐렴 치료 - REPROVE 연구그람음성균에 의한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을 포함한 원내 폐렴이 있는 성인 환자 87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3상 연구 결과, 자비쎄프타 투여군의 임상 치유율은 68.8%(245/356)로, 메로페넴 투여군(73.0%, 270/370)과의 비열등성을 확인했다.자비쎄프타는 특히 CRE 감염 환자와 면역저하자가 포함된 다수의 리얼 월드(Real-World) 연구에서는 기존의 표준치료법보다 우월한 치료 효과를 보고했다. 이에 미국 감염내과학회(IDSA)는 2022년 가이드라인에서 자비쎄프타를 CRE 또는 치료가 어려운 카르바페넴 내성 녹농균(difficult-to-treat Pseudomonas aeruginosa, DTR-PAE)으로 인한 신우신염을 포함, 복잡성 요로 감염에 선호하는 치료 옵션으로 권고했다.유럽 임상미생물학·감염질환학회(ESCMID) 역시 2022년 가이드라인에서 시험관실험(In-vitro)에서 활성이 있는 경우 CRE로 인한 중증 감염 환자에 대한 치료법으로 자비쎄프타를 권고했다.이 교수는 “미국 정부는 항생제 내성을 극복하기 위해 학회와 함께 항생제 개발을 지원해왔으며, 덕분에 최근 10년 사이 다수의 항생제가 개발됐다”면서 “이 가운데 하나가 자비쎄프타”라고 소개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새로운 항생제 하나에 급여가 적용돼 그나마 다행”이라며 “앞으로 이 약이 끝이 아니라 더 들어와야 하며, 우리나라에 꼭 필요한 약은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윤 교수는 “자비쎄프타는 카바페넴 내성균을 상당히 광범위하게 억제한다”며 “자비쎄프타 급여가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2022년 한국MSD의 ‘저박사주’(성분명 세프톨로잔/타조박탐)에 이어 자비쎄프타가 건강보험 급여목록에 등재되면서 임상 현장의 갈증이 다소 해소됐지만 국내 신규 항생제 도입은 여전히 부진하다.실제로 2014년 이후 미국에서는 15개, 유럽에서는 9개의 신규 항생제가 허가됐으나, 국내서는 4개에 그치고 있다. 게다가 어렵게 도입한 신규 항생제들도 머지않아 내성에 노출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내성을 오래 억제할 수 있도록 전문가 중심의 관리체계가 구축돼야 한다는 지적이다.윤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막 자비쎄프타에 급여가 적용됐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많이 썼던 약”이라며 “사용 후 약 10% 내외에서 내성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됐다”고 밝혔다. 이어 “환자의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적절한 약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감수성 평가에 대한 급여를 인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항생제 효과를 극대화하고 그 내성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항생제를 △적절한 환자에게 △적절한 시기에 △적정량을 사용해야 한다.
2024-02-21 18:52:07
글로벌 소재·에너지 전문기업 OCI그룹과 신약개발 기업 한미약품그룹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그룹을 통합한다. OCI그룹(지주회사 OCI홀딩스)과 한미약품그룹(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은 각사 현물출자와 신주발행 취득 등을 통해 그룹 간 통합에 대한 합의 계약을 이사회 결의를 거쳐 12일 체결했다고 밝혔다. 향후 OCI홀딩스는 한미약품그룹과의 통합에 따른 새로운 출발과 도전, 혁신의 염원을 담아 브랜드(사명 및 CI) 통합 작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계약에 따라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구주 및 현물출자 18.6%, 신주발행 8.4%)를 취득하고, 임주현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한다. OCI홀딩스는 각 그룹별 1명씩의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 2명을 선임해 공동 이사회를 구성한다. 이우현 회장과 한미 임주현 사장이 각자 대표를 맡게 된다. 양 그룹별 현물출자와 신주발행 등이 완결되면, 실질적으로 두 그룹이 하나의 기업집단으로 통합되며, 후속 사업조정 등을 거치면서 향후 ‘제약바이오’와 ‘첨단소재·신재생에너지’ 사업군을 기반으로 상생 공동경영을 해 나가게 된다. OCI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통합에 따라 양 그룹은 이사회 중심의 지배구조 선진화를 통해 사업과 관리의 통합을 이뤄냄으로써 각 부문 전문성이 더욱 강화되고, 신규 사업 추진에 대한 강력한 동력을 마련하게 됐다”며 “양 그룹 전체 주주와 임직원 이익도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우현 대표는 OCI홀딩스 오너가 3세로, 지난해 5월 OCI그룹이 OCI홀딩스를 출범하고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뒤 회장직에 올랐다. 2022년 2월 OCI그룹은 1461억원 규모 지분(11%) 투자를 통해 부광약품 최대주주로 올랐다. 당시 지분 매각으로 김동연 부광약품 회장 등 9인이 보유한 지분은 21.6%의 지분은 약 10.6%로 줄었다. 아울러 OCI는 작년 11월 17일 공시를 통해 이우현, 유희원 각자대표 체제를 이우현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OCI는 한미약품과 부광약품을 통해 제약바이오 부문에 교두보를 확보했다. 향후 OCI홀딩스는 단계적인 사업 통합 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다. 국내 5위권 제약사인 한미약품그룹은 10년 이상 막대한 자금의 투자가 전제돼야 하는 신약개발에 ‘규모의 경제’를 지렛대로 삼아 강력한 R&D 드라이브를 걸음으로써 추진 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OCI그룹은 기존 첨단소재·신재생에너지 글로벌 경쟁력과 더불어 기존에 확보한 헬스케어 분야 경쟁력을 보다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양 그룹은 “수많은 글로벌 기업이 다양한 방식의 사업통합을 통해 톱 티어 기업으로 발돋움한 만큼, OCI와 한미의 결합 역시 한의 산업 경쟁력을 한층 더 끌어 올리는 획기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그동안 한미약품그룹이 글로벌 시장에서 활발하게 전개해 온 신약개발 의약품수출 임상연구 등이 OCI그룹이 구축한 미국, 동남아, 일본 등 광범위한 글로벌 네트워크와 맞물려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약개발자금 수혈, 상속세 재원 마련, 후계구도 정리 등 ‘일석삼조’ 달성 한편 이번 통합으로 2020년 8월 임성기 창업회장이 별세한 뒤 안개 속으로 빠졌던 한미약품그룹의 후계 구도도 사실상 확정됐다. 후계 구도를 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벌어진 창업주의 갑작스러운 별세에 국내 1위 연구개발(R&D) 제약사인 한미약품의 구심점을 잃고 신약개발 드라이브가 흔들리고 제약영업 주도권이 경쟁사에 차츰 밀리는 모습을 보여온 게 사실이었다. 회사 경영엔 손도 대지 않던 창업주의 부인(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수장에 올랐지만 “경영권이 확실하게 교통정리되지 않는 한 한미약품은 매물로 나올 것”이란 추측은 끊이지 않았다. 5000억원이 넘는 상속세 납부 부담도 이런 소문에 힘을 보탰다. 이런 상황에서 송 회장이 내놓은 해법은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을 제약·바이오 부문 대표로 하는 OCI와의 합병이었다. 공동경영을 통해 제약·바이오 부문의 경영권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동시에 넉넉한 신약개발 자금도 확보하고 상속세 문제도 해결하는 ‘일석삼조’ 효과를 노린 것으로 관측된다. OCI홀딩스가 매입한 한미약품 구주의 대부분이 송 회장과 임 사장이 보유한 지분인 게 이를 뒷받침한다. 송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11.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임 사장 지분율은 10.2%다. 이번 거래 후 송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2%대로 낮아진다. 송 회장은 OCI홀딩스에 매각한 주식대금을 2000억원에 이르는 상속세를 내는 데 쓸 것으로 알려졌다. 임 사장은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전량 매각한 돈으로 OCI홀딩스 지분을 10.4% 확보했다. 개인 자격으로는 OCI홀딩스 최대 주주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개인 지분율은 6.6%에 그치지만 특수관계인을 합치면 28.7%에 달한다. 향후 설립할 통합법인은 이 회장과 임 사장이 각자대표 형태로 이끈다. 지금처럼 이 회장이 첨단소재와 신재생에너지를, 임 사장이 제약·바이오 사업을 맡는다. 두 사람은 통합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신사업에도 적극 뛰어들기로 했다. 한미약품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30여 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년 1500억원 안팎을 신약개발에 투입하고 있다. 한미약품의 현금성 자산이 1881억원(2023년 9월 말 기준) 수준인 걸 감안하면 빠듯한 수준이다. ‘현금부자’ OCI홀딩스와의 통합을 마다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작년 9월 말 기준 이 회사의 현금성 자산은 1조705억원에 달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든든한 뒷배가 생긴 만큼 신약개발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이번 이종결합이 한미약품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제약·바이오를 미래 먹거리로 삼은 OCI 입장에선 넓고 깊은 파이프라인을 갖춘 한미약품만큼 매력적인 배우자가 없다. 2018년 제약·바이오 사업에 진출한 OCI는 차세대 암 진단과 항암 치료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유망 바이오벤처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2022년엔 뇌질환(중추신경계) 치료제와 항암제 등을 개발하는 부광약품 최대주주에 올랐지만 성에 차지는 않았다. 따라서 OCI의 탐욕이 언젠가 한미약품그룹에게 ‘독이 든 사과’가 될 측면도 부인할 수 없다. OCI가 제약·바이오에 눈독을 들이는 건 신재생에너지 및 소재사업만으론 미래를 준비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폴리실리콘 생산 자회사 OCIM이 중국 기업들의 공세로 2018년과 2019년 적자를 낸 악몽이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는 게 이번 통합의 잠재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번 거래의 총괄 자문은 라데팡스파트너스가 맡았으며, 법률자문은 김앤장과 세종이 지원했다. 이번 거래 성사에 따라 기존 라데팡스파트너사가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들과 체결한 주식매매계약은 자연스럽게 해지된다.
