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의 혈액암 치료제 ‘가싸이바주’(GAZYVA, 성분명 오비누투주맙, Obinutuzumab)가 미국에서 표준치료를 받고 있는 활동성 루푸스 신장염(LN) 성인 환자의 치료제로 20일(현지시각)승인받았다.
가싸이바는 적격 환자에게 첫 번째 주입 이후 주입 시간을 90분으로 단축할 수 있도록 허가받았다. 또 첫 해에 연간 4회 투여한 이후에는 연 2회 투여할 수 있어 기존 표적치료제보다 효과적이면서 잠재적으로 더 편리한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다.
이번 승인은 2상 ‘NOBILITY’, 3상 ‘REGENCY’ 임상시험의 긍정적인 결과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REGENCY 연구 결과 가싸이바와 표준치료(미코페놀레이트 모페틸(상품명 셀셉트) 및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병용 투여군의 거의 절반(46.4%)이 완전신장반응(Complete Renal Response, CRR)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에 비해 표준치료 단독군은 33.1%였다.
아울러 보체 수치의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개선과 항 이중가닥DNA 항체(anti-dsDNA) 감소,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사용량, 단백뇨 개선 등이 검사상 수치의 개선이 함께 나타나 질환 조절 능력이 향상됐음을 입증했다. 가싸이바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혈액암 적응증에서 관찰된 기존의 내용과 일치했다.
로슈의 최고의학책임자 겸 글로벌 제품개발 총괄 레비 개러웨이(Levi A. Garraway) 박사는 “완전신장반응을 달성한 루푸스 신장염 환자들은 신장 기능이 보존되고 말기 신장 질환으로의 진행이 지연되거나 예방될 가능성이 더 높다”며 “이번 가싸이바의 신규 적응증 승인은 장차 새로운 표준요법을 향한 중요한 진전을 의미하며 의료진이 환자에게 보다 효과적인 질환 조절약물을 제공하게 할 것”이라고 기대를 말했다.
루푸스 신장염은 B세포가 지속적인 염증을 유발해 신장을 손상시키고 정상적인 기능을 저하시킴으로써 발병한다. 전 세계적으로 170만 명 이상에게 영향을 미친다. 치료하지 않을 경우 환자 중 최대 3분의 1이 말기 신장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으며 이 경우 투석이나 이식이 필요한 상황에 몰리게 된다.
가싸이바는 특정 유형의 B세포에서 발견되는 단백질인 CD20에 결합하도록 설계된 Type II 조작형 인간화 단일클론항체다. 가싸이바는 질병을 유발하는 B세포를 제거해 신장의 추가 손상을 제한하고 잠재적으로 말기 신장 질환으로의 진행을 예방하거나 지연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19년에 NOBILITY 2상 결과를 바탕으로 가싸이바를 루푸스 신장염에 대한 혁신치료제로 지정한 바 있다.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지난 17일, 활동성 루푸스 신장염 치료제로서 가싸이바(유럽 제품명 GAZYVARO)의 승인을 권고하는 긍정적인 의견을 제시했으며 가까운 시일 내에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최종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싸이바는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소포성(여포성) 림프종 등 혈액암에 대한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전신홍반루푸스, 막성 신장병증, 특발성 신증후군, 소아 및 청소년 루푸스 신장염 치료제로도 연구되고 있다. 로슈는 가싸이바 외에도 희귀 및 일반 신장질환과 신장 관련 질환의 면역 조절인자를 표적으로 하는 광범위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