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검은색 이물질 함유 논란에 휩싸인 동원F&B의 ‘동원 마일드참치’의 이물질 혼입 원인이 통조림 흑변인 것으로 밝혀졌다. 흑변은 수산물, 옥수수, 육류 등의 통조림에서 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알려져 있다. 단백질 등이 환원돼 생성된 황화수소 가스와 용기 내부에서 용출된 철 등 금속성분이 결합해 나타난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는 황화철에 의한 흑변은 인체에 무해하다고 보고하고 있다. 하지만 미관상 좋지 않은 검은색 이물질이 들어가면서 소비자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불안해하는 상황이다. 이번에 논란이 된 제품은 지난 3월 24일부터 4월 26일까지 한 달간 식품제조·가공업체인 삼진물산에서 제조한 동원마일드참치 약 150만캔이다.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이 제품에서 검은색 이물질이 나왔다는 민원을 넣으면서 관련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13일부터 동원F&B는 변색 논란에 휩싸인 해당 제품의 판매 중지와 함께 자발적 회수를 실시했다. 회사 측은 해당 제품을 섭취해도 무해하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불필요한 소비자 우려를 막기 위해 조치를 취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흑변 현상은 캔 제조업체 동원시스템즈가 용기 제작을 위해 외주업체로부터 공급받은 판 형태의 제품(1차 내부 코팅한 제품)이 적정온도(200℃)를 초과해 건조되면서 코팅 면에 미세한 균혈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조림캔에 내용물(참치)을 충진하고 멸균하는 과정에서 균열 부위의 금속성분과 내용물의 단백질 성분 등이 반응해 통조림 내부에 흑변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흑변 발생 제품을 생산한 삼진물산과 유통전문판매원인 동원F&B의 ‘식품위생법’ 위반사항에 대해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행정처분을 요청했다.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는 업체나 제품 구매처를 통해 반품을 요청할 수 있다.

통조림에 대한 안전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 캠벨, 네슬레 등 글로벌 식품 회사가 만든 통조림 제품에서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A’가 대거 검출돼 논란이 됐다. 미국 미시간환경센터가 현지에서 유통되는 통조림 192종을 수거, 조사한 결과 3분의 2가 넘는 129종에서 비스테놀A가 나왔다.

비스페놀A는 1960년대부터 통조림 내부와 뚜껑의 부식 방지를 위해 코팅재로 쓰이는 에폭시수지 등의 재료로 사용되거나 컵라면과 같은 플라스틱 식품 용기의 원료로 널리 사용돼 왔다. 영수증, 은행 순번대기표 등에도 포함된 성분으로 성인에겐 생식기능 저하, 아이들에겐 성장발달 저하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소 산하 국립독극물프로그램(NTP)이 2008년 4월 16일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량의 비스페놀을 주입한 실험용 쥐에서 전립선종양·유방암·비뇨체계이상·성조숙증 등이 발견됐다. 유아의 경우 소량만 노출돼도 전립선이나 유선조직에 영향을 받게 되고 결국 암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대형 식품회사들은 몇년 전부터 최고경영자들까지 나서 비스페놀A 퇴출을 약속해왔다. 국내서는 식품용기, 식품포장재 등에 일정량 이상의 비스페놀A가 포함되지 않도록 규제하고 있다. 관련 논란이 일자 일부 업체들은 대체제로 비스페놀S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여성환경연대, 발암물질 없는 사회 만들기 국민행동, 환경정의 등이 지난 15일 일부 대형 유통업체의 영수증에서 비스페놀A와 비스페놀S가 검출됐다고 주장하면서 비스페놀계 성분에 대한 논란이 다시 점화됐다.

여성환경연대 측은 “비스페놀A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화학구조를 가져 체내에 들어오면 정자 수를 감소시키고 비만을 일으키는 물질”이라며 “비스페놀A를 대체해 최근 사용되는 비스페놀S도 비슷한 환경호르몬 작용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