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hepatitis, MASH, 옛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onalcoholic steatohepatitis, NASH) 치료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샌프란시스코의 아케로테라퓨틱스(Akero Therapeutics, 나스닥 AKRO)를 최대 52억달러에 인수한다.
노보노디스크는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심각한 대사질환의 신약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아케로를 인수한다고 9일(미국 현지시각) 발표했다. 계약에 따라 노보노디스크는 아케로의 보통주 발행주식 전량을 주당 현금 54달러(총 47억달러)에 인수할 예정이다. 아케로 주주들은 향후 에프룩시퍼민의 미국 승인 여부에 따라 주당 6달러(총 5억달러)의 현금을 추가로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양도 불가능한 조건부가격청구권(Contingent Value Rights, CVRs)도 부여받게 된다. 인수 절차는 규제당국의 승인을 거쳐 올해 연말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덴마크 노보노디스크(위), 미국 아케로테라퓨틱스 로고
아케로는 잠재적인 섬유아세포성장인자 21(FGF21) 유사체 계열 최고의 MASH 치료 신약후보물질인 에프룩시퍼민(efruxifermin, EFX)을 개발 중이다.
노보노디스크의 블록버스터급 비만치료제인 ‘위고비’(Wegovy, 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Semaglutide)는 올해 8월 15일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중등도, 진행성 간 섬유화(F2-F3)를 동반한 비 간경변성 MASH 성인 환자의 치료제로 승인 받은 바 있다. 위고비는 MASH에 승인된 최초이자 유일한 GLP-1 치료제이며 미국에서 2024년 3월 14일에 승인된 마드리갈파마슈티컬스의 ‘레즈디프라’(Rezdiffra, 성분명 레스메티롬 resmetirom, 개발코드명 MGL-3196)에 이어 두 번째로 승인된 MASH 치료제다.
노보노디스크는 이번 아케로 인수로 GLP-1 수용체 작용제에 이어 FGF21 유사체까지 확보함으로써 당뇨병, 비만, 대사질환을 아우르는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의약품을 개발하겠다는 장기적인 전략의 실현을 더욱 강화하게 됐다. MASH 환자의 40% 이상은 제2형 당뇨병을 동반하며, 80% 이상이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프룩시퍼민은 현재 3상 ‘SYNCHRONY’ 프로그램에서 간경변 이전의 중등도에서 진행성 간 섬유증(F2-F3) 환자 및 대상성 간경변증(F4) 환자를 대상으로 주 1회 투여하는 피하주사제로 평가되고 있다.
3상은 앞서 96주간 진행된 2b상 2건(HARMONY, SYMMETRY)의 임상 결과를 기반으로 한다. 에프룩시퍼민은 MASH로 인한 간 섬유화를 유의하게 개선하고 대상성 간경변을 역전시킨 것으로 관찰됐다.
HARMONY(F2-F3) 및 SYMMETRY(F4) 임상시험에서 96주 동안 에프룩시퍼민은 MASH 악화 없이 섬유화를 각각 49%, 29% 감소시켰고 이에 비해 위약군은 각각 19%, 11% 감소했다. 에프룩시퍼민은 2상에서 간경변(F4) 환자를 대상으로 유의한 섬유화 호전 효과를 입증한 유일한 치료제다.
노보노디스크 마지아르 마이크 두스트다르(Maziar Mike Doustdar) 이사회 의장 겸 CEO(2025년 7월 29일 선임)는 “MASH는 소리 없이 사람들의 삶을 파괴할 수 있다”며 “에프룩시퍼민은 간 손상을 역전시켜 이를 바꿀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에프룩시퍼민이 승인될 경우 단독요법 또는 위고비와의 병용요법으로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대사질환 중 하나인 MASH를 해결하는 핵심 치료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노보노디스크 최고과학책임자 겸 연구개발 총괄 부사장인 마르틴 홀스트 랑게(Martin Holst Lange)는 “에프룩시퍼민은 노보노디스크의 선도적인 포트폴리오(세마글루타이드)를 보완하며 이는 MASH의 모든 단계에 걸쳐 경쟁력 있는 치료 옵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는 우리의 약속과 일치한다”며 “MASH 분야, 특히 질병 후기 단계에서는 효과적인 치료 옵션에 대한 막대한 의료 수요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케로가 확보한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볼 때 에프룩시퍼민이 중간 및 후기 단계의 MASH에 대한 계열 내 최초이자 최고의 치료제가 될 수 있고 간 손상을 역전시킬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에프룩시퍼민의 잠재력을 최대한 실현하고 더 많은 MASH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