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네티컷주 뉴헤이븐(NEW HAVEN) 소재 중추신경계 전문 제약기업인 바이오헤븐파마슈티컬스(Biohaven Pharmaceutical Holding Company Ltd. NYSE: BHVN)는 새로운 항 마이오스타틴 애드넥틴(anti-myostatin adnectin)의 일종인 탈데프그로벱 알파(taldefgrobep α, 개발코드명 BHV2000, BMS-986089, RG6206)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척수성근위축증(spinal muscular atrophy, SMA) 치료제로서 ‘패스트트랙’ 심사 대상으로 지정됐다고 21일(현지시각) 발표했다.
탈데프그로벱 알파는 앞서 FD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도 지정받은 바 있다. 이 신약후보물질은 마이오스타틴GDF-8)과 특이적으로 결합하도록 설계된 유전자 변형 애드넥틴(adnectin)의 일종이다. 애드넥틴은 인간 혈청에 자연적으로 풍부한 세포외 단백질인 인간 피브로넥틴(fibronectin)을 기반으로 확립된 독점적 단백질 치료제 계열로 마이오스타틴과 고도의 친화성, 특이성, 안전성 등을 갖추고 있다.
탈데프그로벱 알파는 완전 인간화 유전자재조합 마이오스타틴 항체로서 자유 마이오스타틴(free myostatin)을 낮춘다. 마이오스타틴-탈데프그로렙 복합체를 형성해 액티빈 2b 수용체 길항제(Activin 2b receptor antagonist)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골격근에서 마이오스타틴의 신호전달을 차단할 수 있다. 마이오스타틴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단백질으로 근골격계 성장을 제한한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신경근질환에서는 활성 마이오스타틴이 발달하면서 오히려 필요한 근육성장을 저해한다. 따라서 마이오스타틴 억제제인 탈데프그로벱은 다른 질병 조절제들과 병용해 마이오스타틴의 활성을 차단하고 근육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기전이 파악되고 있다.
척수성근위축증은 파괴적인 희귀 진행성 운동신경질환의 일종으로 근육량의 발달과 성장이 약화되면서 진행성 쇠약, 근 위축, 운동기능 감소, 삶의 질 저하 등을 초래하며 사망으로 귀결될 수도 있다.
척수성근위축증은 운동 뉴런의 생존에 필수적인 SMN(survival of motor neuron) 단백질의 불충분한 생산에 의해 발생한다. SMN은 SMN1 및 SMN2의 두 유전자에 의해 코딩된다. 미국에서 SMA 환자는 출생 1만1000명 중 약 1명에게 영향을 미치며 미국인 50명 중 약 1명이 유전적 보인자다.
바이오헤븐의 린지 리 레어(Lindsey Lee Lair) 임상개발 담당 부사장은 “FDA의 이번 패스트트랙 지정은 소아 및 성인 척수성근위축증 환자들이 심각한 근육약화를 경험하고, 기능 손상으로 크게 충족되지 못한 의료수요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바이오헤븐은 탈데프그로벱의 3상을 진행하기 위해 피험자를 등록받고 있다.
탈데프그로벱 알파의 원 개발사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다. 바이오헤븐은 2022년 2월 25일 BMS로부터 SMA 적응증과 관련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할 개발권을 확보했다. 계약에 따라 바이오헤븐은 탈데프그로벱의 SMA 관련 전세계 판권을 갖는다. BMS는 시판 승인에 따른 마일스톤과 10%대 후반부터 시작되는 단계별 매출액 기반 로열티를 지급받게 된다.
BMS는 앞서 2017년 5월 13일, 탈데프그로벱 알파의 뒤센근이영양증(Duchenne Muscular Dystrophy, DMD)와 관련한 개발권을 1억7000만달러 선불 계약금과 최대 2억5000만달러의 임상성공, 승인, 시판 관련 마일스톤을 지급받기로 하고 스위스 로슈에 넘겼다. 두자릿수 %의 순매출 대비 로열티도 보장받았다.
그러나 2019년 11월 11일, 로슈는 1b/2상 THUNDERJET 임상의 연장시험과 글로벌 2/3상 SPITFIRE 연구의 결과 DMD를 앓는 어린 소년(남성)에서 보호자의 도움 없이 걸을 수 있는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즉 운동개선 효과가 미약하다며 임상 중단을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