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민 한국원자력의학원 방사선의학연구소장(왼쪽), 이수채 에프엔씨티바이오텍 대표가 29일 ‘항체-방사성동위원소 접합체’(ARC) 의약품을 공동 개발하기 위한 협약을 맺고 있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은 29일 에프엔씨티바이오텍(FNCT Biotech)과 고정밀 암 치료를 위한 ‘항체-방사성동위원소 접합체’(Antibody-Radionuclide Conjugate, ARC) 의약품을 공동 개발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한국원자력의학원이 보유한 선도적인 방사성동위원소 접합 기술과 에프엔씨티바이오텍의 항암 표적 항체 후보물질을 융합해 차세대 표적 방사성 의약품을 개발하기 위한 것이다.
ARC는 특정 암세포 표면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항체와 치료용 방사성동위원소를 접합해 창출한다. 투여 시 항체가 암 조직에 선택적으로 축적돼 강력한 방사선 에너지를 전달함으로써 종양세포를 정밀하게 제거하며, 이때 적합한 에너지와 비정(飛程, range, 방사선이 물질 속을 통과할 때 에너지가 소멸될 때까지 이동할 수 있는 최대 거리)을 갖는 방사선을 방출하는 최적의 치료용 방사성동위원소를 접합함으로써 주변 정상세포의 불필요한 손상을 최소화하는 고정밀 치료 전략을 구현한다.
김경민 한국원자력의학원 방사선의학연구소장은 “개발될 ARC 치료제는 치료 저항성이 높거나 재발률이 높은 고형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나아가 국내 방사성의약품 산업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희귀암 치료제 시장 진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원자력의학원 방사선의학연구소는 또 엔지켐생명과학과 위장관계 급성방사선증후군(GI-ARS, Gastrointestinal Acute Radiation Syndrome)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협약을 체결했다.
엔지켐생명과학의 EC-18은 201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급성방사선증후군(ARS)에 대한 희귀의약품지정(Orphan Drug Designation)을 받았으며, 2024년 10월 EC-18이 방사선 조사로 인한 위장관계 손상을 개선시키는 효과를 확인해 미국 방사선연구학회 저널인 Radiation Research(SCI급)에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이를 토대로 김광석 한국원자력의학원 방사선의학연구소 교수(연구책임자)와 EC-18의 GI-ARS 치료가능성을 검증하고, 미국 FDA 동물규칙(Animal Rule) 적용 의약품 심사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GI-ARS 치료제를 공동으로 연구 개발한다.
이 연구는 2025년 3분기부터 12개월 간 진행될 예정이며, 미국 FDA 동물규칙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동물모델을 구축해 EC-18의 방사선 피폭 이후 위장관계 보호 효과 및 생존율 개선을 입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화학·생물·방사능·핵(CBRN) 위협 및 테러 등 공중보건 비상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의약품 비축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단기간 고선량의 방사선에 노출될 경우 발생하는 급성방사선증후군의 경우 즉각적인 의료대응이 반드시 필요하며, 특히 GI-ARS는 방사선 피폭으로 인해 위장점막이 손상돼 심각한 염증, 패혈증 등 치명적 증상이 발생하는 중증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승인된 치료제가 없어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엔지켐생명과학은 2019년, 2021년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EC-18 투여 시 방사선 전신 조사 급성방사선증후군 동물모델에서의 생존율 증가 및 염증반응 억제, 조혈계 급성방사선증후군(Hematopoetic ARS, H-ARS)에 대한 조혈세포의 개선 효과를 발표힌 바 있으며,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와 ARS 치료제 임상 개발을 목표로 협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