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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은 유전자 변이 드물어 마땅한 표적치료제도 없어 … 다케다 ‘프루자클라’가 대안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5-10-27 17: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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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의 VEGFR-1,2,3 선택적 표적 신약 … 10년 만에 등장한 대장암 치료제로 전이성암에 ‘3차 치료제’로 부각

유전자 돌연변이 발현 빈도가 낮아 3차 이상 치료제 선택지가 거의 없던 전이성 대장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등장했다. 한국다케다제약의 ‘프루자클라캡슐’(Fruzaqla, 성분명 프루퀸티닙 fruquintinib)이 4차 이상 치료제로 허가된 지 6개월 만에 3차 치료 적응증을 추가 획득하면서 그동안 치료 공백에 놓였던 환자들의 사각지대 해소 기대가 커지고 있다.

 

즉 ‘이전에 플루오로피리미딘, 옥살리플라틴, 이리노테칸을 기본으로 하는 항암화학요법과 항 VEGF 치료제 또는 항 EGFR 치료제(RAS 정상형(wild type)의 경우)로 치료받은 적이 있고, 트리플루리딘/티피라실 그리고/또는 레고라페닙으로 치료 시 질환이 진행되었거나 내약성이 없는 전이성 결장직장암’이라는 적응증 문구가 ‘이전에 플루오로피리미딘, 옥살리플라틴, 이리노테칸을 기본으로 하는 항암화학요법과 항 VEGF 치료제, 항 EGFR 치료제(RAS 정상형(wild type)의 경우)로 치료받은 적이 있는 전이성 결장직장암’으로 간소화됐다. 이 신약은 현재 국내 급여 등재를 위한 심사 절차가 진행 중이다.

 

한국다케다제약은 27일 프루자클라 3차 치료 적응증 확대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프루자클라는 지난 3월 초, 4차 이상 전이성 대장암 치료제로 허가받고 6개월 만인 9월 말에 3차 치료로 적응증이 확대됐다. 

 

기자간담회에서 연자로 나선 이명아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2022년 기준으로 전체 암 발생 28만2047건 중 3만3158(11%)건이 대장암 발생 건수로, 갑상선암 다음으로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전이가 되지 않은 대장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75.1%이지만 간이나 폐에 전이되면 각각 25.2%·45.7%로, 둘 다 전이되면 12.7%로 5년 생존율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 같은 국소치료가 가능하고 수술 후 생존율이 증가하는 환자도 있지만, 원격전이나 유전자 변형이 많이 일어나면 수술해도 재발률이 높다. 특히 3차 이상 항암제에서는 유전자 변이 유무에 따라 적합한 표적치료제가 4개 정도인데, 최근 5년 동안 10명도 안 될 정도로 유전자 돌연변이 발현 빈도가 낮아 이마저도 쓸 수 있는 환자가 적다.

 

돌연변이가 발현되더라도 기존 치료제인 ‘스티바가’(성분 레고라페닙)'와 ‘론서프’(성분 트리플루리딘·티피라실염산염)'가 비급여 약물이기 때문에 환자 접근성이 낮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3차 치료제에서 비급여인 약물은 이밖에 트라스트주맙 데룩스테칸(엔허투), 트라스트주맙/라파티닙 병용요법, 트라스트주맙 퍼투주맙(캐싸일라), 프루퀸티닙 등이 있다. 

 

이 교수는 “NGS 검사를 진행하더라도 3차 이상부터 발생하는 유전자 돌연변이 발현 빈도는 임상시험 환자를 모집하지 못할 정도로 적다”며 “급여 여부에 따라서 3차 치료 현황이 크게 달라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국내에서는 50세 미만 젊은 환자층에서 대장암 발생률과 연평균 증가율이 가장 높게 나타나는데, 사회·경제활동이 왕성한 연령대에서의 환자 증가세는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전이성 대장암 환자들은 질병이 진행되면서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후기 항암 치료 단계에서는 선택 가능한 치료 옵션 자체가 매우 제한적”이라며 “특히 3차 이상에서는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는 약제가 없는데다가 전신상태가 저하된 상태에서는 약물치료를 잘 못 견디기도 하기 때문에, 독성이 적은 약제가 필요한 상태이므로 의료 현장의 미충족 수요가 매우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명아 서울성모병원(왼쪽), 구동회 강북삼성병원 교수 구동회 강북삼성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3차 치료제부터 비급여 약물이 많아서 한 달에 약 300만~400만원 정도 부담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치료제는 플라시보 치료군과 비교했을 때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구 교수는 이어 프루자클라 임상시험 결과를 소개했다. 중국인 환자 4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FRESCO’ 3상 임상시험에서 프루자클라 투여군의 객관적반응률(ORR)은 5%였다. 질병조절률(DCR)은 62.2%로 위약군의 12.3% 대비 5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3.7개월로 플라시보군(1.8개월) 대비 2배 이상 연장됐고, 질병 진행 또는 사망위험은 74% 감소했다.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median overall survival, mOS)을 위약군(6.6개월) 대비 2.7개월 연장된 9.3개월(95% CI: 8.2-10.5)로 보여주었으며, 사망 위험을 35% 감소시켰다(HR=0.65; 95% CI: 0.51–0.83; P<0.001). 안전성 프로파일은 대부분 예측할 수 있거나 관리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p>

