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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의 청소년용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위고비’ … 오남용‧부작용 이슈에 순기능 묻히면 안 돼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5-10-31 21:2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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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비만학회, 기자간담회서 주장 … 평균 BMI 16.1% 감소, 혈압‧혈당‧지질 등 대사지표도 개선 입증
  • 오심, 구토, 설사, 췌장염, 장마비, 우울증, 자살충동, 월경불순 부작용 … 보건당국 ‘오남용 우려 의약품’ 지정 움직임
  • “잠재적 부작용에 정작 필요한 사람이 약 못쓰면 심혈관질환, 뇌졸중, 지방간 등 비만 관련 합병증 악화 우려”

국내 소아·청소년 과체중·비만율은 남학생 43.0%, 여학생 24.6%로 중국·일본·대만 동아시아 4개국 중 가장 높으며, 중·고등학생 비만율은 2015년 7.5%에서 2024년 12.5%로 지난 10년간 약 1.7배 증가했다.

 

청소년기 비만 환자 약 80%는 성인으로 이어지며, 성인이 된 후 고혈압·당뇨병·지방간 등 대사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한국노보노디스크제약은 최근 주1회 GLP-1RA 계열의 비만 치료제로 허가된 ‘위고비 프리필드펜’(성분명 세마글루티드)이 국내 최초·유일의 청소년(만12세 이상) 대상 비만치료제로 허가된 것을 기념해 지난 2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청소년 비만 치료의 변화 방향을 공유했다. 대한비만학회 소속 의료진과 한국노보노디스크 관계자들이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홍용희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2024년 발표된 아동·청소년 비만 예방 의료서비스 강화 방안 연구에 따르면 비만 진료 환자의 절반 이상이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최소 한 가지 이상의 대사질환을 동반하고 있다”며 “비만한 청소년이 지속적인 체중 증가를 보이고 비만 동반질환이 조절되지 않을 때 경험 있는 전문의 판단 아래 약물 치료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그동안 청소년에게 사용할 수 있는 약물 옵션이 거의 없었지만, 위고비의 허가는 새로운 치료 선택지를 제시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비만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질환으로서의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은구 고려대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STEP TEENS’ 연구를 통해 위고비의 효과와 안전성을 소개했다. 이 연구는 비만 또는 과체중이면서 최소 한 가지 이상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있는 12~18세 청소년 201명을 대상으로, 세마글루티드 2.4mg과 위약을 68주간 비교한 다국가, 무작위배정, 이중맹검 임상이다.

 

연구 결과, 세마글루티드 투여군(134명)의 체질량지수(BMI)는 평균 16.1% 감소, 위약군(67명)은 0.6% 증가해 두 군 간 차이는 16.7%(95% CI: –20.3~-13.2, P<0.001)로 나타났다.</p>

 

체중의 5% 이상을 감량한 비율은 세마글루티드군 72.5%, 위약군 17.7%로 큰 차이를 보였고, 15% 이상 감량률도 세마글루티드군 53.4%과 비교해 위약군 4.8%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강 교수는 “세마글루티드는 체중 감량뿐 아니라 허리둘레, 혈압, 혈당, 지질 등 주요 심혈관·대사 지표에서도 개선을 보였다”며 “청소년에서도 충분한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안전성 면에서 세마글루티드 2.4mg군의 79%(105/133), 위약군의 82%(55/67)에서 이상반응이 보고됐다. 전반적인 약물 이상반응의 빈도와 유형 및 중증도는 성인에서 관찰된 결과와 유사하게 보고됐으며 새로운 약물이상반응은 확인되지 않았다.

 

가장 빈번하게 보고된 약물 이상반응은 위장장애(오심, 구토, 설사)로, 세마글루티드 2.4mg군의 62%, 위약군의 42%에서 나타났다. 다만 이런 이상반응은 일반적으로 일시적이고 경미하거나 중등도에 그쳤다. 중대한 이상반응으로 치료를 영구적으로 중단한 사례는 세마글루티드 2.4mg군에서 5%(6/133), 위약군에서 4%(3/67)로 집계됐다. 

