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머크(MSD)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시다라테라퓨틱스(Cidara Therapeutics)를 인수하면서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을 위한 항바이러스제 후보물질을 확보했다.
MSD는 자회사를 통해 시다라를 주당 현금 221.50달러, 총 거래가치 약 92억달러에 인수하는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현지시각) 발표했다. MSD는 시다라 인수를 통해 인플루엔자 합병증 고위험군의 인플루엔자 감염 예방을 위한 장기 지속형 균주 불문 항바이러스제 ‘CD388’을 신약 파이프라인에 추가했다. MSD의 시다라 인수 절차는 내년 1분기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다라의 주요 후보물질인 CD388은 인플루엔자 A형 및 B형 예방을 위해 설계된 인간 항체 Fc 단편에 안정적으로 접합된 강련학 저분자 뉴라미니다제 억제제의 여러 카피로 구성돼 있다. 시다라는 독자적인 ‘Cloudbreak’ 플랫폼을 활용해 표적 저분자 또는 펩타이드(여러 종류의 뉴라미니다제 억제제 카피)를 독자적인 인간 항체 단편에 결합한 새로운 약물-Fc 접합체(drug-Fc conjugates. DFC)를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약물은 질병 표적을 직접 억제하는 동시에 면역 매개 질병 제거를 유도하도록 설계될 수 있다. 이같은 상호 보완적인 메커니즘은 효능과 선택성을 부여하는 동시에 반감기를 연장하고 면역반응을 유도해 질병 제거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인플루엔자 합병증 위험이 높은 사람의 인플루엔자 감염을 예방하도록 설계됐고, 인플루엔자 시즌 동안 지속적인 보호 효과를 제공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
시다라는 올해 6월에 2b상 시험을 발표했는데, 이 시험에서 최고 용량인 450mg의 CD388이 백신을 맞지 않은 성인의 계절성 독감에 대해 위약과 비교하여 76%의 보호 효과를 보인 반면, 저용량인 300mg과 150mg은 각각 61%와 58%의 보호 효과를 보였다.
이후 시다라는 3상에서 가장 높은 용량을 투여했으며, 보건복지부(HHS) 산하 생물의학첨단 연구개발국(Biomedical Advanced Research and Development Authority, BARDA)으로부터 최대 3억3900만달러의 자금을 지원받았다. 이 중에는 2년 동안 5800만달러의 현금이 포함됐는데 이는 미국에서 CD388의 국내 생산을 시작하고 ‘최초 상업적 공급망’을 구축하라는 조건이 달려 있다.
BARDA 자금 지원은 2024년 4월 존슨앤드존슨이 급작스럽게 모든 감염병 및 백신 연구개발(R&D) 투자비를 축소하면서 얀센과의 파트너십을 잃은 시다라에게 큰 도움이 됐다. 시다라는 존슨앤드존슨으로부터 자산(항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제) 회수를 위해 얀센에게 8500만달러의 선금을 지급했다.
미국 머크(MSD)와 시다라테라퓨틱스 로고
이번 계약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이끄는 보건복지부(HHS)가 mRNA 독감백신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시다라는 이에 약물-Fc 접합체가 백신이나 단일클론항체가 아니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오히려 “장시간 작용하는 저분자 억제제”역할을 하도록 고안된 저분자량 생물학적제제라고 시다라는 강조하고 있다. 시다라는 CD388이 백신이 아니기 때문에 면역반응에 의존하지 않으며 면역 상태와 관계없이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CD388은 인플루엔자 합병증 발병 위험이 높은 성인 및 청소년 참가자를 대상으로 3상 ‘ANCHOR’ 임상시험에서 평가받고 있다. 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북반구 지역의 150개 기관에서 참가자 모집이 진행 중이며 목표 참가자 수는 6000명이다.
이 연구는 내년 1분기에 중간 분석을 실시해 임상시험 규모 및 검정력을 평가하고 추가 모집 필요성을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b상 ‘NAVIGATE’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CD388을 혁신치료제로 지정한 바 있다.
NAVIGATE 연구는 18~64세의 건강한 백신 미접종 성인에서 검사실 확인된 증상성 인플루엔자 예방과 관련된 모든 1차 및 2차 평가지표를 충족했다.
시다라의 제프리 스타인(Jeffrey Stein)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는 “2b상 NAVIGATE 연구는 CD388이 인플루엔자 예방에서 미충족 의료수요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추가 치료 옵션임을 입증하는 강력한 결과를 제시했다”면서 “MSD의 글로벌 개발, 규제, 상업화 역량은 이 중요한 혁신을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제공하는데 필요한 전문성과 자원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MSD의 로버트 데이비스(Robert M. Davis)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는 “우리는 과학 중심의 사업 개발 전략을 계속 실행하고 있으며 합병증 위험이 높은 사람에서 인플루엔자를 예방하도록 설계된 잠재적 계열 내 최초의 장기지속형 항바이러스제 CD388을 확보해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다라 팀이 이뤄낸 놀라운 진전을 바탕으로 개발을 계속할 것이며 CD388이 향후 10년 동안 또 하나의 중요한 성장동력이 돼 주주들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할 잠재력이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MSD연구소 사장 딘 리(Dean Y. Li) 박사는 “인플루엔자는 특히 노인층과 암 및 만성질환 등을 앓는 면역저하자에게 광범위한 질병, 이환율, 사망을 초래하는 심각한 글로벌 보건 위협으로 남아 있다”며 “CD388은 고위험군에서 증상성 인플루엔자 예방을 위해 평가되고 있는 중요한 균주 불문 특성을 가진 새로운 후기 단계 후보물질”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