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인체의약품자문위원회는 한 주간의 회의를 열고 10개의 신제품 승인, 4가지 약물 적응증 추가 승인을 권고했다고 23일(현지시각) 발표했다.
먼저 6개의 신약 승인이 권고됐다. 영국의 차세대 T세포 치료제 개발 전문기업인 오토루스테라퓨틱스(Autolus Therapeutics)가 개발한 26세 이상의 재발성 또는 불응성 B세포 전구체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치료제 ‘오카트질’(Aucatzyl 성분명 오베캅타진 오토류셀, obecabtagene autoleucel)이 조건부 승인을 권고받았다.
‘오카트질’은 유전자 변형을 거친 자가유래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 T세포 치료제다. 환자 자신의 면역계에서 채취한 T세포에 유전적 변형을 가해 T세포가 암세포를 공격, 사멸케 함으로써 체내에서 암이 제거되도록 돕는 개인맞춤형(personalised) 면역항암제다. 2024년 11월 8일 미국에서 승인됐다.
오카트질은 EMA 우선의약품(PRIME)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았다. 이번 조건부 승인 권고는 총 113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단일군, 개방표지 방식의 ‘FELIX’ 임상에서 도출된 결과를 근거로 이뤄졌다.
임상에서 64%의 환자들이 지속적인 반응을 나타낸 가운데 반응유지기간 중앙값이 14개월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49%의 환자들은 완전반응을 나타냈다.
고빈도 부작용으로는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 면역작용세포 연관 신경독성 증후군(ICANS) 및 각종 감염증 등이 보고됐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항체약물접합체(ADC)인 ‘블렌렙’(Blenrep, 성분명 벨란타맙 마포도틴, belantamab mafodotin)은 재발성 또는 불응성 다발성골수종을 치료제로 시판 승인을 권고받았다.
승인 권고 대상은 두 가지 병용요법이다. 하나는 보르테조밉+덱사메타손(BVd)과 병용해 최소 1차 치료 이력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며, 다른 하나는 레날리도마이드 기반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에게 포말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BPd)과 병용하는 방식이다. 두 요법 모두 기존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을 위한 1차 재발 단계에서의 새로운 옵션으로 제안되고 있다.
블렌렙은 B세포 성숙 항원(BCMA)을 표적으로 하는 항체약물접합체로, 세포독성 약물 아우리스타틴 F(Auristatin F)를 비가수분해성 링커로 연결한 구조다. BCMA는 다발골수종 악성 형질세포에서 고발현되며, 블렌렙은 이를 표적으로 삼아 세포 내 독성물질을 전달해 선택적 세포사멸을 유도한다. 이번 CHMP 권고는 두 건의 직접비교(head-to-head) 임상 3상 시험인 'DREAMM-7'과 'DREAMM-8'의 결과를 근거로 도출됐다.
미국 스프링웍스테라퓨틱스(SpringWorks Therapeutics)갸 개발한 1형 신경섬유종증(neurofibromatosis type 1, NF1) 소아 및 성인 치료제 ‘에즈메클리’(Ezmekly 성분명 미르다메티닙 Mirdametinib)이 조건부 승인을 권고받았다. 이 약은 2025년 2월 1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미국 상품명은 ‘Gomekli’다. 신경섬유종증 1형은 신경을 따라 양성(비암성) 종양이 생기는 유전성 질환이다.
2020년 4월 13일 FDA 승인을 받은 아스트라제네카의 ‘코셀루고’(셀루메티닙)가 잠재적인 경쟁 품목이다. 둘 다 소분자 MEK 억제제다.
로슈 산하 제넨텍의 PIK3CA 억제제 계열 유방암 치료제 ‘이토베비’(Itovebi, 성분명 이나볼리십 Inavolisib)이 PIK3CA 돌연변이, 에스트로겐 수용체(ER) 양성, HER2 음성이며 내분비요법 이후 국소 진행된 또는 전이된 유방암 성인 환자의 치료제로 승인 권고를 받았다. 이 약은 2024년 10월 10일 FDA 승인을 받았다.
CHMP는 예외적인 상황에서 메이플시럽뇨증(maple syrup urine disease , MSUD) 환자의 선천적 치료제로 ‘마플리브(Maapliv, 특수 아미노산 성분)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채택했다. MSUD는 신체가 단백질에 존재하는 특정 아미노산을 분해하지 못하는 희귀유전질환이다. 이로 인해 혈액과 소변에 유해 물질이 축적되어 심각한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CHMP는 재발성 완화형 다발성경화증(염증으로 인해 신경과 신경을 둘러싼 보호막이 파괴되는 뇌 및 척수 질환)을 앓고 있는 13세 이상 성인 및 어린이 환자를 위한 ‘리울비’(Riulvy, 성분명 테고밀 푸마르산염, tegomil fumarate)의 시판 허가를 권고했다. 이 의약품은 기존에 허가된 대조약의 전임상시험 및 임상시험 결과와 새로운 데이터를 근거로 삼아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허가 신청됐다.