 

68주간의 치료 후 세마글루티드 2.4mg은 성장 지표나 사춘기 발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고됐다. 

 

세마글루티드 2.4mg은 인간 GLP-1과 94%의 구조적 유사성을 지닌 치료 옵션으로, 청소년기 비만 환자에게도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해당 임상 참여자 중 아시아인은 약 2% 수준으로, 국내 참여자는 3명(세마글루티드 투여군 2명)이었다. 이 때문에 향후 한국인 청소년 데이터를 별도로 확보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임주옥 한국노보노디스크 메디컬부문 총괄은 “현재 아시아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임상은 계획 중에 있지 않지만, 국내에서 적응증이 추가된 만큼 시판 후 조사(PMS)를 통해 실제 환자 데이터를 수집할 예정”이라며 “특정 연령·체중 범주의 청소년 환자에서 위고비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그 결과를 공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영성 계명대 동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대한비만학회 회장)는 “ "청소년 비만은 단순히 외형이나 체중의 문제가 아니라, 정신건강·수면·대사 등 다면적 요인이 얽혀 있는 복합질환”이라며 “이제는 개인 의지나 식단 조절만으로 해결하려는 접근에서 벗어나,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치료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위고비의 오남용 이슈가 많이 언급되면서 정작 위고비가 필요한 청소년 환자들이 위고비 처방에 제한을 받기도 한다”며 “약물치료는 생활습관 교정을 보조하는 도구로서, 장기적 안전성과 성장발달 영향을 면밀히 관찰해야 하며 의료진이 처방하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허가 기준을 벗어난 처방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비만약에 대한 ‘오남용 우려 의약품’ 지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GLP-1 작용제는 가벼운 메스꺼움이나 구토, 설사 등 소화기계 문제뿐만 아니라, 심각하게는 췌장염이나 장폐색(장마비) 같은 치명적 합병증까지 보고된 바 있다. 아울러 자살 충동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서 교수는 “체중이 쑥 빠지면 기운도 같이 빠지게 되고, 이로 인해 정서적으로 기분이 가라앉게 된다”며 “이 때문에 우울감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지 않은가 싶지만, 통계적으로 보면 결과가 왔다갔다 한다. 특히 청소년에게 우울감과 자살충동 문제가 더 두드러지므로 면밀하게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약을 사용하면 식사량이 줄고 근육량도 감소해 영양결핍과 성장장애가 청소년에 초래될 수 있다. 이에 강은구 교수는 “근육이 줄면 기초대사량이 낮아지고, 결국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악순환이 생긴다”며 “반드시 충분한 단백질 섭취와 근력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기 투약 시 생리불순이나 생식 기능 저하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이에 홍용희 교수는 “비만 자체가 월경에 영향을 끼치는 것과 마찬가지로 위고비로 인한 월경 이상반응을 초래할 수 있지만 아직 실제 확인한 바는 없다”며 “이에 대한 잠재적 부작용이 몇십 년 뒤 나오는 것보다는 그 사이 아이가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인해 당뇨병이나 심근경색, 만성콩팥질환이 오는 것이 더 나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부작용은 약의 기전상 호르몬 및 대사 형태의 변화로 올 수 있으나 핵심적인 것은 아니다. 

 

서영성 교수는 “비만에 대한 보험급여가 인정되면 치료 접근성 개선으로 이후에 나타날 수 있는 고혈압이나 뇌졸중, 심근경색증, 간 문제까지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에, 몇 년이 지나면 이러한 건강 문제들이 급감할 것이라고 전망한다”며 “좋은 치료제임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오남용 이슈 때문에 어두운 부분이 너무 부각돼 버리면 실제로 치료를 받아야 될 사람들이 자꾸 숨어서 병원에 오지 않는 경우도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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