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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P-1 및 GIP 작용제와 관련해 우리가 몰랐던 점 총정리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5-09-29 11: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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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32년에 인크레틴 개념 처음 알려져 … 20여년전에 GLP-1 작용제 당뇨병 치료에 도입
  • 리라글루타이드, 세마글루타이드, 티어제파타이드의 체중감량 효과 부각되며 당뇨병 치료는 뒷전
  • 식욕 억제 탓에 구토 변비 설사 어지럼증 체증 유발하는 게 큰 단점 … 장기적으로 안전, 지속적인 감량 효과 부각

요즘 비만인에게 최대 화두는 GLP-1 및 GIP 작용제 계열의 비만치료제가 과연 효과적인지, 가성비는 있는지, 조금 더 싸게 처방받을 방법은 없는지 하는 문제일 것이다.

 

이 계열 약물의 효시는 릴리의 ‘바이에타’(Byetta 성분명 엑세나타이드, Exenatide)이다. 엑세나타이드는 ‘힐라 몬스터’ 도마뱀의 타액 성분인 ‘엑센딘-4’를 합성하여 만든 최초의 인크레틴 유사체 당뇨병 치료제다. 엑센딘(Exendin)은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의 일종이다. 2008년에 국내 허가를 받았다가 2021년에 국내 시장서 철수했다.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의 ‘릭수미아’(Lyxumia 성분명 릭시세나타이드, lixisenatide도 1일 1회 투여 GLP-1 유사체 계열 항 당뇨제로 2014년 3월 국내 허가를 받았다가 2020년 3월 품목허가를 자진취하하면서 철수했다. 

 

바이에타와 릭수미아가 밀린 것은 후발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Saxenda, 성분명 Liraglutide) , ‘오젬픽’(Ozempic, 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Semaglutide)이 더 뛰어난 항당뇨 효과 외에 비만 효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장기적인(48~56주차에 측정) 체중감량 효과는 대략 삭센다 5~10%(7~8%), 오젬픽(위고비) 14~15%, 가장 최신약인 릴리의 ‘마운자로’(Mounjaro, 미국명 젭바운드(Zepbound) 성분명 티어제파타이드, Tirzepatide) 20~23% 등이다. 식욕억제제인 펜터민+토피라메이트(큐시미아)의 장기적인 체중감량 효과가 7.5% 수준인데 인지기능저하, 손발저림, 어지럼증, 미각변화, 신장결석, 임산부금기 등의 부작용을 고려하면 아무래도 삭센다가 더 선호됐다. 

 

인크레틴 호르몬은 음식을 섭취했을 때 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췌장에 작용하여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하여 혈당을 낮추며, 식욕 억제 및 위 배출 지연 효과를 통해 체중 조절에도 기여하는 물질을 총칭한다. 인크레틴의 대표적인 종류로는 GLP-1과 GIP가 있으며, 인크레틴의 작용을 이용한 인크레틴 유사체 및 DPP-4 억제제가 당뇨병 치료, 부수적으로 비만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DDP-4 억제제는 GLP-1을 대사시켜 불활성화하는 DDP-4라는 효소를 차단하는 것으로 넓게 보면 간접적 인크레틴(Incretin)에 속한다. 

 

GLP-1의 체내 반감기는 5분에 불과한데 GIP는 더 짧아 2분에 그친다. GLP-1은 위 배출을 늦추고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가 더 강력해 당뇨병 및 비만 치료제로 개발되는 반면 GIP는 2형 당뇨병에서는 효과가 적고, 뇌 시상하부의 포만중추 수용체를 자극하여 체중 감소 효과를 올려주는 ‘보조엔진’ 역할을 한다. 또 같은 소장이라도 GLP-1은 주로 회장에서, GIP는 십이지장에서 활약한다. 

 

티아제파타이드는 GLP-1/GIP 이중 작용제여서 GLP-1 단일 작용제에 비해 체중감량 효과가 더 크다는 이론을 제시하고 있다. 

