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배 서울시 보라매병원 신경외과 교수박성배 서울시 보라매병원 신경외과 교수팀(김정희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공성혜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은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을 이용한 척추 골다공증 골절 예측 인공지능(AI) 모델의 연구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전세계적 고령화로 취약성 골절이 증가하고 있지만 골다공증에 의한 골절 환자의 60%는 골절 위험을 줄이기 위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골절을 사전에 예측하기 위해 시행하는 기존 골밀도 측정 DXA검사(dual-energy X-ray absorptiometry)는 잘 확립되어 있으나, 상당수의 환자는 DXA 검사를 시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연구팀은 접근성이 높은 CT 검사와 AI모델을 접목하여 척추 골절 위험이 높은 환자를 식별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모색했다.
연구는 2010~2019년에 복부 CT 영상을 촬영한 3만2435명의 환자 중 △5년 이후 추적 영상을 촬영한 환자 △50~80세 환자 △1년 이상 추적 영상을 촬영한 환자 총 60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후향적 분석을 실시했다.
연구 결과 근육과 척추뼈의 CT 이미지를 바탕으로 한 딥러닝 모델이 척추 골절 위험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또 척추뼈와 근육의 이미지를 사용한 모델은 척추뼈의 이미지만을 사용한 모델보다 더 나은 예측도를 보였다. 이는 근육 이미지의 정보가 골절을 예측하는 데 추가적인 핵심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척추와 주변 근육의 CT 이미지를 딥러닝한 AI모델을 활용하여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 위험이 높은 환자를 식별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며 “이를 검진센터 수검 환자나 실제 골절 환자에게 적용해보는 애플리케이션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IF=5.8) Vol. 26에 지난해 게재됐다.
최동주·윤민재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최동주·윤민재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이 심방세동 환자의 경구 항응고제 복약 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스마트폰 앱을 개발하고, 국내 다기관 연구를 통해 그 효과를 입증했다.
심방세동은 심방에서 불규칙한 맥박이 발생하는 부정맥으로, 두근거림과 흉부의 불편감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어지러움과 호흡곤란을 동반한다. 특히 혈전 형성으로 인한 뇌졸중 위험이 높아 고위험군 환자의 경우 이를 예방하기 위해 경구 항응고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과거에는 와파린이라는 경구 항응고제가 주로 사용됐으나 2010년대 이후에는 비타민K 비의존성 경구 항응고제(Non-vitamin K antagonist oral anticoagulant, NOAC)가 새로운 치료제로 자리 잡았다. 이 새로운 약제는 와파린보다 안전성이 우수하지만, 반감기가 짧아 복용을 한두 번만 놓쳐도 뇌졸중 예방 효과가 급격히 저하되는 단점이 있다. 최근 여러 국내 연구에서 심방세동 환자들의 경구 항응고제 복약 순응도가 낮은 것으로 보고되어 이를 높이기 위한 대책이 중요한 상황이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은 환자가 설정한 복약 시간에 맞춰 알림을 제공하고, 정기적인 혈압·맥박 측정을 안내하는 앱을 개발했다. 블루투스 혈압계와 연동돼 측정값이 자동 기록되고 건강 상태의 변화 추이를 확인할 수 있어, 환자의 건강관리 참여도와 복약 순응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항응고제(에독사반) 복용 환자 498명을 대상으로 앱의 효과를 검증한 결과, 앱을 사용한 환자들은 95% 이상의 높은 복약 순응도를 유지할 확률이 높았다. 앱을 사용한 환자군(248명)의 73.9%가 6개월 동안 높은 복약 순응도를 유지했다. 반면 앱을 사용하지 않은 대조군(250명)의 경우 이 비율이 61.0%에 그쳤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환자의 경우 앱을 사용한 그룹의 81.2%가 높은 복약 순응도를 보인 반면 대조군은 58.9%에 그쳐 효과가 더욱 두드러졌다. 고령층은 약물 복용을 쉽게 잊어버릴 가능성이 높지만 앱의 알림 기능과 혈압 및 심박수 측정 유도가 이를 보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연구는 외래진료나 전화상담만으로는 복약 순응도 개선에 한계가 있었던 임상현장의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추가 비용이나 설비 없이 환자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간편한 스마트폰 앱으로 효과를 거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연구를 주도한 최동주 교수는 “간편한 스마트폰 앱만으로도 심방세동 환자의 복약 순응도와 자가 관리가 크게 개선됨을 확인했다”며 “심방세동뿐 아니라 다양한 심장질환 환자들을 위해 앱을 고도화하고,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분당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고려대 안암병원, 충북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서울시 보라매병원,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강남성심병원,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 등 9개 대학병원이 참여한 다기관 연구로 진행됐다. 이승룡 경희대 컴퓨터공학부 교수가 앱 개발에 협력했다. 연구 결과는 의료정보학 분야 국제학술지 ‘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IF=5.8)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