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는 침습성 수막구균 질환(Invasive Meningococcal Disease, IMD) 예방을 위한 4가(A·C·Y·W 혈청형)의 단백접합백신 ‘멘쿼드피주’(MenQuadfi)를 지난 5일 출시했다.
멘쿼드피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후 6주이상 24개월 미만 영아에서 수막구균 A 혈청군에 대한 효능·효과를 허가 받은 백신으로, 별도의 희석이나 혼합 과정 없이 바로 투여 가능한 완전 액상형 제형을 적용해 의료진의 사용 편의성을 높인 게 장점이다. 2024년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2세~55세를 대상으로 허가받았으며, 작년 8월 생후 6주 영아까지 적응증이 확대됐다.
접종 일정은 생후 6주 이상 6개월 미만 영아의 경우 총 4회(기초 3회+추가 1회), 생후 6개월 이상 24개월 미만 영아는 총 2회, 2세부터 55세까지의 연령층은 1회 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이진수 인하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수막구균 감염은 초기 증상이 비특이적이지만 수 시간 안에 패혈증이나 뇌막염으로 급격히 진행해 24시간 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이라며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조기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13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멘쿼드피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백신 접종은 수막구균 질환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라며 “멘쿼드피는 임상시험에서 높은 수준의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확인해, 도입 후 사용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IMD는 수막구균이 비인두에서 무증상으로 존재하다가 혈류나 중추신경계로 침투할 때 발생하는 중증 세균성 질환이다. 혈액으로 전파된 수막구균은 뇌수막염과 뇌염, 전격성 수막구균혈증(혈행을 타고 돌며 급격히 진행하는 질환)을 비롯한 여러 IMD를 일으키며, 이는 전체 수막구균 질환 중 최대 70%를 차지한다.
전파는 주로 밀접 접촉이나 흡연, 호흡기 분비물을 통해 이뤄진다. 보균자에서 군대, 학교 기숙사 등 집단시설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어 공중보건적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감염 후 몇 시간 안에 패혈증이나 뇌막염으로 이어져 24시간 내 사망으로 이어지기도 하다. 사망률은 고령층에서 가장 높다.
수막구균은 면역체계장애(보체 결핍, 또는 보체억제제 투여 등), 면역을 주관하는 비장을 절제한 사람, 면역저하자(HIV 감염, 만성기저질환자), 생물학 실험실 종사자, 신입 훈련병, 대학 기숙사 거주자, 유행지역 여행·체류자, 유행 발생 시 접촉자, 특정 혈청군 노출 위험이 높은 소아‧청소년‧군인, 2세 미만 영유아, 65세 이상 어르신 등이 고위험군에 해당한다. 또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로 여행하는 사람도 여행 전 백신을 맞아야 할 정도로 위험군에 속한다. 질병관리청 가이드라인에 따라 위험군에게 접종이 권고되고 있다.
영유아(생후 2~59개월)에는 4가 단백결합 백신 접종이 권단된다.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 성인에서도 빈발한다. 예컨대 군대에서 휴가나온 남자 친구를 만났다가 전격적으로 수막구균에 감염돼 24시간 만에 입원해 3일 안에 사망한 20대 초반의 여성도 국내에서 나타난 바 있다. 원칙적으로 2세 이후에는 단회 접종하지만 고위험군에 해당하면, 백신의 면역형성이 약해지므로 필요 시에 수년에 한 번씩 추가로 접종받아야 한다.
수막구균의 혈청형은 13개 이상의 종류가 있으며 크게 A, C, W(W-135), Y, X, B 등 6가지 혈청형이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비중의 감염질환을 유발한다. 전체 인구의 5~10%는 수막구균 무증상 보균자로서, 코나 입 점막에 있던 비말이나 직접 접촉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시킨다. 감염은 빠르면 접촉 후 24시간 내, 평균 3~4일(최장 2~10일)에 일어난다.
