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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환자 중 복부비만 동반율은 61.2% … 청년 당뇨는 87%가 비만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5-11-17 12:5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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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뇨가 비만을 유발하기보다는 비만이 당뇨를 유발하는 성향이 훨씬 커

국내에 젊은 당뇨병·비만병 환자가 급증하고 있어 향후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개인은 물론 국가적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비만은 말 그대로 몸속에 지방이 많은 것을 뜻한다. 세계보건기구(WHO)은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눠 산출한 체질량지수(BMI)를 국제 기준으로 삼아 30 이상일 경우 비만으로 본다. 25~29.9는 비만 전 단계(과체중)다. 25 미만은 정상이다. 

 

다만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태평양지역 국가의 경우 서양인에 비해 체구에서 차이를 보이고 절대 근육량이 적으며, 식습관 등에 차이가 있어 서구인(국제) 기준보다 엄격한 수치가 설정돼 있다. 임상 연구 결과 비만으로 인해 생기는 합병증도 차이가 있어 서구인보다 체질량지수를 낮춰 비만 여부를 판단한다. 23미만은 정상, 23~24.9를 과체중, 25 이상일 때 비만이다.

 

BMI 기준 사망위험이 가장 낮은 수치는 약 22.6~27.5 사이로 쉽게 말해 25 근처가 가장 낮다. 이는 다시 말해 25안팎일 때 암, 뇌졸중. 심혈관질환 등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확률이 가장 낮다는 것이다. 반면 저체중(18.5 미만) 및 고도비만(35 이상)은 사망 위험이 높다. 

 

이에 일부 의학계에서는 지나치게 엄격한 한국인(아시아인)의 비만에 해당하는 체질량지수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내분비내과, 심장내과를 중심으로 한 주류 학계는 비만 기준 BMI 수치을 올릴 경우 혈중 콜레스테롤 상승에 따른 뇌심혈관질환, 당뇨병, 신장병 등의 위험이 올라갈 것이라며 현행 유지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따라서 체질량지수로만 비만이나 건강상의 위험을 판단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체질량지수는 직접 지방량을 측정하는 게 아니고, 체지방의 분포를 보여주지 못하며, 지방이 많은 게 건강상의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 것인지를 알려주지 못한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임상 비만(Clinical Obesity)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고 있다. 비만은 체지방이 많은 건데, 임상 비만은 이 같은 과도한 체지방량으로 인해 신체 기관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저하되고 이로 인해 다양한 만성질환이나 합병증이 유발되는 만성적이고 전신적인 질병 상태를 뜻한다.

 

단순히 체질량지수로만 비만을 판단하는 것을 넘어 체지방량 및 근육량 측정, 허리둘레, 허리·엉덩이 둘레 비율, 허리·신장 비율, 심장마비·뇌졸중·신부전·당뇨병·고혈압 등 비만 관련 합병증의 유무, 운동능력 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진단한다. 

 

김종화 부천세종병원 내분비내과 과장은 “최근 의료계에서는 비만을 ‘임상적 비만병’과 ‘임상적 비만병 전 단계’로 구분한다”며 “전 단계에서는 아직 장기 기능은 정상이나 질환 발병 위험이 높아 치료 전략을 달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한비만학회 연구 결과(2024년 비만 진료지침)를 보면, 체질량지수가 증가하면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의 발생률이 올라간다. 그리고 비만병 동반 질환은 체질량지수에 비례해 증가하다 체질량지수 35~37 이상에서 증가율이 둔화하고 더는 증가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주목할 것은 체질량지수가 낮더라도 허리둘레가 큰 복부비만이면 비만 동반 질환의 위험도가 상승한다.

 

김 과장은 “체질량지수도 중요하지만 허리둘레가 더 중요하다”며 “다시 말해 뱃살을 빼야 비만과 관련한 동반 질환이 생기는 걸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남성은 허리둘레가 90cm 이상, 여성은 85cm 이상이면 복부비만으로 보며, 내장지방 축적이 과도한 게 아닌지 주의해야 한다. 

