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링거인겔하임의 경구용 포스포디에스테라제4B(phosphodiesterase 4B enzyme, PDE4B) 억제제인 ‘자스케이드’(Jascayd, 성분명 네란도밀라스트, nerandomilast, 개발코드명 BI 101555)가 특발성 폐섬유증(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IPF) 성인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7일(현지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네란도밀라스트는 세포 내 순환 아데노신 일인산(cAMP) 수치를 증가시키는 인산디에스테라아제 4B 효소(PDE4B)를 선택적으로 억제한다. 이를 통해 TGF-β1와 친 섬유화 경로를 억제해 섬유아세포 활성화와 Smad3 인산화를 차단한다. 친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생성을 감소시키고, 면역세포응집을 조절하며, 혈관내피 연접(endothelial junction)을 안정화시켜 조직 손상과 폐 섬유화를 완화한다.
자스케이드의 권장 용량은 18mg을 1일 2회 복용이다. 내약성 문제로 용량 조절이 필요한 경우 1일 2회 9mg으로 감량할 수 있지만, 피르페니돈(pirfenidone)을 병용 중인 환자는 제외된다.
이번 승인은 2014년 10월 15일 베링거인겔하임의 ‘오페브’(Ofev, 성분명 닌테다닙 nintedanib)이 IPF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은 지 11년 만이다. 당시 로슈의 ‘에스브리에’(Esbriet , 성분명 피르페니돈 pirfenidone)도 같은 날 FDA 승인을 받았다.
오페브는 혈관내피성장인자수용체(VEGFR), 섬유아세포성장인자수용체 (FGFR), 혈소판유래성장인자수용체(PDGFR)와 같은 IPF 관련 여러 성장인자를 표적으로 하는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TKI)이다.
반면 에스브리에는 다양한 세포 기능을 제어하고 섬유증 발병에 핵심적인 역할을하는 화학물질인 형질전환성장인자(transforming growth factor-β, TGF-β)의 합성을 차단한다. 이 약은 TGF-β로 자극된 콜라겐 합성을 억제하고, 세포외기질을 감소시키며, 섬유아세포의 증식을 차단하는 항섬유 효과를 발휘한다.
독일 베링거인겔하임 로고
이번 승인은 피험자 무작위 배정, 위약 대조군, 이중 맹검 방식으로 진행된 3상 ‘FIBRONEER-IPF’(NCT05321069) 및 또 다른 3상 ‘FIBRONEER-ILD’(NCT04419506)에서 도출된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두 임상시험은 각각 1177명, 117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FIBRONEER-IPF 연구에서 환자들은 네란도밀라스트 9mg 1일 2회, 네란도밀라스트 18mg 1일 2회, 또는 위약 1일 2회 투여군에 1대1대1의 비율로 무작위 배정됐다. 마지막 등록 환자가 52주 동안 치료를 받을 때까지 진행됐다. 이중맹검 시험 기간은 최대 91주였고, 시험 종료 시점은 최대 109주였습니다. 1차 평가지표는 52주차에 노력성 폐활량(FVC)의 기준치 대비 절대 변화였다.
이 임상시험에서는 네란도밀라스트 투여군과 위약 투여군에서 절대 FVC 감소가 기준치 대비 유의미하게 적었음을 입증했다. 네란도밀라스트 코호트에서 FVC의 보정 평균치 감소는 18mg군에서 –106mL, 9mg군에서 –122mL였다. 위약군에서는 평균 감소가 –170mL에 달했다.
FIBRONEER-ILD(2차 3상 임상시험)에서는 기존 항섬유화 치료(닌테다닙 또는 피르페니돈)를 받았거나 받지 않은 특발성 폐섬유증(IPF) 환자 147명을 대상으로 2대1 비율로 네란도밀라스트 18mg 1일 2회 또는 위약 1일 2회를 12주 동안 투여하는 군에 무작위 배정했다. 네란도밀라스트 투여군은 12주차에 FVC가 91mL 감소했다.
2차 평가지표인 급성 악화 위험, 호흡기질환으로 윈한 입원 또는 사망 등은 통계적으로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다만 18mg 투여군은 위약군 대비 입원 또는 사망 위험을 수치적으로 59% 감소시켰다.
네란도밀라스트와 관련된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설사, COVID-19, 상기도 감염, 우울증, 체중 감소, 식욕 감퇴, 메스꺼움, 피로, 두통, 구토, 요통, 현기증 등이었다. 설사는 치료 중단의 가장 흔한 원인이었다.
2건의 임상 통합 분석 결과 사전 치료가 없었던 환자군에서는 위약군 14.6%, 네란도밀라스트 9mg 투여군 17.5%, 네란도밀라스트 18mg 투여군 27.4%의 비율로 설사 부작용이 나타났다. 닌테다닙 또는 피르페니돈을 투여받은 환자군에서는 위약군 27.1%, 네란도밀라스트 9mg 투여군 41.9%, 네란도밀라스트 18mg 투여군 47.7%가 설사를 보고했다. 환자에서 심각한 부작용은 각각 44.7%, 39%, 40.5%의 비율로 발생했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에 올해 6월 12일자 2건의 논문으로 게재됐다. 또 지난달 29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개최된 유럽호흡기학회(ERS) 2025 국제 학술대회에서 포스터로 발표됐다.
네란도밀라스트는 2022년 2월 특발성 폐섬유증(IPF) 치료제로, 2025년 4월에는 진행성 폐섬유증(진행성 섬유화 표현형(Phenotype)을 지닌 간질성 폐질환(ILD)을 지칭, Progressive Pulmonary Fibrosis, PPF, IPF가 아닌 유형의 폐섬유증) 치료제로 FDA로부터 ‘혁신치료제’ 지정을 받았다.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돼 연내에 승인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었다. 현재 네란도밀라스트의 진행성 폐섬유증(PPF) 치료제에 대한 신약승인신청(NDA)도 제출된 상태다. 중국, 영국, 유럽연합(EU)에서도 승인 심사가 진행 중이며 다른 지역에서도 곧 NDA가 제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