2024-01-12 20:27:22
국내 당뇨병 약물치료에서 고식적인 설포닐우레아제 계열 제제는 2002년 전체 환자의 85.8%에서 처방되다가 점차 감소해 2019년에는 41.7%로 급감했다. 상대적으로 2008년에 처음 등장한 DPP-4억제제는 2009년 6%선에서 2019년 63.9%로 증가했다. 최근 당뇨병은 물론 만성신장병, 심혈관질환에도 치료 적응증을 획득해나가고 있는 SGLT-2 억제제는 2014년 국내에 도입돼 0.6%의 처방률을 보인 이래 2019년에는 8.4%로 상승했다. 이같은 대한당뇨병학회 ‘당뇨병 팩트시트 2022 수정본’에 따르면 최근 부상하고 있는 SGLT-2 억제제의 처방비율은 미국에서 2016년 4월~2017년 3월의 7.0%에서 2019/2020년 같은 기간의 20.1%로 증가한 것(CMAJ Open 저널 2023년 5~6월호)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치다.이에 대해 임수 분당서울대병원은 지난 4월 ‘란셋’(Lancet)에 게재한 당뇨병 치료 종설 논문에서 “단순히 혈당 강하 차원이 아닌 전신적 치료 차원에서 부작용이 많은 기존 설폰우레아제 계열이나 메트포르민 대신 새로운 당뇨병 치료 약제인 SGLT-2 억제제, GLP-1 유사체 등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아직도 일부 의사들의 ‘임상적 타성’으로 인해 새로운 당뇨병 치료 약제인 SGLT-2 억제제, GLP-1 유사체 등의 처방률이 저조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임상적 타성이란 새로운 의약품의 조기 투여가 임상적 유의성이 있음을 의사들이 알고 있음에도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거나, 늦게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엔 환자당 진료시간 감소나 사용 가능한 약물의 제한, 높은 의료비용의 문제가 얽혀져 있기도 하다.SGLT-2 억제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에서 만성신장병 및 심혈관질환 치료에 적응증을 획득해나가고 있는 것은 증상의 개선을 입증한 단순한 통계적 유의성 확보에 따른 결과일까. 아니면 약리학적 기전에 따른 증거가 있을까.이에 대해 대한당뇨병학회 관계자는 “당뇨병 환자에서 SGLT2 억제제는 혈당을 낮추는 것 이외에 심부전 및 만성신질환 등의 병태생리학적 기전에 직간접적으로 작용해 환자들의 예후를 유의하게 개선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구체적인 기전을 기전을 밝히기 위해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현재 신장병 개선 효과에 대해 밝혀진 가장 기본적인 설명은 SGLT2 억제제가 신장 사구체에서 원위 세뇨관의 나트륨 전달(distal sodium delivery, 나트륨 배출)을 증가시키고 세뇨관 사구체 피드백을 억제하여 구심성 혈관 수축(afferent vasoconstriction)과 사구체내압 감소를 유도하는 신장 보호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SGLT2 억제제가 근위 세뇨관에서 SGLT2 단백을 차단해 혈액으로 재흡수되는 포도당과 나트륨의 양을 줄임으로써 혈당 강하, 혈압 강하, 나트륨 배출, 심장 에너지 대사 개선, 염증 예방, 체중 감소 효과를 유도해 심장 보호 효과를 창출한다는 설명이다. 노보노디스크의 GLP-1 작용제 ‘위고비프리필드펜’(Wegovy 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semaglutide)피하주사제), 릴리의 GIP 및 GLP-1 이중 작용제 ‘젭바운드’(Zepbound 성분명 티어제파타이드, tirzepatide) 등은 원래 당뇨약으로 개발됐다가 최근 비만약으로 세계 시장을 흔들고 있다. 심지어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이에 대해 학회는 “GLP-1 수용체 작용제는 기본적으로 당뇨병에 대한 치료제로 개발된 약제”라며 “다면 발현 효과로 인해 현재 치료 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지만, 위고비만 지난 5월 비만 치료제로 국내 허가를 받았을 뿐 아직 진료현장에서는 2형 당뇨병 치료제로만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 밴쿠버의 브리티시컬럼비아대의 모히 소디 교수(Mohit Sodhi) 교수는 GLP-1 작용제들의 부작용 관련 연구 결과 “체중 감량을 위해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GLP-1 작용제들의 부작용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비만 환자의 위험 대비 혜택 여부는 당뇨병 환자의 위험 대비 혜택 계산법과 다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당뇨병 치료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이들 약물을 복용하는 것은 감수해야 할 위험이지만, 살을 빼기 위해 이런 위험에 노출되는 것은 재고해봐야 한다는 의미다. 젭바운드 임상시험에 참여한 조영민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체중 감량 효과가 20%를 넘는 젭바운드가 허가를 받으면서 진정한 비만약 시대가 열렸다”며 “비만이 심각한 질환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게임 체인저가 아니라 라이프 체인저가 등장한 것”이라고 말했다.GLP-1 작용제는 체내의 GLP-1처럼 작용해 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고, 췌장에서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하며, 위 배출 속도를 늦춰, 포만감을 느끼는 시간을 늘리고 식욕을 저하시키는 작용을 한다. 현재 당뇨병약의 주류인 DPP-4(Dipeptidyl peptidase-4) 억제제보다 당화혈색소 강하 및 체중 감소 효과가 나은 것으로 입증돼 있다.현재 오젬픽과 위고비는 메스꺼움, 구토, 설사, 변비, 복통, 위염, 소화불량과 같은 위장관장애와 다소간의 위 배출 지연 위험이 부작용으로 적시돼 있다. 하지만 최근 위무력증, 수술을 위한 마취 후 수술 도중 구토 위험, 자살 충동 및 자해 위험, 심장질환 안전성 등도 새롭게 안전성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젭바운드 제품 겉면에는 ‘갑상선C세포종양’(thyroid C-cell tumors)에 관한 박스 경고문이 기재된다. 젭바운드는 갑상선수질암(medullary thyroid carcinoma) 병력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환자, 다발성 내분비신생물 증후군 2형(Multiple Endocrine Neoplasia syndrome type 2) 환자, 티어제파타이드 또는 젭바운드의 부형제에 심각한 과민증이 있는 환자에게는 사용이 금지된다.위고비는 설치류 동물실험에서 비치명적 갑상선C세포종양을 유발할 수 있다는 내용이 의약품 설명서에 적시돼 있다. 또 탈수와 급성 췌장염 등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2023-11-21 13:35:07
키트루다, 모든 유형의 자궁내막암 2차 치료제 … OS 40% 이상 개선 입증 오랫동안 새로운 치료법이 없던 진행성 또는 재발성 자궁내막암에 면역관문억제제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항 PD-1 면역항암제 ‘젬퍼리주’ (Jemperli 성분명 도스탈리맙 dostarlimab-gxly)와 미국 머크(MSD)의 PD-1 억제제 ‘키트루다주’(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가 맞붙고 있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은 젬퍼리주의 3상 ‘RUBY/ENGOT-EN6/GOG-3031/NSGO’ (흔히 RUBY) 임상시험의 파트 1 부분에서 사전에 예정된 분석작업을 진행한 결과 긍정적인 표제(headline) 연구결과가 도출됐다고 30일(현지시각) 발표했다. ENGOT는 유럽여성생식기암임상연구그룹연대(The European Network for Gynaecological Oncological Trial groups), GOG재단(Gynecologic Oncology Group Foundation)은 미국 국립암연구소가 후원하는 부인종양학연구회라는 비영리단체, NSGO는 The Nordic Society of Gynaecological Oncology & The Nordic Society of Gynaecologic Oncology-Clinical Trial Unit(NSGO-CTU)의 약자로 북유럽부인암연구협회 및 임상연구단체를 말한다. 이 임상은 성인 원발성 진행성 또는 재발성 자궁내막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젬퍼리+표준 항암화학요법제(카보플라틴 및 파클리탁셀) 병용요법을 진행한 후 젬퍼리 단독요법을 진행한 환자를 위약+항암화학요법제 병용요법을 거쳐 위약 단독요법을 진행한 대조군과 비교분석하는 임상시험이다.임상 결과 전체생존기간(OS) 관련 1차 평가지표를 충족되면서 통계적,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유익성이 입증됐다. 주목되는 것은 2개 세부 하위군에서 모두 이를 달성했다는 점이다.복제오류 복구 결함(mismatch repair deficient, dMMR) 또는 미소부수체(微小附隨體) 고도 불안정성(microsatellite instability–high, MSI-H)을 보인 환자군과 복제오류 복구 능숙(mismatch repair proficient, MMRp) 또는 미소부수체 안정성(microsatellite stable, MSS)을 나타내는 환자군 모두에서 OS를 충족했다. 지난 7월 31일, 젬퍼리는 dMMR 또는 MSI-H를 나타내는 성인 원발성 진행성 또는 재발성 자궁내막암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카보플라틴 및 파클리탁셀 병용요법을 진행한 후 젬퍼리 단독요법(유지요법)을 진행하는 요법(1차 치료제)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정식 승인됐다. 이번 새 연구결과는 MMRp 또는 MSS를 보인 환자군이 포함된데다, 지난 7월말 정식 승인의 근거가 된 무진행생존기간(PFS) 연장에 그치지 않고 더 중요한 전체생존기간(OS) 연장을 입증한 데 의미가 크다. 따라서 지난 7월에 획득한 적응증보다 더 넓은 환자를 아우르는 적응증을 얻을 가능성이 높아졌다.이번 RUBY 임상시험의 파트 1 부분에서 PFS와 OS가 1차 평가지표로 설정됐다. 이 임상에서 PFS는 모든 환자군에서 36% 개선됐다. 즉 종양이 진행되었거나 환자가 사망에 이른 비율이 36% 감소했다. dMMR 또는 MSI-H 환자군만 떼어놓고 보면 이 비율이 72%(지난 7월말 적응증 승인 시에는 71% 감소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조만간 열릴 학술대회에서 공유될 예정이다. GSK의 헤샴 압둘라(Hesham Abdullah) 종양학 연구개발 담당대표 겸 수석 부회장은 “3상 RUBY 임상 파트 1 부분에서 표제 연구결과가 공개됨에 따라 젬퍼리+항암화학요법제 병용요법이 3상에서 폭넓은 환자군을 대상으로 유의할 만한 생존기간 개선 유익성을 입증한 유일한 면역치료제 병용요법으로 자리잡게 됐다”고 말했다.이번 임상에서 피험자의 25% 이상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난 약물치료 관련 부작용은 구역, 탈모, 피로, 말초신경병증, 빈혈, 관절통, 변비, 설사, 근육통 등이었다. dMMR 또는 MSI-H 없는 자궁내막암에 승인된 유일한 면역억제제 ‘키트루다’ 키트루다는 이전의 전신요법 이후 진행이 확인되고 수술적 치료 또는 방사선 치료가 부적합한, MSI-H 또는 dMMR이 없는 진행성 자궁내막암 치료로서 일본 에자이의 다중 티로신키나제억제제(TKI)인 ‘렌비마캡슐’(Lenvima 성분명 렌바티닙 Lenvatinib)과의 병용요법이 2021년 7월 22일, FDA 정식 승인을 받았다. 이에 대한 FDA 가속승인은 2019년 9월 17일에 이뤄졌다. 국내 승인은 2021년 12월에 이뤄졌다. 이런 세부유형의 자궁내막암에 쓸 수 있는 면역관문억제제는 현재 키트루다가 유일하다. 키트루다는 ‘KEYNOTE-775’ 3상 임상시험에서 대조군인 독소루비신 또는 파클리탁셀 대비 사망위험(OS)을 32%(18.0개월 대 12.2개월), 질병진행 또는 사망위험(PFS)을 40%(6.7개월 대 3.8개월) 개선했다. 이런 성과는 MSI-H 또는 dMMR이 없는 진행성 자궁내막암에서 근 50년 만에 이룬 신약으로서의 효과 입증에 해당한다. NCCN/ESMO(미국종합암네트워크/유럽임상종양학회) 가이드라인은 키트루다+렌비마 병용요법을 이 유형의 진행성 자궁내막암에서 최고 우선순위로 권고하고 있다(NCCN 카테고리1, ESMO 1A).앞서 키트루다는 2017년 5월 23일, dMMR이거나 MSI-H인 고형암을 가진 환자에 대한 최초의 암종 불문 고형암 면역항암제로 가속승인을 받았으며, 2023년 2월 29일에는 가속승인이 정식승인으로 격상됐다. 