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용 폐렴구균 백신 ‘캡박시브’에 포함된 혈청형은 2017~2019년 국내 성인에서 발생한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IPD) 원인 혈청형의 74%를 차지합니다.”
최정현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1일 한국MSD가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개최한 성인 전용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캡박시브’ 국내 허가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캡박시브는 성인에서 발생하는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IPD)과 폐렴구균성 폐렴의 예방을 위해 개발된 성인 전용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이다. 지난 8월 국내 허가를 획득했다.
기존 백신은 성인과 소아 모두에게 사용돼왔지만, 폐렴구균 질환의 역학적 특성이 인구 집단별로 다르고 ‘비백신 혈청형’(백신에 포함되지 않는 혈청형)에 의한 성인 폐렴구균 질환 발생이 증가하면서 미충족 예방 수요가 존재했었다.
이에 캡박시브는 기존 13가 백신에는 없는 차별화된 8개의 고유 혈청형(15A, 15C, 16F, 23A, 23B, 24F, 31, 35B)을 포함하고 있다. 65세 이상 성인 IPD 기준으로는 이의 81%(2018~2022년 미국 기준)를 차지하는 21가지 혈청형으로 설계됐다.
최 교수는 “폐렴구균 감염증은 연령이 높을수록 발생 수도 급격히 증가하고, 65세 이상 고령층이 전체 폐렴 사망의 90% 이상을 차지한다”며 “폐렴은 국내 사망 원인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사회적 부담이 큰 질환이지만 과거보다 진보된 폐렴구균 백신이 개발됐음에도 2014~2019년 고령층의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 발생률에는 큰 변화가 없어 실제 질환부담 감소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는 성인 중 3분의 1은 기존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혈청형에 의해 폐렴이 걸리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국내 급속한 고령화 속 성인 IPD에 초점을 맞춘 예방 전략을 제시함으로써 고령층의 입원과 사망을 줄이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캡박시브는 현재 국내 허가된 단백접합 백신 중 가장 넓은 혈청형을 커버한다”고 말했다.
최정현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21일 한국MSD가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마련한 성인 전용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캡박시브’ 국내 허가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이날 조재용 한국MSD 백신사업부 전무는 “소아 NIP(국가필수예방접종)가 광범위하게 시행되는 국가에서는 백신에 포함된 혈청형이 감소하는 반면 비백신 혈청형(Non-vaccine serotype)이 증가하는 이른바 혈청형 대치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로 인해 비백신 혈청형이 성인 폐렴구균 질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면서 예방 공백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경우 2024년 기준 1세 소아의 폐렴구균 백신 접종률이 97%에 달해 성인에 간접 보호 효과가 있으므로 이제는 비백신 혈청형에 대한 새로운 예방 옵션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캡박시브는 8가지 고유 혈청형을 추가해 성인 폐렴구균 질환 커버리지를 약 81%까지 확장했다”고 말했다.
18세 이상 성인 약 8400명 대상 임상연구 결과, 이전에 폐렴구균 백신 접종 경험이 없는 18세 이상 2656명에게 캡박시브(21가) 또는 PCV20(대조군, 화이자 20가 백신 ‘프리베나20’)을 1회 접종했더니 접종 후 30일 시점에서 캡박시브는 대조군과 공통으로 포함된 10개 혈청형 모두에서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캡박시브에만 포함된 11개 혈청형 중 10개 혈청형에서는 대조군 대비 우수한 면역원성이 나타났다.
캡박시브는 미국, 호주 등 주요 국가의 권고안에서 50세 이상 또는 고위험군 성인에게 단독 접종을 권장받고 있다.
최 교수는 접종 가이드라인과 관련해 “미국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에서는 이전 백신 접종 이력과 무관하게 50세 이상 성인과 19세~49세 면역저하 또는 만성질환이 있는 성인에게 PCV21(캡박시브) 1회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SD는 소아부터 성인까지 연령별 맞춤 예방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 ‘투 트랙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소아 예방에는 15가 단백접합 백신 ‘박스뉴반스’를, 성인 예방에는 21가 단백접합 백신 ‘캡박시브’를 중심으로 폐렴구균 예방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경쟁자인 한국화이자는 2024년 11월 4일, 20가 백신인 ‘프리베나20’이 국내 허가를 받았다. 생후 6주 이상 모든 연령대에 접종할 수 있다. 2025년 10월 1일부터 생후 2개월 이상, 만5세 미만 소아청소년이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NIP)에 따른 프리베나20 무료 접종 수혜자로 혜택을 볼 수 있다.
한편 캡박시브는 지난 9월, 소아청소년에서도 긍정적인 면역반응을 입증했다. 미국 머크(MSD)는 9월 11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개최된 유럽 임상미생물학ㆍ감염질환학회(ESCMID) 백신 컨퍼런스에서 3상 'STRIDE-13' 결과를 발표했다.
폐렴구균 백신 1차 접종을 완료했고 폐렴구균 질환 발병 위험을 높이는 만성 질환을 하나 이상 가진 2세 이상 18세 미만 소아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캡박시브의 안전성, 내약성, 면역원성을 폐렴구균 23가 다당류 백신(PPSV23)과 비교 평가했다.
캡박시브는 백신 접종 후 30일 시점에 혈청형 특이 OPA(Opsonophagocytic activity) 기하평균역가(OMT)를 평가한 결과 21개 혈청형(균주) 모두 면역반응을 유도한 것으로 나타났다(2차 평가지표 충족).
또 캡박시브는 접종 후 30일 시점에 혈청형 특이 OPA 기하평균역가를 기준으로 PPSV23과의 공유 혈청형 12개에 대해 비열등성이 확인됐고 고유 혈청형 9개에 대해서는 PPSV23 대비 우월성을 입증했다(1차 평가지표 충족).
캡박시브는 미국에서는 18세 이상에서 폐렴구균 혈청형(3, 6A, 7F, 8, 9N, 10A, 11A, 12F, 15A, 15B, 15C, 16F, 17F, 19A, 20A, 22F, 23A, 23B, 24F, 31, 33F, 35B)으로 인해 발생하는 침습성 질환 및 폐렴 예방 용도와 혈청형(3, 6A, 7F, 8, 9N, 10A, 11A, 12F, 15A, 15C, 16F, 17F, 19A, 20A, 22F, 23A, 23B, 24F, 31, 33F, 35B)로 인해 발생하는 폐렴 예방 용도로 승인받았다.
캡박시브는 성인에 특화된 백신으로 설계됐다. 2018-2022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데이터에 따르면 캡박시브는 50세 이상 성인에서 발생하는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IPD) 사례의 약 84%를 차지하는 혈청형에 대해 예방효과를 제공하며 이에 비해 폐렴구균 20가 접합백신(PCV20)의 경우 약 52%의 혈청형을 예방한다.
캡박시브는 2세~17세를 대상으로 한 2019-2023 CDC 데이터에 따르면 IPD 발병 위험이 높은 2세 이상 18세 미만 소아 및 청소년에서 IPD 사례의 약 78%를 차지하는 혈청형과 IPD 사례의 약 34%를 차지하는 고유 혈청형 11개에 대해 예방효과를 제공할 잠재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