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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나스, 화이자와 공동 개발해온 유방암 후보물질 ‘벱데제스트란트’ 라이선스-아웃 결정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5-09-19 14:3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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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약승인 과정에서 적응증 범위 ‘ESR1 돌연변이 2차 치료제 단일요법’으로 국한돼 입지 위축
  • 경영난으로 5월부터 인력감축 등 시행, 현금 확보 차원 … 다른 항암제와 병용요법도 사실상 실패
  • 아비나스, 추가 개발 흥미 잃어 … 새로운 1상 단계 3가지 분해제 계열 신약후보 개발에 주력할 듯

화이자와 아비나스(Arvinas)는 공동 개발해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심사를 밟고 있는 벱데제스트란트(vepdegestrant‧ARV-471)에 대해 상업화 권리를 제3자의 제약사에 라이선스아웃(매각)하기로 제휴 내용을 변경했다고 지난 17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양사는 벱데제스트란트의 상업적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역량과 전문성을 보유한 파트너를 찾는 작업을 개시할 것이라고 이날 설명했다. 

 

현재 벱데제스트란트는 ‘이전에 내분비 기반 치료를 받은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ER+),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2 음성(HER2-), 에스트로겐 수용체 1(ESR1) 돌연변이,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치료를 위한 단독요법’으로 승인 심사를 받고 있다. 처방약생산자수수료법(PDUFA) 규정에 의거, 내년 6월에 벱데제스트란트의 승인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벱데제스트란트는 단백질 가수분해 표적화 키메라(PROTAC: PROteolysis Targeting Chimera) 기전을 활용한 최초의 경구용 에스트로겐 수용체(ER) 분해제로, 체내 단백질 분해 시스템(유비퀴틴-프로테아좀 경로)을 활용해 ER을 표적으로 삼아 제거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ER과 결합한 뒤 ER을 세포내 단백질 분해 시스템에 직접 전달해 강제적으로 완전 분해하는 기전으로 ER변이(ESR1 변이)에도 대응이 가능하고 내성 발생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기대되는 약물이다. 기존 내분비 치료제에 내성이 발생한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옵션으로 기대된다.

 

벱데제스트란트는 기존의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분해제((selectively esterogen receptor degrader, SERD)와 차별화된 기전으로 작용한다. SERD는 에스트로겐 수용체에 결합하여 구조적 변화를 유도하고, ER이 작동하는 것을 방해하고 결국 분해되도록 유도한다. 이로써 암세포 내 에스트로겐 신호전달을 효과적으로 억제해 종양 성장을 저지한다.  

아비나스는 미국 코네티컷주 뉴헤이븐에 본사를 둔, 질병 유발 단백질을 분해하는 치료제 개발 전문기업이다. 화이자와 아비나스 양사는 2018년 1월 공동 연구 및 라이선스 제휴를 처음으로 맺으면서 파트너십을 구축한 바 있다.

 

2021년 7월 22일에는 벱데제스트란트의 공동 개발 및 상업화를 구체화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개발 비용과 상업화 비용, 수익을 공동 분배하는 방식으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당시 화이자는 선불계약금으로 6억5000만달러를 지급하고, 최근 30일 종가의 가중평균치에 30% 프리미엄을 얹은 신주 발행 물량을 3억5000만달러에 사들여 아비나스에 지분 투자하고, 마일스톤으로 최대 14억달러(승인 시 4억달러, 판매 마일스톤으로 최대 10억달러)를 아비나스에 제공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양사는 17일 발매를 맡을 제3의 제약사를 찾는 게 벱데제스트란트의 가치를 100% 이끌어 낼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는 믿음을 같이했다. 벱데제스트란트가 허가를 받으면 신속하게 공급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아비나스는 벱데제스트란트의 매각을 위해 외부 재무‧법무 자문사들과 함께 자사의 사업과 전략적 계획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아비나스의 존 휴스턴(John Houston) 대표는 “이번 발표는 벱데제스트란트를 환자들에게 공급하기 위한 우리의 목표 이행을 한층 더 뒷받침하는 것”이라며 “벱데제스트란트의 차별화된 프로필은 항암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려는 잠재적 파트너들의 관심을 끌어모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사는 벱데제스트란트가 ESR1 변이 유방암의 2차 치료제로 계열 최고의 치료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 대형 제약회사가 FDA 승인을 기다리는 신약후보물질을 인수할 상용화 파트너를 찾는 것은 이례적이지만, 아비나스의 동향을 주의 깊게 지켜보는 사람들에게는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도 있다. 

 

이미 아비나스가 벱데제스트란트에 대해 흥미를 잃었음을 나타내는 증후가 관찰됐기 때문이다. 지난 5월 1일, 아비나스는 공시를 통해 벱데제스트란트를 화이자의 신약후보물질인 CDK4 억제제 아티르모시클립(atirmociclib) 또는 CDK4/6 억제제(화이자의 입랜스, 팔보시클립으로 추정)와 병용하는 2건의 3상 임상을 중단키로 결정했다. 예비 검토에서 부정적인 결과가 나온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당시 아비나스의 존 휴스턴 CEO는 “FDA와 협의한 결과 벱데제스트란트가 2차 치료제 이상에서 ESR1 돌연변이가 있는 유방암 환자에게만 국한될 것이라고 믿게 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 결과, 아비나스와 화이자는 FDA 신약승인신청서에 ‘2차 이상의 단일요법으로서 벱데제스트란트’의 잠재적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적시했다. 아비나스는 이와 함께 지난 5월 재정난을 이유로 회사 인력의 약 3분의 1을 감원키로 결정했다.

 

결국 이런 벱데제스트란트의 기대 이하의 상업적 성공 가능성이 라이선스아웃을 초래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현금을 확보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키우는 게 낫다는 것이 아비나스의 판단인 것으로 해석된다. 

 

아비나스는 3가지 1상 단계 PROTAC 분해제 파이프라인으로 관심을 돌릴 예정이다. 진행성 핵상 마비 및 파킨슨병 치료제로 평가 중인 LRRK2 분해제인 ARV-102, 비호지킨 림프종 치료제로 시험 중인 BCL6 분해제인 ARV-393, 악성 고형종양 치료제로 개발 중인 KRAS G12D 분해제인 ARV-806 등이 그것이다. 

 

최근 아비나스는 직원 수를 15% 추가 감축할 예정인데, 주로 벱데제스트란트 상용화와 관련된 직무를 담당했던 직원들이 그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5월부터 시작된 인력 감축과 벱데제스트란트의 새로운 파트너 물색이 성사될 경우 아비나스는 2025년에 연간 지출을 약 1억달러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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