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는 세마글루티드(Semaglutide/오젬픽, 리벨서스, 위고비)의 사용이 탈모 위험 증가와 연관이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UBC) 연구진은 세마글루티드 사용자의 탈모 발생률이 대조군보다 높다는 대규모 역학 연구를 6일 발표했다. BMJ·예일대·CSHL가 공동운영하는 medRxiv(메드아카이브)에 공개됐으며 아직 동료 심사를 거지지 않은 사전인쇄 논문이다.
UBC 연구팀은 2006~2020년 미국 건강 보험 청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비만 치료제로 세마글루타이드를 복용한 1,926명과 비만치료제 부프로피온-날트렉손(콘트라브, Contrave) 복용자 1,348명을 비교 분석했다. 연구 결과, 세마글루타이드 사용군에서 탈모 발생률이 26.5건/1,000 인년(person-years)으로, 대조군(11.8건/1,000 인년)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특히 여성에서 탈모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했으며, 조정된 위험비(HR)는 2.08로 두배 가량 높았다. 반면, 남성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급격한 체중 감소로 인한 휴지기 탈모(Telogen Effluvium), 영양 결핍, 호르몬 변화 등이 탈모의 주요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전에도 보고된 세마글루타이드의 탈모 부작용 사례와 일맥상통한다. 2021년 위고비(Wegovy) STEP 임상 프로그램에서도 세마글루타이드 사용군에서 탈모 발생률이 3.3%로, 위약군(1.4%)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세마글루타이드 사용 후 체중이 20% 이상 감소한 환자에서 탈모 발생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5.3% vs. 2.5%).
또한, 미국 FDA의 이상반응 보고 시스템(FAERS)에서도 GLP-1 작용제(세마글루타이드 포함) 사용 후 탈모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앞서 2023년 JAMA 저널 논평에서는 GLP-1 작용제의 체중 감량 속도가 빠를수록 탈모 위험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된 바 있다. 2024년 더마톨로지 타임지에서도 오젬픽 얼굴(#Ozempic Face)와 오젬픽 탈모(#Ozempic Hair Loss) 해시태그가 레딧, 틱톡, X 등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등장하며 얼굴형의 변화와 탈모 관련 경험 공유가 증가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첫 비만치료제간 후향적 분석 결과로 여성에서 탈모 발생빈도가 더 높다는 새로운 분석 결과가 첫 공유됐다.
세마글루티드의 탈모 부작용은 직접적인 탈모가 발생하는지, 아니면 급격한 체중 감량 때문인지 명확한 데이터 부족,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연구진은 “후향적 분석으로 당뇨환자를 제외했음에도 불구 세마글루티드를 비만이외 다른용도로 복용한 환자군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으며 다인성 요인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고 평균 추적 기간이 0.3~0.7년으로 비교적 짧아, 장기적인 탈모 위험을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며 "그럼에도 불구 사용자는 탈모 가능성을 인지하고, 체중 감량 속도를 조절하며 단백질·비타민 보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