이 고형암의 범위는 미국의 경우 모든 고형암이지만 국내서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의 직결장암(대장암), 자궁내막암, 위암, 소장암, 난소암, 췌장암, 담도암으로 국한돼 있다. 키트루다는 2022년 3월 21일, 미국에서 dMMR/MSI-H 진행성 자궁내막암의 단독치료제로 승인받아 모든 유형의 자궁내막암에 쓰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전신요법제를 사용해 치료한 뒤에 종양이 더 악화되고, 근치수술 또는 방사선요법이 적합하지 않은 경우로 조건이 달려 1차 치료제가 아닌 2차 치료제에 머물고 있다. KEYNOTE-158 임상시험의 코호트 D 및 K의 연구결과 dMMR/MSI-H 진행성 자궁내막암에서 키트루다는 객관적반응률(ORR)은 46%, 완전반응 12%, 부분반응 16.0개월이었다. 추적관찰기간 중앙값은 16개월로 치료반응을 보인 41명의 환자 중 68%는 반응이 12개월 이상, 44%는 24개월 이상 지속됐다. 반응지속기간(DOR) 중앙값은 산출되지 않았다(2.9~55.7개월 이상).반면 젬퍼리는 MSI-H 또는 dMMR에 국한되지만 현재 1차 치료제(화학요법제와의 병용요법 후 효과 유지를 위한 단독요법)이고, 이번 새로운 RUBY 임상시험의 파트 1의 최종 결과에 따라 모든 유형의 자궁내막암에서 1차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결론적으로 대조군의 화학요법제 성분이 다르긴 하지만 젬퍼리+화학요법 병용군은 MSI-H 또는 dMMR 자궁내막암에서 PFS를 위약 대비 72% 개선한 반면 키트루다+렌비마는 이 환경에서 계속 연구 중이다. MSI-H 또는 dMMR이 아닌 상황에서는 키트루다+렌비마 병용요법이 PFS 40% 개선을 보여줬고, 젬퍼리+화학요법은 수치가 산출됐으나 아직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젬퍼리 병용군과 위약 병용군의 24개월차 추정 PFS가 각각 28.4%, 18.8%로 산출된 바 있어 젬퍼리가 위약 대비 51%가량 개선됐다고 짐작할 수 있다. NEJM 2023년 3월 27일자에 나온 젬퍼리 및 키트루다 연구결과는 ‘둘 다 홈런’올해 3월 25~28일 미국 플로리다 템파에서 열린 미국여성암종양학회(SGO 2023) 연례학술대회에서는 젬퍼리와 키트루다의 자궁내막암 연구결과가 동시에 발표됐고, NEJM 3월 27일자 온라인판에도 각각 게재됐다. 젬퍼리의 RUBY 연구 결과는 덴마크 코펜하겐대 의대 만수르 미르자(Mansoor R. Mirza) 교수가 발표했다. 자궁내막암 3기 또는 4기 494명을 대상으로 25.38개월(중앙값, 최대 3년) 동안 추적관찰했다. 이 임상은 젬퍼리+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 병용요법(젬퍼리군)을 위약+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 병용요법(대조군 또는 위약군)과 단순비교한 것이다. 3주마다 총 6주기로 임상 평가했다. 젬퍼리 단독요법(유지요법)은 하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피험자의 33%만이 자료가 성숙한(사망 또는 진행) 가운데 12개월차 PFS 실제 달성률은 젬퍼리군 48.2%, 위약군이 29.0%였다. 24개월차 PFS 달성률은 각각 36.1%, 18.2%였다(hazard ratio 0.64).dMMR/MSI-H 하위군(118명, 젬퍼리군 53명, 위약군 65명)의 12개월차 추정 PFS 달성률은 63.5% 대 24.4%로 산출됐다. 24개월차 추정 PFS는 61.4% 대 15.7%로 산출됐다. MMRp/MSS 하위군(376명, 젬퍼리군 192명, 위약군 184명)에서 12개월차 젬퍼리군의 추정 PFS 달성률은 43.5%, 대조군은 30.6%로 조사됐다. 24개월차 추정 PFS는 각각 28.4%, 18.8%였다.전체 환자의 12개월차 추정 OS 달성률은 젬퍼리군 84.6%, 위약군 81.3%였다. 24개월차 추정 OS 달성률은 각각 71.3%, 56.0%였다. 이 중 MMRp/MSS 하위군의 12개월차의 추정 OS는 젬퍼리군 83.1%, 위약군 81.8%였다. 24개월차 추정 OS는 67.7%, 55.1%로 분석됐다. 전체 환자의 객관적반응률(ORR)은 젬퍼리군 77.6%, 대조군 69.0%였고, pMMR/MSS는 각각 68.1%, 63.4%로 나타났다. 전체 환자의 반응유지기간 중앙값은 젬퍼리군 미산출, 위약군 5.4개월이었다. MMRp/MSS 하위군에서는 젬퍼리군이 9.6개월인 반면 위약군은 6.3개월에 그쳤다. 키트루다도 1차 표준치료인 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에 키트루다를 추가했을 때 PFS가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증가함을 보여줬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샌디에이코캠퍼스의 라메즈 에스칸더(Ramez N. Eskander) 산부인과 교수는 ‘NRG-GYO18’(KEYNOTE-868)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연구팀은 816명 환자를 대상으로 표준 항암화학요법에 키트루다를 추가한 군과 대조군(화학요법군)을 1대1로, 무작위 배정하고 이중맹검하는 비교방식의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피험자들은 3기 또는 4기A, 4기B, 재발된 자궁내막암 환자였다.환자들은 3주마다 총 6사이클로 키트루다를 투여받았고, 이후 6주마다 최대 14회 유지요법(maintenance cycles)을 받았다. 연구팀은 총 816명의 환자를 dMMR(225명), pMMR(591명) 상태에 따라 두 개 코호트로 세분했다. 선행 보조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환자는 무치료기간(treatment-free interval, TFI)이 12개월 이상일 때만 임상 참여를 허용했다. 1차 평가지표는 두 코호트의 PFS였다. 중간 분석은 dMMR 코호트에서 사망 또는 질병 진행이 최소 84건, pMMR 코호트에서 최소 196건 발생했을 때 시작하는 것으로 정했다.연구팀은 12개월차에서 카플란마이어 분석법을 사용해 PFS를 산출했다. 그 결과, dMMR 코호트에서 PFS는 키트루다 투여군은 중앙값에 아직 도달하지 않은 반면 대조군은 7.6개월이었다(HR, 0.30; P <0.001). 연구팀은 12개월차 PFS 달성률을 각각 74%, 38%로 추정했다. pMMR 코호트에서 PFS 중앙값은 키트루다 투여군 13.1개월, 대조군 8.7개월(HR 0.54; 95% CI, 0.41 to 0.71; P<0.001)로 도출됐다. 연구팀은 “다른 고형암과 달리 전이성 자궁내막암의 생존율은 지난 40년 동안 개선되지 않았다”며 “이번 키트루다 연구결과가 그동안의 제한된 치료옵션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토론 세션에 참여한 미국 버밍엄알라바마대 의대 레베카 아렌드(Rebecca C. Arend) 교수는 자궁내막암은 사망률이 증가하는 여성암이기 때문에 이번 두 가지 연구 결과의 의미는 각별하다고 평가했다. 아렌드 교수는 “두 가지 연구 (젬퍼리 및 키트루다) 모두 홈런을 쳤다”며 “자궁내막암 치료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뉴욕대 랑곤의대 펄뮤터암센터의 바바나 포츄리(Bhavana Pothuri ) 산부인과 교수도 “이에 동의한다”며 “두 가지 연구 결과가 자궁내막암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키트루다 PD-L1 발현 양성에서 mOS 28.6개월, mPFS 10.5개월 … 대조군보다 1년 더 생존지난 6월말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 ‘ASCO 2023’에서는 이정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암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KEYNOTE-826’의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최종 분석 결과, PD-L1 발현 양성(CPS≥1) 환자 기준 키트루다+항암화학요법(시스플라틴+파클리탁셀 기본, 베바시주맙 추가 여부는 선택) 병용요법군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28.6개월로 대조군(화학요법 병용군)의 16.5개월 대비 1년 이상 연장했다. 24개월 시점 OS 분석에서는 대조군 대비 사망 위험을 40%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HR=0.60). 특히 △나이 △PD-L1 발현 유무 △베바시주맙 병용 여부 등에 관계없이 생존율 개선에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이 경향은 무진행 생존기간도 마찬가지였다. 키트루다 병용요법군 PFS 중앙값 은 10.5개월, 대조군은 8.2개월로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42% 감소시켰다(HR=0.58). 따라서 키트루다 병용요법(키트루다+렌비마 또는 키트루다+화학요법)은 MSI-H 또는 dMMR이거나 또는 그렇지 않거나에 상관없이 40% 이상의 전체생존기간 개선(연장)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2023-10-30 13:39:28
항암제 바이오시밀러들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항암 치료 비용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의사협회지 ‘JAMA Network Open’에는 12일, 중국 연구진이 항암제 바이오시밀러 연구들을 메타분석한 결과가 게재됐다. 연구진은 항암 바이오시밀러와 오리지널 제품을 비교한 무작위 대조 임상(RCT)과 코호트 연구 등 총 49개 연구를 대상으로 메타분석을 수행하고, 중국 내 가격과 시장점유율을 비교했다. 49개 연구 중 무작위 대조 임상이 39건으로 총 1만8791명, 코호트 연구는 10건으로 총 1998명의 환자가 포함됐다. 이 가운데 베바시주맙(오리지널 제품명 로슈 ‘아바스틴주’ ) 관련 16개 무작위 대조 임상에서는 오리지널 대비 바이오시밀러의 객관적반응률(Objective Response Rate, ORR) 상대위험비(Relative Risk, RR)가 0.97(95% CI 0.93~1.01, P=0.17)로 동등성을 충족했다. 또한 리툭시맙(오리지널 제품명 로슈 ‘맙테라주’ ) 관련 9개 무작위 대조 임상에서도 상대위험비가 1.03(95% CI 0.98~1.08, P=0.70), 트라스투주맙(오리지널 제품명 로슈 ‘허셉틴주’ ) 관련 9개 무작위 대조 임상은 1.04(95% CI 0.97~1.12, P=0.29)로 역시 동등성을 충족했다. 코호트 연구 요약 결과 역시 무작위 대조 임상 결과와 일치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처럼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 제품과 임상적으로 동등한 이점을 제공한 가운데, 항암제 바이오시밀러의 가격은 2022년 기준 오리지널 제품의 69~90% 수준으로 책정됐고, 시장점유율은 54~83%에 달했다. 이는 보다 많은 암환자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오리지널에서 바이오시밀러로의 전환을 가속할 수 있다는 평가다. 전세계 모든 바이오시밀러는 공급과 수요 측면에서 확장에 유리한 상황에 놓여 있다. 우선 공급면에서 정책적으로 현재 많은 국가에서 바이오시밀러나 제네릭의 가격을 오리지널보다 20~40% 낮게 책정하는 약가연동제를 시행하고 있다. 자유가격 적용 국가들도 입찰이나 약가사후관리 제도를 통해 바이오시밀러의 약가를 관리하고 있다. 수요 측면에서 의사단체와 정부는 처방권고지침 변경, 처방할당제, 처방예산제, 처방모니터링,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처방 인센티브 제공, 약사를 대상으로 한 대체조제 인센티브, 환자를 대상으로 한 본인부담금 차등지급 및 의약품 정보제공 및 교육 등을 바이오시밀러 사용을 장려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대다수 국가에서 약사의 대체조제는 허용되지 않고 있다. 유럽 5개국(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에서 에타너셉트(Etarnercept)와 인플릭시맙(Infliximab)의 바이오시밀러 출시 전과 출시 후인 2016년을 비교할 때 전체 종양괴사인자(Tumor Necrosis Factor, TNF) 억제제 사용에 대한 치료일당 약제비용은 13% 감소, 치료일당 사용량은 19% 증가했다. 영국 NHS(건강보험공단)에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처방지침 제작 및 배포, 입찰, 처방모니터링, 이익공유계약 등 다양한 정책을 동원한 결과 2017년 Infliximab, Etanercept, Rituximab에 대해 각각 9940만 파운드, 6030만 파운드, 5040만 파운드의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추산됐다. 2012년 대비 2021년의 전세계 Infliximab, Trastuzumab, Etanercept, Insulin glargine, Rituximab, Adalimumab, Darbepoetin alfa, Teriparatide, Follitropin alfa, Bevacizumab 성분군 바이오의약품 약품비는 바이오시밀러의 가세로 약 2배 증가하였으며, 청구량은 약 2.5배 증가했다. 그 중 바이오시밀러의 점유율은 꾸준히 증가해 2021년에는 바이오시밀러 사용량이 전체 바이오의약품의 20%이상을 점유했다. 바이오시밀러의 청구량 증가에 따라 대부분의 성분에서 오리지널의약품의 청구량은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으나, 일부 성분에서는 오리지널 청구량도 증가했다. 건강보험공단 산하 건강보험연구원이 최근 국내 바이오시밀러 사용 결정요인을 분석한 결과 모든 약효군에서 공통적으로 증세가 안정적인 환자에서, 상급종합병원보다는 종합병원·병원·의원에서, 최근에 이루어진 처방일수록 바이오시밀러를 선택하거나 오리지널로부터 바이오시밀러로 전환하는 경향이 높았다. 약효군별로 항체치료제처럼 물질 구조가 복잡한 경우 오리지널과의 동등성 여부가 바이오시밀러를 신뢰(선택)하는 주요 요인이었고, 상대적으로 단순하며 저렴한 단백질치료제는 환자의 인구사회학적(경제적) 변수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2023-10-12 15:15:05
