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AZ)와 다이이찌산쿄가 공동 개발한 HER2 차단 2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인 ‘엔허투주’(Enhertu 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 fam-trastuzumab-deruxtecan-nxki)와 HER2 차단제 단일클론항체 인 ‘퍼제타주’(Perjeta, 성분명 퍼투주맙, Pertuzumab‘ 병용요법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우선심사’ 대상으로 24일(현지시각) 지정됐다.
이 병용요법의 목표 적응증은 성인 절제수술 불가성 또는 전이성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2(HER2) 양성 유방암의 1차 치료제다. 처방약생산자수수료법(PDUFA)에 따라 FDA는 2026년 1월 23일까지 이 적응증의 추가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 병용요법은 지난 7월 17일 FDA ‘혁신치료제’로 지정된 바 있다. 이는 엔허투가 9번째로 혁신치료제로 지정받은 사례다. 다이이찌산쿄 통산으로는 13번째 지정이다.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은 HER2의 과다발현 또는 증폭에 의해 촉발되는 진행성 종양의 일종으로 전체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15~20%를 차지한다. 미국에서는 매년 1만명 정도의 환자들이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1차 약제로 치료받고 있다.

이번 우선심사 지정은 지난 5월 30일부터 6월 3일까지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개최된 제61차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DESTINY-Breast09’ 3상 임상시험 결과에 근거하고 있다.
이전에 항암화학요법, HER2 표적치료 경험이 없었던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 1157명을 대상으로 임상에서 엔허투+퍼제타 병용군은 지난 10여년 동안 표준요법으로 사용돼온 기존 ‘탁산·트라스투주맙·퍼투주맙’(THP) 병용요법 요법 대비 질병 진행이나 사망 위험을 44% 낮췄다.
29개월(중앙값) 추적관찰 결과, 엔허투 병용군의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은 40.7개월로, 표준치료군 26.9개월이었다(95% CI 0.44~0.71; P<0.00001). 24개월차 PFS 달성률은 엔허투군이 70.1%, 표준치료군이 52.1%였다. </p>
연구자가 평가한 PFS 중앙값은 엔허투 병용군이 40.7개월, 표준치료군이 20.7개월로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51% 감소시켰다(95% CI 0.39~0.61).
엔허투 병용군의 ORR은 85.1%였다. 완전관해(CR)를 보인 비율은 15.1%였다. 반면 표준치료군의 ORR은 78.6%, CR 달성률 8.5%였다. 숫자로 보면 종양이 완전히 사라진 완전관해(CR) 환자는 엔허투 병용군에서 58명으로, THP군의 33명을 크게 웃돌았다. 약효유지기간(DoR) 중앙값은 각각 39.2개월, 26.4개월이었다. 다만 전체생존기간(OS) 데이터는 미성숙했다.
FDA는 이에 지난 7월 엔허투 병용요법을 혁신치료제로 지정했고, 이후 서류 제출 전부터 데이터를 검토하는 ‘실시간 항암제 심사(RTOR)’를 적용했다.
이번 우선심사 지정에 대해 아스트라제네카의 수전 갤브레이스(Susan Galbraith) 항암제‧혈액암 연구‧개발 담당부회장은 “DESTINY-Breast09 임상에서 엔허투+퍼제타 병용요법 1차 치료제로서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PFS를 40개월 이상으로 끌어 올린데다가 영상진단에서 종양이 나타나지 않은 환자(CR달성률) 수가 2배 가깝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는 1차 약제 단계에서 지난 10여년 동안 처음으로 이루어진 혁신적인 진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최대 3분의 1은 2차 치료까지 도달하지 못한다”며 “따라서 1차 치료 단계에서의 확실한 반응은 환자에게 결정적”이라고 강조했다.
다이이찌산쿄 글로벌 연구개발 총괄 켄 다케시타(Ken Takeshita)는 “기존 치료가 약 2년간 진행을 지연시킨 반면 엔허투 병용요법은 3년 이상 늦췄다”며 “엔허투 병용요법이 전이성 유방암 치료 여정에서 잠재적이고 새로운 1차 약제 치료대안으로서 더 이른 단계에 사용되는 데 진일보했다”고 말했다.
다만 안전성에 대한 주의는 여전히 필요하다. 이번 임상에서 새로운 위험은 보고되지 않았으나, 엔허투와 관련된 간질성 폐질환(ILD) 또는 폐렴이 환자의 12.1%에서 발생했고, 이 중 2건(0.5%)은 치명적이었다. 안전성 모니터링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