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앤드존슨(J&J)이 미국 내 제조 확대를 위한 투자의 일환으로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 후지필름 바이오테크놀로지스(Fujifilm Biotechnologies)와 향후 10년간 20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J&J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홀리스프링스에 위치한 후지필름의 신규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Fujifilm Diosynth) 내 16만 평방피트 이상의 전용 제조시설을 구축해 노스캐롤라이나 내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21일(미국 현지시각) 발표했다.
존슨앤드존슨은 이번 계약을 통해 미국 내 제조 역량을 확대하고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약 120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예정이다.
J&J는 앞으로 수개월 내에 미국 내 추가적인 첨단 제조시설에 관한 계획과 기존 미국 내 시설 확장 계획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존슨앤드존슨의 첨단의약품 분야에서의 선도적인 위치를 공고히 하고, 미국 내 환자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모든 제품의 미국내 생산장려 정책에 부응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트럼프는 외국산 의약품에 최소 15%(유럽연합 등 최혜국), 최대 250%의 수입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또 최근 발효된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감세법(OBBBA, One Big Beautiful Bill Act)에 따르면 미국 내 제조업을 유치하면 인센티브와 연구개발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지게 된다.
앞서 존슨앤드존슨은 올해 3월에 향후 4년간 미국 제조업, 연구개발 및 기술 투자 지원을 위해 550억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현재 노스캐롤라이나주 윌슨에 공장 건설이 진행 중이다. 시설이 완전 가동될 경우 500명 이상의 고용이 창출될 것이며 부지 개발 기간 동안에는 약 5000개의 건설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동시에 J&J는 종양학, 신경과학, 면역학, 심혈관질환, 로봇 수술 등의 분야에서 생명을 구하고 삶을 변화시키는 치료를 개발하기 위한 광범위한 연구개발 인프라 투자를 실시할 방침이다.
존슨앤드존슨의 호아킨 두아토(Joaquin Duato) 회장 겸 최고경영자는 “존슨앤드존슨은 다른 어느 국가보다 미국에 많은 제조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내 입지를 계속 강화하고 있다. 최근 OBBBA 시행에 따라 미국 내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면서 차세대 의료 혁신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후지필름은 2021년에 20억달러 규모의 홀리스프링스 캠퍼스 건설을 시작했으며, 이 시설에서 약 725명을 고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다가 작년 4월에는 12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2031년까지 해당 시설의 예상 직원 수를 1400명으로 늘리는 등 바이오 캠퍼스 제조 역량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4월에는 리제네론파마슈티컬스와 홀리스프링스 바이오의약품 제조시설에서 리제네론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필요한 벌크의약품(중간 원료)을 생산하기 위해 30억 달러 규모 이상의 10년 제조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후지필름의 홀리스프링스 생산 공장은 올해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밖에 트럼프 대통령의 의약품 관세 계획 발언 이후 아스트라제네카, 릴리, 사노피, 노바티스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최근 잇따라 미국 내 대규모 제조 확대 계획을 쏟아내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 바이오시밀러 생산기업인 셀트리온도 최근 미국의 바이오의약품 제조시설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인도 대형제약사인 오로빈도는 7월 30일 미국 제약사 라네트(Lannett)를 2억5000만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하는 등 미국의 관세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국 내 제조시설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