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승원(왼쪽)·이한결 경희대 한방병원 중풍뇌질환센터 순환신경내과 교수
권승원·이한결 경희대한방병원 중풍뇌질환센터 순환신경내과 교수팀은 한약재 ‘계피’의 난치성 편두통 증상 호전 효과를 확인한 증례 결과를 국제학술지 ‘EXPLORE’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편두통 진단 후 3년간 편두통(증상)완화제를 복용했음에도 불구하고 호전이 없던 73세 남성에게 계피가 들어간 한약인 계지가용골모려탕과 시호가용골모려탕을 처방해 편두통 통증평가척도(NRS, 0~10점)를 확인했다.
그 결과, 연구 대상자의 통증평가척도 점수(10점)와 통증 빈도(주 4회)가 복용일수에 따라 단계적으로 감소했다. 42일차(5점, 주 1회)에는 복용 중이던 편두통완화제를 중단할 만큼 증상이 완화되었으며, 146일차(2점, 주 0-1회)에는 통증이 거의 사라졌다. 특히 호전 상태는 1년 이상 지속됐다.
제1저자인 이한결 교수는 “최근 편두통을 비롯해 신경성통증에 염증이 중요한 원인일 수 있다는 가설이 주목받고 있다”며 “이번 증례 연구를 통해 계피가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생성을 억제해 편두통 증상을 완화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 판단된다”고 말했다.
교신저자인 권승원 교수는 “양방에서는 편두통 치료에 주로 트립탄 약물이 사용되고 있지만, 복용 환자의 27~30% 정도에서만 통증 조절 효과가 나타나는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연구는 양방치료의 한계를 효과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한방치료의 역할과 편두통 치료에 대한 한의학의 과학적 근거를 제공한 것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김두리 자생한방병원 임상연구센터 원장
김두리 자생한방병원 임상연구센터 원장과 한창현 한국한의학연구원 박사팀은 허리디스크(요추간판탈출증)에 대한 약물치료(양방)와 침치료, 추나요법 등 한의치료의 효과 및 경제성을 비교·분석한 결과 모두 한의요법이 우위를 보였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진은 3개월 이상 허리디스크를 앓고 있으며, 중증 이상의 허리통증 및 하지방사통을 겪고 있는 환자 36명을 모집했다. 이후 약물치료군과 한의치료군으로 무작위 배정하고, 주 2회씩 8주간 치료한 뒤 27주에 걸쳐 추적관찰했다.
약물치료군은 스테로이드를 사용한 신경차단술, 주사치료 등이 포함된 적극적 약물치료를 받았으며, 한의치료군은 침·전침을 포함한 침구치료, 추나요법, 부항치료 등을 받았다.
치료 시작 당시 한의치료군과 약물치료군의 허리통증 평균 통증숫자평가척도(NRS; 0~10)는 중증 이상에 해당하는 6.25와 6.65로 비슷했다. 하지만 치료 종료 직후인 9주차에 한의치료군은 2.45로 크게 감소했으며 약물치료군은 4.33을 기록, 2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특히 약물치료군에 배정된 환자의 40%가 평균 3.4회의 신경차단술을 받고, 28%가 평균 2.5회의 주사치료를 받는 등 적극적인 시술이 진행된 것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결과다. 아울러 27주차에도 한의치료군(2.36)이 약물치료군(4.24)보다 지속적인 통증 완화 효과를 보였다.
하지방사통 NRS 역시 치료 전 6.11에서 한의치료군은 2.03, 약물치료군은 3.54로, 한의치료군이 약 50% 더 크게 개선됐다. 27주차 추적관찰에서도 한의치료군(2.21)이 약물치료군(3.50)보다 높은 호전세를 유지했다.
허리디스크로 인한 기능적 장애를 평가하는 허리기능장애지수(ODI; 0~100점)에서도 한의치료군이 약물치료군보다 더 큰 개선 효과를 보였다. 치료 시작 당시 평균 41.31점으로 중등도에 해당됐지만, 치료 종료 후 한의치료군은 20.62점, 약물치료군은 25.79점으로 개선돼 5.17의 차이를 보였다. 6개월 후에도 한의치료군 17.35점, 약물치료군 23.91점으로 한의치료군의 개선 폭이 더 컸다.
한의치료가 약물치료 대비 더 경제적인 치료라는 것도 확인됐다. 실제 한의치료가 의료이용에 수반되는 모든 비용, 결근과 생산성 저하로 인한 비용 등을 포함한 사회적관점 비용 측면에서 약물치료 대비 약 990달러(한화 약142만원) 적은 비용이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결과는 SCI(E)급 국제학술지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IF=3.0)에 게재됐다.
김두리 원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한의치료가 허리디스크에 더 효과적이면서 경제적인 치료 전략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향후 대규모 연구 설계와 허리디스크 치료의 새로운 방향성 제시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