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술이 고용량·다빈도화되는 추세 속에서 내성 발생을 의심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보툴리눔 톡신 안전사용 전문위원회(위원장 문옥륜)는 27일 '2024년도 보툴리눔 톡신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보툴리눔 톡신 시술의 빈도와 사용량이 증가하는 가운데, 내성 발생을 의심하는 소비자는 전년 대비 증가해 38%에 달했다.
위원회는 지난 2023년과 2024년에 걸쳐 만 20세에서 59세 사이 여성 1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조사 결과 1년 동안 두 차례 이상 시술을 받은 소비자의 비율은 2023년 56%에서 2024년 59%로 증가했으며, 한 번에 두 부위 이상 시술을 받는 경우도 51%에서 55%로 늘어났다.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이번 조사에서 보툴리눔 톡신 시술 효과 감소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전년 대비 1% 증가해 75%를 기록했다"며 "내성 발생이 의심된다고 응답한 소비자도 2% 증가해 38%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용량·다빈도 시술이 내성 발생을 증가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의료진의 내성 관련 안내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박제영 압구정오라클피부과 대표원장은 "시술 상담 시 내성 발생 가능성에 대해 안내받았다는 응답은 2023년 36%에서 2024년 46%로 증가했다"며 "내성에 대한 인지도 또한 2023년 86%에서 2024년 92%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거 시술 이력에 대한 상담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시술 상담 시 과거 이력에 대해 항상 질문이나 안내를 받았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2023년과 2024년 모두 23%에 그쳤다. 박 원장은 "의료진은 환자의 과거 이력을 바탕으로 적정 용량과 주기, 제품에 대해 충분히 상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옥륜 보툴리눔 톡신 안전사용 전문위원회 위원장은 "보툴리눔 톡신 시술은 국내에서 매우 흔하지만 안전하고 올바른 사용에 대한 인식과 노력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비자는 시술 전 전문가와 충분히 상담하고, 의료진과 소비자 모두를 위한 안전한 시술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위원회는 안전한 보툴리눔 톡신 사용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최근 개설된 위원회 웹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마이 톡신 체크리스트'를 통해 시술 부위별 적정 주기, 부작용, 제품별 차이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보툴리눔 톡신 안전사용 전문위원회는 2023년 10월 한국위해관리협의회 산하 소위원회로 출범했으며,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인 문옥륜 위원장을 포함해 총 6명의 전문위원으로 구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