혈청형은 세계 지역별로 유행하는 종류가 달라 유럽(주로 서유럽)의 경우 B형이 가장 우세하고 다음으로 W형이 많다. 미국의 경우 B, C, Y가 유행하는데 다른 지역에 비해 최근 Y형이 우세한 게 특징적이다. 한국과 일본은 비슷한 발병률을 보이는 가운데 B형에 의한 IMD가 도드라지고 W형도 많다. 한국은 2011년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수막구균 감염병이 유행했던 사건을 계기로 2012년부터 군 입소자에 한해 필수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2008~2012년에 나타난 신병 훈련소 발병은 8건으로 대부분 W-135에 의한 것이었다. 하지만 국내 대학 기숙사나 군대에서 자주 나타나는 혈청형은 B형이다.
이진수 교수는 “IMD는 적절한 치료(세프트리악손 등 항생제 투여)에도 불구하고 치명률이 10~14% 내외이고 치료받지 않을 경우 50%에 이른다”며 “감염 후 살아남더라도 생존자의 11~19%는 사지 괴사, 난청, 신경장애, 심리적 압박, 인지저하 등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진수 인하대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4가 수막구균백신 ‘멘쿼드피’의 장점을 소개하고 있다.
이 교수는 수막구균에 대한 방어책으로 멘쿼드피를 추천했다. 이 백신은 단백접합백신 (MenACWY-TT)으로 면역반응을 강화하기 위해 다당류 항원에 운반 단백질(TT: Tetanus Toxoid)를 접합시켰다. 이는 운반단백질로 CRM197(디프테리아 톡소이드, diphtheria toxoid)을 채택한 기존 4가 백신(글락소스미스클라인 멘비오)에 비해 일부 연구에서 면역원성(면역반응 유발 능력)이 A, W, Y형에서 더 나은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그러나 C형에서 대체로 두 단백질은 큰 차이가 없다.
또 멘비오는 생후 2개월부터 사용 가능하지만, 멘쿼드피는 생후 6주부터 접종 가능하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생후 6주와 생후 2개월(8주) 사이에 영유아는 면역력이 형성되기 전이어서 IMD에 보다 쉽게 노출될 수 있으므로, 조금이라도 일찍 맞추고 싶다면 멘쿼드피가 유리한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멘쿼드피는 별도의 희석 과정이 필요 없어 접종 준비가 간편하고 신속하다. 반면 동결건조분말을 액상에 타서 쓰는 멘비오는 조제 과정에서 오류나 오염이 생길 여지가 있다.
멘쿼드피는 생후 6주부터 55세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임상 연구에서 일관된 면역반응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생후 6주 이상 영아 대상 연구에서 A·C·Y·W 4개 혈청형에 대해 면역반응이 확인됐으며, 다른 소아용 백신과 병용 접종 시에도 높은 면역원성을 보였다.
2~9세 소아 대상 연구에서는 기존 4가 수막구균 백신 대비 열등하지 않은 면역원성이 입증됐으며, 혈청보호율(병에 걸리지 않을 만큼 충분한 항체가 생긴 사람의 비율)은 86~99%였다. 10~17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Tdap(아다셀), 4가 HPV 백신 등과의 병용 접종 시 면역반응 간섭이 나타나지 않았고, 단독 접종과 유사한 수준의 혈청보호율(94~99%)이 확인됐다.
10~55세까지의 청소년·성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도 모든 혈청형에서 면역반응이 확인됐고, 접종 30일 후 혈청보호율은 95~99%였다.
멘쿼드피는 기존 사노피의 4가 백신 ’메낙트라‘보다 항원량을 높이고 공정(접합 방식)을 개선해 면역원성을 강화함과 동시에 생후 6주 이상 영유아부터 56세 이상 고령층까지 접종 연령을 대폭 확대한 게 강점이다. 반면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벡세로’(수막구균 B군 흡착백신, 2024년 출시)는 국내에서 가장 우세한 혈청군 B형을 예방해줄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우며 약 15만원 선에서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멘쿼드피의 접종 예상 가격은 12만~15만원선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둘 다 비급여로 접종된다.
이진수 교수는 “WHO는 각 국가별로 유행하는 수막구균 혈청군과 질병 발생 양상에 따라 적절한 백신을 선택해 접종 전략을 수립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며 “멘쿼드피는 폭넓은 접종 연령, 다양한 혈청형, 항체보존율은 물론 보균자율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강력한 면역원성 등을 고려할 때 중요한 진전”이라고 말했다.