위원회는 Bomyntra, Conexxence, Rolcya(이상 상품명) 등 데노수맙(denosumab) 성분의 3가지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채택했다. 적응증은 세부 내용이 다르다.
보민트라는 뼈를 침범하는 진행성 악성 종양이 있는 성인의 골격 관련 사건을 예방하고. 거대세포 뼈 종양을 치료하는 용도로 성인과 골격이 성숙한 청소년 치료제로 사용된다.
코넥센스는 폐경 후 여성과 골절 위험이 높은 남성의 골다공증(뼈를 취약하게 만드는 질병) 치료를 위해 사용된다. 롤시아는 골다공증과 뼈 손실의 치료를 위해 사용된다.
이밖에 비아트리스가 신청한 에이즈치료제 제네릭 의약품인 ‘ Emtricitabine/Tenofovir alafenamide Viatris’의 허가가 성인과 청소년의 치료제로 긍정적인 의견을 받았다.
CHMP는 3세 이상 어린이의 근시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인 ‘아트로핀 황산염 FGK’(아트로핀) 에 대한 소아용 시판승인을 내주지 않기로 권고했다.
‘킨셀비’(Kinselby, 성분명 레스미노스타트 resminostat)는 주로 피부에 영향을 미치는 두 가지 혈액세포암인 진행성 균상식육종(advanced stage mycosis fungoides) 및 세자리증후군(Sezary syndrome) 환자 치료제에 대한 승인 신청을 거절당했다(부정적인 의견).
CHMP는 이미 유럽연합(EU)에서 승인된 4가지 의약품, 즉 임핀지(Imfinzi) , 레졸스타(Rezolsta) , 삭센다(Saxenda) , 테빔브라(Tevimbra) 에 대한 적응증 확대를 권고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2024년 6월 28일 다발성골수종 치료제로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아플리딘’(Aplidin 성분명 플리티뎁신 plitidepsin)의 판매 허가 거부를 철회했다. 앞서 2017년 12월 CHMP는 아플리딘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채택했는데 이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질 예정이다.
여드름 치료제인 ‘윈레비’(Winlevi 성분명 클라스코테론, clascoterone)의 판매 허가 보유자가 2025년 4월 CHMP 회의에서 채택한 부정적인 의견을 재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골다공증치료제로 최초 신청된 ‘테리파라타이드 어센드’(테리파라타이드)가 승인 신청이 철회됐다. 또 새로 진단된 위장관췌장 신경내분비종양의 치료제로 신청된 ‘루타테라’(루테튬(177Lu) 옥소도트레오티드)의 치료 적응증을 확대 신청도 철회됐다.
CHMP는 수십 년 동안 광범위한 감염성 질환 치료에 사용되어 온 항생제인 아지스로마이신(azithromycin)에 검토를 마치고 일부 적응증을 삭제, 변경했다. 세계보건기구(WHO) 등에서 고도 내성 위험성을 경고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CHMP는 아지스로마이신 경구제를 중등도 심상성 여드름,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 박멸, 호산구성 천식 및 비 호산구성 천식의 악화 예방 등과 관련해서 사용을 중단토록 권고했다. 아울러 고도 항균제 내성 위험성을 강조하는 내용을 의약품 사용설명서에 삽입토록 권고했다.
CHMP는 이피다크린(ipidacrine) 함유 의약품의 이점과 위험을 전면 재검토키로 했다. 여러 EU 국가에서 승인된 이 약은 성인의 신경계질환(근무력증, 신경근육계 기능장애, 다발성신경근병증, 신경염, 다발성경화증,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사용되고 있으나 아일랜드 의약품청의 요청으로 재검토가 시작될 예정이다.
이피다크린은 약은 뇌내 막 칼륨 채널을 차단하여 중추신경계와 신경근 시냅스의 자극 전달을 직접 자극한다. 뇌내 콜린뿐만 아니라 평활근의 아드레날린, 세로토닌, 히스타민, 옥시토신의 효과도 증가시킨다. 그러나 서맥, 기관지경련, 설사, 상복부통증, 땀흘림증가, 메스꺼움, 심계항진, 과다침분비, 두통, 졸음, 알레르기반응, 현기증, 근육경련, 구토, 쇠약 등의 부작용도 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