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장우 연세대 용인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윤태준 연세대 의대 박사, 이상원 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팀은 혈청 신데칸-1(Syndecan-1) 검사를 통해 앙카 연관 혈관염 환자의 질병 활성도와 사망을 예측할 수 있음을 밝혔다.
항호중구세포질항체 관련 혈관염(Anti-neutrophil cytoplasmic antibody associated vasculitis, ANCA 관련 혈관염, AAV)은 소혈관 염증을 동반한 다기관 자가면역성 질환들을 지칭하는 포괄적인 용어다. 전신의 모세혈관 및 이와 인접한 작은 동맥·정맥을 침범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이 질환은 뇌, 심장, 폐, 신장, 장, 신경 등 주요 장기를 침범해 뇌졸중, 심정지, 호흡부전, 말기 신부전, 사지마비 등 영구적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신데칸은 G단백질결합수용체(G protein-coupled receptor)를 비롯한 여러 수용체와 공동 수용체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단일 막통과 도메인(single transmembrane domain) 단백질이다. 구체적으로는 3~5개의 헤파린 황산염(heparan sulfate)과 콘드로이틴 황산염(chondroitin sulfate) 사슬을 가지고 있는 프로테오글리칸(proteoglycan)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프로테오글리칸은 섬유아세포성장인자(fibroblast growth factor),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형질전환성장인자(transforming growth factor-beta+, 파이브로넥틴(fibronectin). 안티트롬빈-1과 다양한 리간드와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 피브로넥틴과 일부 신데칸 간의 상호작용은 세포외 기질 단백질인 테나신(Ctenascin C)에 의해 조절될 수 있다.
하장우 교수(왼쪽부터), 윤태준 박사, 이상원 교수
연구팀은 세포막 분자인 ‘신데칸-1’이 앙카 연관 혈관염의 질병 활성도(중증도) 및 경과를 예측하는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연구하고자 했다. 이는 신데칸-1이 B세포의 생존을 증가시키고, 항체를 생성하는 형질세포로의 분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과 전신홍반루푸스, IgA 혈관염의 생체표지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존 연구에서 착안했다.
연구는 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에서 앙카 연관 혈관염으로 진단된 환자 79명의 진단 당시 혈청 신데칸-1 검사 결과가 진단 시점의 질병 활성도를 반영하고 추적조사 기간 중의 경과를 예측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
연구 결과, 혈청 신데칸-1 검사는 앙카 연관 혈관염의 활성도와 건강 상태를 평가하는 BVAS(Birmingham Vasculitis Activity), FFS(five factor scores), SF-36(Korean version of the Short-Form 36-Item Health Survey, 환자 설문 바탕 삶의 질 척도), 정신적 요소 평가요약(mental component summary, MCS), 적혈구 침강 속도(ESR), C-반응성 단백질(CRP) 등의 지표와 관련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 중 BVAS는 앙카 연관 혈관염의 질병 활성도를 평가하기 위해 가장 널리 사용하는 지표다.
혈청 내 신데칸-1 농도가 특정 기준값을 초과하는 경우는 대조군과 비교해 진단 시 질병 활성도가 높았다. 혈청 내 신데칸-1 농도가 76.1 ng/mL 이상인 집단에서는 BVAS 값이 가장 높은 삼분위수(상위 3분의 1)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았고, 60.0 ng/mL 이상인 집단에서는 BVAS 값이 상위 50%인 경우가 많았다. 나아가 신데칸-1 농도가 120.1 ng/mL 이상일 때는 상대적으로 추적조사 기간 내 총 사망률(all-cause mortality)이 높았다.신데칸-1 혈중 농도와 사망률 및 생존율과의 상관관계
이번 연구는 혈청 신데칸-1 검사가 앙카 연관 혈관염의 질병 활성도 및 사망률을 예측할 수 있음을 밝히며 생체표지자로서 역할을 할 가능성을 제시하고, 질병의 원인을 이해하는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하장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앙카 연관 혈관염 환자에서 혈청 내 신데칸-1의 역할을 조사한 최초의 연구인 점에서 임상적으로 중요하다”며 “치료 후 또는 재발 및 회복 기간 중의 검사 결과를 포함한 더 많은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후속 연구를 진행해 신데칸-1의 진단 유용성을 명확히 밝히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