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주 경희대 생체의공학과 교수, 박기수 고려대 의과대학 핵의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히스토트립시(Histotripsy)를 이용해 간경화 조직을 비침습적으로 파쇄하고, 주변 간 조직의 재생을 통해 간경화를 치료할 방법을 세계 최초로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IF=3.8)’에 게재됐다.
간경변증(liver cirrhosis) 또는 간경화는 만성적인 염증으로 인해 정상적인 간조직이 섬유화 조직으로 변해 간 기능이 저하되는 질환이다. 간 기능 장애로 인해 황달, 복수, 간부전, 간성 뇌증 등의 합병증이 생기기도 하고, 간암의 선행 병변으로 알려져 있다.
간경화에 대한 치료는 현재 간이식이 유일하다. 하지만 이식에 필요한 공여 장기의 부족과 간 이식 대기 중에 환자 증세 악화로 인한 간 이식의 치료 효과 제한이 있어, 새로운 치료적 접근 방법이 필요한 상황이다.
간경화 치료 히스토트립시 개념도
연구팀은 고정밀 히스토트립시로 섬유화 된 간경화 조직만을 물리적으로 파쇄하면, 치유(healing response) 과정의 일환으로 파쇄된 간경화 조직 주변의 정상 간세포 증식(proliferation)이 일어나고, 이 과정이 간 재생(liver regeneration)으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간 기능이 개선될 것이란 가설을 세웠다. 이 가설에 따라 간경화 동물 모델 실험을 진행하고, 90일간 추적 관찰을 통해 가설을 검증했다.
히스토트립시 간경화 동물 실험 결과
또한 히스토트립시는 간경화가 진행된 간에서 간세포 특이지표인 ‘ASGR1’의 발현을 증가시켜 효과적인 간 재생 능력을 보였고, 간경화 동물에서 악화된 혈액 간기능 수치인 AST와 ALT도 감소시켜 유의한 간기능 개선의 효과를 보였다. 90일간의 실험 기간에 모든 동물에서 히스토트립시와 관련된 특별한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
박 교수는 “간경화 동물 모델에서 히스토트립시 치료를 통해 간경화 조직을 비침습적으로 파쇄하고 간 재생을 촉진하면서도 특별한 부작용이 없음을 확인했으며, 간 기능의 지표도 개선됐다. 이는 히스토트립시가 간경화의 새로운 치료법이 될 수 있음을 학계 최초로 밝혀낸 결과”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히스토트립시의 간경화 진행 억제와 간기능 개선 효과는 간경화로 간 이식 대기 중인 환자들의 증세 악화를 막을 수 있어 기존 간 이식 치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