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이상 지방간질환(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 MASLD, 옛 비알코올성지방간)이 지속되면 이 질환이 전혀 없었던 사람보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가 57%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승업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이호규‧이혁희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이한아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연구팀은 2009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약 730만명을 12년간 추적 관찰해 이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은 MASLD 유무, 심혈관 위험인자 보유 개수와 이들 지표의 변화에 따른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를 파악했다.
조사한 심혈관 위험인자는 △과체중(체질량지수 23kg/㎡ 이상) 또는 복부비만(허리둘레 남성 90cm 이상, 여성 80cm 이상) △높은 혈압(130/85㎜Hg 이상 또는 치료 중) △높은 혈당 수치(공복혈당 100mg/dL 이상 또는 치료 중) △낮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남성 40mg/dL 미만, 여성 50mg/dL 미만 또는 치료 중) △높은 중성지방 수치(150mg/dL 이상 또는 치료 중) 5가지로, 지방간 환자가 이들 위험인자 중 1가지 이상을 보유하고 있을 때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으로 분류했다.
MASLD 환자의 심혈관 위험인자 보유수에 따른 추적관찰 기간 중 누적 심혈관질환 발병 건수
분석 결과 MASLD가 지속되거나 새로 발생하면 질병이 계속 없는 사람보다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위험도가 각각 57%, 28% 높았다. 반대로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이 개선되면 질병이 지속되는 경우에 비해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16% 감소했다.
또 MASLD 환자가 보유하고 있는 심혈관 위험인자가 5개인 경우 1개일 때보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2배 높았다. 위험인자 5개를 계속 유지하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은 2.6배까지 높아졌다.
김승업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왼쪽부터), 이호규‧이혁희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이한아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김승업 교수는 “이번 연구는 MASLD 유무와 심혈관 위험인자의 변화가 심혈관질환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장기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심혈관질환 위험인자 수를 정량적으로, 지속적으로 평가하는 게 MASLD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을 예측하고 맞춤형 관리전략을 수립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소화기학회지’(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 IF 10.4)’에 ‘Cardiovascular Risk from 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 Cardiometabolic Risk Factor Count, and Their Longitudinal Changes: A Nationwide Cohort Study’라는 논문으로 게재됐다.
MASLD는 발병 원인으로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 대사질환과의 밀접한 관련성을 강조하기 위해 지어진 새 질병명이다. 국내 인구 약 30%가 가지고 있는 MASLD는 지방간염, 간 섬유화, 간경변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클 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 발병에도 영향을 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