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다케다제약은 8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세계수면학회 2025 학술대회(World Sleep 2025)에서 오베포렉스톤(oveporexton, TAK-861)의 글로벌 3상 임상시험 데이터를 발표했다. 
오베포렉스톤은 1형 기면증(narcolepsy type 1, NT1) 치료를 위한 잠재적 계열 내 최초의 경구용 오렉신 수용체 2(orexin receptor 2, OX2R) 선택적 작용제다. 오렉신(Orexin 또는 hypocretin, hcrt)은 뇌의 시상하부에 존재하는 오렉신뉴런(또는 hcrt 뉴런)에서 생성 및 분비된다. 기면증 1형에서는 오렉신의 결핍으로 근육에서 갑자기 힘이 빠짐(cataplexy, 탈력발작)과 동시에 쏟아지는 잠(주로 주간)을 주체할 수 없는 증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오렉신 수용체 작용제(자극제)는 신호 전달을 회복시키고 1형 기면증의 원인이 되는 근본적인 오렉신 결핍을 해결할 수 있다. 반대로 오렉신 수용체 저해제(orexin receptor antagonist)는 불면증을 개선하게 되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수보렉산트·렘보렉산트·다리도렉산트 등 현재 3종의 불면증 치료제를 승인했다.
오베포렉스톤은 오렉신 수용체 2를 활성화함으로써 각성을 촉진하고 허탈발작을 포함한 비정상적인 렘수면 유사 현상을 감소시켜 주간 및 야간에 나타나는 광범위한 증상 스펙트럼을 해결하도록 설계됐다.
앞서 다케다는 지난 7월 14일에 1형 기면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위약대조 방식의 2건의 3상 ‘FirstLight’ 및 ‘RadiantLight’ 임상시험에서 오베포렉스톤이 모든 1차 및 2차 평가지표를 충족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발표에는 각성, 허탈발작, 증상 중증도, 삶의 질에 관한 객관적 지표, 환자 보고 지표 데이터가 포함됐다.
오베포렉스톤 1일 2회 1mg 및 2mg 용량은 광범위한 1형 기면증 증상을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베포렉스톤은 위약과 비교했을 때 12주차에 각성유지검사(Maintenance of Wakefulness Test, MWT)의 평균 수면잠복기와 엡워스졸림척도(Epworth Sleepiness Scale, ESS) 점수에서 베이스라인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보이며 과도한 주간졸림증을 개선했다.
오베포렉스톤 2mg 용량으로 치료받은 참가자의 대다수는 각성유지검사에서 정상 범위 이내의 각성을 달성했고 약 85%의 참가자는 건강한 사람들과 유사한 수준의 엡워스졸림척도 점수를 기록했다.
또 오베포렉스톤은 12주 동안 주간 허탈발작 발생률(Weekly Cataplexy Rate, WCR)을 위약 대비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위약군과 비교했을 때 허탈발작이 없는 일수 중앙값은 베이스라인 시점에 0일이었던 것에 비해 12주차에는 주당 4~5일로 개선됐다. 허탈발작은 1형 기면증의 특징적인 증상으로 강한 감정에 의해 갑작스럽게 근긴장이 소실되는 상태다.
오베포렉스톤은 기면증 중증도 척도(Narcolepsy Severity Scale for Clinical Trials, NSS-CT) 총점에서 베이스라인으로부터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변화를 보였고 참가자의 70% 이상은 가장 낮은 중증도 수준(경증, 점수 0-14)을 보고했다.
변화에 대한 환자의 전반적 인상 척도(Patient Global Impression of Change, PGI-C)로 측정된 전반적인 기면증 증상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이 확인돼 치료를 받은 거의 모든 참가자(97%)가 개선을 보고했다.
이밖에 오베포렉스톤은 단축 36문항 설문(SF-36)으로 평가된 삶의 질에 대한 점수가 정상 범위에 도달하도록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했다.
이 결과는 EQ-5D-5L(EuroQol 5-Dimension 5-Level)을 포함한 탐색적 평가지표에서 나타난 유의한 개선에 의해 뒷받침된다.
오베포렉스톤은 전반적으로 내약성이 양호했다. 치료와 관련된 중대한 이상반응은 관찰되지 않았다.
가장 흔하게 보고된 이상반응은 불면증, 절박뇨, 빈뇨였고 이전 임상시험 경험과 일관됐다. 대부분의 이상반응은 경증~중등도 수준이었다.
다케다는 이러한 임상시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2025 회계연도 내에 오베포렉스톤의 글로벌 규제 승인 신청서 제출을 시작할 계획이다.
FirstLight 3상 시험의 임자 에마뉘엘 미뇨(mmanuel Mignot) 박사는 “우리의 연구는 오렉신 결핍이 1형 기면증의 원인이며 이로 인해 과도한 주간졸림증, 허탈발작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어 “임상 연구에서 오렉신 수용체 2를 표적으로 삼은 다케다의 획기적인 노력은 오베포렉스톤의 긍정적인 임상 3상 결과로 이어졌고 이는 1형 기면증의 잠재적 원인을 해결해 현재 치료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최초의 오렉신 치료제에 중요한 걸음을 내딛고 있다”이라고 강조했다.
다케다 신경과학 치료 분야 및 글로벌 개발 총괄 사라 셰이크(Sarah Sheikh)는 “오렉신 과학 및 개발을 선도하면서 보건당국과 협력해 오베포렉스톤을 환자에게 신속히 제공하는 게 목표”라며 “세계수면학회에서 혁신적인 결과를 공유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결과는 환자에게 중요한 다양한 치료 지표를 통해 정의되는 새로운 치료 시대의 도래를 시사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향후 오베포렉스톤은 1형 기면증 치료제로서 연간 최대 20억~3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