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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에 뿌리는 독감백신 아스트라제네카 ‘플루미스트’ 11년 만에 한국 재상륙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5-06-27 15: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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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2014년 국내 도입됐다가 가격경쟁력, 바이러스 미스매칭 여파로 철수
  • 주사 통증 없는 높은 ‘수용성‘, 비강 분무형 편리함, 생백신의 자연면역 및 비강면역 등 장점

코에 뿌리는 독감 백신 ‘플루미스트’가 약 11년 만에 국내에 돌아왔다. 이 백신은 주사를 두려워하는 소아의 접종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약독화 생백신으로 자연스러운 면역을 유도하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가장 빈번한 침입경로인 비강점막에서 면역방어를 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플루미스트는 2003년 6월 미국에서 처음 허가됐다. 코에 뿌리는 '비강 스프레이' 방식의 인플루엔자 백신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4월 28일. 24개월 이상 49세 이하 소아·성인을 대상으로 A·B형 인플루엔자 의해 유발되는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용도로 플루미스트를 허가했다. 이번 접종 절기에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한 3가 백신으로 국내에 도입 예정이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올해 예방접종 절기부터 플루미스트를 도입할 수 있도록 생산 물량을 준비했으며, 콜드체인 유통망도 모두 확보한 상태다.

   

플루미스트는 메디이뮨(MedImmune)이 개발했으며 2003년 6월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메드이뮨은 2007년 152억달러에 아스트라제네카에 인수됐다.

   

국내서는 2009년 GC녹십자가 아스트라제네카의 자회사인 메드이뮨으로부터 수입·판매했으나, 당시에는 백신의 바이러스주와 실제 유행하는 바이러스주가 일치하지 않는 문제가 있었고, 가격 경쟁력에서도 밀려 2014년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다.

   

플루미스트는 대개 3가 백신으로 출시됐으나 당해 연도의 독감 유행 형태와 시장상황에 따라 4가로 출시되기도 했다. 2017년과 2018년, 2022년과 2023년이 4가로 출시된 해다.   김윤경 고려대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27일 기자간담회에서 ‘플루미스트’의 장점과 임상적 가치를 설명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번 재출시에 맞춰 “플루미스트가 생백신이라는 점에서 바이러스주 매칭(독감백신에 든 바이러스주와 당해 연도에 유행하는 바이러스의 일치도)이 일치하지 않아도 기존 피하주사 방식(혈관면역)의 백신보다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백신은 바이러스주가 실제 유행하는 바이러스주와 일치하지 않더라도 상대적으로 유의미한 보호 효과를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5세 미만 소아 대상 연구에서 약독화 생백신 투여군은 불활성화 사백신 접종군 대비 일플루엔자 질환 발생률이 54.9% 낮았다. 2004~2005절기에 24~59개월 소아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생백신은 사백신 대비 A형 독감 바이러스주의 일치·불일치 상황 모두에서 상대적으로 더 높은 예방효과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일치하는 바이러스주에 대해서는 인플루엔자 발생률이 52.5% 낮았고, 불일치하는 바이러스주에 대해서도 54.2% 낮았다.

   

플루미스트는 코에 분무하면 코 점막 안에서 바이러스가 복제되며, 자연면역에 가까운 광범위한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주로 비인두의 낮은 온도 환경(약 25도)에서 증식하고, 폐가 위치한 하부기도처럼 따뜻한 환경에서는 폐렴 등 질환이 발생하지 않게끔 증식을 제한하도록 설계됐다.

   

김윤경 고려대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27일 한국아스트레제네카가 마련한 ‘플루미스트’ 재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생백신은 자연 감염에서 바이러스나 세균이 침투하는 경로를 그대로 따라간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백신”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플루미스트는 주사가 아닌 비강 스프레이 제형이어서 아이들의 백신 접종 수용성이 매우 높다”며 “주사 통증이 없어 최근 낮아지는 독감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료실에서 주사 안 맞으려는 아이에게 접종하려면 보호자 외에 간호사 1명이 필요할 정도로 접종에 애를 먹는 게 진료현실”이라며 “플루미스트는 양쪽 콧구멍에 한 번씩 간단하게 분무하면 그만이어서 아주 편리하다”고 덧붙였다.

   

플루미스트는 세포면역, 항체면역 유도뿐만 아니라 점막면역이 이뤄진다. 비강점막에서 침투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항하므로 보다 직접적인 면역대응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인플루엔자는 매년 전 세계에서 약 10억건의 감염을 일으키며, 이 중 300~500만건이 중증질환으로 이어지고, 최대 65만명이 사망에 이르는 등 상당한 공중보건 문제를 야기한다”며 “특히 2017년 글로벌 질병 부담 연구(Global Burden of Disease Study 2017)에 따르면, 1~4세 소아에서 다른 연령 대비 인플루엔자로 인한 입원이 가장 많아 매년 백신 접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소아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부터 바이러스를 배출하며 더 많은 양을 더 오래 배출하는 특성이 있다”며 “2014-2015년 절기 일본에서 1만486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소아는 성인보다 가정 외부에서 감염될 가능성이 약 5배로 확인되었으며, 2008-2012년 절기에는 가정 내에서 18세 이하의 소아가 성인보다 계절성 인플루엔자A(H1N1) 전파 가능성이 약 2배 이상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아이는 쉽게 걸리고 가정에서 부모 등 성인에게 전파시켜 전 사회적 감염을 야기하는 단초가 되기 때문에 소아 대상 백신 접종은 지역사회 확산 방지, 집단면역 형성에 기여한다는 요지다. 

   

김지영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호흡기면역사업부 전무는 “플루미스트는 주사 대신 비강에 투여하는 방식으로, 접종 편의성과 수용성을 높일 수 있는 인플루엔자 백신”이라며 “플루미스트가 인플루엔자 백신의 선택지를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날 국가필수예방접종(NIP) 프로그램에 플루미스트를 편입시킬 계획은 당분간 없다고 밝혔다. 주로 주사 접종을 기피하는 영유아나 NIP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연령대인 13세 이상~18세 미만 청소년을 타깃으로 비강 스프레이 제형을 장점을 어필해가면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가격은 일반 피하주사형 백신의 2배에 가까운 수준, 또는 1만원 이상 비싼 수준으로 책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플루미스트는 올해 3가 백신으로 출시된다. 2017년을 기점으로 전세계에서 4가 백신이 주류를 형성해왔으나 최근 4가 백신 무용론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4가 백신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에 따라 A형 바이러스주 2종 H1N1·H3N2과 B형 2종 빅토리아·야마가타 중 그 해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러스주를 조합해 만든다. 3가백신은 A형 2종과 B형 2종 중 하나만 포함하는 반면 4가백신은 A형 2종과 B형 2종 모두 포함한다. 

   

3가 백신은 2000년대 이후 B형 미스매치(mismatch)가 야기되면서 2012년 이후 점차 감소했고 2017년부터는 아주 사라지다시피 했다. 2001~2012년 연 12회 동안 WHO의 예상과 실제로 유행한 B형 바이러스주가 달랐던 비율은 약 60%에 달했다. 즉 매칭(일치율 70% 달성)이 일어난 해는 10년 중 3~4년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최근까지 4가 백신 일색이 됐다.

   

하지만 2020년 이후 야마가타 계통의 B형 인플루엔자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으면서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3가에서 4가 백신으로 전환할 것을 권고해왔다. 그 시작이 올해 2025-2026년 절기로, 3가 백신만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플루미스트는 천식 환자에게 접종하는 것이 권장되지 않는다. 반면 비염은 접종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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