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지필름의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위탁개발‧제조기업(CDMO) 기업인 후지필름파마슈티컬스USA는 진행성 담관암(BTC) 치료제로 개발을 진행 중인 ‘젬자’(젬시타빈)의 리포좀 제형 ‘FF-10832’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해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고 7일(일본 현지시각) 발표했다.
리포좀 제형(liposomal formulation)이란 인지질 이중층으로 구성된 작은 소포체를 이용해 약물을 전달, 체내 흡수율을 높이는 제제를 말한다.
지난 5월 30일부터 6월 3일까지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개최된 제 61차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1상 임상시험 결과, FF-10832는 진행성 담관암 환자들에게서 양호한 내약성과 항종양 활성을 나타냈다.
FF-10832는 미국에서 각종 고형암을 치료하기 위한 단독요법제 또는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와 병용요법제로 2a상을 진행 중이다. 
미국에서 담관암은 연간 1만6000여명 규모로 신규 발병하고 있다. 70% 이상의 환자는 절제 불가능 또는 전이기에 진단받고 있다. 진행기에 사용 시 기대할 수 있는 효능이 제한적인 게 현재의 치료제 수준이다. 담관암은 특히 재발률이 50~70%에 달할 정도로 높은 데다 5년 생존율이 4~13%에 불과한 만큼 효과적인 새 치료대안이 절실한 상황이다.
젬자는 1990년대에 허가를 취득한 이래 담관암의 치료에서 핵심적인 구성요소로 자리잡았다. 담관암 치료용 1차 약제들의 경우 예외없이 젬자와 병용요법으로 투여되고 있다.
FF-10832는 정맥주사제로 개발된 젬자의 새로운 리포좀 제형으로 혈중 반감기를 연장시켜 항종양 활성을 향상시켰고, 종양 표적 전달 효율을 개선한 게 장점이다.
후지필름파마슈티컬스USA社의 수수무 시모야마(Susumu Shimoyama) 대표는 “담관암이 희귀하게 나타나지만, 공격적인 종양으로 예후가 취약하고 치료대안 선택의 폭이 제한적인 종양”이라며 “이번 희귀약 지정은 크게 충족되지 못한 의료 수요가 존재하고 환자들이 기존 치료에 만족하지 못함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후지필름이 개발을 진행 중인 ‘FF-10502’와 ‘FF-10850’ 또한 각각 FDA로부터 담관암 치료제 및 메르켈 세포암종을 치료하기 위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바 있다.
FF-10502는 암 대사 억제제(antimetabolite)로 합성 피리미딘 뉴클레오사이드 유사체(synthetic pyrimidine nucleoside analogue)로 젬시타빈과 구조가 유사하는 더 강한 암 성장 억제효과를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FF-10850은 토포테칸(topotecan)의 리포좀 제형이다. 메르켈세포암과 난소암을 겨냥하고 있다. 토포테칸은 토포이소머라제I을 억제해 DNA 복구와 복제를 방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