 

대한당뇨병학회가 발간한 대한민국 당뇨병 팩트 시트(2024)를 보면, 2021~2022년 당뇨병 유병자 중 절반(53.8%)이 비만을 동반했다. 이 중 체질량지수 30을 넘어서는 2단계 비만은 11.6%, 체질량지수 35 이상의 3단계 비만은 2.2%로 집계됐다.

 

복부비만을 동반한 당뇨병 유병자는 61.2%를 차지했다. 여성에서 더 높은 복부비만율을 보였다.

2019~2022년 65세 이상의 노인 당뇨병 환자의 44%(체질량지수 기준)가 비만에 해당했다. 당뇨병 환자의 복부비만(허리둘레 기준)은 63%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은 빠지고 복부 비만이 증가하는 형태를 보인다.

 

특히 19~33세 청년 당뇨병 환자는 87%가 비만에 해당했다. 복부비만은 84%다. 2017년 이후 청년 당뇨병환자의 체질량지수 및 허리둘레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김종화 부천세종병원 내분비내과 과장

김 과장은 “젊은 당뇨병·비만병 환자 증가는 굉장히 충격적인 상승세”라며 “이들은 향후 20여년 후에 각종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크다. 지금부터 스스로 관리해야 하며 나아가 국가적인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뇨병이 비만을 유발하는 성향보다는 비만이 당뇨병을 유발하는 경향이 훨씬 크다. 당뇨병환자가 투여하는 약도 비만의 요인이 될 수 있다. 비만으로 인해 인슐린 요구량이 늘어나면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이 점차 감소학 된다. 비만, 특히 복부비만은 지방세포에서 유리지방산 분비를 증가시킨다. 이때 유리지방산이 간문맥을 통해 간으로 이동하여 인슐린 작용에 대한 저항성을 높이게 된다. 인슐린 분비가 감소하면 인슐린의 질적 기능이 떨어져 인슐린저항성이 커지고, 인슐린 자체가 당을 지방으로 저장시키려는 성향을 갖는다.

 

당뇨병 약 중에서도 체중을 증가시키는 게 있는데, 대표적으로 인슐린이다.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키거나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감소시키는) 약도 체중을 증가시킨다. 당뇨병 환자 중 우울증 등이 있어 향정신성 약을 투여하는 경우에도 체중이 증가될 수 있다.

 

김 과장은 “다양한 종류의 약 중 체중 증가에서 자유로운 약도 있는 만큼 항상 내가 어떤 약을 먹고 있는지 알고, 주치의와 긴밀한 상의를 통해 최종적으로 약을 선택해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당뇨병 환자의 비만 관리법

 

김 과장은 비만병 치료의 목적을 “단순한 체중감량이 아닌, 비만병에 의한 질병 위험의 감소와 건강 증진”이라고 강조했다. 즉 비만병과 관련 있는 고혈압, 2형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인슐린저항성, 대사증후군, 고요산혈증,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암 등 대사이상 질환이나 관절염, 허리통증, 수면무호흡증 등 과도한 체중에 의한 질환의 예방·치료를 위한 것이다.

 

먼저 5~10% 정도 체중 감소와 생활습관 개선은 임상적으로 큰 이득을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식사치료, 지속적인 유산소·저항성·유연성 운동치료를 시행한다. 부가적으로 약물 또는 수술치료를 하게 된다. 

 

비만 약물치료는 대규모 임상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승인된 약제를 사용하며, 투약 후 3개월 내 5% 이상 체중감량이 없다면 약제를 변경하거나 중단한다. 약물치료로도 체중이 빠지지 않을 경우 위를 절제하는 등 비만대사수술을 선택할 수 있다.

 

김 과장은 “당뇨병 환자의 비만도와 각종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비만병이 없어야 당뇨병도 없고, 당뇨병이 없어야 비만병도 없다’걸 명심하고, 혹여 질병이 있다고 해도 의지를 갖고 주치의와 긴밀히 상의해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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