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 과도한 일반혈액검사(CBC)를 시행함으로써 1년에 1만5834명분의 혈액이 낭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정 수준을 초과한 채혈량 연 6334L로 제주도내 400ml 전혈헌혈 연간 실적의 83.6% 수준으로 시급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23년 입원환자의 일반혈액검사 현황’ 분석 결과를 20일 발표하고 이같은 문제점을 알렸다.
일반혈액검사는 채혈을 통해 혈액에서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혈색소 수를 측정해 혈액의 상태를 파악하는 검사다.
공단은 2023년 30건 이상의 입원이 발생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1719개소를 대상으로 의료기관별 입원 30일당 일반혈액검사 횟수를 산출해 비교했다. 성별, 연령, 요양기관종별 등 시행빈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들을 보정해 분석했다.
그 결과 2023년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 입원 환자에게 평균을 초과해 시행한 일반혈액검사 횟수는 총 211만회로 나타났다. 최소 6334L의 혈액이 낭비된 셈인데, 이는 1만5834명의 헌혈량 수준이다.
일반혈액검사 횟수는 상급종합병원일수록 많아졌고 같은 종별 내 의료기관 간 편차는 작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입원 30일당 일반혈액검사 시행 건수는 전체 평균 6.7±3.7회였다. 상급종합병원은 12.8±2.2회, 종합병원은 7.5±2.8회, 병원은 6.3±3.7회였다. 중앙값은 7회(전체)였고 종별로는 각각 13.4회, 7.5회, 6.6회였다.
보정을 통해 의료기관마다 입원 30일당 일반혈액검사 횟수가 평균을 초과한 빈도를 산출한 결과 일반혈액검사 횟수가 평균 대비 1.5배 이상 높은 요양기관은 120개소(6.0%), 2배 높은 요양기관은 17개소(1.0%)로 나타났다.
2023년 일반혈액검사 과다 시행 의료기관 (단위: 일, 회)
1.5배 이상 높은 요양기관을 종별로 보면 상급종합병원 1개소, 종합병원 8개소, 병원 111개소였다. 2배 이상 높은 요양기관은 모두 병원급이었다.
입원 시 일반혈액검사 횟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난 A병원은 유사한 진료형태의 의료기관과 비교해 11.66배(보정 후)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보정 전엔 평균 대비 1.50배 많았다.
한편 공단에서 운영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은 입원 30일당 8.7회의 일반혈액검사를 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은 “일산병원이 유사한 특성을 가진 의료기관의 평균보다 낮은 수준(평균 대비 0.76배)으로 일반혈액검사를 수행했다”고 자랑했다.
공단 관계자는 “이번 분석을 통해 일부 의료기관에서 과도한 검사를 시행하는 사례를 확인했다”며 “특히 병원급 의료기관은 입원 시 일반혈액검사를 많이 시행하는 기관과 적게 시행하는 기관의 격차가 크고, 평균 대비 2배 이상 시행하는 의료기관도 있어 시급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