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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뇌출혈의 ‘골든타임’은 없다 … 알아채면 바로 치료 시작해야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5-10-31 10:3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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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뇌경색 골든타임은 발생후 4.5시간 이내 … 뇌출혈 증상 경미하면 경과관찰, 약물치료
  • 심할수록 코일색전술, 방사선수술(감마나이프), 개두술로 대처 … 뇌동맥류 파열은 시한폭탄, 미리 손써야

뇌출혈은 발생 부위, 크기, 종류에 따라 위험도가 다양하다. 일반적인(자발성) 뇌출혈은 초기 치료가 잘 이뤄지면 후유증 없이 회복되는 경우도 있지만, 전반적인 사망률은 뇌경색보다 높으며, 특히 젊은 층에서 발생 시 치명률이 높을 수 있다. 

 

특히 뇌동맥류 파열에 의한 지주막하 출혈은 사망률이 높아서 약 50%가 사망하고 20~30%는 살아나도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전영일 건국대병원 신경외과 교수의 도움말로 뇌출혈의 다양한 양상과 대처법에 대해 알아본다. 

 

뇌출혈은 뇌에 있는 혈관이 터져서 발생한다. 주로 자발성(自發性) 뇌출혈, 지주막하(거미막밑, subarachnoid) 출혈의 형태로 나타난다. 

 

자발성 뇌출혈은 뇌조직 안에 덩어리져 있는 출혈로 혈관이 낡고 약해지면 발생할 수 있다. 노화나 고혈압이 자발성 뇌출혈의 주된 원인이고 드물지만 선천적 혹은 후천적 혈관기형(뇌동정맥기형)이나 모야모야병 때문에도 생길 수 있다. 노화나 고혈압 때문에 생기는 뇌출혈은 소혈관(小血管)이 터지기 때문에 출혈양이 적으면 혈종이 천천히 녹아 흡수되면서 터진 부위도 같이 아문다. 출혈량이 많으면 즉시 수술로 혈종을 제거하여 뇌압을 낮춰주고 터진 부위를 지혈해야 한다.

 

지주막하 출혈은 뇌를 둘러싸고 있는 막(지주막 또는 거미막) 아래에 넓게 퍼져있는 출혈로 대부분의 원인은 뇌동맥류의 파열이다. 뇌동맥류는 뇌 바닥의 굵은 혈관에 주로 생기는데 터질 때 매우 높은 압력의 출혈을 사방으로 퍼뜨려서 뇌손상과 함께 뇌압이 급격히 상승하므로 즉각적인 처치가 필요하다.

 

뇌출혈이 뇌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1차 신경손상, 2차 신경손상으로 나눠 볼 수 있다. 1차 신경 손상은 뇌조직 안에서 출혈이 발생하게 되면 주변에 있는 조직이 불가피하게 손상을 받는 것이다. 터질 때 압력이 높을수록 많은 양의 혈액 덩어리가 생기며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주변 뇌조직은 사방으로 찢기거나 뭉개지게 된다.

 

2차적 손상은 혈액 덩어리가 생기거나 주위 조직이 부어서 뇌압이 올라가게 되고 한계 이상으로 상승한 뇌압을 조절해주지 않아 출혈의 중심에서 멀리 떨어진 부위까지 손상이 진행되는 것이다. 

 

1차적인 손상만 있는 경우에는 출혈 부위에 국한된 신경학적 증상만을 보이나 뇌압이 올라 뇌부종이 생기고 뇌 전체가 영향을 받게 되는 2차 손상이 진행되면 의식이 없어지고 혼수나 사망으로 이어지게 된다. 1차적인 뇌손상은 되돌릴 수 없지만 적절한 조치를 취하면 2차 손상이 진행되는 것을 멈추거나 약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뇌출혈에 대한 치료는 뇌압을 조절하고 재출혈을 막는 데 초점을 맞추게 된다.

 

뇌압 상승이 심하지 않으면 적절한 약물치료로 뇌압이 조절이 되기도 하지만 계속 악화되거나 한계 이상으로 상승할 경우 개두술(開頭術, craniotomy)을 하지 않고서는 뇌압을 조절하는 게 불가능하다. 개두술은 혈종이나 뇌척수액을 제거하여 즉각적으로 뇌압을 조절하면서 출혈부위도 치료할 수 있다. 개두술 후에도 뇌압이 계속 상승한다면 회복이나 생존은 기대하기 어렵다.

 

뇌압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때에는 개두술을 하지 않고 출혈을 일으킨 부위만 치료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코일색전술(coil embolization)같은 혈관내수술(endovascular surgery) 또는 감마나이프 등을 이용한 방사선수술(radiosurgery) 등이다. 이들 치료법들은 단독으로 사용할 때도 있지만 치료 효과를 높이고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같이 강구하기도 한다.

