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로스아이바이오, ‘PHI-101’
인공지능(AI) 기반 혁신 신약개발 기업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차세대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치료제 ‘PHI-101’의 미세잔존질환(MRD) 분야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IIT)이 호주 인간연구윤리위원회(HREC) 승인을 받았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임상시험은 글로벌 임상 1상에서 확인된 PHI-101의 재발·불응성 AML 환자 치료 효능에 이어, AML 치료의 난제인 MRD 극복 가능성을 검증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이를 통해 차별화된 임상 데이터를 확보함으로써 PHI-101의 경쟁력과 상업화 가능성이 한층 강화되고, 글로벌 임상 2상 진입도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MRD는 혈액암 치료 후에도 현미경으로 검출이 어려울 정도의 암세포가 남아 있는 상태로, AML 재발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MRD가 양성일 경우 완치 판정을 받더라도 재발 위험이 높아 지속적인 관찰과 관리가 필요하다. 이번 임상시험은 환자 예후 예측, 혁신 신약 평가를 위한 과학적 근거 마련, 맞춤형 치료 실현이라는 측면에서 높은 임상적·산업적 의미를 가진다.
앞서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지난해 9월 호주 월터 엘리자 홀 연구소(WEHI)의 혈액암 전문가 앤드류 웨이 교수와 PHI-101 MRD 치료 목적 IIT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연구자 주도 임상은 제약사가 개발한 신약을 기반으로 임상의가 새로운 치료 방법을 탐색하는 방식의 연구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AI 신약개발 플랫폼 ‘케미버스(Chemiverse)’를 기반으로 PHI-101, PHI-501 등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 성과를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PHI-101은 지난 7월 글로벌 임상 1상 최종결과보고서를 확보해 임상 2상 진입을 앞두고 있으며, 난치성 고형암 치료제 PHI-501은 우수한 전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난 6월 식약처로부터 임상 1상 승인을 받았다.
윤정혁 대표는 “PHI-101이 임상 2상 진입을 앞둔 시점에서 이번 HREC 승인은 혁신 신약으로서의 잠재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의미 있는 성과”라며 “우수한 임상 데이터를 신속히 확보해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고 미충족 수요가 큰 AML 치료제 분야에서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 램시마∙허쥬마 제품 이미지
셀트리온이 아세안 대표 파머징 시장인 베트남에 본격 진출하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와 항암제를 중심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2024년 베트남 법인 설립 이후 준비를 마친 셀트리온은 대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인플릭시맙)와 유방암·위암 치료제 허쥬마(트라스투주맙)의 판매 허가를 받고 올해 6월과 8월에 각각 출시를 완료했다. 출시와 함께 베트남 최대 군 병원과 램시마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허쥬마는 중남부 지역 의료기관 입찰에 낙찰돼 2년 간 공급될 예정이다.
베트남은 병원 입찰 중심의 유통 구조를 갖춘 시장으로, 셀트리온은 현지 제약 시장 특성에 맞춘 맞춤형 마케팅으로 시장 조기 안착에 성공했다. 주요 병원 및 기관과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구축하고 제품 경쟁력, 직판 역량, 공급 안정성을 강조해 입찰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으며, 현지 의료진과 규제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허가와 입찰 과정을 지원하는 등 한-베 제약·바이오 산업 교류에도 기여하고 있다.
베트남 제약 시장은 2023년 기준 약 10조 원 규모로 최근 10년 간 연평균 7% 이상 성장했으며, 셀트리온의 주요 5개 바이오의약품 원료물질을 기준으로 공립 시장에서만 약 1,700억 원 규모로 성장 중이다.
셀트리온은 법인 인력을 단계적으로 확충하며 영업 활동을 강화하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세계 유일 인플릭시맙 피하주사제형인 램시마SC와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리툭시맙)의 판매 허가 및 출시도 추진한다.
셀트리온은 베트남 외에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등 아세안 주요국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IQVIA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램시마는 말레이시아에서 7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싱가포르에서는 램시마SC가 93% 점유율을 달성했다.
항암제 허쥬마 역시 태국에서 93%, 말레이시아 52%, 싱가포르 37%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트룩시마도 싱가포르 70%, 태국 61% 점유율로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
정승섭 셀트리온 중부아시아 담당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베트남 제약 시장에서 바이오의약품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으며, 셀트리온은 현지 환자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고품질 제품을 제공할 것”이라며 “글로벌 전역에서 입증된 셀트리온만의 직판 역량을 바탕으로 판매 확대를 추진하고, 한-베 양국 제약·바이오 산업 협력 강화 활동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병준 현대바이오사이언스 사장, 시노하라 나오키 바이오테크노 파마 대표 (왼쪽부터)
배병준 현대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서울 마곡 보타닉게이트 사무실에서 시노하라 나오키 일본 바이오테크노 파마(JBP) 대표와 만나 천연두·원숭이두창 치료제 TEPOXX(테코비리마트)의 한국 내 권리 확보와 공급망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회담은 범용 항바이러스제 후보물질 제프티(Xafty, CP-COV03)의 임상 논문이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되고, 미국 보건당국 RRPV 공식 초청 발표가 성사된 직후 진행돼 주목된다.
