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은 2030년까지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상업화를 본격화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을 넘어 ‘신약 개발사’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국내외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연구개발(R&D) 행사 ‘셀트리온 사이언스&이노베이션 데이(Celltrion Science & Innovation Day)’를 열고 항체약물접합체(ADC) 중심의 신약개발 전략을 발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회사가 신약 연구 성과와 미래 전략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한 첫 행사다.
ADC는 암세포에 결합하는 항체에 약물(세포독성 항암제)을 붙여 암세포에 정확하게 전달하는 치료 기술이다. 암세포만 정확하게 공격해 유도 미사일이라고 불린다.
첫 행사의 주제는 항체약물접합체(이하 ADC)로 선정하고, 바이오베터 ADC 개발 전략 및 현황, 차세대 ADC 개발을 위한 새로운 캄토테신 페이로드(Payload, 세포독성항암제)인 ‘PBX-7016] 등 6개의 세션 발표와 연사 좌담이 이어졌다.
이날 행사에서 공개된 핵심 방향은 기존 항체·링커는 유지하되 페이로드(약물)를 차별화하는 ‘바이오베터’(개선형 바이오의약품)다.
셀트리온은 올해 3개 ADC 파이프라인 CT-P70, CT-P71, CT-P73의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CT-P70은 지난 7월 15일 위암 환자 첫 투약으로 임상 1상을 시작했으며, 2030년 위식도암 2차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가속 승인을 받는 것이 목표다.
CT-P71은 임상계획승인(IND)을 받아 임상 진입을 앞두고 있으며, 방광암 치료제 파드셉(Padcev) 내성 환자군을 새롭게 공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확장성이 크다고 회사 측은 평가했다.
CT-P73은 혈액 응고에 관여하는 단백질로 종양에서 과발현되는 표적(Tissue Factor)를 타깃으로 하며, 올해 9월 IND 승인 신청이 예상된다. 권기성 셀트리온 연구개발부문장이 지난 8월 22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셀트리온 사이언스&이노베이션 데이 2025’에서 셀트리온의 차세대 ADC 개발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셀트리온 제공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이사는 이 자리에서 “오랜 기간 항체 분야에서 쌓아온 자체 경험과 노하우에 더해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신약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며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은 항암제 분야를 비롯해 다양한 영역에서 더 나은 치료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해 빠르게 상업화를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권기성 연구개발부문장은 “중장기적으로 이중항체 ADC와 듀얼 페이로드 ADC를 개발할 계획”이라며 “CT-P72를 비롯해 2028년까지 총 4개 이중항체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로 다른 약물을 조합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듀얼 페이로드 ADC도 순차적으로 개발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20년 이상 셀트리온(2002년 창립)이 축적해 온 항체 연구 및 생산 플랫폼을 기반으로 차세대 ADC 파이프라인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있으며, 필요시 적극적인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통해 유망한 기술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노래 현대차증권 책임매니저는 “셀트리온이 ADC 후발주자로 뛰어들었지만 안정적인 자금력과 파트너사들과 협업으로 신약개발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며 “2030년부터 가속승인을 통한 상업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ADC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이자 프로파운드바이오(ProfoundBio) 공동 창립자인 태한(Tae Han) 박사를 비롯해 셀트리온과 협업을 통해 공동 개발을 진행 중인 피노바이오의 정두영 대표, Wuxi XDC 지미리(Jimmy Li) 대표, 현재 CT-P70 임상에 참여하고 있는 조병철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폐암센터장의 발표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