서양인에게는 상대적으로 발병률이 낮지만 위암은 여전히 한국 일본 등 아시아인에게는 위협적이다. 2020년 국내 암 통계에 따르면 위암은 갑상선암, 폐암, 대장암, 위암에 이어 신규 발생률 4위를 차지했다. 전체 24만7952명의 신규 암 환자 중 10.8%인 2만6662명이 위암이었다. 갑상선암을 제외하면 불과 10년전 만해도 위암이 1등이었지만 지금은 건강검진과 적극적 예방으로 크게 비중이 낮아졌다. 하지만 위암의 유병률은 갑상선암에 2위다. 2020년 277만6792명의 전체 암 환자 중 14.5%인 33만217명이 위암으로 진단돼 생존하고 있다. 폐암, 대장암보다는 장기 생존율이 월등히 낫다는 얘기다. 위암의 5년 생존율은 1993~1995년 43.9%에서 2015~2019년 77.5%로 33.6%p 향상됐다. 국한암(Localized, 번지지 않음)은 97.6%, 국소암(Regional, 인접 조직이나 장기 및 림프절로 침투)은 62.1%, 원격전이암(Distant)은 6.4%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이 중 원격전이암의 5년 생존율은 암 신규 발생 5대암 가운데 가장 낮았다. 폐암의 경우 1980년대만 해도 6개월도 살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가 지금은 1년을 넘기는 경우가 늘어난 반면 위암은 전이될 경우 폐암보다도 짧은 삶을 영위하다가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70%가 표적있는 폐암과 달리 위암은 표적이 10~15%에 그쳐 … 개인별 이질성도 커 약물치료 어려워 이는 전이될 경우 폐암이나 대장암보다도 오래 살지 못한다는 것인데 마땅한 항암제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위암은 폐암과 달리 표적이 많지 않고, 개인별로 위암의 이질성이 강해 치료제가 잘 듣지 않는 특징을 보인다. 또 위암은 표적이 존재하는 암이 70%에 달하는 폐암과 달리 표적이 HER2 15% 이하, EBV/MSI-H(엡스타인-바 바이러스 감염 또는 고도 미세부수체 불안정) 10% 정도의 비율에 그친다. 그나마 HER2 돌연변이 양성 환자에서는 ‘허셉틴주’(트라스트주맙)과 같은 HER2 표적치료제들이 등장해 생존기간을 연장했지만, HER2 음성 환자의 1차 치료 단계에서는 항암화학요법 외 이렇다 할 대안이 없었다.또 미국에서 위암 환자가 적다보니 관련 연구가 부진하며, 아시아에서 조기진단과 조기수술로 높은 초기치료율을 올리다보니 전이 위암에 대한 대처가 미흡한 것도 전이 위암 치료가 미충족 의료수요가 큰 영역으로 남은 이유다. 위암을 인간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HER2) 양성과 음성으로 나누면 그 비율이 각각 15~20%, 80~85% 안팎이 된다. 라선영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가진 ‘옵디보 HER2 음성 위암 급여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암의 약 80%는 HER2 발현이 낮은 HER2 음성 환자에 해당할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옵디보 등장 전까지 HER2 음성 위암의 유일한 1차 치료 옵션은 화학요법으로, 치료 후에도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이 1년 미만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암종과 마찬가지로 위암에서도 새로운 표적치료제 개발이 여러 차례 시도됐지만 대부분의 임상이 실패했다”며 “옵디보가 CheckMate-649 임상에서 기존 화학요법보다 유의한 생존 개선 혜택을 입증하면서 새로운 HER2 음성 위암 1차 표준치료로 자리잡게 됐다”고 설명했다.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및 일본 오노약품공업의 PD-1 억제제인 ‘옵디보주’(Opdivo, 성분명 니볼루맙 nivolumab)는 2021년 4월 16일 PD-L1 발현 여부와 상관없이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암, 위식도접합부암, 식도암 선암 등의 치료제로 화학요법과 병행하는 용법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얻었다. 같은 해 5월 21일에는 화학요법 및 방사선요법(신보조요법)을 먼저 받은 후 이들 암을 완전절제한 환자의 보조요법(수술후 항암치료)으로 승인받았다.국내서는 2021년 6월 면역항암제 최초로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선암, 위식도 접합부 선암 또는 식도선암의 1차 치료로서 플루오로피리미딘계 및 백금 기반 화학요법과의 병용요법으로 국내 허가를 받았다.적응증에는 HER2 음성 위암이란 규정이 없지만 옵디보는 이 영역에서 약 20년 만에 승인을 받은 1차 치료 옵션이 됐다. 옵디보는 국내 허가 후 약 2년 만인 2023년 9월 1일부터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선암, 위식도 접합부 선암 또는 식도선암의 1차 치료에서 HER2 음성이며 PD-L1 발현율 CPS 5 이상인 환자를 대상으로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CPS(Combined Positive Score)는 특정 암조직 범위 내에 존재하는 암세포 및 면역세포에 발현된 PD-L1의 수가 전체 세포 대비 어느 비율로 존재하는 지 나타내는 척도로 % 단위를 숫자로 표시한다. CPS가 높을수록 표적단백질의 발현 정도가 많다고 할 수 있다.이번 급여로 옵디보+CapeOX(capecitabine, oxaliplatin) 병용요법으로 한달 간 치료받을 경우 본인 부담금이 570만1000원(비급여)에서 28만5000원(급여, 전체 약제비의 5%)으로 크게 줄었다. 옵디보, HER2 음성 위암 1차 치료에서 병용요법시 단독 화학요법보다 생존 연장 면역항암제 최초로 입증 옵디보는 CheckMate-649 3상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위암 1차 치료제로 등극했다. 옵디보+화학요법 병용요법은 이 임상의 3년 장기 추적관찰 결과 PD-L1 발현율에 관계없이 화학요법 단독요법 대비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생존 이점을 확인했다. 이 때 쓰인 화학요법은 FOLFOX6(fluorouracil, leucovorin, oxaliplatin) 또는 CapeOX 중 택일이었다. 옵디보+화학요법 병용은 전체 환자군에서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 13.7개월과 3년 전체 생존율 17%를 기록하며, 화학요법 단독군(11.6개월, 10%) 대비 유의한 생존 개선 혜택을 확인했다(HR 0.79, 95% CI: 0.71-0.88). 이와 관련 한국, 일본, 대만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ATTRACTION4 임상에서 한국인의 mOS는 19.7개월로 나와 위약의 14.9개월 대비 사망위험을 23% 감소시키는 결과를 냈다. 이 때 각각 병용한 항암제는 CapeOX 또는 SOX(gimeracil, oteracil, tegafur복합제(S-1 또는 TS-1)+옥사플라틴)였다. SOX 병용요법 중 S-1은 서양인에게 견딜 수 없는 독성을 보여 주로 아시아인게만 쓰는 세포독성항암제다. PD-L1 CPS 5 이상 환자군에서도 옵디보+화학요법 병용은 14.4개월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으로 화학요법 단독군(11.1개월)보다 높은 장기 생존 혜택을 입증했다(HR 0.70, 95% CI: 0.61-0.81).12, 24, 36개월 시점의 전체생존율은 옵디보+항암화학요법군이 57%와 31%, 21%, 항암화학요법군은 46%, 19%, 10%로 집계됐다.옵디보+화학요법 병용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전체 환자군에서 7.7개월로 화학요법 단독요법의 6.9개월보다 높게 나타났다(HR 0.79, 95% CI: 0.71-0.89). PD-L1 CPS 5 이상 환자군에서도 옵디보+화학요법 병용은 화학요법 단독군의 6.1개월보다 유의하게 높은 8.3개월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을 달성하며 질병 진행 사망 위험을 30%까지 낮췄다 (HR 0.70, 95% CI: 0.60-0.81).삶의 질 측면에서도 옵디보+화학요법 병용은 화학요법 단독군보다 낮은 삶의 질 저하 위험(time to health-related quality of life (HRQoL) score definitive deterioration, TuDD)을 보이며 유효한 치료 혜택을 보였다. TUDD는 주로 항암제 임상시험에서 피험자를 시험군과 대조군으로 임의 배정한 뒤 건강관련 삶의 질 점수(HRQoL score)가 치료시작 시점 대비 5점 이상 감소하거나 이후 개선되지 않는 상태를 보이는 데 걸리는 기간을 말한다. 새로운 안전성 관련 이상 징후는 나타나지 않았다. 면역관련 이상반응은 대부분 1 또는 2등급이었으며 3 또는 4등급은 두 군 모두 5% 이하로 나타났다.라 교수는 “CheckMate-649 임상 결과 옵디보는 PD-L1 발현율에 관계없이 1년 이상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과 높은 반응률을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치료 반응을 보여, 모든 환자(all-comer)의 1차 치료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국내 허가됐다”며 “이 중 PD-L1 CPS 5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이번에 급여가 적용되면서 국내 위암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이 향상돼, 1차 치료 단계에서부터 장기 생존을 목표로 한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고빈도 현미부수체 불안정성(MSI-H) 환자 역시 옵디보+항암화학요법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이 38.7개월, 항암화학요법은 12.3개월로 옵디보+항암화학요법의 사망위험이 66% 더 낮았다(HR=0.34, 95% CI 0.16-0.74).현미부수체 안정(MSS) 환자 또한 옵디보+항암화학요법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이 13.8개월, 항암화학요법은 11.5개월로 옵디보+항암화학요법의 사망위험이 21% 더 낮았다(HR=0.79, 95% CI 0.71-0.89).PD-L1 발현율 5% 이상인 환자에서 2차 무진행생존기간(PFS2, 암의 재발로 인해 다른 치료제를 투여받은 뒤 다시 원래 치료를 받을 때 산출하는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옵디보+항암화학요법이 13.7개월, 항암화학요법은 9.8개월로 옵디보+항암화학요법 후 2차 치료에서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이 33% 더 낮았다(HR=0.67, 95% CI 0.58-0.77).전체 환자에서 2차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12.1개월과 10.4개월로 역시 옵디보+항암화학요법 후 2차 치료에서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이 24% 더 낮았다(HR=0.76, 95% CI 0.68-0.85).PD-L1 발현율 5% 이상인 환자에서 객관적반응률(Objective Response Rate, ORR)은 옵디보+항암화학요법군이 60%, 항암화학요법군은 45%로 집계됐다. 