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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결국 희생 치르고 유망 비만신약 제약사 ‘멧세라’ 100억달러에 인수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5-11-08 14: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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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멧세라, FTC의 반독점 위반 경고에 화이자 인수 수락 … 화이자는 당초 73억달러보다 인수금액 27억달러 늘어나
  • 시장전망은 멧세라 신약 상용화시 연간 최대 50억달러 수준 … 연매출 100억달러는 돼야 수익나는 인수
  • 화이자의 과거 고지혈증 블록버스터 ‘리피토’,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 확보한 ‘지르기 승부수’ 이번에도 성공할까

치열한 인수전 끝에 결국 화이자가 노보노디스크를 제치고 유망 비만 치료 신약 개발사인 미국 뉴욕의 멧세라(Metsera, 나스닥 MTSR)를 100억달러에 인수키로 했다.

 

멧세라는 7일 밤 9시32분(미국 동부 현지시각)에 보도자료를 통해 화이자의 100억달러 규모 인수 제안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화이자는 지난 9월 22일, 최대 73억달러에 인수한다고 합의안을 발표했으나, 노보노디스크가 지난 10월 30일 90억달러를 제시하며 낚아채기에 나섰다. 이에 화이자가 소송을 제기하며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11월 4일 100억달러를 전격 제시했다. 

 

이후 화이자가 한때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으나,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노보노디스크와 멧세라에 서한과 전화 통화를 통해 반독점 위반 사유로 인수거래가 불성립될 수 있다고 통보하자 결국 이에 수긍하고 인수 드라이브를 철회했다. 노보노디스크가 이미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독과점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또 다른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것은 반독점 원칙을 거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멧세라는 7일, “노보노디스크의 제안은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법적·규제 리스크를 안고 있다”며 FTC가 보낸 반독점법 관련 경고 서한을 근거로 노보노디스크의 인수를 거절하고 화이자의 제안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화이자의 최종 제안은 주당 86.25달러로 현금 65.60달러에 조건부가격청구권(CVR) 형태로 최대 20.65달러가 추가된다. 노보노디스크가 100억달러를 제시할 때 주당 현금 62.20달러(총 72억달러), 주당 최대 24.0달러의 CVR(총 28억달러)인 것과 비교하면 현금 지급은 다소 늘고 CVR 지급은 줄어들었다. 

 

이번 인수전 과정에서 멧세라 주가는 지난주 노보의 참여 이후 약 60% 급등하며 시가총액이 87억5000만 달러까지 불어났다. 멧세라 이사회는 화이자 제안 수용을 공식 권고하며 오는 13일 주주총회 이후 거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화이자(위), 멧세라 로고시장에선 이번 인수 가격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버스틴(Burstin)의 애널리스트 코트니 브린(Courtney Breen)은 “화이자는 멧세라가 2040년까지 연간 110억 달러의 매출을 낼 것으로 가정한 셈”이라며 “이는 현재 전망치의 두 배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GLP-1 계열 치료제의 장기적인 가격 인하 압박도 인수 관련 리스크로 꼽힌다. 

 

따라서 이번 노보노디스크의 인수전 실패는 오히려 실이 아니라 득이 될 소지가 있다. 노보노디스크는 자사의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가 릴리의 ‘젭바운드’ ‘마운자로’(티어제파타이드)에 쫓기는 상황에서 위기 탈출을 위해 이번 전격 인수전을 감행했다. 

 

릴리 3분기 글로벌 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티어제파타이드 성분인 ‘마운자로’(당뇨병 치료제)와 ‘젭바운드’(비만약)의 합산 매출은 100억9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미국 머크(MSD)의 블록버스터 PD-1 억제제 ‘키트루다주’(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의 81억달러를 제쳤다. 반면 세마글루타이드 성분 위고비(비만약)과 오젬픽(당뇨약)의 올 3분기 글로벌 매출은 각각 203억5000만덴마크크로네, 307억4000만 덴마크크로네로 합산하면 미화로 76억6350만달러(9일 환율기준)로 릴리에는 한참 못미친다. 

 

멧세라가 개발 중인 치료제는 GLP-1 주사제인 ‘MET-097’와 췌장 호르몬 아밀린 유사체인 ‘MET-233’로 증권가에서는 이들의 합산 매출이 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2030년 초반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이 연간 15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인수금액 100억달러 정도는 ‘새발의 피’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화이자는 지금의 키트루다, 앞서 애브비의 ‘휴미라’(아달리무맙)의 초대형 블록버스터 계보를 선도했던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아토르바스타틴)를 인수하기 위해 2000년에 아메리칸홈프로덕트(American Home Products, AHP)와 혈전을 벌였다. 애초 AHP가 리피토 개발사인 워너램버트(Warner-Lambert)를 인수하기로 선약을 맺었으나 화이자는 900억달러를 투입해 낚아챘다. 지금 수준에서도 천문학적인 금액인데 당시 화이자는 모험을 회피하지 않았다. 운명의 장난처럼 화이자는 AHP가 2002년에 이름을 바꾼 와이어스(Wyeth)를 2009년에 인수했다. 

 

화이자는 2020년 당시 코로나19 백신 개발업체인 독일의 바이오엔텍과 빅딜을 성사시켜 ‘코미나티’ 백신를 확보해 큰 매출액을 올렸다. 이 같은 행보는 화이자의 잠재된 ‘인수‧빅딜의 귀재’ DNA와 무관치 않다. 

 

화이자가 릴리, 노보노디스크와의 비만 치료제 개발 경쟁에서 밀리며 주도권을 빼앗기 위해 벌인 이번 멧세라 인수전은 수년 후 그 성패에 따라 다시 글로벌 제약 역사에 큰 획을 그을지, 한낱 해프닝이 될지 주목된다. 화이자가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위상을 정립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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