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원(왼쪽)·한현호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성형외과 교수
피판이란 몸의 한 조직을 다른 부위에 옮겨 조직재건에 사용하는 방법이다. 상피내암, 편평세포암, 유방외 파젯병 등을 치료하기 위해 종양을 제거하려면 회음부의 광범위한 결손은 필수였다.
이 교수팀이 개발한 신 수술법은 사용된 피판 모양이 갈매기가 날개를 펼친 형상과 비슷해 ‘갈매기날개 피판술’로 명명됐다. 먼저 초음파를 이용해 내음부천공지혈관(동맥에서 나와 피부로 올라오는 미세혈관)을 찾은 뒤 결손 부위 크기에 맞게 도안된 피판에 연결한다. 피판에 혈류를 공급하는 내음부천공지혈관을 보존해야 하므로 피판을 외음부와 질 모양에 맞춰 150~180도 회전하고 셋팅한 뒤 봉합한다.
이 수술을 받은 환자 9명은 현재까지 특별한 합병증이 없을 정도로 수술 결과가 좋다. 수술 후 당겨지는 부위가 없어 수술 당일 가벼운 보행이 가능했고, 2일째부터는 좌욕을 할 수 있어 별도의 소독치료가 필요하지 않았으며, 4~7일째 퇴원했다.
기존엔 종양제거 후 억지로 봉합하거나 허벅지나 엉덩이살을 이용해 피판을 제작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정상적인 회음부 모양을 만들기 어렵고 심한 변형이 발생했다. 피판시킨 허벅지나 엉덩이에 넓은 수술 흉터가 생겨 회복기간이 길고 거동도 제한돼 만족도가 낮았다.
이 교수는 “새롭게 개발된 수술법은 피판 부위가 사타구니 주름 근처여서 육안상 잘 보이지 않고 속옷이나 수영복으로 완전히 가릴 수 있어 미용 효과가 우수하다”며 “여성 회음부의 3차원적 구조에 맞추어 도톰한 외음부 모양을 만들어주고 질 입구를 감싸면서 가장 자연스러운 여성의 성기 모양을 회복시킨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 만든 외음부가 질 입구를 조요주는 원래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수술 후 성관계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새 수술법은 유럽 권위적 학술지 ‘국제창상저널(International Wound Journal)’ 지난 1월 인터넷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