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신부전 환자는 신장이식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하지만 어려운 신장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더라도, 환자의 항체가 이식된 장기의 세포를 서서히 공격하는 만성 항체 매개 거부반응이 진행되면 이식된 신장 기능도 잃을 수 있어 전략적인 치료가 필수다.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및 신장내과 연구진(정병하 신장내과, 오은지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김형덕 은평성모병원 신장내과, 박혜란 성빈센트병원 신장내과 임상강사)은 만성 항체 매개 거부반응으로 진단된 신장이식 환자에게 인간 골수 유래 중간엽줄기세포(가톨릭 마스터세포) 치료가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인 면역조절 작용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만성 항체 매개거부반응은 신장이식 이후 발생한 동종 항체로 인해 이식 신장의 기능이 서서히 소실해 결국 기능 소실에 이르게 되며, 신장이식 이후 이식신장 기능 소실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 연구는 만성 항체매개성 거부반응으로 진단받은 7명의 신장이식 환자를 대상으로, 가톨릭 세포치료사업단에서 개발 및 제조한 치료용 가톨릭 마스터세포 (Catholic Master Cell) 를 2주 간격으로 4회에 걸쳐 투여했다. 주요 평가지표는 치료 후 단기 부작용 발생 여부였다. 이와 함께 이식 신장 기능 변화, 이식 거부반응과 관련된 항체의 변화, 면역세포의 활성도, 감염 발생률, 생존율 등을 다각도로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가톨릭 마스터세포 치료 이후 즉각적인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고, 치료군에서는 이식 신장 기능 저하 속도가 완만해지고 단백뇨가 감소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확인됐다. 또 면역세포 분석에서는 면역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특정 T세포 아형이 증가하는 등 면역 균형을 개선하는 신호들이 나타났다. 특히 감염 발생률과 이식 신장 생존율 측면에서도 기존 치료군과 비교했을 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어, 골수유래 중간엽 줄기세포 치료가 안전하게 시행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정병하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왼쪽부터), 오은지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김형덕 은평성모병원 신장내과, 박혜란 성빈센트병원 교수

정병하 교수는 “만성 항체매개성 거부반응에 대한 치료로서 골수유래 중간엽줄기세포 치료가 새로운 면역조절 치료법으로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와 장기간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산업진흥원 첨단재생치료사업단으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았고, 국제세포‧유전자치료학회(International Society for Cell & Gene Therapy, ISCT)의 공식 학술지인 ‘Cytotherapy’(IF=3.2)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