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노화가 종양 유발 바이러스에 감염될 취약성을 높이는 새로운 발병 기전이 세계 최초로 규명됐다.
이명신 을지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팀은 노화된 인체 내피세포가 카포시 육종 관련 헤르페스바이러스(Kaposi’s sarcoma-associated herpesvirus, KSHV) 감염에 더 취약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 결과 세포 표면의 CD109 단백질이 노화 세포에서 증가하며, 이 단백질이 바이러스의 세포 침투를 직접적으로 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노화와 바이러스 감염 사이의 분자적 연결고리를 밝힌 첫 사례다.
카포시 육종은 KSHV 감염으로 발생하는 혈관암의 일종으로, 고령자와 면역 저하자에서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
특히 CD109 단백질이 후천성 면역결핍증(AIDS) 환자에서도 증가하는 점으로 미루어 봤을 때 고령화된 AIDS 환자 집단에서 KSHV 감염 위험이 더욱 증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명신 을지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
이명신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고령화시대에 증가하는 바이러스 관련 종양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이 교수실 이명주 박사와 연준희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본과 4학년 박주희 학생도 도왔다.
연구결과는 미국 임상연구학회 발간 ‘임상연구저널’(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IF=13.3)’ 최신호에 게재됐으며,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한빛사) 추천 논문으로도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