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바이오젠은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신경퇴행성질환‧면역계질환 전문 제약기업인 반쿠아바이오(Vanqua Bio)로부터 전임상 단계의 경구용 C5aR1 길항제의 글로벌 독점적 전권을 도입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24일(현지시각) 발표했다.
보체계는 선천 면역체계를 강력하게 조절하는데, 보체계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거나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염증이나 세포 용해로 인해 신체의 취약한 세포와 장기가 손상될 수 있다.
보체계는 세 가지 주요 활성화 경로(고전적, 대체, 렉틴) 중 하나를 유도하는 다양한 외인성 또는 내인성 손상을 통해 활성화될 수 있다. 이 세 가지 경로는 보체 C3에서 합류하고, 그 후 하류인 보체 C5에서 합류한다. 보체계의 말단 구성 요소인 C5는 C5a와 C5b로 분해되어 보체계의 효과기 기능에 크게 기여한다.
C5a는 서로 반대되는 기능을 하는 두 개의 G단백질결합수용체인 C5aR1과 C5aR2를 통해 신호를 전달한다. C5a-C5aR1 결합은 백혈구(호중구 포함)를 손상 부위로 이동시키고 활성화시키는 반면 C5a-C5aR2 결합은 염증과 C5a의 신호전달 능력을 감소시킨다.
C5aR1은 보체(補體) 성분 5a 수용체 1(complement component 5a receptor 1)의 약자이다. 특히 호중구 매개질환에서 조직 염증에 관여하는 면역 연쇄반응(immune cascade)의 핵심 구성 요소를 촉진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이에 대한 길항제는 보체 유발 염증 작용을 완화시킬 수 있다. C5aR1 길항 작용은 상류 보체 구성요소 신호전달을 억제함으로써 병원균 방어(예 임질균) 및 손상된 세포의 유익한 제거에 중요한 구성 요소의 작용을 보존하는 효과가 있다.
C5aR1 길항제의 약리기전(반쿠아바이오 홈페이지)C5aR1 길항제는 생명을 위협하는 신장질환에서 스테로이드 사용을 줄이는 것으로 입증됐다. 중추신경계에서 비정상적인 C5aR1 활성화는 중추신경계 면역세포의 유해한 활성화를 촉진하여 세포 기능 저하 및 세포 사멸 증가로 이어진다. 따라서 C5aR1 길항제는 중추신경계에서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여러 질환에서 신경 염증을 감소시키고 질병 진행을 늦출 수 있다. 말초신경계에서도 보체 매개 염증 질환을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계약에 따라 반쿠아바이오는 7000만달러의 선불 계약금을 포함해 향후 개발, 인허가, 발매, 매출목표 달성 마일스톤으로 최대 9억9000만달러를 지급받을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다. 이와 별도로 매출액 단계별 로열티를 수수할 권리를 보장받았다. 반쿠아바이오는 전임상까지를 전담하고 바이오젠은 후속 단계의 임상개발과 제조, 상용화 등을 전담키로 했다.
이번 계약으로 바이오젠은 미충족 의료수요가 큰 다양한 염증성 질환들에 대응할 수 있는 면역계질환 파이프라인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바이오젠의 제인 그로건(Jane Grogan) 연구 담당대표는 “이번 합의가 선천면역 및 적응(후천) 면역 경로에 전략적으로 초점을 맞춘 가운데 포괄적인 면역계질환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바이오젠이 강력하게 노력하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며 “C5aR1은 호중구 매개 염증에 관여하는 충분하게 검증된 표적 중 하나”라고 말했다.
바이오젠은 전임상 단계에서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될 경우 2027년에 임상시험계획신청서(IND)를 제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쿠아바이오의 짐 설리번(Jim Sullivan) 대표는 “바이오젠의 사세와 개발의 엄격함, 글로벌 발매 역량 등이 염증성질환 환자를 위한 C5aR1 길항제의 개발에 최적화된 위치에 있다”며 “고도로 차별화된 C5aR1 저해제를 발굴한 것은 우리의 저분자 치료제 발굴 역량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한편 반쿠아바이오의 선도 자산은 글루코세레브로시다제(Glucocerebrosidase, GCase)를 표적하는 파킨슨병 치료 신약후보물질이다. GCase를 암호화하는 GBA1 유전자의 돌연변이는 파킨슨병의 가장 흔한 유전적 위험요인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파킨슨병 환자의 약 10%가 GBA1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다. GBA1 돌연변이를 가진 사람들은 종종 특발성(GBA1 돌연변이가 없는) 파킨슨병 환자보다 더 어린 나이에 파킨슨병을 발병하고 질병 진행이 더 빠르다. 파킨슨병 환자의 경우, GBA1 유전자 한 개의 돌연변이는 GCase 활성을 최대 50%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 GCase 효소 활성 감소 정도는 증상의 심각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GCase 활성 감소는 특발성 파킨슨병과 루이소체 치매에서도 관찰된다.
정상적 GCase는 리소좀 내 단백질과 지질의 재활용 및 처리에 필수적이다. GCase 돌연변이는 리소좀 기능장애, 세포 독성, 염증, 신경세포에 독성을 나타내는 알파시누클레인(파킨슨병 유발) 축적을 유발한다는 게 입증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