 

뇌출혈은 발생한 후에 치료하는 것보다 예방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 건강검진을 하거나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정밀검사를 하여 미리 발견하고 치료하는 게 좋다. 이러한 예방적 치료에 선택되는 수술 방법은 뇌출혈이 발생했을 때 사용하는 것과 같다. 다만,미래의 잠재적인 위험에 대처하는 것이니만큼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서 수술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수술 방법의 안전성은 환자의 상태와 병변의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 경험이 많은 신경외과 전문의는 각각의 병변에 어떤 방법을 적용해야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다.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이 약해져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상태를 말하는데, 파열돼 지주막하 출혈을 일으키면 심각한 장애나 사망에 이를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미리 발견하고 치료해야 한다. 다만 검사로 발견된 모든 동맥류가 모두 파열되는 것은 아니므로 치료 여부는 신경외과 의사와 상의해서 결정하는 게 좋다.

 

파열되지 않은 뇌동맥류를 발견했을 경우, 크기와 위치, 모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 방법을 결정한다. 파열 위험성이 아주 낮은 동맥류는 치료하지 않고 정기적으로 크기나 모양이 변하는지 확인만 한다. 대개 3mm 이하의 동맥류가 여기에 해당되는데 크기가 작더라고 치료하는 것이 안전하겠다고 판단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70대 이후에는 뇌동맥류의 특성 뿐 아니라 환자의 건강 상태와 동반된 질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

 

치료를 하겠다고 결정하면 혈관내수술(코일색전술)이나 개두술(클립결찰술) 중에 어느 방법을 선택할지 결정해야 한다. 코일색전술은 절개하지 않고 개두술에 비해 짧은 시간 내에 치료하고 퇴원할 수 있어 편리한 반면 수술 후에 오랜 기간 항혈소판제제(아스피린 등)를 복용하거나 재발에 대비하여 자기공명혈관조영(MRA) 검사를 오랫동안 반복해서 받아야 한다. 개두술은 절개를 하고 수술 시간 및 입원 기간이 길지만 치료 후에는 재발이 적어 정기적인 검사를 하지 않고 약물복용도 필요치 않다. 어느 방법을 선택하든 예방적인 수술은 안전성을 가장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며 편리하다고 한 가지 방법을 고수하기보다는 불편함이 따르더라도 좀 더 안전한 다른 방법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뇌동맥류를 조기에 발견하여 지주막하출혈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정기적인 검진이 다. 30대 이전의 뇌동맥류 발생과 파열은 매우 드물기 때문에 너무 이른 나이부터 검진을 받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보통은 40대가 넘어가면서 검진을 받는 것이 적당하지만 뇌동맥류로 진단받은 가족이 있으면 좀 더 일찍 검사하는 게 좋다. 검사방법은 MRA나 컴퓨터단층혈관조영술(CTA)가 가장 효과적이다.

 

뇌출혈 나아가 뇌동맥류를 예방하려면 평소에 혈압을 잘 관리하고 금연, 절주, 규칙적인 운동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게 좋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 과음 등은 혈관질환 발생과 관련이 있으므로 이런 위험요소들을 잘 관리해야 한다. 특히 고혈압은 자발성 뇌출혈의 가장 주된 원인이므로, 고혈압 약을 복용중이더라도 혈압이 정상 범위로 유지되고 있는지 자주 확인해야 한다. 평소에 짜고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면 혈압 관리에 도움이 된다.

 

뇌동맥류나 혈관기형이 없는데도 뇌혈관이 스스로 터져 뇌조직 내에 혈액이 고일 수 있다. 주로 노화나 고혈압으로 인해 약해진 소혈관이 터지는 것으로. 만약 혈종이 크면 뇌압 상승으로 뇌 손상이 진행될 수 있다.

 

자발성 뇌출혈은 응급 상황이므로 즉각적인 처치로 뇌압을 조절하고 출혈부위를 치료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뇌경색의 골든타임은 증상 발생 후 4.5시간이지만 뇌출혈은 가능한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다만 출혈량이 적고 뇌압 상승이 심하지 않으면 약물을 사용하여 혈압과 뇌압을 조절한다. 하지만 출혈량이 많고 뇌압 상승이 심해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날 경우, 두개골을 열어 혈액 덩어리(혈종)를 제거하고 출혈 부위를 지혈해야 한다. 뇌압이 높지 않는 상황에서 출혈의 원인이 뇌동정맥기형 등 특정 혈관기형일 경우, 코일색전술이나 방사선수술 등으로 해당 병변을 치료할 수 있다. 

전영일 건국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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