전체 환자군에서는 각각 58%와 46%로 모두 병용요법군이 더 높았다.PD-L1 발현율 5% 이상인 환자에서 반응 지속기간(Duration of Response DoR) 중앙값은 병용요법군이 9.6개월, 항암화학요법군은 7.0개월로 나타났다. 전체 환자군에서는 8.5개월과 6.9개월로 집계돼 역시 병용요법군의 반응이 더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확인됐다.PD-L1 발현율 5% 이상인 환자에서 12, 24, 36개월 시점의 반응 유지율은 옵디보+항암화학요법이 44%, 25%, 19%, 항암화학요법은 30%, 14%, 12%로 집계됐다.전체 환자에서는 옵디보+항암화학요법의 12, 24, 36개월 시점 반응 유지율이 41%, 21%, 16%, 항암화학요법군은 28%, 11%, 9%로 보고됐다.HER2 음성 외에 MSI-H에도 효과 있는데 급여 안돼 ‘사각지대’ 존재 그러나 라 교수는 이번 급여가 PD-L1 발현율 5% 이상인 HER2 음성 위암 환자로 국한됨으로써 치료의 사각지대가 남았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고빈도-현미부수체 불안정성(MSI-H) 환자의 경우 면역항암제가 굉장히 좋은 효과를 보이는데, MSI-H와 PD-L1 발현율 간에는 연관성이 없어 자칫 PD-L1 CPS가 음성이거나 5 미만인 MSI-H 환자들이 급여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예컨대 CPS 5 이상인 환자에서 MSI-H인 경우는 34명 중 4명이고, CPS 5 이하인 환자에서는 MSI-H인 경우가 73명 중 6명으로 별 차이가 없다. 또 국내서 CPS가 음성이거나 5 미만으로 옵디보+화학요법제 병용치료를 받은 비율은 40.2%, 전세계 기준으로 38.9%로 이들은 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또 현행 급여 체계는 환자가 자비(비급여)로 옵디보 치료를 진행할 경우 기존에 보험급여가 적용되고 있는 화학요법마저 비급여로 전환되고 있는데 이는 환자의 치료비 부담을 가중시켜 최선의 치료를 선택할 기회를 박탈할 수 있다고 말했다.무엇보다 기존의 항암화학요법에 면역항암제를 추가했을 때 최소한 손해가 되지는 않는 만큼, 기존의 항암화학요법까지 비급여로 전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라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다양한 연구에서 면역항암제(미국 머크(MSD)의 PD-1 억제제인 ‘키트루다주’(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 포함)와 항암화학병용요법이 HER2 음성 전이성 위암 1차 치료에서 PD-L1 발현율과 상관없이 이득을 제공한다는 결과가 지속적으로 도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이어 “면역항암제 단독이 아니라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항암화학요법에 면역항암제를 추가하는 만큼(최소한의 효능은 보장된 만큼), 부작용의 위험이 크게 증가하지 않는다면 더 많은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여기에 더해 “옵디보+항암화학요법이 2차 무진행생존율(증상이 악화돼 화학요법제 단독요법을 하다가 다시 병용요법으로 돌아선 경우)을 개선한다는 것은, 첫 치료에서 종양세포를 확실하게 잡아 더 나빠지지 않게 한다는 것으로 그만큼 순차치료가 중요하다는 의미”라면서 “이러한 환자들이 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라 교수는 “유관 학회에서도 이러한 현행 급여 체계를 개선해, 기존 치료요법에 병용요법으로 신약이 추가되는 경우 기존 치료요법은 급여를 유지하고 신약에만 100/100(환자가 100% 부담)을 적용하는 방향으로 정부를 설득 중“이라고 덧붙였다.현재 유방암에서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퍼투주맙을 추가 투여해도 퍼투주맙만 본인 부담(100%)이 허용되고 있다. 난소암에서는 젬시타빈+카보플라틴 병용요법에 베바시주맙을 추가할 경우 베바시주맙만 비급여 자기부담이 허용되고 있다. 또 두경부암에서는 플루오로우라실+시스플라틴 병용요법에 세툭시맙을 추가할 경우 세툭시맙만 비급여 자기부담을 용인하고 있다. 약물치료반응 평가하는 바이오마커 동반보조진단에도 고수가 적용해야 이 자리에서 이혜승 서울대병원 병리과 교수는 위암 치료 영역에서 병리검사 역할의 강화와 진단 플랫폼 간 호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이 교수는 “바이오마커는 약제의 치료 반응 및 효과를 사전에 예측함으로써 맞춤형 항암 치료를 가능케 하는 중요한 지표”라며 “최근 항암 신약의 급여 적용 과정에서 병리검사 결과가 기준으로 설정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병리검사가 치료 옵션 선택 및 치료 전략 수립 과정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운을 뗐다.그는 “이번 옵디보 위암 1차 치료 급여 개시와 동시에 PD-L1 IHC 28-8 PharmDx 진단 플랫폼이 기존에 허가 받은 ‘동반보조진단’에서 옵디보+화학요법 병용요법 급여 대상 환자 선별을 위해 ‘동반진단 검사에 준하는 경우’로 사용목적과 수가가 변경돼 약제와 병리검사 급여 개정이 동시에 이루어지면서 환자들이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급여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동반진단의 개정이 약제 급여보다 더 이른 시기에 이뤄져야 급여 공백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이 교수는 이어 “최근 여러 암종에서 다양한 신약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는데, 현재 국내 시스템상 동일 암종에서 같은 바이오마커를 검사하더라도 각 약제별로 다른 진단 플랫폼과 진단 시약을 세팅해야 해 효율적으로 검사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앞서 폐암에서 PD-L1 발현율을 기준으로 급여 대상 환자를 선별할 때 서로 다른 진단 플랫폼 간 호환을 인정한 사례처럼 위암을 포함한 다른 암종에서도 진단 플랫폼 간 호환 인정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예컨대 이번 옵디보 위암 동반보조진단(이번에만 동반진단에 준함)에는 PD-L1의 여러 아형 중 국내에서는 28-8만 급여기준으로 인정하고 있는데 외국처럼 SP263, 22C3 등에 대해서도 인증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3가지 아형 간 PD-L1 발현율 평가에는 큰 오차가 없는 것으로 학술적으로 입증됐다.이 교수는 “현재 국내에서는 약제별 임상연구 설계에 따라 허가 및 급여 기준을 설정하기 때문에 동일 암종과 동일 바이오마커에 대한 병리검사를 진행하더라도 각 약제마다 다른 진단 플랫폼과 진단 시약을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속해서 새로운 신약이 등장함에 따라 진단 플랫폼과 진단 시약이 다양해지면서 임상 현장에서는 항체마다 개별적인 진단기기를 세팅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며 “병리 및 임상 현장의 효율성 제고와 사회적 비용 경감을 위해서는 진단 플랫폼 간 호환 인정에 대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그는 이어 “위암은 이질성이 높은 암으로, 한 부위의 샘플만으로는 CPS를 판독할 수 없어 위암 조직의 여기저기에서 샘플을 채취해 평균 값을 내야 한다”며 “이는 곧 병리과의 업무부하로 이어져 이에 대한 적정수가가 반영돼야 한다”고도 호소했다.또 “"환자들의 치료 결정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여러 바이오마커 검사 중 PD-L1 및 ALK 정도에만 동반진단(레벨 2, 고수가, 질병 판정) 수가가 산정돼 있어, HER2 검사조차 여전히 동반보조진단(레벨 1, 상대적으로 저수가, 치료반응예측)으로 수가가 매겨져 있다”며 “동반진단의 개념으로 허가가 이뤄지기 전에 사실상 동반진단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다수의 바이오마커 검사들에 대해서도 수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23-09-06 14:41:37
국내서 건선은 PASI 10, BSA10 이상 기준을 충족해야 생물학적제제에 대한 보험급여를 받아 약제비 혜택을 볼 수 있다. 보험급여는 환자가 본인부담금으로 총 약제비 중 본인부담금으로 상급종합병원(대학병원) 60%, 종합병원 50%, 의원 30%를 내게 돼 있다. 생물학적제제는 중증 건선에 해당하면 본인부담금이 10%로 줄어드는 산정특례를 볼 수 있다. 보험급여나 산정특레를 받는 조건은 까다롭다. 보험급여를 받으려면 메토르렉세이트(MTX), 사이클로스포린(CS), 광선치료(PUVA 또는 UVB) 중 하나를 연속 3개월 이상 받았어도 치료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한 경우여야 한다. 산정특례를 받으려면 이들 3가지 치료에 아시트레틴, 디메틸퓨마레이트 등을 더한 5가지 치료 중 2가지를 6개월 이상 치료받았어도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한 경우여야 한다. 이같은 현실에서 29일 대한건선학회와 한국얀센이 손발바닥 농포증과 환부 면적이 좁지만 환자의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노출부위 건선에 대한 생물학적제제 사용에 산정특례가 폭넓게 적용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여기서 의미하는 노출부위 건선이란 손발바닥, 얼굴, 두피, 손발톱, 생식기 주위를 말한다. 생식기는 타인에게 보여주는 부위는 아니지만 ‘성병’의 이미지를 잘못 심어주게 돼 환자로서는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건선은 크게 5가지 △판상 건선 △농포성 건선 △간찰부위(겨드랑이 등 살이 중첩되는 부분) 건선 △물방울 모양 건선 △홍피성 건선 등으로 구분된다. 건선 발생 부위에 따라 손발바닥 농포증과 노출부위 건선 등으로 따로 명명하기도 한다. 건선은 이름처럼 피부가 건조한 것만도 아니고 홍반, 농포, 피부각화증 등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자가면역반응에 의해 만성적인 습진(피부염)이 건선이며, 비전염성으로서 성병과는 무관하다. 건선의 보험급여 및 산정특례 기준은 PASI와 BSA로 정해진다. BSA(Body surface area)는 피부병변면적으로서 체표면적 대비 병변면적을 %로 표시한다. 1%는 손바닥 넓이로 환산한다. BSA 10은 손바닥 10개 면적의 건선이 피부에 퍼진 것을 말한다. BSA 10 미만은 경증, 10 이상은 중등도, 30 이상은 중증으로 평가한다.PASI(Psoriasis Area and Severity Index)는 건선 환부 면적 및 증상 심각도 지수로서 병변의 붉어짐, 각질(인설), 두께, 분포 범위를 계산해 건선의 심각성 정도를 측정하고 치료제의 효능을 평가하는 지표다. 0~72점으로 점수가 산출되며 높을수록 증상이 심각함을 의미한다. 국내 건강보험에서는 PASI 10 이상을 중등도로 보며 보험급여를 준다. PASI 점수를 바탕으로 PASI 50, PASI 75, PASI 90, PASI 100 등 개선된 정도를 나타내는 용어가 쓰인다. PASI 50은 치료전보다 증상이 50% 개선된 것으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치료반응’으로 정의한다. PASI 75는 75% 개선으로서 ‘상당한’(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치료반응, PASI 90는 90% 개선으로 ‘완전반응에 가까운’, PASI 100는 완전반응(완치)을 뜻한다.하지만 건선학회의 김병수 부산대병원 피부과 교수(총무이사), 김동현 분당차병원 피부과 교수(기획이사), 정기헌 경희대병원 피부과 교수(보험이사) 등은 이날 한국얀센이 주최한 ‘얀센 마스터클래스’(M-Class) 기자간담회에서 환부의 면적과 중증도만을 반영한 현재의 보험급여 및 산정특례 기준으로는 손발바닥 농포증과 노출부위 건선 환자들의 고통을 해결해줄 급여혜택이 요원하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손발바닥 농포증은 학회 추산 2022년 기준 국내 환자수가 1만여명에 불과한 희귀질환이다. 이 중 2400명이 대학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여타 건선이 홍반과 각질, 인설의 두께로 증상 여부를 평가한다면 농포증은 인설의 두께 대신 농포증의 정도로 진단 여부를 가린다. 가려움증과 통증, 피로도가 다른 유형의 건선보다 다소 심하다. 손에 생긴 농포증은 악수를 할 때 노출돼 당사자의 스트레스의 극심하다. 발바닥 통증은 보행시 통증을 초래한다. 서울대병원 및 분당서울대병원의 통계에 따르면 손발바닥 모두 생기는 비율은 약 27%, 손바닥에만 생기는 비율이 43%, 발바닥에만 생기는 비율이 약 30%였다. 