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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 넘도록 음란물 탐닉 … 야동에 중독된 어른, 이혼사유까지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5-04-10 10:16:58
  • 수정 2015-04-20 12: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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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종의 행위중독, 심한 경우 불감증·발기부전 … 강한 자극 원해, 배우자는 상처입기도

음란물에 중독되면 자꾸 더 자극적인 내용을 찾게 돼 정상적인 부부관계에서는 불감증이 생길 우려가 있다.

‘이제 정말 야동(야한 동영상)을 끊어야겠다.’ 새벽 1시 음란물을 보다가 ‘현자(賢者)타임’에 빠진 직장인 한모 씨(30)는 노트북을 덮으며 다시는 음란물을 보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그동안 수없이 이런 결심을 했지만 매일밤 자신도 모르게 다시 즐겨찾기 속 음란사이트를 클릭하고 있다. 여자친구가 있지만 성관계는 거의 갖지 않는다. 특별히 그래야 할 이유를 느끼지 못한다. 한번은 동영상에서 본 비정상적인 행위를 시도하려다 헤어지자는 말까지 듣고 빌다시피 해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 인구의 5% 정도가 음란물중독이라는 보도가 나온 적이 있다. 한창 성에 눈떠 호기심 가득한 청소년뿐만 아니라 결혼한 사람 중에도 의외로 음란물에 탐닉하는 경우가 적잖다.

흔히 야동이나 포르노 등 음란물은 성인들의 판타지를 충족시켜주는 건강한 해방구로 여겨졌다. 인기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는 이순재 씨가 ‘야동 순재’ 캐릭터로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연예인들이 방송에서 야동과 관련된 일화를 얘기하는 것도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뭐든지 적당히 해야 한다. 건강한 성의 분출구도 과도하면 자신과 주변 사람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다.

아직까지 음란물 중독에 대한 공식적인 정의는 없지만, 도박중독처럼 일종의 ‘행위중독’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행위중독은 관련 행위에 과도하게 집중, 일상생활에 지장받는 정도의 상황을 말한다.

미국 심리학자 빅터 클라인은 음란물에 대한 반응을 4단계로 설명한다. 우선 △음란물을 계속 보고 싶은 호기심이 생기는 1단계 △자주 볼수록 더 자극적인 음란물을 찾는 2단계 △음란물을 일반적이고 일상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3단계 △음란물을 모방해 실제로 경험해보고 싶어지는 4단계로 구분했다. 성에 대한 호기심은 자연스러울 수 있지만 건전한 성의식을 무너뜨리는 음란물을 자주 찾는 것은 분명 문제가 된다.

강동우 성의학연구소 소장은 “포르노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고 타인에게 혐오감이나 정신적 피해를 준다면 중독을 의심해야 한다”며 “음란물을 보며 타인의 성관계를 즐기다보면 관음증, 노출증, 성도착증, 성범죄 등으로 이어질 위험성을 내포하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터넷의 발달, 무분별한 성매매, 폐쇄적인 성문화 등으로 국내 음란물 중독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흔히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이영식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남성에게만 나타났던 음란물 중독이 최근 여성에서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며 “우울증에 걸린 주부 중 우연히 음란물 사이트에 들어갔다가 중독돼 심한 죄책감이나 자기 비하 때문에 병원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엔 영국 런던의 여대생 오브리니오바가 ‘음란물 중독’이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유튜브에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는 영상을 올리자 이를 공감하며 응원하는 여성이 상당수였다.

음란물중독의 가장 큰 폐해는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지속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싱글이라면 모를까 기혼자가 음란물에 중독되면 부부관계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섹스리스 부부 중 상당수가 이에 해당된다고 보는 전문가가 적잖다.

예컨대 자신의 배우자에게 정상적인 성관계에서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스와핑처럼 부부관계에 제3자를 끌어들이거나, 가학적인 성행위 등 비정상적인 관계를 요구하기도 한다. 말할 용기가 없는 사람는 아예 부부관계를 피하고 음란채팅 등 다른 해결 방식을 찾으려고 한다. 결국 정상적인 부부생활은 위기를 맞고, 음란물 중독자를 배우자로 둔 사람은 심한 좌절감, 자존심의 상처, 배신감 등을 느끼게 된다. 실제로 지난해 9월엔 남편의 음란물중독이 부부생활에 악영향을 끼쳤으므로 ‘이혼하라’는 판결이 나온 바 있다.

음란물에 중독되면 더욱 자극적인 내용을 찾게 돼 정상적인 부부관계에서는 불감증이 생길 우려가 있다. 이 교수는 “음란물 중독자들은 파트너와의 관계보다 포르노를 통해 손쉽게 욕구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성은 본능, 쾌락, 수치심과 연결된 부분이라 다른 중독보다 파괴적”이라고 설명했다.

남성의 경우 발기부전을 겪을 우려가 있다. 음란물에 자주 노출되면 실제 눈 앞의 이성에 대한 자극이 둔감해지고,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끼쳐 발기부전·불감증 등이 초래된다.

최형기 성공비뇨기과 원장은 “음란물에 나오는 성행위의 자극적인 감각에 물들면 실제 성관계시 발기에 이르게 되는 성적 각성의 역치가 높아져 자칫 심인성 발기부전으로 악화될 수 있다”며 “예컨대 음란물을 보며 혼자 자위행위를 할 때는 발기가 잘되고 사정도 수월하지만 실제 성관계에는 발기가 잘 되지 않거나 발기돼도 사정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말했다.