 

사람은 식사 후 15분이 지나야 포만감을 느끼고 식사를 그치게 된다. 하지만 비만인은 습성상 허겁지겁 식사를 급하게 하기 때문에 포만감을 느끼기도 전에 이미 과식을 하기 마련이다. GLP-1 작용제는 포만감을 일찍 느끼게 하기 때문에 식욕이 떨어지고 식사량이 줄어 체중이 감소하게 유도한다. 하지만 이런 작용기전은 역으로 오심, 구토, 어지럼증 등을 초래한다. 마치 밥을 먹고 체한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주사제를 기피하는 환자를 위해 경구약이 개발됐는데 최근 임상에서 ‘경구용 위고비’는 64주 후 체중감량 효과가 16.6%, ‘피하주사제 위고비’는 약 20%로 주사제의 효과가 더 좋았다. 오심, 구토 등의 부작용은 경구제가 더 높았다(대략 3~6%p 차이, 통계적 유의성은 없음). 

 

경구제는 세마글루타이드의 경우 SNAC(Sodium N-(8-[2-hydroxylbenzoyl] amino) caprylate)이라는 제형기술을 활용해 개발됐다. 특정 단백질이나 펩타이드를 경구로 흡수할 수 있게 하는 기술로 위에서 이들 단백질이 거칠게 소화 흡수되지 않게 하고, 목표지점인 소장에서만 흡수율이 향상되도록 조정한 것이다. 세포 간 간질이 아닌 세포막을 통해 세마글루타이드가 흡수되도록 유도하는 것도 이 기술의 역할이다. 

 

세마글루타이드의 경구제인 ‘리벨서스’는 1일 1회 복용하는 경구용 의약품으로, 아침 식사 최소 30분 전에 물 반 컵(120ml 이하)과 함께 복용하며, 정제를 쪼개거나 부수거나 씹어서는 안 된다. 공복에 복용해야 흡수량이 줄어드는 것을 막을 수 있으며, 복용량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3mg, 7mg, 14mg 등으로 단계적으로 증량될 수 있다. 배고픔을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면 약 복용 15분전에 견과류를 소량 먹는 정도가 허용된다. GLP-1 경구약 복용 시 고단백 식사를 병행하면 메스꺼움, 복부팽창 등 위장관 부작용이 더 심해지므로 권장되지 않는다. 아침에는 ‘저탄고지’(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사가 권장된다. 단백질 식사는 운동 후 근육감소 방지 목적으로 적정량을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리라글루타이드나 세마글루타이드는 알부민과 결합할 경우 반감기가 연장되고, 신장배설이 느려지면서 약효가 증가한다. 이를 경구약 개발에 활용한다. 반대로 당화(glycation)가 되면 약효가 감소한다. 

 

세마글루타이드 관련 비만 치료 임상에서 몇 가지 한계점이 노출됐다. 43.7% 환자가 당뇨병 전단계였고, 백인과 여성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체중감량 의지가 강한 사람이 많았다는 점이다. 이런 사실은 항당뇨 효과, 플라시보 효과에 더해 비만 치료 효과가 과대 평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GLP-1 작용제는 치매에 걸린 노인에게 간접적으로 여러 유익성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신경염증의 감소, 베타아밀로이드의 응집 및 저장 감소, 타우 단백질 과인산화 감소, 뇌내 세포증식 및 신경재생, 시냅스 가소성(연결성) 향상, 산화 스트레스 및 미토콘드리아 기능저하의 감소, 신경 세포독성 및 세포자살 감소, 자가 식작용(불필요한 노폐물 청소) 증가, 뇌내 신경영양인자(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BDNF) 증가 등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들이 나와 있다.  안형욱 녹색병원 가정의학과 과장

비만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치료제가 있나요?

 

비만 치료제는 크게 세 가지 종류로 나뉜다. 첫 번째, 식욕 억제제 계열은 가장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으며 주로 뇌에 작용하여 식욕을 떨어뜨리고 신진대사를 촉진한다. 안형욱 녹색병원 가정의학과 과장은 “식욕억제제는 체중감량 효과는 좋지만 두통, 불면, 심박수 증가 등의 부작용이 큰 편이므로 3개월 이상 사용은 금지한다”며 “반드시 의사의 처방에 따라 복용해야 하며 오남용 시 심각한 신체적, 정신적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지방흡수 억제제 계열로, 섭취한 지방의 분해를 막고 대변으로 배출되게 한다. 식욕 억제제 계열보다 안전하고 장기 복용을 할 수 있는 게 장점이지만 체중 감량 효과가 크지 않으며 지방이 많이 포함된 변으로 인해 불편감이 크다.