여성의 비율이 58%였고 호발 연령대는 40대 후반~50대 초반이었다. 담배를 피우는 중년 이후 여성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경향도 관찰됐다.김병수 교수는 △BSA 10, PASI 12에 해당하는 판상건선 환자 △PPPASII(손발바닥농포증 환부 면적 및 중증도 지수, PalmoPlantar Pustular Area and Severity Index) 12(보험급여 기준)에 해당하는 손발바닥 농포증 환자 △BSA 6, PASI 8에 해당하는 노출부위 건선 환자를 예시했다. 판상건선 환자는 산정특례를 적용받아 본인부담금으로 생물학적제제의 보험약가의 10%인 100만원(대학병원 기준)을 지불하면 된다. 손발바닥 농포증 환자는 보험급여만을 적용받아 보험약가의 60%인 600만원을 본인부담금으로 내야 한다. 이에 반해 노출부위 건선 환자는 환부 면적이 좁고 중증도가 기준에 충족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1000만원을 전액 본인 부담해야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해 볼 수 있다. 그는 “손발바닥은 농포증은 환부 면적이 좁아 산정특례 대상이 될 수 없다보니 ‘전신에 건선이 퍼져야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냐’고 원망하는 환자들이 많다”며 “효과가 좋은 생물학적제제가 있음에도 치료를 위해 더 자주 병원에 가야 하고 번거로운 기존 약제나 광선요법을 받는 환자들이 많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호주, 캐나다, 미국, 영국 등에서는 일상적 삶의 질 지수(DLQI)나 노출 부위 평가 등을 따져 건선 생물학제제 급여 기준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올해 3월 학회가 손발바닥 농포증을 희귀질환으로 지정해줄 것을 보건복지부 및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요청했고, 생물학적제제 급여 기준을 완화해달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이어 노출부위 건선이나, DLQI가 10점 이상으로 삶의 질이 악화된 건선 환자, 건선성관절염이 동반돼 예후가 나쁜 환자에 대한 보험급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동현 교수는 “산정특례 제도가 2017년 시행된 이후 건선 환자에 대한 기준이 한 차례 완화된 적이 있지만, 환자의 중증도를 판단하는 수치인 BSA 기준을 맞추기 어렵고, 신장이나 간이 좋지 않은 사람은 경구용 제제를 먹을 수 없는데 이런 경우에도 산정특례 적용이 힘들다”며 “특히 손발바닥 농포증과 노출부위 건선 등 특수한 경우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현재 건선의 생물학적제제로는 TNF-α를 차단하는 한국애브비 ‘휴미라주’(성분명 아달리무맙, adalimumab), 한국화이자제약 ‘엔브렐프리필드주’(에타너셉트, etanercept), 한국얀센 ‘레미케이드주사’(인플릭시맙, infliximab) 외에 △IL-12/IL-23 억제제인 한국얀센의 ‘스텔라라프리필드주’(STELARA, 성분명 우스테키누맙, Ustekinumab) △IL-17 억제제인 한국노바티스 ‘코센틱스센소레디펜’(COSENTYX 성분명 세쿠키누맙, secukinumab), 릴리 ‘탈츠프리필드시린지주’(Taltz 성분명 익세키주맙, Iksekizumab) △IL-23 억제제인 한국얀센 ‘트렘피어프리필드시린지주’(Tremfya, 성분명 구셀쿠맙 Guselkumab), 한국애브비의 ‘스카이리치프리필드시린지주’(Skyrizi 성분명 리산키주맙, Risankizumab-rzaa) 등이 있다. 이 중에서 손발바닥 농포증을 적응증으로 갖고 있는 약은 트렘피어가 유일하다. 트렘피어는 처음과 제4주에 100mg, 이후에는 8주(2개월)마다 100mg씩 피하투여한다. 기존 비(非) 생물학적제제 치료는 1주에 2~3회 치료가 필요한 반면 트렘피어는 2개월에 한번 주사를 맞으면 되므로 편리하고, 52주차 PPPASI 75(증상 75% 개선) 달성률이 55.6%에 달한다. 일반 건선에서 트렘피어의 PASI 75 달성률은 89.88%에 달하지만 손발바닥농포증은 그만큼 치료가 어렵다. 김병수 교수는 “트렘피어의 경우 손발바닥농포증에서 기존 치료제가 달성하지 못한 치료효과를 보이고 있고, 안전성 측면에서도 과거 경구용 제제에서 발생하던 부작용들을 개선했음에도 경제적 부담으로 사용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의사의 시각에서 환자의 건선 상태가 심각하다고 판단돼도 보험급여 준을 넘지 못하면 약을 쓸 수 없는 상황”이라며 “환자들이 생물학적제제를 쓰기 위해 환자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는 온갖 치료를 거쳐 효과가 없음을 입증해야 하고, 피부에 넓게 퍼져있어야만 한다는 까다로운 조건을 통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급여 기준준을 노출부위 건선 또는 손발바닥 농포증 등에 대해 완화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트렘피어의 부작용으로는 입마름(구갈). 현기증, 저혈압성 어지럼증, 얼굴·이마 입술·혀·인후 부위의 부종 등이 꼽히지만 대체로 경미하고 관리될 수 있다. 김동현 교수는 “트렘피어를 4회 정도 투여하고 높은 약값 때문에 포기하는 농포증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며 “향후 산정특례기준이 완화돼 비용 부담이 줄면 맞겠다는 사람이 대기 상태에 있다”고 임상 현장의 상황을 전했다. 그는 4회 정도만 맞아도 증상이 상당히 잡히고 2년 정도 지나면 농포증이 거의 깨끗해진다고 자신의 치료경험을 덧붙였다. 정기헌 교수는 “요식업 종사자나 피아니스트 등을 비롯한 많은 농포증 및 노출부위 건선 환자들이 증상이 겉으로 드러나는 스트레스 때문에 우울증을 보이거나 자신감을 잃어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들에게도 혜택이 미칠 수 있도록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하며, 과거에 비해 치료에 드는 시간과 노력, 비용이 줄어든 훌륭한 치료옵션이 늘어났으므로 더 많은 사람이 쓸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학회의 노력으로 손발바닥 농포증 환자의 급여 기준이 확대돼 지난 6월부터 아시트레틴뿐만 아니라 메토트렉세이트와 사이클로스포린까지도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할 수 있는 사전투여 약제로 추가할 수 있었다”며 “올해 초 국내 건선 전문가 61명이 의견을 수렴해 심각한 기능 저하 및 높은 수준의 고통과 관련된 국소 건선 병변에도 산정특례가 적용돼야 한다는 합의내용을 발간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이밖에 학회는 건선과 유사한 한포진에 대한 오진을 줄여나가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2023-08-30 09:56:24
종근당, 로베글리타존+시타글립틴 … 대웅, 이나보글리플로진+메트포르민 … 현대, 시타글립틴+피오글리타존 등 복합제 출시 국내 당뇨병약 시장이 주요 오리지널 제품의 특허 만료와 건강보험의 병용요법 급여 기준 확대에 힘입어 들썩이고 있다. 규모도 크지만 품목 수도 많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신규 조합의 복합제가 줄줄이 등장하며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보령은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트루버디정’에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 제품은 SGLT-2 억제제 계열의 다파글리플로진 성분과 티아졸리딘디온(TZD) 계열의 피오글리타존을 결합한 복합제다. 이들 성분 조합 복합제가 허가받은 것은 이번이 세계 처음이다. 다파글리플로진과 피오글리타존은 각 계열을 대표하는 당뇨치료제 성분이다. TZD 계열 성분은 당뇨약 중 유일하게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체중 증가 등의 부작용이 있는데, 체중감소 효과가 있는 SGLT-2 억제제 계열 성분이 이를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는 11월 출시될 예정이다. 대원제약은 지난 5월 22일 식약처 허가를 받은 당뇨병 3제 복합제인 ‘다파시타엠서방정’을 최근 출시했다. ‘다파시타엠서방정’은 SGLT-2 억제제 계열 다파글리플로진과 DPP-4 억제제 계열 시타글립틴, 메트포르민이 더해진 약물이다. 이 성분 조합으로 당뇨병 3제 복합제를 허가받은 것은 국내 처음이다. 더욱이 기존 당뇨병 2제 복합제와 유사한 크기로 출시됐다. 10/100/1000mg, 5/50/500mg, 5/50/750mg, 5/50/1000mg 등 4가지 용량 중 최저 용량인 5/50/500mg은 2제 복합제보다도 크기가 작아서 크기가 큰 알약 복용에 어려움이 있는 노인 환자들의 복약순응도를 높여 줄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은 자사가 개발한 최초의 국산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 신약 ‘엔블로정’(이나보글리플로진)에 메트포르민 성분을 더한 복합제 ‘엔블로멧서방정’을 9월 중 출시할 예정이다. 메트포르민은 대표적인 당뇨병 1치 치료제 성분이다. 대웅제약은 동일 계열 치료제의 30분의 1에 불과한 0.3㎎ 수준 용량으로도 혈당 강하를 보인 ‘엔블로정’과 메트포르민 조합이 병용 투여가 필요한 당뇨병 환자들의 복용 편의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현대약품은 시타글립틴(DPP-4 억제제)과 피오글리타존(TZD) 성분 조합으로는 첫 제품인 ‘시타피오정’을 지난 7월 31일 허가받았다. 종근당은 자사가 개발한 TZD 계열 국산신약 20호인 ‘듀비에정’(로베글리타존)과 DPP-4 억제제 계열 성분인 시타글립틴을 합친 복합제 ‘듀비에에스정’을 지난 6월 9일 허가받는 등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는 신규 조합 복합제가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한미약품은 다파글리플로진에 시타글립틴을 결합한 ‘실다파정’ 1개 용량(10/100mg)과 다파글리플로진+시타글립틴+메트포르민을 결합한 3제 복합제 ‘실다파엠서방정’ 3개 용량(5/50/500mg, 5/50/750mg, 5/50/1000mg을 9월 중 출시할 예정이다. 제약사들이 당뇨 복합제 시장에 앞다퉈 뛰어드는 이유는 그동안 꽁꽁 묶여 있던 SGLT-2 억제제(경구제 기준)의 병용요법 급여기준이 확대된 데다 당뇨병 치료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SGLT-2 억제제인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정’(다파글리플로진)과 한국MSD의 DPP-4 억제제 ‘자누비아정’(시타글립틴)의 특허 줄줄이 만료되고 있어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4월 SGLT-2 억제제(경구제 기준)의 병용요법 급여기준을 메트포르민, SGLT-2 억제제, DPP4 억제제 조합의 병용요법과 메트포르민, SGLT-2 억제제, TZD 조합의 병용요법으로 확대했다. SGLT-2 억제제는 그동안 메트포르민과 병용요법만 급여가 인정됐었는데, 이번 급여 확대로 당뇨병 치료제의 주요 계열인 DPP-4 억제제와 TZD로 크게 넓어졌다. 때마침 SGLT-2 억제제 계열 시장 1위 제품인 포시가의 국내 특허가 만료됐다. 포시가의 물질특허 2개 중 제1물질특허(10-0728085)는 2023년 4월 7일 만료됐으며, 제2물질특허(10-1021752)도 2024년 1월 8일 끝난다. 9월 1일에는 DPP-4 억제제 시장 1위 약물인 자누비아의 특허 만료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8월 29일에서 9월 1일 사이에 엠파글리플로진+메트포르민 조합인 △엠플로진듀오정(팜젠사이언스) △자디엠듀오정(JW신약) △이디양듀오(일양약품) △엠파디앙듀오정(테라젠이텍스) △엠포리듀오정(삼익제약) △에이디앙듀오정(안국약품) △신풍엠파글리프롤진플러스정(신풍제약) △엠파글엠정(메디카코리아) △자디엠파듀오정(대웅바이오) △자디플로엠정(대우제약) 등이 허가됐다. 다파글리플로진+메트포르민 조합으로는 △다플진메트서방전(국제약품) △포시다파엠서방정(대웅바이오) 등이 승인받았다. 빌다글립틴+메트포르민 조합으로는 △빌다브스엠정(대웅바이오)이 허가받았다.(이상 기사작성일 후 추가 편집) 한미약품 관계자는 “당뇨병은 고혈압, 고지혈증과 함께 대표적인 만성질환으로, 국내 치료제 시장 규모는 1조원을 넘는다”며 “비만 인구 증가와 고령화로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어, 치료제 시장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이라고 말했다.
