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스바이오테라퓨틱스(Stealth BioTherapeutics)의 바스증후군(Barth syndrome, 또는 바르트증후군) 치료제 ‘포르지니티니’(Forzinity, 성분명 엘라미프레타이드, elamipretide)가 길고 험난한 여정 끝에 마침내 지난 19일(현지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가속승인을 획득했다.
이 신약은 심장과 다른 근육을 약화시키는 X-연관 유전질환의 일종인 바스증후군을 개선한다. 바스증후군은 운동 불내성, 근육 약화, 극심한 피로, 심부전, 감염증 재발, 성장 지연 등을 초래하는 초희귀 유전성 질환으로 수명 단축과 직결돼 전체 환자의 85% 정도가 5세 무렵에 사망한다. 거의 대부분 남아(男兒)에서 발병하며, 전 세계적으로 남아 100만명 당 1명 정도의 비율로 발생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이나 유럽에서 허가받은 치료제가 없었다.
엘라미프레티드는 미토콘드리아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로 미토콘드리아 내막을 안정화하고 기능을 개선하는 기전이다. 구체적으로는 미토콘드리아 내막의 카디오리핀(cardiolipin, 필수지방의 일종)에 결합하여 안정화시키고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향상시킨다. 이는 ATP(아데노신 삼인산) 생성을 증가시키고, 유해한 활성산소 (ROS) 생성을 감소시키며 , 미토콘드리아 전자전달계의 안정성과 기능을 향상시킨다. 전반적으로 세포 에너지를 증가시키고 산화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를 완화하게 된다.
엘라미프레티드는 3상 ‘SPIBA-001’ 자연사 대조 연구와 2상 ‘TAZPOWER’ Part 2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2024년 5월 FDA에 승인 신청이 접수됐다. 2025년 1월 29일로 심사 기한이 설정됐다.
임상 결과 6분 보행 검사(6MWT), 피로, 심장 기능의 장기적 개선 등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FDA는 2024년 10월, 찬반 여부를 자문위 표결에 부쳤다. 엘라미프레티드가 6분 보행 거리(6MWD)라는 1차 평가지표에 관해 통계적 유의성이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표결 결과 10대 6으로 찬성이 반대보다 많아 ‘승인 권고’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FDA는 올해 1월 23일에 승인 결정 예정일을 당초 1월 29일에서 4월 29일로 3개월 연장한다고 스텔스바이오테라퓨틱스에 통보했다. 석 달이 지난 4월 29일, FDA는 허가 거절을 최종 통보했다. 이에 스텔스는 석 달이 지난 올해 8월 18일에 다시 FDA에 신약승인신청을 다시 제출했다. 새로운 임상시험 자료가 포함되진 않았고 경미한 안전성 개선 내용, 앞서 지적된 제조공정상 결함(제3자 제조시설의 cGMP 준수 여부) 해결 내용 등을 담았다.
FDA는 환자단체의 절절한 허가 승인 호소, 자문위의 과거 승인 권고, 스텔스바이오의 임직원 30% 해고 등 도산 직전의 경영 위기 등을 감안해 이번에 가속승인을 내렸다. FDA는 2026년 2월 15일로 처방약생산자수수료법(PDUFA)에 따른 새로운 심사기한을 설정했지만, 지난달에 이달(9월) 26일까지 결정을 내릴 계획이라고 미리 일러줬다.
승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환자단체와 미국 연방의원들의 압력으로 판단된다. 지난 6월 30일, 14명의 의원이 FDA 총괄국장(우리나라의 식약처장) 마티 마카리(Marty Makary) 박사에게 서한을 보내 포르지니티 승인 절차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7명의 의원이 다시 그에게 서한을 보내 이 신약후보물질의 인허가 과정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몇 주 후, 의사와 과학자 연합단체가 마카리에게 또 다른 편지를 보내 즉시 허가 방침을 바꾸라고 요청했다. 당시 이 단체는 “포르지니티 허가 지연으로 약물 후원사(스텔스)는 재정적 파탄 직전까지 몰렸고, 결국 9월 초부터 엘라미프레티드를 환자로부터 철수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FDA는 이번 허가와 관련, “포르지니티가 심각한 질병에 대한 치료의 공백을 메울 것이라고 믿고 있으며, 기존의 증거는 이론적으로는 환자에게 유익한 결과를 예측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지만 환자에게 직접적으로 유익한 결과를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번 규제 승인은 이 약물이 무릎을 펴는 데 사용되는 근육의 근력을 향상시킨다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FDA는 이러한 개선이 ‘더 쉽게 서거나 더 멀리 걸을 수 있는 능력’과 같은 더 나은 임상적 결과를 도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FDA 승인 사항에 따르면 포르지니티는 체중이 60파운드 이상인 환자에게 매일 피하주사한다. FDA는 가속승인 조건으로 포르지니티 제조업체(스텔스)가 승인 후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 대조군 평가를 시행해 무릎 근력을 향상시키는 결과가 환자에게 유익한지(6분보행거리 연장 및 증상 감소 효과)를 확인하라고 요구했다.
엘라미프레타이드는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패스트트랙’ 및 ‘소아희귀질환치료제’ 등으로 지정받았다. 또 유럽의약품청(EMA)에선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 
스텔스바이오테파퓨틱스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인근 소도시 니덤(Needham)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미토콘드리아 기능저하 질환을 전문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에 나스닥 티커도 MITO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