 

이 약의 원개발사가 홍콩에 기반을 둔 중국계 제약기업 허치메드(Hutchmed‧和黃醫藥)라서 중국인 환자 대상 임상이 이뤄졌다. 한편으로는 같은 아시아인이 피험자이기 때문에 한국 환자에서도 비슷한 효과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서양 환자에서 효과를 비교한 ‘FRESCO-2’에서는 이전 치료 경험이 있는 4차 환자에서 ORR 2%, 전체생존기간(OS) 7.4개월 연장 효과를 보였다. 간 전이가 있는 환자의 OS도 개선됐다.

 

구 교수는 “레고라페닙이나 론서프(TAS-102) 같은 기존 3차 약제는 반응률 1~2%, mPFS 2개월 안팎, mOS 6~7개월로 한계가 명확하다”며 “프루자클라의 생존기간 연장 혜택과 상대적으로 낮은 독성 프로파일은 현실적으로 큰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젊은 전이성 대장암 환자의 비중이 높아 치료의 지속성을 확보하는 게 특히 중요하다"며 ”프루자클라는 3차 치료 이후에도 환자들이 치료 여정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이른바 ‘브리지 약제’(bridge therapy)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장암은 폐나 간 등으로 전이가 일어나더라도 절제술·고주파 열치료·방사선 치료 등 다양한 국소 치료법을 병행할 수 있는 암종“이라며 ”특히 비교적 연령대가 낮은 국내 환자들의 경우 체력적 여력이 남아 있어, 전이 이후에도 추가 치료 기회를 충분히 모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 교수는 ”환자에게 치료제가 아예 없다고 얘기하는 것과 고비용이라 하더라도 단계별로 쓸 수 있는 약을 얘기하는 것은 분위기가 천차만별“이라며 ”우리나라는 병원 접근성도 높고 치료 반응이 좋으면 국소치료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3차 치료제에 급여가 적용된다면 다른 국가 대비 환자 생존기간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미승 한국다케다제약 항암제사업부 총괄은 ”프루자클라가 유럽·일본 포함 17개 국가에서 승인됐고 미국·영국 등 주요 국가에서 급여가 적용됐다. 특히 영국 NICE에서는 위중성과 사회적 부담 영향을 고려해 비용효과성(ICER) 부분에서 최대 가중치를 받았다“며 ”국내 환자도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정부와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프루자클라는 전이성 대장암에서 최초이자 유일하게 혈관내피성장인자 수용체(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Receptor, VEGFR)-1,2,3을 억제하는 혁신 신약이다. 이러한 기전적 이점과 혁신성을 인정받아, 2023년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우선심사 대상에 지정된 후 6개월 만에 FDA 최종 승인받았다. 국내에서도 식약처의 ‘혁신제품 신속심사(Global Innovative products on Fast Track, GIFT)’ 대상에 지정되어 올해 3월 첫 허가를 받은 데 이어, 6개월 만인 지난 9월 30일 3차 치료제로 적응증을 빠르게 확대했다. 

 

구 교수는 “프루자클라는 VEGFR-1,2,3을 높은 선택성으로 억제함으로써 불필요한 타깃을 표적하지 않아, 보다 높은 약물 노출과 지속적인 표적 억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 FRESCO-2 임상의 하위 분석에서 프루자클라는 간 전이가 있는 환자에서도 전체 생존기간 개선 추세를 보였다”며 “이는 프루자클라가 특정 바이오마커나 유전자 변이, 간 전이 여부와도 관계없이 폭넓은 전이성 대장암 환자들에서 효과와 내약성을 기대할 수 있는 치료제임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프루자클라는 이러한 임상적 유용성을 바탕으로 미국종합암네트워크(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 NCCN) 및 유럽종양학회(European Society for Medical Oncology, ESMO)에서 각각 ‘Category 2A’, ‘I, A’ 수준으로 권고되고 있다.

 

또 최신 발표에 따르면 프루자클라는 FRESCO-2 임상의 사후 분석에서 생존 기간 중 증상이나 독성이 없는 기간을 평가하는 Q-TWiST(Quality-adjusted Time Without Symptoms of disease or Toxicity) 지표도 유의하게 연장(6.3개월 vs 4.2개월) 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 교수는 “프루자클라는 임상에서 확인한 삶의 질 지표 개선과 더불어 식사에 관계없이 하루 한 번 경구 복용하는 편의성을 갖춰 전이성 대장암 환자에게 효과적이면서 삶의 질까지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자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박광규 한국다케다제약 대표는 “프루자클라는 전이성 대장암에서 FDA 기준 10년 만에 등장한 유전자 변이나 바이오마커 유무와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는 혁신신약인 만큼, 질병의 위중도가 높고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던 3차 이후 전이성 대장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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