2023-08-29 17:59:30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집중하느라 중단했던 4가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의 국내 공급을 23일부터 재개한다. 2021년 2월 스카이셀플루의 생산 일시 중단을 결정한 지 3년여 만이다. 당시 회사 측은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의 생산에 집중하기 위해 기존 스카이셀플루 생산라인을 전환하면서 국내 공급을 일시 중단해왔다. 이에 따라 내달부터 국내 병·의원에서 스카이셀플루의 접종이 가능해진다. 이날 출하를 시작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가 내년 초까지 국내에 공급하는 독감백신 물량은 약 500만도스에 달한다. 2015년 국내 첫선을 보인 스카이셀플루는 출시 4년여 만에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자리에 올랐다. 2023~2024년 국가필수예방접종(NIP)을 위한 질병관리청의 입찰에서도 가장 많은 물량인 242만도스를 배정받으면서 독감 백신 시장의 강자임을 재차 입증했다. 스카이셀플루는 세계 최초로 세계보건기구(WHO)의 사전적격성평가(Pre-qualification, PQ)를 받은 세포배양 방식의 4가 독감백신이다. 세포배양 방식은 동물세포를 활용해 바이러스를 배양, 백신을 생산한다.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독감 백신은 대부분 유정란에서 바이러스를 배양하는 유정란 방식이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세포배양 방식의 4가 독감백신 상업화에 성공한 곳은 SK바이오사이언스와 다국적제약사 시퀴러스가 유이하다. 세포배양 방식이 유정란 방식보다 생산 기간이 짧아 신속한 생산이 가능해 대유행에도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는 게 SK바이오사이언스의 설명이다. 생산에 유정란이 활용되지 않아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접종할 수 있고, 무균 배양기를 활용해 항생제나 보존제 투여도 불필요하다. 백신의 변이 가능성이 작다는 점도 장점이다. 유정란 방식의 경우 바이러스가 배양 및 증식하면서 유정란에 적응해 변이가 발생할 수 있는데, 세포배양 방식인 스카이셀플루에서는 발생 가능성이 작다. 인플루엔자 백신은 매년 타깃으로 삼는 균주가 달라진다. 인플루엔자가 매년 조금씩 변이를 거치기 때문이다. WHO에서 매년 북반구 지역에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독감 균주를 발표하고, 백신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해당 균주를 기반으로 백신을 개발 및 생산한다. 이 과정에서 변이 가능성이 작을수록 백신의 효과는 안정적이다. 이 같은 장점들을 근거로 해외 보건당국은 세포배양 방식의 독감백신을 우선 접종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17~2018 시즌 독감백신의 상대적 효과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세포배양 4가 독감백신이 유정란 4가 독감 백신보다 예방 효과가 11% 높았다. 뿐만 아니라 유정란에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배양하는 과정 중 독감 바이러스의 일종인 H3N2 바이러스 변이가 쉽게 발생하는데, H3N2에서 변이가 발생해 백신주와 유행주 사이의 항원성이 일치하지 않을 때 백신 효과가 23%로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세계적으로 저명한 학술지인 ‘란셋(Lancet Infect Dis)’에 실리기도 했다. 2018년 2월 WHO가 실제 유행하는 A형 H3N2 독감 바이러스와 실제 독감 바이러스를 비교 조사한 결과 세포배양 바이러스는 91%, 유정란 배양 바이러스는 44%의 일치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SK바이오사이언가 자체 연구에서 스카이셀플루 생산용 세포(세포배양 방식)와 유정란을 활용해 각각 15회의 계대배양(세포 증식을 위해 새로운 배양 접시에 옮겨 세포의 대를 계속 이어 배양하는 방법)을 실시했다. 그 결과 유정란 방식에서는 바이러스 내의 3개 단백질에서 변이가 발견된 반면 스카이셀플루 생산용 세포에서는 변이 발생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 연구 결과는 2019년 국내 인플루엔자 심포지엄인 ‘2019 KIWI(Korea Interscience Working Group on Influenza Symposium)’에서 공식 발표됐다. 영국 백신접종과면역 공동위원회(JCVI)는 최근 '2023-24절기 독감 백신 연령별 가이드'를 통해 2세에서 64세까지의 접종 대상자에게 세포배양 방식의 4가 독감백신을 우선 권고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아직 업계에서는 유정란 방식이 전통적인 백신 제조법인 만큼 안전성이 더 낫다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마스크 착용의무 전면 해제 등의 영향으로 이례적인 올해엔 '여름 독감'이 유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독감 증세를 보이는 의심 환자의 수는 1000명당 14.1명에 달했다. 이는 질병청이 분류하는 유행기준인 4.9명보다도 2.9배 많고, 같은 기간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6년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독감백신의 무료접종 대상자 수도 늘어날 전망이다. 질병청은 지난해 말부터 만성질환자 등을 대상으로 국가 예방접종 도입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한 연구용역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현재 생후 6개월~만 13세 어린이와 임신부, 만 65세 이상 어르신으로 한정한 무료 예방접종 대상을 고혈압,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자 등 중증 인플루엔자 감염 위험이 높은 사람들로 확대할 것을 정부가 검토 중이어서 국내 백신 시장이 점차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카이셀플루는 현재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몽골 등 10개국에서 허가를 받았으며, 추가로 10여개국에서 허가를 진행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 기관 ‘Allied market Research(2021)’에 따르면 전 세계 인플루엔자 백신 시장 규모는 2020년 6000만달러에서 연평균 7.2% 성장률을 기록하며 2030년 1억127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안동 L하우스 부지 확장 예정…송도 R&PD 센터도 순항 중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생산기지인 안동 L하우스의 이름은 빛(light)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경북바이오산업단지에 2만평 규모로 조성된 L하우스는 연간 최대 5억도스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2021년에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을 맡아 국내 생산 1호 백신이 이곳에서 출하되기도 했다. L하우스는 확장과 추가 시설 개선을 앞두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L하우스 인근에 3만평 규모 부지를 추가로 매입해 공장 확장을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L하우스의 설비 역시 EU-GMP(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와 미국 cGMP 수준으로 갖출 계획이다. 이외에도 인천 송도에 조성될 예정인 글로벌 R&PD 센터도 2025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본사 역할을 겸할 예정인 송도 R&PD 센터는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부터 상업 생산까지 전 과정을 담당할 예정이다.
2023-08-23 12:00:42
GC녹십자가 JW중외제약의 A형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피하주사’(HEMLIBRA, 성분명 에미시주맙 emicizumab)를 저격하는 보도자료를 내 치열한 시장 경쟁의 서막을 올렸다. 녹십자는 헴리브라의 혈전이상사례 보고율이 기존 8인자제제보다 2.8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발표했다. 이 회사는 지난 17~19일 미국 메릴랜드주 내셔널하버(National Harbor)에서 열린 미국출혈장애학회(Bleeding Disorders Conference, BDC 2023)에 참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의약품 이상사례보고시스템(Adverse Event Reporting System, FAERS)에 보고된 헴리브라와 8인자제제의 혈전이상 사례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21일 밝혔다.미국출혈장애학회(BDC)는 출혈 장애에 대한 전문가들이 모여 관련 지식과 최신 연구를 공유하는 국제 학회로 미국혈우병재단(NHF)에서 올해 75번째로 주최했다. 이번 연구는 최봉규 GC녹십자 데이터사이언스팀장과 신주영 성균관대 약대 교수, 한국혈우재단 부설의원 유기영 원장 등이 공동 발표했다.연구진이 지난 5년간(2018년~2022년) FAERS 데이타베이스를 분석한 결과 헴리브라 투여 후 발생한 이상사례 총 2383건 중 혈전이상 사례는 97건으로 전체 이상사례(2383건)의 4.07%를 차지한 반면, 8인자 제제는 1.44%(9324건 중 134건)에 그쳤다. 즉 헴리브라의 전체 이상사례 대비 혈전이상 사례 보고율이 8인자제제보다 2.83배 높게 나왔다.앞서 지난 3월 유럽에서도 이와 비슷한 연구결과가 출판됐다. 유럽의약품안전관리시스템 데이타베이스(Eudravigilance database)를 이용한 연구에서 헴리브라 투여 후 발생한 혈전이상 사례 보고율이 반감기연장(Extended Half-Life, EHL) 8인자제제(반감기연장제제)보다 약 2.77배 높게 확인됐다.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우회제제(bypassing agent, BPA)와 병용을 제외한 헴리브라 단독 투여군에서도 8인자제제 대비 혈전이상 사례가 약 1.84배 높았다는 점이다.혈우병의 우회제제란 고역가의 8인자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인자에 대한 항체가 생겨 합병증으로 출혈이 계속되는 경우에 8인자 보충제 대신에 이를 우회해 지혈효과를 낼 수 있는 약물이나 치료법을 말한다. 대표적인 게 7인자 활성화제와 활성형 프로트롬빈 복합체(aPPC), 혈장분리교환술 등이다. 헴리브라는 약리기전 상 우회제제에 속하지는 않는다. 최근 연구에서 헴리브라와 aPPC 등 우회제제(BPA)와 병용했을 경우 심각한 혈전 질환이 발현됐다는 임상 결과는 알려진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조사를 통해 헴리브라 관련 혈전이상사례 총 97건 중 우회제제(BPAs) 병용이 없는 단독요법에서의 혈전이상사례가 총 62건으로 우회제제(BPA) 병용이 있는 혈전이상사례 35건보다 더 많았다는 점이 확인됐다.한국혈우재단 유기영 원장은 “미국 FAERS에 보고된 리얼월드데이터(RWD)를 이용해 헴리브라와 8인자제제의 부작용 사례를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다양한 혈우병 신약 출시를 반기지만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혈전이상 사례를 포함한 실제 의료현장에서 혈우병 신약의 안전성을 확립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녹십자가 경쟁제품인 헴리브라를 공격하는 것은 업계에서는 이례적이다. 이는 헴리브라가 지난 5월부터 항체를 가진 중증 A형 혈우병 환자는 물론 항체가 없는 비항체 중증 A형 혈우병 환자에게도 급여가 적용되면서 그동안 이 시장을 주름잡은 GC녹십자가 영업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란 관측이다.2019년 혈우병 백서에 따르면, 국내 A형 혈우병 환자 1746명 중 비항체 환자가 1589명으로 90% 이상이다. 지난 5월 헴리브라 급여 확대 이전에는 중증 항체 환자에게만 헴리브라 급여가 적용돼 극소수에게만 혜택이 적용돼왔다. 하지만 5월 이후 급여 확대가 이뤄지면서 시장을 잃게 된 녹십자가 적극 대응에 나섰다. 녹십자의 경우 국내 시장 1위로 평가받는 다케다 ‘애드베이트주’(유전자재조합 8인자)를 공동 판매 하는 동시에 자사 제품인 ‘그린진에프주’(beroctocog alfa)와 ‘그린모노주’(인간 혈액응고인자 8인자)를 판매하며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한국혈우재단이 운영하는 일명 ‘서울의원’에서는 국내 혈우병A 환자의 절반가량을 커버하고 있으며 주로 녹십자 관련 제제를 처방 중이다.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22년 애드베이트는 195억원, 그린모노 66억원, 그린진에프 27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다케다의 반감기 연장 장시간형 제제인 ‘애디노베이트주’(성분명 유전자재조합 8인자 결합 rurioctocog alfa pegol) 68억원까지 더한다면 해당 시장 매출의 상당수를 GC녹십자가 독식하고 있는 셈이다.헴리브라는 지난해 76억원의 처방 매출을 기록했는데 5월 급여 확대를 계기로 혈우병 시장을 둘러싼 녹십자 대 중외 간 맞대결이 가열되고 있다.중외제약 관계자는 “혈우병의 경우 항체 환자가 10%, 나머지 90%는 비항체 환자라고 보고 있다”며 “헴리브라가 최근 비항체 환자에까지 급여가 확대 적용됨에 따라 기존 시장을 잠식하다보니 녹십자가 견제에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녹십자가 발표한 데이터의 출처인 FDA 의약품 이상사례보고시스템(FARES)은 자발적 이상사례 보고 시스템으로, 전체 약제의 이상사례가 모두 수집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상사례의 중복과 보고 누락 등이 가미된 불안정한 자료”라고 전제하면서 “헴리브라와 8인자제제의 전체 이상사례 수는 각각 2383건, 9324건으로 8인자 제제의 이상사례가 3배 이상 많고, 혈전 이상반응 사례 역시 헴리브라 97건, 8인자제제 134건으로 8인자제제의 이상사례 보고가 많은 데도 불구하고 전체 이상사례 대비 혈전이상 비율을 갖고 혈전이상 부작용을 부각시킨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미국시장 점유율이 비슷한 상황(헴리브라 51%, 8인자제제 49%, IQVIA 22년 4분기 기준)에서 8인자제제의 전체 이상사례 수는 FARES 자료만으로 봐도 월등히 높은 것이라고 역공했다. 특히 같은 데이터에서 조사된 중대한 이상반응(SAE)은 헴리브라 2383건 중 1545건(64.8%), 8인자제제 9324건 중 7675건(82.3%)로 8인자제제의 SAE 발생 건수와 비중 모두 헴리브라보다 높게 나타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혈우병 환자들은 지혈제 투여 시 혈전이상반응 외에도 출혈성 뇌혈관질환과 같은 중대한 이상반응이 다양하게 발생될 수 있다. 이에 대해 GC녹십자는 전체 부작용이 아닌 혈전이상 부작용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시인했다. 아울러 지난 3월 유럽에서 발표된 혈우병 A 치료제 안전성 연구에 대한 확인 및 검증 차원에서 이번 연구가 추진됐다고 덧붙였다. 중외 측은 헴리브라는 A형 혈우병 치료제 중 유일하게 기존 치료제(8인자 제제)에 대한 내성을 가진 항체 환자와 비항체 환자에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며, 1회 피하주사로 최대 4주 간 예방 효과가 지속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헴리브라는 혈액응고 제8인자(9인자에서 10인자로 캐스케이드되는 과정을 매개)의 혈액응고 작용기전을 모방해 혈액응고 제9인자와 제10인자에 동시에 결합하는 이중항체 기술을 적용한 혁신신약으로, 비(非) 응고인자 치료제에 속하기 때문에 기존 응고인자 제제와 기전 상 차별화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2023-08-21 14:26:15