자신의 배우자와의 성관계보다 음란물속의 상상의 여성과 가지는 가상 성관계에 더욱 쾌감을 느끼고 탐닉하게 되는 것이다.
음란물중독은 건강까지 망칠 우려가 있다. 주로 밤에 어두운 곳에서 보는 경우가 많아 수면부족, 전신피로감, 시력저하 등에 시달릴 우려가 있다.

이뿐만 아니라 머리가 나빠진다는 보고도 있다. 독일 뒤스베르크-에센대 연구진이 음란한 이미지가 사람의 기억력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한 테스트를 했다. 연구진은 평균 연령 26세인 이성애자 남성 28명을 대상으로 성적이거나 성적이지 않은 이미지를 무작위로 배치, 연속적으로 보게 했다. 연구진은 이들의 작업기억을 시험하기 위해 현재 보고 있는 이미지가 이전에 봤던 이미지와 동일한지 예 또는 아니오로 답하게 했다.

연구 결과 사람이 웃거나 운동하는 등 평범한 이미지를 본 다음에는 정답률이 80%에 달했지만, 성적인 이미지를 본 후에는 67%에 그쳤다. 연구팀은 “음란물중독이 일상적인 일을 마무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하는 이유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다른 중독처럼 음란물중독도 치료가 쉽지 않다. 일단 음란물이 가진 음성적 특성 때문에 자신이 야동에 중독에 빠졌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밝히기가 쉽지 않아 조기발견이 어렵다. 아직 확실한 치료법이 없고 치료를 맡을 기관도 드물다.

가장 쉽게 시작해볼 수 있는 게 전화상담이다. 음란물 중독은 처음 치료에 나서는 게 어렵다. 이를 결심하는 것 자체가 자신이 음란물 중독이라는 사실을 인정한 셈이므로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인지행동치료도 쓰인다. 음란물을 보고 있을 때 쓰레기 냄새를 맡게 하거나, 미세한 전기자극을 흘리는 등 불쾌한 환경을 만들어 뇌에서 음란물을 보는 것을 나쁜 기억으로 저장하도록 만든다.

운동이나 다른 분야로 관심을 돌려 음란물 중독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고전적인 방법도 있다. 누군가와 친밀한 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에게는 배우자 등 주변사람들과 진실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기도 한다.

드물지만 약물치료도 시행한다. 일반적으로 도파민 수치가 높은 사람이 음란물중독에 잘 빠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파민은 쾌락을 느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도파민 수치를 낮추는 약을 복용케 하고, 성에 대한 욕구가 너무 커 문제가 될 때에는 성욕을 담당하는 호르몬 중 하나인 테스토스테론을 낮추는 약을 활용하기도 한다.

음란물 중독 자가테스트(ISST, Internet Sex Screening Test)
각 항목당 해당되는 경우 1점씩 합산하며 총합산 점수에 따라 저위험·위험·고위험 등으로 짐작할 수 있다.

1~8점(저위험): 아직 괜찮지만 음란물로 일상생활에 문제를 느낀다면 전문가 상담 필요
9~18점(위험): 음란물로 생활에 여러 문제를 초래하는 수준이므로 전문가 도움 필요
19점 이상(고위험): 인간관계·직장·가정 등에서 관계나 생활이 위태로워 전문가 도움 반드시 필요

1. 즐겨찾기 해놓은 음란물 사이트가 있다.
2. 일주일에 5시간 이상 야동을 다운받거나 음란물을 본다.
3. 자료를 다운받기 위해 회원 가입한 사이트가 있다.
4. 유료로 자료를 다운받는다.
5. 인터넷 검색으로 포르노 자료를 검색한다.
6. 계획했던 것보다 많은 돈을 동영상 구입에 쓴다.
7. 가끔씩 음란물 때문에 생활에 문제가 생긴다.
8. 음란한 채팅을 한다.
9. 온라인에서 선정적인 대화명, 별명을 사용한다.
10. 동영상을 보면서 자위행위를 한다.
11. 집이 아닌 장소에서 음란 사이트에 접속한다.
12. 자신이 음란물을 보는 것을 아무도 모른다.
13. 컴퓨터에 저장돼 있는 것을 숨기거나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게 감시한다.
14. 자정이 넘도록 음란물을 보느라 깨어 있다.
15. 가학적이거나 변태적인 성행위 등 ‘특이한 것’에 관한 정보를 얻으려 인터넷을 사용한다.
16. 음란물을 모아 놓은 나만의 웹사이트를 갖고 있다.
17. 음란물을 보지 말아야겠다고 마음먹은 적이 있다.
18.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일을 마쳤을 때 보상차원에서 사이버섹스를 하기도 한다.
19. 음란물을 볼 수 없으면 화가 나거나 초조해지거나 우울해진다.
20. 온라인에서 이름, 전화번호를 알려주거나 알게 된 사람을 직접 만나는 등의 행동이 늘고 있다.
21. 컴퓨터 사용시간을 정해 놓거나 음란사이트를 탈퇴하는 등 스스로를 통제하려 한 적이 있다.
22. 온라인에서 알게 된 사람과 연애할 목적으로 직접 만난 적이 있다.
23. 온라인에서 다른 사람들과 성적 농담을 주고받는다.
24. 인터넷을 통해 불법 음란물을 접해 본 적이 있다.
25. 스스로 음란물 중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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