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김재교 한미사이언스 경영총괄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키로 했다.
한미약품그룹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와 핵심 사업회사 한미약품은 5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오는 26일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 선임 안건으로 부의할 이사 후보자들을 결정했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이날 임주현(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 부회장), 김재교(전 메리츠증권 부사장), 심병화(전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무), 김성훈(전 한미사이언스 상무) 등 4명의 사내이사 후보를 새로 선임키로 결정했다.
이달 중 임기가 만료되는 신유철, 김용덕, 곽태선 사외이사는 자동으로 퇴진할 예정이다. 또 지난해 임종윤·임종훈 형제(고 임성기 창업회장의 아들들) 측으로 분류되던 사봉관 사외이사, 권규찬 기타비상무이사가 지난달 10일 자진사임했다. 앞서 임종훈 대표이사(차남)와 임종윤 사내이사(장남)도 사실상 퇴진한 상태여서 지금은 잠시 송영숙(임성기 회장의 부인)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대표이사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 과도기다.
이로써 지난해 11월 28일 열린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에서 모녀 대 형제 측 인사가 각각 5대5로 균형을 이뤘던 구도가 깨지고 모녀 측인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이 오너 가족으로 남고 나머지 신규 선임 예정자 3명(임주현 제외)을 포함해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 등 6명이 친 모녀 측 이사로 남게 된다. 형제 측으로 분류된 배보경 KAIST 경영대 교수는 아직 아무런 입장을 표명하지 않아 잔류할 공산이 크다(임기는 2027년 3월 28일).
아울러 중립 또는 친 모녀 측으로 분류되는 최현만(전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김영훈(전 서울고법 판사) 신용삼(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 등 3인이 합류해 이사회는 총 10명 구도로 운영될 예정이다.
김재교 한미사이언스 경영총괄 부회장
대표이사로 내정된 김재교 후보는 이달 초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으로 입사했다. 한미약품그룹에서 부회장급은 고 임성기 회장의 장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과 노용갑 부회장 등 현재 3명이다.
김 부회장은 제약 산업과 투자 경험을 두루 갖춘 전문가다. 1990년 유한양행에 입사해 경영기획, 글로벌전략, 인수합병, 기술수출 등 투자 업무를 30년간 총괄했다. 2018년 유한양행 폐암 신약 '레이저티닙'의 존슨앤존슨 자회사 얀센바이오테크 기술수출 등을 진두지휘했다.
이후 2021년 메리츠증권에 합류해 바이오벤처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IND 본부를 이끌었다. 몰젠바이오, SML바이오팜, 엔케이맥스, 테라베스트, 휴이노, 싸이토젠 등이 김 부사장이 투자를 주도한 포트폴리오다.
심병화 후보는 CFO로 내정돼 부사장으로 입사했다.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한 임주현 부회장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진입을 시도했으나 형제 측의 저지로 모두 무산됐다. 작년 3월 정기 주총은 형제 측이 승리하면서 이사진에 오르는 데 실패했고, 11월 임시 주총에서는 이사회 정원을 10명에서 11명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 안건이 부결되면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만 이사회에 입성했다.
한미사이언스 정기총회와 같이 열릴 한미약품 이사회는 최인영(한미약품 R&D센터장) 사내이사 후보, 김재교(전 메리츠증권 부사장) 기타비상무이사 후보, 이영구(법무법인 대륙아주 대표변호사) 사외이사 후보 선임 안건을 정기주총에 부의하기로 결정했다.
한미약품그룹 관계자는 “지난 1년간 여러 이슈를 극복하고 선진 거버넌스 체제를 단단히 구축해 새로운 모습으로 새 출발한다”며 “성과 기반의 혁신을 통해 고객, 주주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이사진이 구성된다면 오너(대주주)와 전문경영인이 조화를 이루는 선진 거버넌스에 가까워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