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은 지난해 9월 20일, 태어난 다섯쌍둥이 중 남아 형제가 3일 건강하게 먼저 퇴원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20일 서울성모병원에 세계적으로도 드문 자연임신 다섯쌍둥이(오둥이)로 가 태어난 남매 가운데 남자 형재 2명이 올해 1월 3일 건강하게 먼저 퇴원했다.

   오둥이의 부모님과 치료를 담당했던 의료진들이 한자리에 모여 3일 두 남아의 퇴원을 축하하고 있다. 

당시 오둥이 중 남아인 첫째, 둘째, 셋째는 800~900g, 딸인 넷째, 다섯째는 700g대인 체중으로 태어났다. 일반적인 신생아 몸무게 기준(3㎏ 내외)에 훨씬 못 미쳐 그동안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받아왔다.

파워레인저를 본떠 태명이 ‘팡팡 레인저’였던 오둥이. 이들 중 둘째 새찬이는 3.394kg, 셋째 새강이는 3.077kg 몸무게로 먼저 집에 가게 됐고 새힘이(첫째), 새별이(넷째), 새봄이(다섯째)도 빠른 시일 내 퇴원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작은 체구의 오둥이 엄마 사공혜란 씨는 임신 20주에 들어서자 힘이 들어 매일 울었다고 한다. 작은 배에 다섯 아가가 자라느라 눕기도 앉아있기도 어려웠다. 임신과 합병된 고혈압성 질환인 전자간증 진단으로 출산을 더 미룰 수 없게 돼 27주에 제왕절개수술로 분만하게 됐다.

엄마는 출산 후 몸조리도 다 하지 못했지만 세상밖에 일찍 나와 병원에서 치료 중인 아가들의 면회를 하루도 거르지 않았고 매일 모유를 얼려 전달했었다. 

첫째 새힘이가 젖병으로 직접 먹기 시작한 데 이어 남자 형제 둘도 형을 따라 젖병수유 연습을 시작했다.

퇴원 전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아이들 면회를 가려고 집에서 막 출발했을 때 막내의 응급수술이 필요하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 장에 구멍인 천공이 생겼는데 구멍의 위치나 크기를 확인하기 위해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신생아 괴사성 장염이나 태변성장폐색으로 천공이 다발성으로 발생하면 정상의 장보다 매우 짧은 단장증이 생기거나 일시적으로 장루(인공항문)를 달 수도 있다는 말에 병원에 오는 길 내내 울며 도착했었고. 다행히 천공이 한곳에만 작게 생겨 정재희 소아외과 교수의 주도하에 그 부위만 꿰매고 한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사공혜란 씨는 “출산을 위해 병실에 누워 있었을 때 병실 밖이 소란스러워 보니 오둥이 분만을 준비하는 의료진들이었다”며 “아기가 한 명씩 세상 밖으로 나올 때마다 통증으로 비명이 나왔는데 교수님이 출산 과정 내내 할 수 있다며 손을 꼭 잡아주어서 버틸 수 있었다”며 분만의 기억을 전했다.

이어 “입원한 아기들 면회를 갈 때마다 건강상태를 상세히 설명해주시고 수술이 있어 심적으로 힘들어할 때면 교수님들과 간호사 선생님들이 꼭 안아 주시기도 하며 용기를 주셨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임신 37주가 되기 전 태어난 아기를 미숙아 또는 이른둥이라고 한다. 최근 우리나라는 출생 체중이 2.5kg 미만인 저출생 체중아와 1kg 미만인 초극소 미숙아가 늘고 있다. 이런 이른둥이들은 만삭까지 엄마 뱃속에서 크지 못해 주요 장기가 발달하지 않거나 약한 면역체계로 인해 감염에 취약하다. 선청성질환도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서울성모병원은 고위험 산모의 산부인과 진료와 함께 선천성질환센터 협진으로 이른둥이들이 태어나기 전부터 보호자와 치료계획을 상의하고 있다.

오둥이 주치의인 신정민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서울성모병원은 아기를 최대한 집중 관찰하면서 만지는 횟수를 최소화하는 미니멀 케어로 감염관리를 철저히 하는 등 세심하게 치료하고 있다”며 “함께 최선을 다해주신 의료진 분들과 긴 병원치료 시간 동안 아기를 위해 함께 인내하고 믿어주신 오둥이 부모님께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주치의이자 신생아중환자실장인 윤영아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미숙아들을 치료할 때마다 내 아이라면 어떤 결정을 했을까 하는 마음으로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새찬이와 새강이가 건강히 가족 품으로 돌아가게 돼 기쁘다”며 “세상에서 더 많이 사랑받고 건강하게 지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신생아 집중치료는 오케스트라와 같아, 의사, 간호사, 타과의 협진 등 팀워크를 잘 이뤄 좋은 하모니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모든 미숙아들이 건강하게 집에 돌아갈 수 있도록 밤낮없이 애써주신 신생아중환자실 의료진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