셀트리온그룹이 지난 17일 그룹내 상장 3사 합병을 공식화하는 공시를 내면서 하면서 2030년까지 매출 12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룹은 첫 단계로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 및 생산회사인 셀트리온과 바이오의약품 판매법인인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합병한다. 이후 합성약 생산 및 판매법인인 셀트리온제약의 사업 강화를 거쳐 통합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의 두번째 합병을 추진해 바이오·케미컬 시너지를 강화하고 글로벌 종합생명공학 기업으로 위상을 굳힌다는 전략이다. 셀트리온은 올해 매출 전망치를 2조3000억원 수준으로, 내년 매출 목표는 3조5000억원으로 잡은 바 있다. 올해 전망치의 5배에 이르는 매출 12조를 2030년까지 달성하기 위해 셀트리온은 합병 후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신약까지 넘본다는 구상이다. 2030년까지 전체 매출의 40%인 약 5조원을 신약에서 창출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램시마SC’(성분명 인플릭시맙, Infliximab : 미국 제품명 짐펜트라·Zymfentra)를 육성하고 자체 개발 및 라이선싱을 통해 확보한 신약을 신속하게 개발할 계획이다. 램시마SC는 얀센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미국에서 짐펜트라라는 이름으로 신약 허가절차를 밟고 있다. 미국에서 신약으로의 허가 여부가 결정되는 시점은 오는 10월 28일이다. 램시마SC가 예정대로 허가를 받게 되면 내년 그룹 내 첫 신약(엄밀히 말하면 제형 개선 개량신약) 매출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의 미국 내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실제로 증권가 예상치보다도 공격적인 목표치를 설정했다. 환자의 투여 편의성과 높은 만족도, 자체 직접 판매망 구축, 처방약 급여를 좌우하는 보험약가관리업체(처방약급여관리회사, Pharmacy Benefit Manager, PBM)에 대한 효과적인 공략을 통해 목표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셀트리온은 내년 램시마SC의 매출로 7000억원을 제시했다. 3년 뒤부터는 3조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의약품 보험급여의 열쇠를 쥐고 있는 PBM 공략에 일정 시일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7000억원의 매출 목표는 매우 공격적인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가 미국 내 인플릭시맙 성분 제품 중 유일한 피하주사제 제형인데다가 기존 정맥주사(IV) 제형보다 투약 편의성이 높다는 점에서 성공을 확신하고 있다. 정맥주사의 경우 투약 시간이 2~3시간 소요되지만 램시마SC는 약 5분이면 투여가 가능하다. 더욱이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신약으로 허가를 받음으로써 바이오시밀러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약가를 받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도 지난 17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램시마SC는 일반적인 바이오시밀러 대비 최소 4배 이상의 약가로 판매될 것”이라면서 “15년간 특허로 보호돼 가격 인하 우려도 없다”고 강조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의 미국 시장의 빠른 점유율 확대를 위해 염증성 장질환(IBD)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IBD 시장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애브비의 ‘휴미라’ 고농도 제품이 편의성을 앞세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실정이다. 램시마SC가 투여 편의성이라는 강점을 내세워 IBD 시장에서 얼마나 휴미라의 점유율을 잠식하느냐가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IBD 적응증은 레미케이드가 가장 선호되는 의약품이었으나, 편의성을 앞세운 휴미라 고농도에 의해 시장을 빼앗긴 상황”이라면서 “미국 램시마SC 가속 성장을 위해서는 특허가 만료된 휴미라 IBD 시장을 효과적으로 가져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의 성공을 통해 신약 부문에서 매출 3조를 달성하고, 나머지 2조원은 신약개발을 바탕으로 메우겠다는 목표다. 이미 자체 임상도 준비 중이다. 면역항암제와 유방암‧위암 신약후보물질이 현재 전임상을 진행 중이다. 내년 중 임상 1상 진입이 목표다. 여기에 더해 적극적인 기업 및 신약 파이프라인 인수도 추진할 예정이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가지고 있는 단기 동원 가능한 현금성자산과 저 개인의 자금 결합을 결합해 M&A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합병 이후 기술 도입이나 인수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통합 셀트리온은 2024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3공장 등 설비 확충을 통해 안정적 제품 공급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 지금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디지털 헬스 분야에도 장기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방대한 임상 및 유전체 데이터를 바탕으로 유전체 분석, 질병 진단, 원격의료 분야에서의 기회를 주시하고 있다. 셀트리온그룹은 합병 후 매출 및 이익 확대에 따른 주주가치 제고에도 힘쓸 계획이다. 특히 합병에 따른 비용 절감, 원가경쟁력 확보에 따른 매출 증가, 파이프라인 확대와 신약 출시에 따른 매출 및 이익 확대가 기대되는 만큼 주주에게 환원될 수 있는 재원도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회장은 “합병은 현명하고 잘한 결정”이라며 “이익의 30%는 현금배당에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합병하면 서 회장이 지분 98.13%를 보유하고 있는 셀트리온홀딩스가 통합 셀트리온 지분 21.5%를 소유하고, 통합 셀트리온은 셀트리온제약 지분 54.8%를 보유하게 된다. 궁극적으로 최대 주주인 서 회장 아래 지주사-핵심사업 회사 순으로 지배구조가 수직계열화된다. 참고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간의 합병은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주들에게 셀트리온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당 합병 가액은 셀트리온이 14만8853원, 셀트리온헬스케어가 6만6874원으로, 헬스케어 1주당 통합 셀트리온 보통주식 0.4492주가 배정된다. 합병 승인 주주총회는 오는 10월 23일이며,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은 이날부터 11월 13일까지, 합병 기일은 12월 28일로 잡혀 있다. 지난 17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는 통합 셀트리온의 이사회 명단도 공개됐다. 사외이사 8명과 사내이사 4명으로 사내이사로는 서정진 회장과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 김형기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이사 부회장, 서진석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 등이 포함됐다. 서 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셀트리온제약 이사회 의장은 명단에 오른 반면 차남인 서준석 셀트리온헬스케어 이사회 의장은 빠져 2세 승계 과정에서 차남이 배제됐거나, 자식 둘을 모두 이사회에 합류시키는 게 부담스러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나중에라도 서준석 의장이 통합 셀트리온 이사회에 진입할 가능성도 있지만 그동안 경영은 전문경영인에 맡기겠다고 공언한 서 회장의 발언이 무색해지게 돼 비판이 예상된다.
2023-08-18 11:18:50
어린이 해열진통제인 동아제약의 ‘챔프시럽’과 대원제약의 ‘콜대원키즈펜시럽’이 지난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조 및 판매 중지 해제 조치를 받았다. 챔프시럽(아세트아미노펜)은 지난 4월 5일 빨간색이 갈색으로 변하는 문제 때문에 판매 중지 조치를 받았다. 콜대원키즈펜시럽(아세트아미노펜)은 지난 5월 16일 가루 성분이 액체에 잘 녹아들지 않아 투명층과 불투명층이 상분리되는 현상으로 판매 중지 조치를 받았다. 챔프시럽의 갈변현상은 제품에 함유된 감미제가 갈변반응(카라멜화 반응, 마이야르 반응)을 일으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기준을 초과한 미생물이 검출된 것은 감미제로 사용한 인도산 D-소르비톨액에서 기인한 진균(피키아속)이 제품 자체의 낮은 보존력으로 인해 증식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키아속에 속하는 미생물로는 Pichia sorbitophila, Pichia anomala 등이 있는데 콩, 된장, 맥주, 누룩, 와인 등 다양한 발효음식에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생물안전등급 중 위해성이 가장 낮은 1등급 균주에 해당한다. 이러한 조사결과에 따라 동아제약은 갈변반응과 진균 초과 검출의 원인이 된 감미제의 사용을 중단하고, 제품에 보존제(방부제)를 추가했으며, 제조 공정 중 미생물 사멸을 위한 열처리 공정도 추가했다. 콜대원키즈펜시럽은 낮은 점도와 밀도로 인해 주성분이 아래로 침강하면서 맑은 투명 액상과 흰색의 불투명 액상으로 분리되는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원제약은 이를 개선하고자 첨가제(점도조절제, 즉 계면활성제) 분량 등을 변경하고, 이에 따라 상이 분리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됨을 입증했다. 결국 문제점 해결을 위해 방부제와 계면활성제가 더 들어가게 됐다. 그만큼 몸에 이로울 리 없는 성분이 제품 개선을 위해 증량 또는 새로 추가된 셈이다. 대원제약은 10일 식약처의 '콜대원키즈펜시럽‘ 제조판매 중지 해제 발표 직후 곧바로 제품 생산을 재개했으며 품질이 개선된 제품 초도물량 21만 팩 공급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생산량을 늘릴 예정이다. 회사 측은 충북 진천에 국내 최대 규모의 내용액제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는 만큼 생산에 총력을 기울여 약 부족 사태를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대원제약은 지난 5월 콜대원키즈펜시럽에서 나타나는 상분리 현상으로 인해 사전 예방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해당 제품에 대한 자발적 회수를 진행했으며 6월 말 식약처에 회수종료를 보고, 이후 식약처는 이에 대해 적정성 평가를 진행했다. 대원은 이어 철저한 실험과 검사 끝에 상이 분리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최적의 배합비율 및 방법을 밝혀냈다. 전문가 자문 결과 등에 따르면 현탁성 시럽의 특성상 일부 성분이 가라앉아 상분리 현상이 발생할 수 있지만 분리된 제품을 복용할 경우에도 위험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처럼 복용할 경우 투약되는 주성분량이 균일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보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콜대원키즈(콜대원키즈펜시럽, 콜대원키즈이부펜시럽, 콜대원코프시럽, 콜대원키즈노즈시럽 등)는 2017년에 첫 선을 보여 2022년 9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대비 253%의 성장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짜먹는 감기약이란 콘셉이 시장에서 먹혔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제동이 걸려 다시 원상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코로나19가 유행한 이후 해열진통제 등 일반약 감기약은 원료(주성분, 부형제, 포장재 등) 수급 악화 및 원료가격 상승, 공장 가동난(직원들의 감염 및 인건비 상승) 등으로 문제를 겪었다. 특히 약국과 편의점의 일반약 2중 유통채널은 오히려 편의점의 약가 인상을 부추겼다. 제약사들도 2부제 또는 3부제를 운영하면서 일반약 감기약 생산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고부가가치의 다른 의약품 생산을 줄여야 해 경영상 손해보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한편 동아제약의 챔프시럽의 공급을 재개하면서 약국 당 20갑으로 물량을 제한했으며 선착순으로 끊었다. 게다가 도매가를 3520원으로 올리는 등 약국가의 원성을 사고 있다. 아울러 챔프와 콜대원키즈가 빠진 3~4개월 동안 이부프로펜(부광약품 ‘코리투살에프시럽’ 등) 또는 덱시부프로펜(한미약품 ‘맥시부펜시럽’ 등) 성분의 의약품이나 아세트아미노펜 제품 중 문제가 없었던 삼아제약 ‘세토펜현탁액’, ‘세토펜건조시럽’과 한국존슨앤드존슨 ‘어린이타이레놀현탁액’ 등이 반사이익을 얻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3-08-11 19:4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