 

세 번째는 GLP-1 작용제 계열의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고 장기 사용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커서 다이어트 치료 약물로 주목받고 있다.

 

GLP-1 작용제 주사형 비만 치료제는 당뇨병의 치료를 위해 시작됐다. 안 과장은 “약 20여 년 전 이미 개발되었던 당뇨병 치료제에서 식욕 저하와 체중 감소라는 부작용이 발견됐고, 이것이 현재의 비만 치료제로 발전했다”며 “그 핵심은 1932년에 ‘인크레틴 호르몬’이라는 개념이 발견되면서부터다”고 설명헀다.

 

인크레틴 호르몬은 식후 소장에서 분비돼 정교한 혈당 조절, 지방대사 활성화, 포만감 유지 등의 역할을 한다. 포만감을 유지하며 식욕을 억제하는 게 비만 치료의 가장 큰 핵심인데 인체에서 분비되는 인크레틴 호르몬은 작용 시간이 매우 짧다. 따라서 이와 유사한 물질을 주입하여 장시간 작용하도록 만든 게 최근 인기를 끄는 GLP-1 작용제 주사제다. 

 

안 과장은 “인크레틴 호르몬은 포만감 유지를 위해 위장관계의 운동을 지연시키기 때문에 주사형 치료제의 가장 큰 단점인 소화 불량 증상이 나타난다”며 “식사 후 속이 더부룩하거나 메스껍고 변비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1~2개월 후 대부분 증상은 완화되며 약 6개월 사용 시 평균 10% 정도의 체중 감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인크레틴 호르몬이 다양한 심혈관계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속속 발표되고 있어 향후 비만뿐만 아니라 대사성질환 치료제로도 주목받고 있다.

 

부작용 없고 효과적인 다이어트 방법은?

 

음식 섭취량을 줄이거나 운동을 통해 활동량을 늘리는 게 가장 중요한 다이어트 방향이다. 

 

배가 고프면 음식에 대한 욕구가 더욱 강해지고, 억지로 참으면 스트레스로 인해 다이어트를 오래 지속하기 어려워진다. 공복이 되면 위에서는 ’그렐린(Ghrelin)’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해 식욕을 자극한다. 결국 위가 완전히 비어있지 않게 하는 게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이때 양배추, 토마토와 같은 ’마이너스 푸드’를 활용하는 게 효과적이다. 마이너스 푸드란 음식 자체의 칼로리는 낮고 음식을 소화하는데 많은 에너지가 사용되는 음식을 말한다. 주로 섬유질이 많고 수분이 풍부한 채소들이 이에 속한다. 맛이 없어서 먹기 힘들 것 같다는 오해가 있지만 찾아보면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조리하는 방법들이 있다.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처음부터 너무 과하게 운동 계획을 세우는 것입니다. 운동의 중요성을 알기에 다이어트 초반 며칠은 고통스러울 정도로 운동을 열심히 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무리하면 오히려 쉽게 지치는데 이는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다. 

 

효과적인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장기간 꾸준히 시도할 수 있도록 본인에게 맞는 운동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숨이 차고 땀이 많이 날 정도로 힘든 운동보다 빠르게 걷기처럼 가볍고 옆 사람과 대화하기 약간 힘들 정도의 심박수(분당 100~120회)로 운동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극심한 공복감과 무리한 운동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성공적인 다이어트를 방해한다. 지속 가능한 방법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안 과장은 “비만은 거의 모든 질병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만큼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면서도 “건강상 필요가 없음에도 무조건 날씬해지려는 생각에 무분별하게 약물을 사용하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 사회의 넘쳐나는 다양한 종류의 음식과 과도한 광고 노출, 사회적‧문화적‧감정적 요인들이 섞여 과식을 유도하고 있다. 자신의 건강상태를 잘 알고 올바른 방법으로 체중을 조절하는 지혜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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