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훈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형외과 교수팀은 ‘후방십자인대(PCL) 파열 및 재건술’에 대한 대규모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들은 향후 골관절염 진행 속도가 감소해 인공슬관절 전치환술(TKA)을 받을 가능성이 보존적 치료를 받은 환자군보다 약 22%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은 2003~2022년에 후방십자인대의 파열 또는 손상으로 진단된 환자 총 17만여 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전체 환자 중 후방십자인대 재건술을 받은 환자는 11.8%(20,875명)로 나타났고, 나머지 88.2%(156,291명)는 비수술적 치료(보존적 치료)를 선택했다. 이는 수술에 대한 접근성이나 인식의 부족, 경미한 손상 시 재활치료를 선호하는 경향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 4% 수준이던 수술 비율은 2020년경 15% 이상으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 수술기법과 재활 방법의 개선, 후방십자인대의 해부학적 및 생체역학적 이해의 발전 등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후방십자인대 재건술을 받은 환자군과 보존적 치료를 선택한 환자군의 예후를 비교하기 위해 건강검진 정보, 관찰 기간 등을 고려해 7만1312명(재건술 미시행 6민3919명, 재건술 시행 7393명)을 연구 대상자로 선정했다.
예후 분석 결과 후방십자인대 재건술 환자군이 TKA 수술을 받을 가능성이 보존적 치료를 받은 환자군보다 약 22% 낮있다.
성별과 연령별로 세부 분석한 결과 후방십자인대 부상 이후 발생하는 관절염의 악화 위험은 여성에서 더 높았다. 부상 당시 나이가 많을수록 관절염으로의 진행이 빠른 양상을 보였다.
연구팀은 후방십자인대 재건술의 비용 부담에 대한 분석도 함께 진행했다. 분석 결과, 평균 입원기간은 16.3일, 총 입원비용(진료비)은 약 492만원, 본인 부담금은 평균 118만 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환자의 자기 조직을 사용하는 자가건을 쓴 경우, 기증 조직을 사용하는 타가건보다 입원 기간과 비용 부담이 더 적은 경향을 보였다.
후방십자인대 파열은 스포츠 활동 및 외상으로 인해 빈번하게 발생하지만, 이에 대한 국내 수술 및 치료 데이터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단일 의료기관의 수술 데이터는 그 수가 많지 않아 발표된 바 없고 대부분 수술기법에 대한 논문이 발표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연구는 후방십자인대 재건술이 임상적 효과가 우수하고, 비용-효율성에서도 바람직하며, 자가건을 이용하면 타가건보다 더 경제적이라는 사실을 입증해 향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나 치료 접근성 향상에 정책적 시사점을 제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박상훈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박상훈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기존 후방십자인대 재건술이 술기 상 어렵고, 예후 또한 전방십자인대 재건술에 대비하여 나쁘다고 하지만, 수술 적응증에 해당하는 경우 후방십자인대 재건술이 골관절염 진행을 늦추고 인공슬관절 수술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며 “향후 치료 가이드라인 수립과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논의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