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와 협업으로 잘알려진 중국 항서제약이 독일 머크와 경구용 성선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GnRH) 수용체 길항제 ‘SHR7280’의 중국 본토 독점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
7일 항서제약(Hengrui Pharma)은 자사에서 독자 개발한 비펩타이드 경구용 소분자 제제 SHR7280에 대해 머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머크는 선불금 1500만 유로를 지불하고 중국 본토(홍콩, 마카오, 대만 제외) 내 독점 상용화 권리와 글로벌 공동개발 관련 우선협상권을 옵션으로 확보했다. 이후 허가 획득 시 단계별 마일스톤과 연간 순매출의 두 자릿수 비율에 해당하는 로열티도 항서제약에 지급하게 된다.
SHR7280은 경구로 투여 가능한 성선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 수용체(GnRH 수용체) 차단제로 체외수정 과배란유도(controlled ovarian hyperstimulation, COH)시 조기배란 억제를 위한 약물로 개발중이다. 기존의 대부분 GnRH 길항제가 주사제로 개발된 데 반해, SHR7280은 복용 편의성과 높은 환자 순응도를 바탕으로 보조생식 치료에서 최초로 경구용으로 상업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갖춘 신약이다. 주사제 이외 기존 경구약물의 경우 자궁근종, 자궁내막증, 전립선암 치료제로 개발됐다.
항서제약은 이번 계약이 2023년 PARP1 억제제 ‘HRS-1167’에 이어 머크와 체결한 두 번째 혁신신약 파트너십이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 제약사가 자국 내 상용화 권리를 외국계 제약사에 이전하는 사례가 드물다는 점에서 이번 협력이 더욱 이례적이다.
머크가 보조생식 치료제 분야에서 시험관수정(IVF) 전 주기에서 배란유도, 배란촉진, 황체기 조절 등을 포괄하는 치료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는 반면 항서제약이 관련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점이 이번 협력의 요인으로 풀이된다.
한편 SHR7280은 2023년 하반기부터 조절된 난소 과배란과(COH) 상황에서 보조생식 ART 치료를 받는 여성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다기관, 이중맹검, 활성대조 임상시험(SHR7280-302)을 통해 효능과 안전성, 내약성을 평가 중이다. 주요 임상은 2024년 말 완료됐으며, 현재 신생아에 대한 후속 추적관찰이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