JBP는 미국 SIGA 테크놀로지스가 개발한 TEPOXX의 일본 내 판매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일본 정부에 공급하고 있다. TEPOXX는 미국 BARDA의 Project BioShield 주도로 개발된 특정 타깃형 보건안보 의약품으로, 미국·유럽·일본에서 이미 승인돼 각국 정부 비축용 치료제로 활용된다. 한국 역시 생물테러와 팬데믹 대비 차원에서 TEPOXX 확보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협의는 TEPOXX와 제프티가 각각 명확히 구분되는 전략적 자산임을 보여준다. TEPOXX는 승인된 특정 타깃 치료제로 정부 조달·비축 시장에 즉시 공급 가능한 ‘현재형 포트폴리오’이며, 제프티는 호흡기 및 다중 바이러스 감염에 대응 가능한 범용 항바이러스제 후보물질로, 미래 글로벌 팬데믹 대응을 위한 ‘전략적 파이프라인’이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JBP 협의를 통해 신약개발을 넘어 보건안보 공급망까지 역할을 확대하며, 미국 SIGA, 일본 JBP, 국제 NGO DNDi로 이어지는 글로벌 파트너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배병준 사장은 “제프티의 국제 학술지 게재와 미국 보건당국 발표는 범용 항바이러스제 후보군으로 과학적·정책적 차원에서 인정받았음을 보여줬다”며 “이번 JBP 협력 논의는 TEPOXX를 한국에 도입하는 길을 열고, 제프티를 통해 미래 팬데믹 대응 전략을 주도할 기반을 마련하는 전략적 행보”라고 말했다.
Apichat Asavamongkolkul 시리라지 병원장(왼쪽에서 6번째), 유종만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대표 (7번째)
오가노이드 기반 재생치료제 전문기업 오가노이드사이언스㈜가 태국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 재생의료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난 25일 태국 마히돌 대학 의과대학 시리라지 병원이 주최한 세미나 ‘Translating Innovation Into Impact: Collaborative Pathways for ATMP Advancement in Thailand’가 방콕 시리라지 병원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태국 정부가 2024년 10월 31일 ATMP(Advanced Therapy Medicinal Products)를 공식 의약품으로 지정한 이후 제도적 활용과 재생의료 산업 생태계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세미나에는 태국 FDA, TCELS(Thailand Center of Excellence for Life Sciences), 주요 바이오텍 기업, 학계 전문가들이 참석해 ATMP 제도의 정착을 위한 규제 프레임워크, 차세대 플랫폼 기술 적용 가능성, 산업·윤리적 가치 창출 방안 등을 논의했다.
개회 축사에서 시리라지 병원장 Apichat Asavamongkolkul은 오가노이드사이언스와 시리라지 병원, 마히돌 대학 간 협력이 아시아 재생의료를 선도하는 핵심 토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유종만 대표도 한국과 태국 간 협력 의지를 밝혔다.
세미나는 태국 FDA의 ATMP 규제 준비 현황 발표, PHARMAFAC 관계자의 산업 통찰, 마히돌대 연구자의 iPSC 기반 세포치료 연구 성과 발표, 임상·규제 연계 경험 공유, 패널 토론과 종합토의 등으로 구성됐다.
이경진 오가노이드사이언스 CTO는 ‘ATMP 관련 규제 및 지원 체계 – Organoid Sciences 관점’ 발표에서 한국의 First-in-Human 임상 경험, EMA ATMP 지정 사례, 규제 활용 경험을 공유하며 태국 제도의 발전을 위한 실질적 인사이트를 제공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자체 아톰(ATORM) 플랫폼을 기반으로 장 오가노이드 재생치료제를 임상 중이며, 침샘·간·자궁 오가노이드 치료제를 차기 파이프라인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경진 CTO는 아톰 플랫폼과 태국 ATMP 제도의 결합이 글로벌 제약사 파이프라인에서 개발 비용 절감, 임상 성공률 제고, 상용화 기간 단축 등 실질적 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태국을 동남아 거점으로 상용화를 본격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태국이 아시아 ATMP 허브로 도약할 가능성을 확인하는 자리였으며, 오가노이드사이언스가 마히돌 대학과 시리라지 병원을 파트너로 확보해 동남아 재생의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는 전략적 전환점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