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기반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미국 서밋테라퓨틱스(Summit Therapeutics)와 PD-1 및 VEGF 이중표적항체 유망 신약후보물질인 ‘이보네시맙(ivonescimab)’을 최대 150억달러 규모로 라이선스를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3일(현지시각) 미국 언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서밋테라퓨틱스는 중국 아케소(Akeso)와 이보네시맙을 공동 개발했으며 2022년 12월, 최대 50억달러 규모의 계약(이중 선불계약금은 5억달러)을 통해 이보네시맙에 대한 독점 권리를 확보했다. 아케소는 이미 중국에서 유일한 PD-1 이중항체를 상용화하면서 성공을 입증한 바 있다. 아케소의 PD-1/CTLA-4 이중항체 카도닐리맙(cadonilimab)은 2022년 중국에서 백금 기반 화학요법 도중 또는 이후 진행된 재발성 또는 전이성 자궁경부암 환자의 치료제로 허가됐다.
서밋은 이보네시맙을 기존 치료를 받은 폐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 중이다. 이 약물은 이미 지난해 5월 중국에서 이전에 치료받은 EGFR(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Non-small cell lung cancer, NSCLC)에 대해 승인을 받았으며, 최근에는 PD-L1 양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했다.
이보네시맙은 미국 머크(MSD)의 ‘키트루다’(Keytruda, 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를 능가하는 효능을 잠재력을 중국에서 확인했다. 2024년 아케소가 주도한 ‘Harmoni-2’ 3상 임상시험에서 PD-L1 양성 진행성 비소세포폐암을 앓고 있는 중국 환자에서 키트루다에 비해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거의 절반으로 줄여주면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서밋은 미국 내 시판 허가 신청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 광범위 비소세포폐암을 대상으로 한 3상 ‘HARMONi-3’ 임상시험에서 이보네시맙+화학요법 대 키트루다+화학요법 병용요법을 비교한 결과, 이보네시맙 병용요법이 이전에 치료받은 EGFR 변이 비편평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의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유의미하게 감소시켰다고 지난 5월 발표했다. 그러나 이보네시맙이 환자의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에 서밋은 FDA에 제출할 잠재적인 신약승인신청 시점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임상시험의 상세한 연구결과는 올 하반기의 의학학술대회에서 소개될 예정이다. 중국 서밋테라퓨틱스(위), 아스트라제네카 로고
서밋테라퓨틱스는 지난 2월, 미국 화이자와 이보네시맙과 화이자의 베도틴(vedotin) 기반 항체약물접합체(ADC)의 병용요법을 통한 고형암 치료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한 협업을 진행키로 협약을 체결하는 등 다양한 글로벌 제약사에게 이보네시맙 상용화 제휴를 제안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의 투자기관인 리링크파트너스(Leerink Partners)의 다이나 그레이보쉬(Daina Graybosch)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제약사가 이보네시맙을 쟁취하려면 최소 77억달러의 선불계약금과 100억달러 이상의 바이오벅스(마일스톤과 향후 임상연구 및 상업비용을 모두 지급하는 비용)를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7월 7일 미국 현지 보도내용 추가)
현재 PD-1 및 VEGF 이중표적항체 시장의 경쟁을 치열하다. 미국 머크(MSD)는 지난해 11월 중국 라노바메디신(LaNova Medicines)의 ‘LM-299’을 선불 계약금 5억8800만달러와 최대 27억달러의 추가 마일스톤을 조건으로 확보했다.
최근에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이 바이오엔텍(BioNTech)의 PD-L1·VEGF 이중 항체인 ‘BNT327’을 공동 개발하기 위해 1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이 중 15억달러는 바이오엔텍에 지급되는 선불 계약금이며, 2028년까지 개발이 순항할 경우 20억달러를 바이오엔텍에 무조건적으로 추가 지급해야 한다. BNT327은 이보네시맙에 이어 동종 계열 약물 중 두 번째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양사는 50대 50 수익 배분 구조로 BNT327을 공동 개발 및 상용화하기로 했다.
차이점은 BNT327가 바이오엔텍의 여러 내부 자산 중 하나인 반면 이보네시맙은 서밋의 유일한 프로젝트로 매각될 경우에 후속타가 없어 상당히 톡톡한 값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화이자는 중국 3SBio의 PD-1/VEGF 이중 특이성 ‘SSGJ-707’에 대한 중국 외 라이선스 권리를 지난 5월, 2억5000만달러 선불 계약금에 사들였다. 마일스톤을 포함한 금액을 합치면 60억5000만달러로 아케소가 서밋에 매각한 금액인 50억달러를 뛰어넘었다.
PD-(L)1 × VEGF 이중항체는 생물학적으로 더 나은 PD-(L)1 억제제로 평가된다. 다른 항암제와 병용 시 가장 큰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서 개발 중인, 아마도 더 저렴할 것으로 예상되는 PD-(L)1 × VEGF 이중항체 관련 자산이 다수 존재하기 때문에 아스트라제네카가 150억달러 이상을 지불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년간 아스트라제네카가 여러 항암제 히트작을 냈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에서 이보네시맙을 공격적으로 매입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AZ는 PD-1 × CTLA-4 약물인 볼루스토미그(volrustomig)와 PD-1 × TIGIT 약물인 릴베고스토미그(rilvegostomig), PD-(L)1 × 미지의 표적을 겨냥한 이중 특이항체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 중 PD-(L)1 × 미지의 표적을 겨냥한 이중 특이항체가 전략적 우선도에서 가장 후순위에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